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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 이젠 능력이다!

[24개 핵심 개혁과제] 일·학습 병행제

‘능력 중심 사회’로 정부가 앞장서 사고 전환

2015.04.03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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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일 광주광역시청 1층 시민홀에서 공직 채용에 관한 모든 정보를 한곳에서 얻을 수 있는 ‘2014 광주공직박람회’가 열렸다.(사진=동아DB)
지난해 12월 1일 광주광역시청 1층 시민홀에서 공직 채용에 관한 모든 정보를 한곳에서 얻을 수 있는 ‘2014 광주공직박람회’가 열렸다.(사진=동아DB)

취업문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올해 2월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 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실업자 수가 48만4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을 위해 수많은 젊은이들이 대학을 졸업하고도 자격증 획득과 스펙 쌓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스펙이 막상 현장에서는 필요하지 않아, 취업을 하고도 기업에서 추가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자 정부가 ‘학벌과 스펙’ 위주에서 ‘능력 중심 사회’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정부의 대안은 바로 ‘일·학습 병행제’다.

일하고 배우며 함께 성장…참여 기업들 호평

일·학습 병행제란 기업이 청년 구직자를 채용해 이론과 실무를 함께 가르치며, 직무 역량을 습득시키는 직장 내 학습 시스템을 말한다. 이 제도는 정부가 독일이나 스위스 등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일터기반학습(Work Based Learning)’을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도입해 고용시장의 인력 미스매치, 청년실업, 기업의 재교육 비용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방안이다.

15세 이상 대한민국 청년이라면 누구나 ‘학습근로자’로 선발될 수 있으며, 학습근로자로 뽑히면 산업 현장에서 현장 실무교육을 받고, 학교에서는 이론교육을 병행하며 직무능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

기업에서는 취업을 원하는 학습근로자를 채용해 6개월~4년 동안 학교 등 교육기관과 함께 일터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시행한다. 산업 현장에서는 현장교사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실시하는 교육 훈련 프로그램 및 현장 훈련 교재에 따라 일을 한다. 동시에 공동훈련센터 등에서 이론교육을 받은 후 산업계의 평가를 통해 자격 또는 학위를 부여받게 된다.

일·학습 병행제에 대한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참여 기업의 수가 지난해 1000개에서 올해 2241개(3월 20일 기준)로 확대됐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3월 20일 기준으로 일학습병행 훈련 프로그램 인증기업은 1861개이며, 훈련 중인 학습근로자는 4821명이다.

참여 기업 및 학습근로자의 만족도 역시 5점 기준에 3.7점 이상일 정도로 호응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오는 12월 말까지 3000개 기업이 일·학습 병행제에 참여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고등학교와 대학 졸업생 중심의 일·학습 병행제를 고교 재학생 단계에서 참여할 수 있도록 시범 도입해 일·학습 병행제 참여 대상이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정부는 현재 재학 중인 고등학생들이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게 3월에 9개 특성화고를 대상으로 스위스식 직업학교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9개 특성화고는 광주공고, 광주전자공고, 인천기계공고, 대구공고, 두원공고, 시화공고, 광양실업고, 경북자동차고, 창원기계공고다.

또한 대학의 실무능력 및 취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대학 재학생의 일·학습 병행제 참여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는 2012년부터 ‘기업 연계형 장기 현장실습 제도(IPP)’를 시범 실시해온 한국기술교육대의 가시적 성과를 토대로 한 것으로, 올해 3월 31일 대학 재학생 대상의 기업 연계형 장기 현장실습 제도 수행 대학을 10개 내외로 선정해서 지원한다.

정부는 산업체 수요에 맞는 일·학습 병행제 도입으로 ‘선 취업-후 진학’ 관행이 정착될 수 있도록 제도 시행 시 나타난 장애요인을 중점적으로 해결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맞춤형 교재 및 프로그램 개발 강화, 훈련교사 양성, 공동훈련센터 지원 등 중소기업 참여 인프라를 확대하고, 대기업과 공공기업 참여를 확대할 방침이다.

더불어 일·학습 병행제 지원 기업의 제출서류 간소화 등 행정 부담을 최소화하고, 훈련 수료자의 국가자격 부여, 학습근로자 보호 등에 대한 근거 법률(일·학습 병행제법)이 올해 상반기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게 추진 중이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활용하는 공공기관의 수도 확대할 방침이다. NCS는 산업 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 기술, 소양 등의 내용을 국가적 차원에서 산업 부문별, 수준별로 표준화한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정부는 청년들의 스펙 쌓기 부담을 완화하고 직무능력 중심의 채용을 확산할 계획이다.

직무능력 중심 채용 확대 제도적 기반 마련

정부는 직무능력 중심의 채용을 확대하기 위해 3월 24일 130개 공공기관과 ‘직무능력 중심 채용 업무협약(MOU) 체결식’을 가졌다. 이 중 30개 공공기관은 이미 직무능력 중심 채용 모델을 도입해 직무능력 중심의 채용공고문, 서류와 면접 전형 등을 통해 NCS 기반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나머지 100개 공공기관은 상반기 중 채용 모델 설계를 위한 컨설팅 후 올해 하반기 중 직무능력 중심의 서류와 면접 전형을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전체 공공기관에서 1만7000명 규모의 신규 채용이 진행될 예정이며, 직무 중심 면접 등을 통해 3000명 수준의 채용이 이뤄질 전망이다. 취업준비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4월까지 서울·경기권, 대전·충청권, 강원·경북권, 영남권, 호남권 등 권역별로 직무능력 중심 채용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또한 정부는 공공기관이 직무능력 중심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다각적으로 지원해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공공기관에 직무 분석, 채용 도구 개발에 대한 컨설팅을 지원하고, 인사담당자 교육, 채용 매뉴얼 제작 및 보급 등을 추진한다. 직무능력 중심으로 교육과 훈련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학교와 직업훈련기관 등의 교육 내용 개편도 지원한다. 정부는 NCS 기반 훈련을 채용과 연계하기 위해 신(新)직업자격 개발 완료 및 대기업 검증을 통해 올해 하반기 중 국가기술자격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NCS의 성공적 정착으로 공공기관에서 해당 직무에 맞는 인재를 채용할 수 있게 되면, 우리 사회 전반의 직무능력 중심 채용 문화가 자연스럽게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간, 학위, 경력 일석삼조 기회 잡았죠”

경기 안양시에 사는 이승민(19) 씨는 평범한 대학 진학 대신 일·학습 병행을 선택한 학습근로자다. 이 씨의 이런 선택은 자기 진로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어요. 중학교 1학년 때쯤 컴퓨터와 관련해 궁금한 게 있었는데, 컴퓨터 관련 기업만이 제 물음에 명확한 대답을 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학교 공부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일찍 깨달았어요.”

이 씨는 취업 목적으로 설립된 수원의 하이텍고등학교에 진학했고, 자연스럽게 일찌감치 산업 현장으로 나갈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던 중 일·학습 병행제에 대해 알게 돼 3월부터 대학 학업과 현장 실습을 병행하고 있다.

이 씨가 근무하는 비아웹(VIAWEB)이라는 회사는 도메인 및 웹호스팅, 무료 홈페이지 제작, 서버 호스팅,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등의 업무를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이 씨는 전산실(IDC) 관리 및 유지·보수, 애플리케이션 제작 등을 담당하고 있다. 업무 틈틈이 대학 과제, 비아웹과 관련한 사물인터넷(IoT) 개발도 하고 있다.

이 씨가 일과 학습을 병행하면서 느끼는 장점은 여러 가지다. 그중 금전적 지원이 크게 힘이 되는 혜택이라고 한다. “요즘 대학생들이 등록금 부담 때문에 대출까지 받잖아요. 하지만 일·학습 병행제는 기업(비아웹)과 공단(한국산업인력공단), 학교(한국산업기술대)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해 등록금을 지원해줍니다.”

이 씨가 꼽은 일·학습 병행제의 두 번째 장점은 현장에서 일하며 배우기에 기초부터 응용까지 두루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대학을 다니는 4년 동안 경력을 쌓으면서 학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시간’도 벌 수 있다.

이 씨에 대한 주변 반응은 어떨까. “어린 나이에 급여도 받고, 주경야독하니 기특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주위 어른들은 ‘국가장학금을 받으니 부모님께 효도하는 거다!’라고 칭찬을 많이 해주십니다.”

이 씨는 일·학습 병행제가 ‘4년이라는 시간, 학사학위, 직장 근무 경력’ 세 가지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일석삼조의 기회라고 밝혔다. 덧붙여 직장을 다니면서 만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대인관계도 넓어지게 됐다고 한다. 이 때문에 다양한 장점을 지닌 일·학습 병행제를 주위에 널리 소개하고 싶단다.

“기술을 공부하고 싶은 이들에게 일·학습 병행제에 자신이 원하는 학과가 있다면 추천해주고 싶어요. 또 부모는 대학 진학을 원하지만 자식은 취업을 원할 때도 일·학습 병행제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거라 말하고 싶어요.” 모두가 가는 길을 선택하지 않고, 소신 있게 일·학습 병행제를 선택한 이 씨. 앞으로 로봇 및 사물인터넷과 관련한 세계적인 공학자가 돼서 더 편리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꿈을 응원한다.

“맞춤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어 주저없이 참여했지요”

(주)하이모는 28년 동안 국내 가발업계를 선도해온 업체다. 현재 하이모는 600여 명의 직원을 두고 국내에 49개 직영점을 운영한다. ‘가발로 더 나은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신념으로 가발과 두피 케어 등의 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하이모의 홍정은 부사장은 “일·학습 병행제 도입을 통해 회사에 적합한 인재를 빨리 찾을 수 있었다”고 밝힌다.

“하이모의 스타일리스트 업무는 고객 응대 시 미용기술이 있어야 원활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경력직과 미용 고등학교 출신의 신입사원을 뽑아왔습니다. 하지만 신입사원들은 학원과 학교 수업을 이수했더라도 실전 경험이 부족해 입사 후 별도의 교육을 또 받아야 했죠. 하지만 일·학습 병행제는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도 있고, 하이모의 최적화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어 주저 없이 참여하게 됐습니다.”

하이모는 현재 12명의 학습근로자를 선발했다. 이들에게 경력직 멘토 50명을 지정해 전문 기술훈련과 기업 맞춤형 교육·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하이모는 이를 통해 ‘맞춤 가발 디자이너’는 물론 고객에게 맞춤 스타일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 스타일리스트’도 양성할 방침이다. 따라서 하이모의 학습근로자들은 고객의 요구에 맞는 맞춤 가발 제작, 디자인, 스타일링 업무를 주로 수행하게 된다.

하이모는 일·학습 병행제를 통해 프로그램 개발 비용, 교재 제작 비용, 훈련 비용, 학습근로자 지원 비용, 현장 교수와 인적자원개발(HRD) 담당자 수당을 지원받는다.

“저희 입장에서는 젊은 인력을 채용하는 동시에 하이모의 기술을 충분히 가르칠 수 있어 그야말로 일석이조입니다. 더불어 교육과 업무가 동시에 진행되니 고객들에게도 좀 더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더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하이모는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한 덕분에 일·학습 병행제 참여 우수기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홍 부사장은 “특수한 기술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에게 일·학습 병행제를 추천하고 싶다”고 밝혔다. 기술을 배우기 위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고, 필요한 기술을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어 기업과 근로자에게 모두 득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홍 부사장은 일·학습 병행제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일·학습 병행제는 인재를 양성하는 장기 프로젝트이므로 학습근로자를 바로 업무에 투입하거나, 성과를 요구하는 것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교육기간을 통해 학습근로자를 ‘기업의 미래’로 키워낸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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