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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업무 로드맵이 가져다 준 행복

[공무원 근무혁신 감동사례 공모전] ③ 우수상(수기)

글: 임일수 농림축산검역본부 중부지역본부 축산물위생검역과

2017.11.27 임일수 농림축산검역본부 중부지역본부 축산물위생검역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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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근무, 스마트워크, 남성공무원 육아휴직 등 근무혁신으로 공직사회가 달라지고 있다. 작은 변화는 삶의 활력소가 됐다. 직장은 즐거워지고 가정은 행복해졌다. 인사혁신처가 이처럼 근무혁신으로 달라진 공무원들의 이야기를 공모전을 통해 모았다. 근무혁신으로 내 삶이 달라졌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공무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즐거운 직장생활과 행복한 가정의 양립은 정부와 국민이 함께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풀기 힘든 난제로 남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직장에서 내가 맡은 과제에 대해 로드맵을 작성하고 이에 맞게 일목요연하게 일을 추진해 나간다면 알찬 업무추진으로 훌륭한 직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동시에 가족의 품으로 일찍 돌아가 행복한 가정생활의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

모든 기계와 도구에 사용 매뉴얼이 있듯 현대인의 직장 생활에도 로드맵과 같은 매뉴얼을 마련해 실행해 나가는 것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맞이하고 많은 사람들이 직장생활에 있어 대반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

2013년 8월 무더운 여름날, 얼마나 더웠던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정신없이 공무원 임용시험 준비를 했고 기쁜 마음으로 합격 후 처음 국가로부터 배정된 사무실에 앉아 우왕좌왕 정신없이 업무를 했던 것이 벌써 3년 전의 일이 되었다.

사실 그렇게 오랜기간 근무한 것은 아니기에 이런 수기를 쓴다는 것이 조금 부끄럽기도 하지만 분명 공무원 뿐만 아니라 일반 회사에서도 획기적이고 도움이 될 만한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되어 근무혁신 감동사례 공모전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동안 초보 신입 공무원으로 업무를 행함에 있어 업무의 중요성에 따라 완급 조절이 되지 않아 업무처리에 있어 실수도 많았다. 부서장(과장)으로부터 꾸지람을 들을 때마다 내가 왜 그럴 수 밖에 없었고 어떻게 해야만 조직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수많은 고민을 했고 이를 바탕으로 지금까지의 노하우를 리스트로 만들어 업무별로 정리해 놓는다면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가 새삼 떠올랐다. 그래서 입사 후 4년째를 맞이하는 올해 초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맡은 업무에 대해 로드맵을 구상해 보았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효율적이고 계획적인 업무 추진!

장난감이든 기계든 작동하고 이용하고자 하는 모든 도구에는 사용 매뉴얼이 있는 법이다. 이런 매뉴얼이 왜 직장에는 간단하게라도 정리된 것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의 담당업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는 일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맡은 1년간의 주요 업무에 대해 머리속으로 구상해 보며 제목을 써 내려간 후 세부적인 내용을 추가시켜 나갔다. 그랬더니 20∼30장의 장대하지만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리스트 파일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옆을 지나가시던 과장님이 로드맵을 작성하는 나의 모습을 우연히 발견하신 후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효율적이고 귀신같은 업무처리를 위해 내가 맡은 업무를 리스트로 정리하여 로드맵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처음에는 살짝 미소만 띄우시더니 며칠 뒤 직원회의 시간에 내가 하고 있는 작업에 대해 언급을 살짝 하시며 로드맵 작성은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정말 어려운 것이라면서 이런 업무 매뉴얼을 작성해서 실천한다면 공직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언을 해 주셨다.

그러면서 별도의 시간을 할애하여 내가 놓친 부분과 추가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얘기해 주셨고 결국 우리 과 모든 직원들도 각자 자신의 업무에 대한 로드맵을 작성하여 업무의 가이드로 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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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맵 작성은 당초 내 개인적인 업무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목적이었는데 이제는 내가 하고 있는 업무를 누군가 잠깐 대신 하거나 사무분장의 변경으로 도맡아 해야하는 경우가 생길 때 누구나 누락되지 않고 빠른 시간 안에 업무파악을 할 수 있는 완벽한 업무 지침서가 되었다. 또한 이를 통해 업무 처리과정에서 발생되는 잦은 회의, 보고용 문서 작성, 결재 등의 과정이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등 시간감축을 통한 행정력의 상승과 체질 개선도 이룰 수도 있었다.

결국 이 책은 개인적으로는 업무를 놓치는 않는 길(Road)이 되었으며 나아가 과 내의 다른 직원의 업무에 관한 사항까지 큰 지도(Map)를 보듯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추후 의사결정이나 일정조율, 혹은 타 업무 관련 간단한 민원인 대응에도 무난하게 처리할 수 있는 도구가 되었다.

보통 자신의 업무 외에는 타 업무에 대한 일정이나 추진사항을 알기 힘든 것이 대부분인데, 이를 통해 모든 직원의 연중 계획을 미리 알 수 있고 기본적인 사항을 모두 공람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

초과근무는 DOWN, 업무 효율은 UP!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에 디스크 조각모음을 실행시키고 나면 파일이 폴더와 크기별로 정리되고, 그 결과 컴퓨터 성능과 속도가 개선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로드맵을 통한 업무 개선이 바로 이 경우였다.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고 정리되지 않아 풍선처럼 붕 떠있던 업무들을 잡기 바빴던 내가, 이 로드맵 작성이라는 공정을 거치고 나니 모든 업무가 일목요연하게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가 되었고 일 추진에 있어서도 무게중심을 잡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른바 로드맵 전후의 직장생활이 180도 바뀌는 대반전이 이루어진 것이다.

사실 이렇게 로드맵을 만들었다고 해도 바로 눈에 띄는 정도의 성과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황무지 속에서 내가 만들어 낸 길을 개척하며 걸어가야 했기에 예상하지 못한 다른 업무가 불시에 생길 때 해결해야 하는 등 초반에는 초과근무를 하면서까지 힘들게 걸어가야 했다. 하지만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며 업무추진에 바퀴가 달리고 엔진이 업그레이드 되어가기 시작했으며, 이제는 여유 있는 시간이 생길 정도로 효율적으로 일을 추진할 수 있는 단계가 되었다.

로드맵을 완성시킨 결과 나만의 업무과제가 22개나 되었다. 그래서 금년에도 엄청나게 힘들 것이라고 지레짐작 겁을 먹었으나 상반기를 훌쩍 넘겨 e-사람을 통해 초과근무 실적을 살펴본 결과 작년에 비해 올해 초과근무 시간이 현저히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업무가 늘었는데도 불구하고 초과근무 시간은 줄어든 결과를 보고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로드맵을 통해 일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이 뿌듯했고 예전보다 일찍 가족얼굴을 보고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음을 느끼며 이게 바로 일을 하면서 즐거움과 행복을 찾는 방법이라고 깨닫게 되면서 그제서야 이 로드맵이 직장과 가정을 엮어주는 도구임이 입증되고 있었다.

효율적인 직장생활과 알찬 가정의 진정한 조화를 이루다!

지금 뉘우쳐보면 예전에 아주 잘못된 생각을 했던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초과근무를 하면 된다는 일종의 안일함을 가졌다는 것이다. 직장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정부에서 가능한 한 초과근무를 지양할 것을 권하고 있으나 업무적으로 서툰 부분이 많은 나의 현실적인 상황에서는 직장과 가정의 만족도를 함께 높이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퇴근시간 이후에도 직원과 저녁을 먹고 다시 사무실에 앉아 남은 일을 하는 날이 허다했다. 더욱이 대한민국 공무원은 아침 9시에 출근해서 저녁 6시에 퇴근하는 것이 일반인들이 가지는 통념이었기에 내 와이프 역시 매일 업무를 핑계로 밤늦게 퇴근하는 나를 볼 때마다 이해하기 힘들어 했고 불만 아닌 불만을 가졌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몇 달 전부터 로드맵을 통해 조금씩 업무가 숙달되고 효율적인 업무추진 형태가 180도 달라지는 생활패턴이 시작된 것이다. 매일같이 하던 초과근무 시간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보고시점도 잘 지켜지고 깜빡하는 업무도 사라지는 등 업무효율이 높아진 결과가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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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출근하고 난 후 모닝커피와 함께 로드맵 책을 펼쳐 과제코드별 진행상황을 일자에 맞게 체크하여 당일 업무를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추진하고 있으며 불필요한 초과근무나 야근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진행속도도 상당히 빨라졌다.

퇴근 후 사랑하는 와이프와 이제 갓 두 살된 아이의 얼굴을 보며 왜 그동안 퇴근시간 이후 업무 마무리를 위한 시간이 더 있다는 일종의 보험만 믿고 일을 천천히 해 왔었을까 하는 후회가 많이 들곤 한다. 그런 후회가 드는 만큼 더 열심히 가족과 함께 동네에서 산책도 하고 아이와도 더 놀아주는 등 알찬 저녁을 보내고 있다.

며칠 전 와이프가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나에게 웃으며 해 준 말이 떠오른다. “당신에게 많이 바라는 거 없어요. 그저 이렇게 함께 같은 테이블에 앉아 마주보며 저녁식사를 하는 게 바로 나의 행복이에요. 고마워요 여보.”

퇴근 후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저녁을 먹고 아장아장 걷는 딸을 안고 도톰한 볼살을 비비며 웃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제껏 살면서 느끼지 못한 뭉클한 감동이 느껴짐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부모가 되는 것이구나, 사랑스런 식구를 위해 더 열심히 일을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러다보면 마냥 오래 책상에 앉아일을 한다고 해서 일이 더 잘되고 능률이 오르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고, 주어진 시간에 업무를 효율적으로 선택하고 집중하는 패턴을 습득하게 되었다.

나뿐만이 아닌 많은 직장인들이 업무 매뉴얼을 스스로 마련해 추진함으로써 시간을 절약하고 직장과 가정의 양립을 추구한다면 누구에게나 즐겁고 축제같은 직장이 될 것이며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저출산 문제에 대한 정부추진 대책에도 자연스럽게 동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정성을 가지고 만든 이 세상에 단 하나 뿐인 나만의 구체적이고 계획적인 업무 로드맵을 통해 집중도 있는 업무 추진과 효율적인 시간 분배로 초과근무 없이도 능력 있는 직원으로 인정받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가정에서 좋은 남편, 좋은 아빠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이런 자신감을 갖고 매일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으로 나의 삶의 놀이터인 직장으로 출근해 가정과 국민 모두가 행복해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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