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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 직장인으로…슈퍼우먼이 돌아왔다!

[공무원 근무혁신 감동사례 공모전] ④ 장려상(수기)

글: 이관희 경기도 오산시

이관희 경기도 오산시 2017.11.29

유연근무, 스마트워크, 남성공무원 육아휴직 등 근무혁신으로 공직사회가 달라지고 있다. 작은 변화는 삶의 활력소가 됐다. 직장은 즐거워지고 가정은 행복해졌다. 인사혁신처가 이처럼 근무혁신으로 달라진 공무원들의 이야기를 공모전을 통해 모았다. 근무혁신으로 내 삶이 달라졌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공무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남편과 나는 대학교 동아리에서 만나 7년의 연애생활의 마침표로 결혼을 했고, 남편은 내가 누구보다 공무원이 되길 바랐고 뒷바라지를 해줬다. 첫 근무지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 서산이었다. 고향이라는 장점이 있었지만 남편과 나의 신혼집은 수원. 우리는 주말부부였다. 평일에는 친정 서산 집에서, 주말에는 수원 신혼집에서 1년 반이라는 나름 알콩달콩 신혼생활을 보냈다.

2012년 봄, 나는 엄마가 되었다.  사랑스러운 아들이었지만 처음 경험하는 육아에 몸도 마음도 소위 요즘 아이들이 말하는 멘탈 붕괴 상태에 빠졌고, 녹초가 되기 일쑤였다. 주말부부였기에 나의 육아휴직 기간은 길어졌고 일보다는 육아에 익숙해질 2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복직을 했다.

복직 후 한아이의 엄마로서, 동사무소에서 민원업무를 보는 공무원으로서 나의 어깨에 짊어진 무게는 더욱더 커졌다. 가게를 운영하는 엄마에게 아이를 맡길 수 없었기에 아이 셋을 키우는 언니의 힘을 빌리기 위해 당진에 방을 얻어 홀로 육아를 해야 했다.

만 24개월 아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출근하는 길은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난다. 서산에서 당진으로 출근하기 위해 걸리는 시간은 30분, 9시까지 출근해야만 하는 나, 그러기 위해 아이를 어린이집에 늦어도 8시 10분에서 20분에는 보내야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를 아무도 없는 어린이집에 처음으로 보내는 시간이 내가 지난 30년간 겪었던 그 어떤 통증보다 아팠다. 아들은 어린이집 문 앞에서 한 달을 울었다. 나의 몸도 마음도 직장생활에 치여, 육아에 치여 아팠다.

특히나 아이가 아플 때면 병원에 들러 가려고 하면 아이는 아파서, 나는 회사에 늦는 시간이 눈치가 보여 애간장을 녹였다. 그런 바쁜 엄마를 알기에 아들이 한 말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감기로 아침부터 열이 나는 것 같아 병원을 들러 처방을 받고 다시 어린이집에 보내던 날, 가정식 어린이집 현관까지 따라 들어가려는 나를 3살 아들은 막아 세웠다. “엄마, 빨리 가! 회사 늦었잖아. 난 괜찮아.” 아들이 말에 회사로 출근하는 차 안에서 내내 눈물을 펑펑 흘렸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1년이라는 홀로 육아의 시간이 지나 주말부부를 끝내고 오산시로 전입을 했다. 오산에 처음 왔을 때는 인근에 사시는 시어머니께 아이를 맡겼지만 어린이집을 다니면서부터 아이는 엄마가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기를 원했다.

그리고 같이 일하는 동료가 아이 둘을 키우고 있고, 유연근무제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 또한 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았다. 다행스럽게도 오산시의 분위기는 본인이 할 일만 한다면 유연근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고 나의 부서장 또한 긍정적이라 눈치 볼 것 없이 유연근무를 쓸 수 있었다.

근무시간은 9시 반에서 18시 30분. 30분이 늦춰진 시간이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엄마가 데려다 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이는 좋아했다. 4살이 되면서 아이는 등원 시에도 엄마가 데려다주고, 하원 시에도 데려오는 엄마들을 부러워했다. 하원 시에는 할머니가 데려오는 것을 그래도 받아들였지만 등원할 때만은 엄마이길 원했던 것이다.

자는 아이를 아침도 못 먹이고 어린이집에 보내던 것이 30분의 여유는 1시간 이상의 여유를 줬다. 아침을 먹일 수 있는 시간이 생겼고, 아이를 깨워 눈 한번 맞추고 안아줄 수 있는 시간이 생긴 것이다. 남들이 다 출근하는 시간에는 길이 막혀서 초조했는데 30분의 여유는 그 초조함도 없앴다. 무엇보다 아들이 어린이집에 일등으로 도착하지 않는 것이 직장 맘에게는 다행스러웠다.

그렇게 아들과 함께 아침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 2년이 지났고, 둘째가 생겼다. 5년 만에 생긴 둘째는 소중했다. 하지만 내 몸은 첫째와는 달랐고 극심한 입덧에 시달렸고 몸은 피곤했다. 저녁이면 시체처럼 생활하기를 몇 주째 아이는 나와의 인연이 아니었는지 아니면 무지한 엄마 탓인지 유산이 되어 하늘나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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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의 시간이 지나 다시 둘째가 찾아왔고, 여전히 입덧도 극심했다. 초반에 늘 힘든 나였기에 휴직을 해야 하나 하던 찰나 모성보호시간에 대해 알게 되었다. 태아 및 모성보호를 위해 임신 12주 이내 또는 임신 36주 이상인 여성공무원에게 1일 2시간의 범위에서 휴식이나 병원진료 등을 위한 ‘모성보호 시간’이 부여된다.

부서 서무로서 할 일은 많았지만 지난 번 유산을 경험 삼아 2시간의 단축근무를 하게 된 것 이다.  무엇보다 나를 이해해 준 팀원들, 팀장님, 과장님이 단축근무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줬고 염려해준 덕에 막히는 퇴근 시간을 피해 퇴근할 수 있었고, 2시간의 휴식은 나에게나 아이에게 생명을 지킬 수 있는 힘을 줬다.

그렇게 둘째를 지킬 수 있었고 어느덧 위험한 순간을 넘겨 극심한 태동을 하는 28주를 넘어가고 있다. 만약 나에게 유연근무의 기회가, 모성보호시간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면 두 아이의 엄마로서 직장을 다니며 버틸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또 하나, 한 아이를 둔 직장 맘에게 큰 힘이 되어 준 것은 자유로운 연가사용이었다. 지난 몇 년간 나에게 주어진 연가를 제대로 써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현재 근무하고 있는 부서의 과장님의 신조는 ‘묻지마 연가’였다.

본인이 젊었을 적, 연가를 가려고 하면 그 이유를 꼬치꼬치 묻는데 싫었다고 한다. 그래서 과원들이 연가를 간다고 하면 언제나 묻지 않고 오케이였다. 아이가 아플 때도 있었고, 하루 정도 쉬고 싶은 날도 있는데 그때마다 이유를 찾기란 여간 성 가신게 아닌데 과장님의 방침은 직원 모두 연가 사용률 50%를 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육아카페를 통해 여전히 엄마로서, 직장 맘으로서 혼자 견뎌야하는 부담감들을 절실히 느낄 수 있다. 나 또한 유연근무제, 단축근무를 몰랐을 때는 그냥 힘들다고만 생각했다. 나를 이해해 주고 배려해 주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었지만 아이와의 시간이 생기고 아이에게 생긴 안정감 덕분에 오히려 내게 주어진 일은 더욱더 철저하게 처리해야겠다는 의무감을 만들었다.

나도 어렸을 적, 어머니가 일을 하시느라 나와 함께할 시간이 적었다. 그래서 우리 아이와 함께 하고 싶은 맘이 더욱 컸는지도 모른다. 많은 엄마들은 집에서는 한아이의 엄마로서, 직장에서는 한 사람의 부서원으로 슈퍼우먼이 되길 강요받고 있다. 슈퍼우먼이 되기 위해서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나는 오늘도 한 아이의 엄마, 뱃속의 아이를 위해 부지런히 슈퍼우먼이 되기 위해 날개 짓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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