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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스마트폰 없어도 할 것들이 너무 많네요”

국내 첫 상설 인터넷 치유학교 무주 ‘청소년 인터넷드림마을’

2014.09.02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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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시골마을 폐교가 아이들로 북적거린다. 여느 때 같았으면 스마트폰을 만지고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을 법한 아이들이 대학생 언니들과 이야기 꽃을 피우느라 바쁘고 축구를 하며 운동장을 누빈다.

전북 무주군 안성면에 위치한 ‘국립 청소년 인터넷드림마을(이하 드림마을)’의 모습이다. 이 곳은 청소년들의 인터넷·스마트폰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설립된 상설 치유학교다.

전북 무주군 안성면에 소재한 ‘국립 청소년 인터넷드림마을’의 전경.
전북 무주군 안성면에 소재한 ‘국립 청소년 인터넷드림마을’의 전경.

“방학 때 짧게 운영했던 프로그램이 끝나고 변화한 아이들의 모습을 본 부모님들이 이런 곳이 연중 운영되면 좋겠다는 건의들을 많이 했습니다.” 이우용 드림마을 운영부장이 학교의 설립 계기를 들려준다. 그렇게 폐교를 활용한 상설 인터넷 치유기관의 건립이 추진된다.

국내 최초, 청소년 인터넷·스마트폰 중독 치유 위한 상설 기관 

여성가족부가 시골 폐교를 리모델링해 만든 치유학교는 지난달 9일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1년 내내 인터넷·스마트폰 중독을 치료하는 프로그램이 열리는 상설 학교가 생긴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시범운영을 시작한 드림마을은 현재까지 2차례에 걸쳐 각각 인터넷·스마트폰 중독 남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7박 8일간의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재미있어요. 처음에는 빨리 집에 가고 싶은 마음 뿐이었는데 지금은 친구들이랑 헤어질 생각을 하니까 아쉬워요.” 체험 6일차를 맞은 고1 A양의 말이다.

A양은 주말이면 꼬박 12시간씩 컴퓨터 앞에 앉아 온라인 게임에 빠져 있었다. 이를 보다 못한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반강제로(본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곳에 오는 줄 전혀 모른채) 치유학교에 입소하게 됐다.

오후 시간 치유 프로그램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대학생 멘토 언니들과 보드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후 시간 치유 프로그램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대학생 멘토 언니들과 보드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A양과 같은 인터넷·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은 우리 주위에 생각보다 많다. 실제 여성가족부가 학령전환기(초4·중1·고1) 청소년 156만여명을 대상으로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만 5057명이 인터넷 중독 위험군으로 판명났다.

18만 6599명은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으로 조사됐다. 위험군은 인터넷·스마트폰 사용으로 일상생활에서 장애를 보이면서 내성 및 금단 현상이 나타나거나 집착하는 학생들을 가리킨다.

청소년 10만여명 인터넷·18만여명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

드림마을에서 아이들의 상담을 맡고 있는 배주미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팀장은 “입시위주의 교육 현장이 청소년 인터넷·스마트폰 중독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배 팀장은 “좌절감을 맛 본 아이들이 인터넷이라는 가상 공간에서 자신을 숨긴 채 활동하는 것에서 일종의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며 “세상과의 교류를 인터넷에 숨어 위장된 자신으로 하게 된다”고 말했다.

드림마을 운영진, 대학생 멘토, 참여 청소년까지 모두 운동장에 모여 축구를 하고 있다.
드림마을 운영진·대학생 멘토·참여 청소년까지 모두 운동장에 모여 축구를 하고 있다.

이번 치유 프로그램에는 각각 인터넷·스마트폰 중독 고위험군 가운데 상담이나 치료를 받겠다고 부모가 동의한 학생들의 신청을 받아 선발됐다. 학생들은 입소와 동시에 스마트폰을 제출했다. 드림마을에서는 컴퓨터, TV, 휴대전화 없이 생활해야 한다.

이들의 하루는 쉴 틈이 없다. 아침 기상시간은 7시 30분. 식사, 시골길 산책, 집단상담으로 이어지는 오전시간을 보내고 나면 오후에는 날마다 개인상담과 다채로운 대안활동이 진행된다. 

대학생 멘토들과 어울려 보드게임, 운동 등을 하기도 하고 본인들의 상황을 역할극으로 만드는 과정도 진행된다. 인근 향교에 가서 예절을 배우고 역사적 현장을 찾아가기도 한다. 날이 좋으면 계곡물에 발 담그는 도시에서는 해보지 못했던 체험도 한다.

컴퓨터·TV·휴대전화 없어…시간 지나며 아이들 표정 밝아지고 자신감 회복  

마을 양로원을 찾아가 안마, 빨래봉사 활동을 하기도 하고 어르신들을 위한 공연도 선보인다. 인터넷을 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을 만지지 않아도 취침시간인 10시까지 할 일이 너무 많아 시간이 부족할 지경이다.

7박8일간의 프로그램에서 특히 중요하게 진행되는 것은 자율성을 통해 자기결정권을 높이는 과정이다. 매일 저녁 진행하는 자치회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짜여진 일과에 대해 스스로 변화를 주기도 하고 논의결과를 바탕으로 대안책을 직접 멘토, 상담사들에게 얘기하기도 한다.

대신 본인들의 선택에 대한 책임도 본인들의 몫. 이를 통해 아이들은 자신감을 회복하고 책임지는 것을 배운다.

이우용 드림마을 운영 부장.
이우용 국립 청소년 인터넷드림마을 운영부장.아이들과 축구를 하느라 이 부장의 옷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이 기간이 짧다고 생각하시죠? 아이들에게는 전혀 아닐거예요. 처음 며칠간은 여기 있는 것 자체를 불편해하고 못견뎌 하던 아이들이 점점 적응하면서 다른 대안활동들을 찾죠.”

이우용 부장은 경계와 불신이 가득 섞인 눈빛으로 입소했던 아이들의 표정에 생기가 넘치고 얼굴에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본인의 일 마냥 싱글벙글했다.

1기 시범운영 만족도 조사결과도 5점 만점에 4점이 넘는다. 실제로 A양도 좀 달라졌다며 더 이상 인터넷을 그렇게 오래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안 활동을 찾아볼 거라며 생긋 웃는 A양의 모습. 변했다.

배주미 팀장은 아이들이 인터넷·스마트폰 없이 지내면서 자신의 삶을 객관화 시켜서 보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 다른 할 것들이 많다는 걸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고 얘기했다.

배 팀장은 부모들도 변한다며 실제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변화를 보며 아이를 이해하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다고 얘기한다고 전했다. 

시범운영 만족도, 5점 만점에 4점 넘어…연말까지 8차례 치유캠프 진행 계획

드림마을은 이달 30일 정식 개소를 앞두고 있다. 올 연말까지 총 8번의 프로그램에 약 200명의 청소년이 치유캠프에 참여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가장 심각한 고위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7주(49박 50일) 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안학교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드림마을에는 인터넷을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현실에서 청소년들이 이를 적정하고 올바르게 사용해 꿈을 다시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이제 이 같은 어른들의 뜻이 전달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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