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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의도는 신안군 하의면 본섬이다. 크고 작은 섬을 막아 염전과 갯밭을 만들었다. |
대통령 김대중하면 떠오르는 섬. 신안 하의도의 첫 머리는 웅곡선착장이다. 아이들 열댓 명이 주르르 올라왔다. 깜짝 놀라 급히 밖으로 나오니, 유치원생이 줄줄이 오른다. 1박2일 목포로 가는 소풍이란다.
선생님 몇 분이 아이들이 올라타자마자 자리에 앉히고 간식을 꺼내 챙겨준다. 농촌에서도 간난아이 울음소리는 고사하고 아이들 노는 것을 보는 것이 힘들다. 하물며 섬에서 주르르 오르는 아이를 보니 괜스레 가슴이 설렌다.
바로 후광리로 항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태어난 곳이다. 생가가 있는 곳은 갯벌을 사이에 두고 개도에서 시작해 저도, 간암도, 문병도, 장병도가 둘러싸고 있다. 멀리 도초도, 비금도, 안좌도, 장산도가 에워쌌다.
큰 섬과 작은 섬 사이에 수천 년에 걸쳐 들고 나는 바닷물에 흙과 모래가 쌓여 갯벌이 형성되었다. 그러니까 후광리는 갯벌로 둘러싸인 섬 속에 섬이다. 원을 쌓아 물길을 막고, 논과 염전을 조성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후광리 너머 소포리뒷들과 역구미도 모두 원을 막아 만든 논과 염전이 있다.
소금 한 가마니가 커피값보다 싸 소금밭은 새우양식장으로 바뀌었다. 소금과 쌀은 우리가 지켜야 할 마지막 자존심인 것을. |
갯밭은 목숨줄이었다
하의도는 후광리만 아니라 대리, 웅곡리, 오림리, 어은리 등 큰 들판은 모두 갯벌을 막아서 조성한 곳이다. 산을 개간하는 것도 힘든 일인데, 바닷물을 막아 갯벌을 논으로 만드는 일이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지금처럼 흙과 돌을 실어 나르는 기계가 있을 리 없고, 큰 배가 있지도 않았다.
등에 지고 머리에 이고 날랐다. 갯벌을 그냥 오가는 것도 힘든데. 마을 앞 땅 한 뙈기, 소금밭 한 뙈기가 그렇게 마련된 것이다. 그러니 그 땅이 목숨보다 소중하고 귀했을 것이다. 지금처럼 갯벌에서 나오는 것이 귀하고 비싸지 않았고, 당시 물산 중에 쌀이 으뜸이니, 어떡하든 농사지을 땅을 마련하는 것이 소원 중에 소원이었다. 먹고 사는 것은 뻘밭 ‘갯것’으로 빌어먹고, 남은 여력은 오직 농사지을 땅을 마련하는데 썼을 것이다. 그 심성을 엿볼 수 있는 것이 붕알바위다.
하의도 웅곡리에서 뻘섬 봉도로 가는 길에 있다. 누군가 오줌을 싸다가 급하게 도망가느라 붕알만 놓고 갔다던가. 아들을 원하는 어머니들은 바위를 보고 아침저녁으로 치성을 드렸다. 영험한 바위다. 바위 주변 유호리, 신촌, 봉도 등 오림리 인근 마을에 살았던 사람들은 붕알바위 이야기만 나오면 고향이야기로 밤새는 줄 모른다. 그런 바위나 나무가 시골에는 하나쯤은 꼭 있다. 그 바위가 한때 ‘양세바위’로도 불렸다. 그 내력을 쫓아가면 ‘하의도농민항쟁’으로 이어진다.
하의3동 농민항쟁기념관. 하의도 상태도 하태도 세 섬의 조상들은 빼앗긴 땅을 찾기 위해 300년 이상 지주, 일제, 미군으로 이어지는 근현대시기에 기나긴 항쟁을 해야 했다. |
붕알바위, 양세바위가 된 이유
발단은 선조의 딸 정명공주에게 주어진 20결 절수지가 남편 홍씨 집으로 넘어가면서 무려 일곱 곱절에 이르는 땅으로 둔갑하면서 시작된다. 여기에 주민들은 홍씨 집안과 국가에 세금을 바쳐야 했다. 일제강점기에는 권력과 자본을 손에 쥔 은행장과 갑부의 손을 거쳐 일본지주에게 넘어갔다. 그리고 해방 후에도 토지는 주민들이 아니라 미군정 신한공사라는 기관으로 이전되었다.
이에 오림리를 중심으로 대리와 웅곡리 주민들이 소작쟁의를 주도하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소작쟁의는 토지탈환운동으로 확산되어 항일민족운동과 사회운동으로 확산되었다. 이 과정에서 오림리 젊은이들이 큰 희생을 치렀다. 심지어 공산도배의 책동이라는 연좌의 사슬에 묶여 후손들이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오림리 붕알바위가 ‘일토양세’ 저항을 상징하는 ‘양세바위’로 불렸던 것이다. 하의3도 농민항쟁은 1950년대 중반이 문제의 땅을 농민에게 적산불하로 하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하의3도 주민들의 농지탈환운동을 기념해 2009년 대리초등학교 자리에 ‘하의3도농민운동기념관’을 개관했다.
농민항쟁 중심지인 오림리에는 불알을 닮은 바위가 있다. 주민들은 하나의 토지에 절수자와 국가 양쪽에 세금을 거둬가는 것에 빗대 ‘양세바위’라 부르며 토지반환에 불을 지폈다. |
에코솔트뮤지엄을 만들자
후광리 앞 갯벌에는 천일염전이 조성되기 전에도 소금밭이 있었다. 화렴이라 부르는 소금으로 큰 가마솥에 바닷물을 부어 불을 지펴 증발시켜 소금을 만들었다. 주민들은 ‘육염’이라고도 불렸고, 사전에는 삶아서 만드는 소금이라 ‘자염(煮鹽)’이라 했다.
이곳에 염막(가마), 염밭(섯등) 등을 복원해 전통소금의 생산과정을, 옆에는 ‘소금전시관’을 만들어 천일염의 생산과정과 특성을 전시 홍보했다. 전통소금과 근대염전, 자염과 천일염을 함께 소개하는 ‘솔트에코뮤지엄’을 지향하는 좋은 시도였다. 하지만 자염 체험관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소금전시관도 문을 닫았다. 전시콘텐츠를 보완해 열겠다는 소식만 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볼거리가 없다고 야단이면서 있던 것은 관리를 못하고, 큰 예산을 들여 해양테마파크라며 새로운 건물을 짓이 지고 있다. 벌써부터 운영과 관리비용이 걱정된다.
사라져 버린 자염체험장(왼쪽)과 문이 닫힌 천일염홍보전시관. |
하의도, 상태도, 하태도는 한 때 모두 같은 하의면에 속한 섬이었다. 그래서 ‘하의삼도’라고들 한다. 물이 빠지면 노두를 건너 오가거나 개웅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통혼권이었다. 게다가 오랫동안 빼앗긴 땅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한 탓에 비록 떨어져 있는 섬이지만 유대감도 강하다.
상태도와 하태도는 가깝고 갯벌로 연결되어 있어 해방 후 원을 쌓아 논밭을 만들어 연결해 하의면에서 신의면으로 분리했다. 이후 선거철만 되면 하의면과 신의면을 연결하는 연도교가 공약으로 내 걸렸다. 특히 DJ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기대감이 더욱 컸다. 하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예산이 삭감되고 다리를 놓는 공사도 지연되었다고 생각한다.
금년에 세 섬이 연결되었다. 최고 기술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에서 착공 7년 만에 1.39㎞ 다리가 완공되었다. 길지도 않는 다리를 놓은데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세 섬이 하나가 되었다. 이름도 ‘삼도대교’란다. 국도2호선이다.
가까운 섬끼리 연결하면 공공자원을 나누고 정책을 추진할 때도 큰 도움이 된다. 다만 각 섬주민들이 서로 양보와 타협이 전제되어야 한다. 다리를 놓는 다는 것은 물리적인 연결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노력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그간 ‘우리 섬’에 꼭 있어야 한다는 논리에서 벗어나 다리로 연결된 ‘이웃 섬’과 함께 나누어야 한다.
하의도 대통령 생가를 돌아 본 사람들이 다리건너 신의면에 멋진 해안도로를 돌아보고 우리나라 최대 소금섬 상태도와 하태도를 돌아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여행객이 섬에 머물면서 주민들의 삶을 이해하고 소비자와 생산자가 교류하는 착한여행이나 공정여행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둘이 하나가 되어 서로의 장점을 더욱 강화시키고 약점을 보완하는 섬으로 가꾸어야 한다.
잃어버린 땅을 찾기 위한 하의삼도 조상들이 보여준 기상이 있지 않던가. 연륙을 기회로 따로 또 같이 그렇게 세 섬은 하나가 되어야 한다.
신의면과 하의도를 잇는 삼도대교, 1㎞ 남짓 되는 다리를 잇는데 7년이란 긴 시간이 필요했다. 뱃길과 섬길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사회기반 시설임에도 여전히 민간투자 개념으로 접근한다. |
목포와 하의도를 잇는 쾌속선. |
후광리, 대통령을 낳다
세인들은 하의도를 대통령의 고향으로 기억한다. 김대중은 1924년 하의도 후광리에서 태어나 1936년 하의보통학교 3학년 때까지 어린시절을 보냈다. 그 자리에 초가집이 복원되었다. 정확한 탯자리는 지금 집자리에서 오른쪽 대통령 동상이 있는 자리다.
생가는 종친들을 중심으로 복원사업이 시작되어, 1999년 9월 60여년 만에 원형대로 재현하였다. 생가 앞에 대리석에 적혀 있는 내용이다. 복원사업도 대통령의 인생역정만큼이나 많은 사연이 깃들어있다.
대통령은 자신이 삶을 바꾼 첫 번째 계기를 목포유학을 꼽았다. 그러니까 섬에서 뭍으로 나간 것이 그의 삶을 바꾸는 계기였다. 그 후 줄곧 목포생활을 하다 서울로 옮겨간다. 그러니까 섬에서 태어나기는 했지만 섬생활이 그의 삶에 녹아있다고 볼 수 없다. 반대로 하의도 섬사람은 물론 신안군 섬사람들만 애증을 가지고 있다.
오래전 하의도에서 만난 한 노인은 군고(농악)를 쳐서 돈을 모아 전달할 정도로 애정을 가졌었다고 했다. 그런데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선산까지 서울로 옮겨갔다며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오히려 태어난 하의도보다는 학교생활과 사업과 정치활동을 했던 목포가 고향에 가깝다.
그래서일까. 대통령 살아생전에는 선거철이나 정치인들 도원결의 때 드나들던 정치인들 방문도 뜸하다. 최근 여행객이 늘어 다행이다. 생가로 가는 길은 여전히 누추하지만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다.
전남 신안군 하의면 후광리에 위치한 고(故)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 |
섬과 섬 사이, 진짜 보물을 찾다
섬도 소중하지만 진짜 주목해야 할 곳은 섬과 섬 사이다. 이곳이야 말로 어민들 삶을 결정하는 소중한 자원들이 무궁무진하다. 갯벌이 그 중에 하나다. 오랫동안 논란이 되었던 하의도 농지도 섬과 섬 사이에서 갯벌을 간척해 만들어낸 것이다. 육지와 뭍을 잇는 뱃길도 섬과 섬 사이를 이용한다. 바람을 피하고 파도를 피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을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물이 빠진 갯벌에서 낙지를 잡고 조개를 캐는 정도였다. 그러다 나무를 박아 김양식을 시작했다. 파도를 견딜 만큼 강한 재료를 만들지 못했고 양식기술도 발달하지 못하던 시절에 섬과 섬사이는 문전옥답, 아니 문전옥해였다. 지주식김양식은 물이 빠지면 걸어갈 수 있는, 노를 저어 오갈 수 있는 갯골 가장자리에서 시작했다.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깊은 바다에서도 양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자본과 경제성이다. 예전에는 모든 섬주민들이 똑같이 나누어서 양식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본과 노동을 동원할 수 있는 소수가 양식을 도맡고 있다. 그래서 섬과 섬 사이 바다가 더 소중하다. 갯골이 더 소중하다. 하의도와 능산도와 신도 사이 갯골과 바다가 보물이다.
섬과 섬 사이 갯골과 갯벌은 섬살이에 꼭 필요한 곳이다. 때로는 갯밭이 되고 양식장이되고 염전이 되고 바람과 파도를 막아 주는 역할도 한다. |
내 손안에 떡이 크다
후광리에서 대섬(큰바위얼굴)로 가는 해안 길에서 김씨를 만났다. 톳양식을 준비하던 김씨는 지주식 김양식도 재개하려고 한다고 했다. 전복양식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투자에 비해서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란다. 반대로 전복처럼 큰 돈을 만지는 것은 아니지만 지주식 김양식은 투자비에 비해 소득도 괜찮다.
겨울철 3개월에 농번기이며, 옛날과 달리 채취와 가공을 모두 기계가 대신하기에 노동강도도 세지 않다. 겨울작물로 최고란다. 그래서 중단되었던 지주식 김양식을 하려는 사람이 하나 둘 나서고 있다.
갯골과 섬 사이 바다가 건강하고 갯벌이 제 기능을 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더욱이 그곳은 지선어장으로 마을주민들이 점유해서 이용할 수 있는 마을어업 공간이다. 귀어귀촌을 하는 사람들이 주목해야 할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내 손안에 떡이 귀한 줄 모른다. 그리고 남의 떡만 크다고 타박을 한다. 집 앞에 갯벌과 갯골과 섬과 섬사이 바다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는 것도 같은 이치다.
하의도 섬마을에서는 가을걷이를 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붉은 고추가 도로 위에 눕고, 메주콩 꼬투리가 손만 대면 터질 것 같다. 늙은 호박은 어머니 얼굴 주름살마냥 깊고 굵다. 섬마을 빈터마다 가을이 수북수북 쌓여간다. 참깨를 말리기에는 담장만큼 좋은 곳도 없다.
바람 잘 통하고 햇볕 잘 드는 담장에 참깨가 가리를 벌리고 걸터앉아 주인 손길을 기다린다. 이번 추석명절에 바람구미갯벌에서 깐 굴, 갯바탕에서 잡은 뻘낙지, 갯밭에서 일군 간척지 쌀, 밭에서 수확한 고추와 참깨 모두 자식들 차에 가득했을 것이다. 게다가 어머니가 직접 만들어준 바다맛은 또 어떠했을까. 명절이 그리운 이유다.
추석 명절은 풍성하다. 바다에서 나는 것도 땅에서 나는 것도 갯벌에서 잡아낸 것도 모두 여유롭다. 어머니 손맛은 자연이 가져다 준 선물과 만나 남도 맛으로 완성된다. |
◆ 김준 섬마실 길라잡이
어촌사회 연구로 학위를 받은 후, 섬이 학교이고 섬사람이 선생님이라는 믿음으로 27년 동안 섬 길을 걷고 있다. 광주전남연구원에서 해양관광, 섬여행, 갯벌문화, 어촌사회, 지역문화 등을 연구하고 정책을 개발을 하고 있다. 틈틈이 ‘섬살이’를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며 ‘섬문화답사기’라는 책을 쓰고 있다. 쓴 책으로 섬문화답사기, 섬살이, 바다맛기행, 물고기가 왜, 김준의 갯벌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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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뉴스 한-체코, ‘100년 원전동맹’ 기반 마련…무역투자·에너지 등 56건 MOU 체결 윤석열 대통령은 2박 4일간 체코 공식 방문을 통해 내년 3월로 예정된 두코바니 원전 건설 수주 계약이 성사되도록 중요한 쐐기를 박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현재 한국수력원자력은 체코 두코바니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태로, 사업규모는 총 24조 원으로 추산된다. 최종 계약이 확정되면 우리나라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역대 두 번째 원전 수출을 달성하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체코 플젠 산업단지 내 두산스코다파워 공장에서 원전 전주기 협력 협약식과 터빈 블레이드 서명식을 마친 뒤에서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이번 체코 순방 중 이틀 간 이어진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원전 수주 확정을 위한 체코 측의 관심과 협조를 거듭 요청했다. 또, 빡빡한 순방 일정에도 수도 프라하에서 약 90㎞ 떨어진 플젠시를 방문해 원전 설비 공장을 돌아보고 ‘대한민국과 체코가 함께 짓는 원전’ 비전을 제시하는 등 ‘원전동맹’ 구축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체코 순방 첫날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두코바니 원전 사업이 ‘양국이 함께 짓는 원전’으로서 양국의 동반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호혜적인 프로젝트가 되도록 대한민국의 ‘팀 코리아’가 적극 협력할 것임을 강조했다. ☞ 관련기사 윤 대통령 “두코바니 원전, 한-체코 경제 동반 발전·에너지 협력 이정표” 그 다음날에는 한·체코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팀 ‘체코리아(Team Czech-Korea)’를 만들어 원전 르네상스를 함께 이뤄나가자”는 뜻을 밝혔고, 같은 날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의 회담 후 열린 공동언론발표에서 “한국과 체코가 앞으로 100년을 함께 내다보는 ‘원전 동맹(nuclear energy alliance)’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윤 대통령 “한·체코 전략적 동반자 관계, 원전 동맹으로 거듭나길 기대” 뿐만 아니라, 윤 대통령은 이번 체코 순방을 계기로, 제조업 중심의 경제협력을 첨단기술, 교통, 인프라, 미래 모빌리티와 같은 고부가가치 분야로 확대하는데 힘을 쏟았다. 이러한 노력으로, 이번 체코 순방 계기에 양국의 정부, 기관, 기업 간에 총 56건의 문서가 체결됐다.이번 체코 순방에서 거둔 경제 성과를대통령실 박춘섭 경제수석의 체코 현지 브리핑 내용을 토대로 정리했다. ◆ 한-체코 원전동맹…원전 전주기 협력 기반 마련 20일(현지시간) 오전 윤 대통령은페트르피알라 총리와 체코의 산업·기술 중심지인 플젠시(市)에 위치한 원전 기업인 ‘두산스코다파워’와 ‘스코다JS’를 방문했다. 플젠시는 프라하에서 남서쪽으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체코의 4대 도시로서, 19세기부터 방산, 기계 등 중공업이 발달했다. ‘두산스코다파워’는 발전용 터빈 원천기술을 보유한 세계 3대 기업 중 하나로, 1972년 원전용 터빈을 최초 생산한 이후 체코, 슬로바키아, 핀란드, 독일 등 유럽지역의 원전 26기에 터빈을 공급한 업체이다.‘스코다JS’는 1956년부터 원전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원전 부품·장비, 방사선폐기물 저장용기 등을 생산하는 체코의 대표적인 원전기업으로서 이번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의 발주처인 체코전력공사(CEZ)의 자회사다. 윤석열 대통령과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체코 플젠 산업단지 내 두산스코다파워 공장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요제프 시켈라 체코 산업통상장관 간 원전 전주기 협력 협약식에 임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양 정상은 먼저 두산스코다파워를 방문해 ‘원전 전주기 협력 협약식’과 ‘터빈 블레이드 서명식’참석 이후, 양국 정상 연설을 진행했다. 먼저, 원전 전주기 협력 협약식에서는 원전 건설부터 설계, 운영, 핵연료, 방폐물 관리 등 원전 생태계 전주기에 걸친 13건의 문서가 체결됐다. 이 가운데,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와 체코 산업통상부 간에 ‘원전 협력 MOU’가 체결돼 앞으로 원전 건설부터 기술개발, 인력양성 등 원전 전분야를 포괄하는 협력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스코다파워와 ‘터빈 공급 확정 협약’을 체결했다.터빈은 원전의 핵심 설비로서, 이번 협약으로 체코 신규 원전에 사용되는 터빈은 두산스코다파워에서 공급하게 되며 ‘두 나라가 함께 짓는 원전’이라는 비전 실현의 첫걸음으로서의 의미가 크다. 한전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와 체코 브르노공대는 ‘한-체코 원자력 협력센터 MOU’를 체결했다.신규 원전 건설에 따른 전문인력 수요 확대에 대비해 브르노공대에 ‘원자력 협력센터’를 설립하고 체코 학생을 위한 특별학위과정 개설, 장학금 지원, 교환학생 확대 등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팀 코리아’를 체코 원전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준 것에 대해 체코 정부와 국민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하면서, 플젠에서 맺은 13건의 협약을 충실히 이행하고 전세계 원전 르네상스를 함께 이끌어가는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자고 제안했다. ◆ 포괄적 경제협력 프레임워크 구축 한국은 체코의 4대 투자국이자, 아시아 국가 중 중국에 이어 체코의 2대 교역국으로서 상호 긴밀한 경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방문에서 무역·투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경제협력을 확대·강화하기 위한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먼저,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와 체코 산업통상부 간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하고 ‘공급망·에너지 대화(SCED)’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번에 체결되는 TIPF는 우리가 체결한 TIPF 중 25번째이며, 유럽 국가 중 5번째로 체결하는 것이다.이는 양국 간 기존의 교역·투자를 더욱 확대하고, 첨단산업과 원전 수소 등 에너지 협력을 포함해 포괄적 경제협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공급망·에너지 대화’도 양국 간 경제협력을 견실하게 이행하기 위한 정부 간 소통 플랫폼으로서 의미가 있다.산업 공급망, 무탄소에너지 등 상호 관심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그 성과를 챙겨나가게 된다. 9월 20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은 체코 프라하 시내 호텔에서 열린 ‘한-체코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대통령실 제공) 또한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체코의 국영개발은행, 수출은행, 수출보증보험공사와 ‘금융 협력 MOU’를 체결했다. 이는 양국 간 교역 확대와 우리 기업의 체코 사업 수주 및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금융협력체계를 전체적으로 마련하는 것이다. 체코의 대규모 인프라 사업 정보를 공유해 우리 기업들이 투자 기회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우리 기업이 체코에서 사업을 수주하거나, 현지에 투자를 하는 경우 양국 금융기관이 함께 맞춤형 금융지원을 제공한다. ◆ 한-체코 첨단산업 협력비전 마련 한국과 체코는 모두 제조업 비중이 높고 각각 아시아와 유럽 내 제조업 강국으로서, 제조업에 기반한 첨단산업 분야의 협력 잠재력과 수요가 크다. 양국은 첨단산업 중 배터리, 미래차, 로봇 등 3대 핵심산업에서 우선적으로 협력해 나갈 계획으로,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와 체코 산업통상부는3대 첨단산업 협력을 위한 제도적 기반으로서 ‘블타바(Vltava) 첨단산업 협력 비전 MOU’을 체결했다. ‘블타바’는 프라하를 가로지르는 강 이름으로,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낸 것처럼 체코도 한국과의 산업 협력을 통해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체코의 관심이 큰 배터리 분야에서는 양국 정부 간 ‘배터리 협력 MOU’를 별도로 체결했는데,배터리 공급망, 공동연구 등 포괄적으로 협력해 나갈계획이다. 또한, 배터리, 미래차, 로봇 등 3대 핵심산업 협력의 내실 있는 이행을 위해 양국 산학연 간 MOU도 함께 체결됐다.배터리 산업 협력센터 구축 MOU, 미래차 산업 협력센터 구축 MOU, 첨단로봇 협력센터 구축 MOU 등이 그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성에서 한·체코 정상 공동기자회견을 마치고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 교통 및 인프라 협력 강화 이번 방문을 계기로 우리 국토교통부는 체코 교통부와 ‘고속철도 협력 MOU’를 체결해 정부 차원의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유럽의 중심부에 위치한 체코는 동유럽과 서유럽을 연결하는 철도물류의 허브이다.체코는 우리나라(남한 기준)보다 국토 면적은 작지만 철도 총연장은 9355km로 우리나라 5085km의 약 1.8배에 이를만큼 철도가 물류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체코 정부는 철도 인프라를 더욱 확충하기 위해 인접국인 독일, 폴란드, 슬로바키아를 연결하는 총연장 970km의 고속철도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고속철도 차량의 독자 개발에 성공했으며, 지난 6월 윤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 순방에서 고속철도 차량 첫 수출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 ‘고속철도 협력 MOU’ 체결을 계기로,앞으로 유럽 각국과 연결되는 체코 고속철도망 확충을 성공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우리 기업의 체코 고속철도 사업 진출에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속철도에 관한 정부 차원의 협력과 함께, 현대로템은 체코의 철도차량 제작사인 스코다트랜스포테이션과 체코 고속철도 사업 및 해외 전기기관차 사업을 위한 ‘상호 기술협력 MOU’를체결했다. 정부는 이러한 협력 기반을 토대로 체코의 고속철도 인프라가 성공적으로 확대되고, K-철도가 해외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이번 순방을 계기로 양국 간 첨단산업, 에너지, 고속철도 등 다양한 협력이 더욱 공고해진 만큼, 지난 7월 프라하에서 진행된 항공회담을 통해 증대된 운수권을 기반으로 양국 간 증편을 조기에 실현할 계획이다. 또한, 양국 간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파트너십도 구축하게 된다.우리 국토교통부와 체코 교통부 간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MOU’를 체결해 우리 기업의 우크라이나 재건 참여 기반을 확대한다.
- 카드뉴스 [윤석열 대통령 체코 공식 방문 2일 차] 공동성명 채택 (9.20.) “호혜적인 ‘원전 동맹’으로 거듭나기를” - 윤석열 대통령 “원전 사업을 계기로 전방위적 협력을 강화해가기를” - 페트르 피알라 총리 ■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 확고한 토대 마련 내년 수교 35주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 1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과 체코, 관계 발전 의지를 재확인하고 공동성명을 채택했습니다. ■ 백 년을 함께 내다보는 ‘원전 동맹’ 기반 구축 원전 사업 최종 계약 체결까지 긴밀히 소통해 가기로 했습니다. 원자력 협력 MOU 13건을 체결하며 원전 생태계 전 주기에서 협력 기반을 확고히 만들었습니다. ■ 교역·투자·첨단산업 등 전방위적 협력 발판 마련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를 체결해 4년 연속 최대치를 경신 중인 교역을 확대하고 투자를 증진합니다. 50개 이상의 MOU·문서 서명으로 전면적인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체코 신규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팀 코리아’, 이제는 ‘팀 체코리아’ (Czech-Korea)로서 원전 르네상스를 함께 이루고 협력 모멘텀을 산업 전반으로 확대할 것입니다. ☞ 정책뉴스로 자세히 보기
- 여행 숲내음 맡으며 힐링하기 좋은 자연휴양림 4곳 더위가 한풀 꺾이고 나면 자연휴양림으로숲내음을 가득 느낄 수 있는 여행을떠나고 싶은데요. 다양한 숙박시설과 편의시설을갖추고 있어 편리하게 여행하기 좋은자연휴양림을 소개해 드립니다. ★ 추천 코스 ★ 영인산자연휴양림, 고산자연휴양림, 덕유산자연휴양림, 장령산자연휴양림 영인산자연휴양림 영인산자연휴양림은 야영과 숙박시설, 어린이 생태원 등 다양한 시설을 즐길 수 있는 자연휴양림입니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입니다. 야영장은 운반용 손수레를 이용하여 짐을 쉽게 운반할 수 있고 화장실과 샤워시설이 잘 마련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입니다. 숙박시설 또한 인원수 별로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1박 2일 코스로도 추천해요. 입구에서 올라오면 보이는 잔디밭에서 돗자리를 펴고 피크닉을 즐기기에도 좋아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숲속에서 휴식시간을 가져보세요. ※ 영인산자연휴양림 - 주소 : 충청남도 아산시 영인면 아산온천로 16-26- 운영시간 : 매일 08:00~18:00- 주차 : 자체 주차장 이용 고산자연휴양림 고산자연휴양림은 사계절이 모두 아름다워 언제든지 방문하기 좋은 자연휴양림입니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입니다. 봄에는 벚꽃과 철쭉, 여름에는 계곡, 가을철 단풍과 겨울 설경으로 늘 인기가 많은 곳인데요. 숙박시설은 인원수에 맞춰 머무를 수 있으며 캠핑장과 카라반까지 있어 방문자의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어요. 숙박시설 주변으로 운동시설이 있어서 농구와 족구, 간단한 레크리에이션 활동이 가능해요. 산에서 불어오는 숲내음을 맡으며자연을 즐겨보세요. ※ 고산자연휴양림 - 주소 :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고산면 고산휴양림로 246- 운영시간 : (월, 수~일요일) 09:00~18:00* 매주 화요일 휴무- 주차 : 자체 주차장 이용 덕유산자연휴양림 국립 덕유산자연휴양림은 깊은 산골에서 느낄 수 있는 상쾌함과 기분 좋은 숲내음을 만끽할 수 있는 자연휴양림입니다. 입장료는 성인 10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300원입니다. 울창한 숲 전체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산책코스와 야영장, 등산객들을 위한 등산로도 갖추고 있어 자연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곳이에요. 덕유산국립공원이 주변에 인접하여 함께 자연을 둘러보기 좋습니다. 다양하게 마련된 산책로를 걸으며 자연의 절경을 즐겨보세요. ※ 덕유산자연휴양림 - 주소 : 전북특별자치도 무주군 무풍면 구천동로 530-62- 운영시간 : (월, 수~일요일) 09:00~18:00* 매주 화요일 휴무- 주차 : 자체 주차장 이용 장령산자연휴양림 장령산자연휴양림은 휴양림 사이로 흐르는 금천계곡을 바라보며 쉴 수 있는 자연휴양림입니다. 금천계곡은 어름치가 서식할 정도로 맑고 깨끗한 계곡인데요.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산책이나 등산을 즐기고 물가에 발을 담그며 쉬어가기 좋은 곳입니다. 또 이곳에는 계곡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가 있어 산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남기기 좋아요. 장령산자연휴양림은 야영장 뿐만 아니라 어린이 놀이터와 여러 편의시설이 있어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장령산자연휴양림에서 자연을 가득 느끼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드시기 바랍니다. ※ 장령산자연휴양림 - 주소 : 충청북도 옥천군 군서면 장령산로 519- 운영시간 : 매일 09:00~18:00- 주차 : 자체 주차장 이용 출처 : 대한민국 구석구석 SNS * 위 정보는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사진 체코 동포 만찬 간담회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일(현지시각) 체코 프라하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체코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화동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일(현지시각) 체코 프라하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체코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화동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체코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체코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일(현지시각) 체코 프라하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체코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화동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일(현지시각) 체코 프라하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체코 동포 만찬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국민이 말하는 정책 조선왕릉·궁궐 답사 체험 프로그램 ‘왕릉천(千)행’, 오픈런 이유 있었네! 주말 아침, 그 좋아하는 늦잠을 포기했다. 설렌 까닭일까. 집에서 왕릉천(千)행 집결지까지도 제법 걸렸지만 힘들지 않았다. 멀리 주차장에 주차된 두대의 버스가 보이자, 발걸음은 더 가벼워졌다. 홍살문에 관해 설명을 듣고 보고 있다 . 왕릉천(千)행이 돌아왔다. 왕릉천(千)행, 말 그대로 조선왕릉을 여행하는 천 가지 방법이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에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과 궁궐을 연계한 여행 답사 체험 프로그램 왕릉천(千)행을 상·하반기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궁능유적본부에서 발간한 조선시대 능행 연구 용역 보고서를 활용해 조선 왕들의 능행을 따라가는 코스로 진행, 전문 강사와 함께 조선왕릉과 궁궐, 주변 지역 문화유산 등을 보며 문화체험을 한다. 올해 하반기는 9월 6일~11월 16일까지 6개의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상반기에 없었던 2개의 코스가 새롭게 선보여 관심을 끈다. 왕릉천(千)행은 4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그 인기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갓성비(가격 대비 성능이 굉장히 뛰어나다는 의미)라고 불리며 신청 시작 몇 분 만에 마감되기도 한다. 9월 7일, 하반기에 새로 생긴 1490 성종능행길에 참여해 550여 년 전 성종의 흔적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1490 성종능행길 코스는 여주 영릉(세종대왕릉)과 여주 향교(약식 과거 시험), 여주 도자기 체험으로 구성됐다. 이날 참가자 40여 명에게는 안내 책자와 수신기, 기념품 등이 든 가방이 제공됐다. 특히 기념품은 세종의 천상열차분야지도가 그려있고간식은 발달장애인들이 만든 쿠키라 의미를 더했다. 버스를 타고 달리는 동안 황석현 전문 강사는 일정과 관련한 역사 이야기를 신나게 들려줬다. 해시계에 관해직접 꼼꼼하게 알려주고 있다. 능행은 조선시대 국왕이 선대 왕, 왕비의 능에 제사 등을 위해 행차하는 걸 말해요. 조선시대 한양서 여주는 상당히 먼 거리거든요. 그래서 능행 동안 그 지역 선비의 사기 진작을 위한 과거 시험이나 왕의 훈련을 겸한 강무라는 행사를 열었어요. 성종은 영릉(세종대왕릉)을 여주로 옮긴 후 두 번 찾았단다. 그중 1490년 능행은 9일이 걸렸으며 여주 및 이천의 향교 문묘에 재를 올리고 과거도 치렀다. 우리 역시 이와 비슷한 체험을 하게 된다. 돌아올 때쯤이면 참가자들도 성종의 마음이 와닿을까. 여주 영릉(세종대왕릉) 2시간을 달려 여주 영릉에 도착했다. 이곳은 세종대왕과 소헌왕후의 릉이다. 밖으로 나가자 무더운 공기가 훅 느껴졌다. 세종대왕 역사문화관에서 한글에 관해 듣고 있다. 참가자들이 세종대왕 역사문화관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먼저 세종대왕 역사문화관에서 설명을 들으며 둘러봤다. 강사는 국립고궁박물관과 서울 공평도시유적 전시관에 가면 진품 혹은 더 많은 유물을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참가자들은 사진을 찍으며 다음에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만나자고 대화를 나눴다. 참가자들이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보며자세히 설명을 듣고 있다. 입구에서 안내도를 살폈다. 보통 왕릉천(千)행에서는 능침(왕과 왕비의 무덤)공간까지 가게 되는데 오늘은 출입이 금지돼 능 옆으로 올라간다고 했다. 가는 도중 세종 때의 과학기구들이 전시된 야외전시장이 나왔다. 나름 그에 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웬걸, 정말 많은 연구가 행해졌다는 걸 깨달았다. 천문과학기구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왕이 친히 행사를 여는데 시간이 안 맞는 거예요. 당연하죠, 중국 걸 받아 썼으니까. 우리나라와 중국의 남중고도는 다르잖아요. 이걸 깨달은 세종은 천문에 모든 투자를 하게 되죠. 지금까지 못 봤거나 스쳐 갔던 과학기구들도 자세히 설명을 해주니 꽤 흥미로웠다. 해시계도 직접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게 돼 앞으로 지나치지 않고 한 번 더 쳐다보게 될 것 같다. 주제(왕릉)가 아닌 내용까지 허투루 다루지 않았다.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오고 싶어졌다. 향로와 어로. 특히 흥미로웠던 건 향로와 어로였다. 윗부분에 화살이 있는 붉은 홍살문을 지나면 높이가 다른 길이 나온다. 높은 곳은 돌아가신 분을 위한 길(돌아가신 분을 위해 향을 바치는 길), 낮은 길은 제향을 드리러 온 왕이 지나는 길이란다. 참가자들은 모두 낮은 길로 조심조심 걸어갔다. 왕릉을 가는 내내 흥미로운 해설을 들었다. 송시열이 처음으로 주장을 꺾지 않고 썼다는 비문과 고기는 올라가지 않는다는 왕릉 제사에 관한 이야기도 재밌었다. 왜 사람들이 왕릉천(千)행을 여러 번을 가려는 지 이해가 됐다. 한 참가자가 왕릉을 찍고 있다. 참가자들은 능 옆에서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오롯이 능을 본 것도 꽤 오랜만 같다. 한 어르신이 옛날에는 늘 왕릉 안까지 자유롭게 가고 그랬어요 라고 말하자 젊은이들은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점심 맛있는 점심을 먹고 다시 힘을 냈다. 왕의 행차라 해도 잘 먹어야 든든하다. 점심은 불고기와 여주 쌀로 지은 밥을 먹었다. 먹으면서 옆에 앉은 사람들과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 온 참가자도 있었지만, 여러 번 참여한 사람이 더 많았다. 향교 여주향교.평상시는 개방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제 여주향교에서 미니 과거 시험을 볼 차례. 차 안에서 과거와 항교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이동했다. 향교는 고려 및 조선 시대의 국립 지방 교육기관이자 제사 공간을 겸하고 있다. 여주향교는 1391년 세워졌다가 임진왜란 때 소실돼 1685년 다시 세워졌다. 평상시는 개방하지 않지만, 특별히 이날은 대성전까지 볼 수 있었다. 이런 게 왕릉천(千)행의 묘미 아닐까. 과거시험 문제지를 받아들었다. 곳곳을둘러본 참가자들은 명륜당에 앉아 과거 시험을 봤다. 시험지를 받아든 어린이나 어르신이나 진지한 표정은 같았다. 두 과목 세 문제였지만공정하게 치러졌고 당시처럼 3명을 선정했다. 도자공방 도자기 체험 전, 공방에 모여 도자기에 관해 듣고 있다. 아이들이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체험을 하고 있다. 여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다름아닌 도자기. 도자기는 여주, 이천, 광주가 유명한데 여주는 생활도자기로 유명하단다. 도예가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참가자들은 도자기에 그림을 그렸다. 한 달 뒤, 왕릉천(千)행의 기억이 희미해질 무렵, 우리가 만든 도자기가 집으로 배송된다. 그럼 또 다시 이날의 즐거웠던 추억이 떠오르지 않을까. 전문강사에게 들은 이모저모 같은 곳을 가도 얼마나 보이는지는 다르다. 황석현 전문강사는 무더위 속 시원한 해설로 왕릉천(千)행의 시각을 넓혀줬다. 그에게 몇 가지를 물었다. 해설을 들려준 황석현 전문 강사. ◆왕릉천(千)행 올해 주제가 능행이었어요. 작년과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궁능유적본부에서 올해 주제를 능행으로 정했는데요. 점점 체험이 중요시되고 있어 작년에는 미션을 주고 채점해 선물을 드렸지만올해는 참여자 모두 도자기 체험을 하도록 기획했습니다. 코스는 해마다 조금씩 바뀌기도 하는데요. 작년은 상·하반기 코스가 같았는데 올해는 하반기에 두 코스가추가되었고요. 서울 이외지역주민을 위해 올해는 대전에서도 출발했습니다. ◆이번 1490 성종능행길에서 특히 눈여겨 볼 곳이 있다면요. 능행이 무형유산인 만큼 세종대왕릉이 중심이 되겠지요. ◆많은 왕릉을 다니셨을텐데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왕릉이 있으신지요. 능침을 올라간다는 전제하에 저 개인적으로는 동구릉의 건원릉, 남양주 광릉을 좋아해요. 조선왕릉의 원형을 볼 수 있거든요. ◆오늘은 능침을 못 봤는데요. 능침에서 관람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 역으로 우려되는 점도 있을까요. 가까운 곳에서 찍어본 영릉. 능침에서 본다는 건,돌아가신 분의 위치, 당시 시선에서 보는 거잖아요. 조금 더 가까이서 둘러 보는 만큼 아무래도 느낌이 다르죠. 능침을 개방하면 많이 볼 수 있지만. 어떻게든 훼손이 될 수밖에 없잖아요. 대안으로 측면으로 돌아가 최대한 훼손을 줄이려고 하고 있어요. 이곳 세종대왕릉도 그렇고요. ◆왕릉을 보기 전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까요? 미리 인터넷 등에서 역사, 왕릉 특징 등을 알고 오면 더 흥미로울 거고요. 해설사가 동행하지 않는다면 입구에서 팜플릿을 챙기고 안내판에서 전체적인 구조와 그림 등을 살펴보고 중간중간 해설판 등을 참고하면 이해하기 더 쉬울 거 같아요. 참여자들의 한마디 저는 도자기 체험이 너무 즐거웠어요. 저도요. 아. 참 과거 시험도 재밌었어. 또 오고 싶어요. 쑥스러운 듯 성종에 관해 조사한 내용을 보여주고 있는 김주영양. 김주영(서울 강동구, 초4), 육다은(성남 분당구, 초4)학생은 각자 엄마와 함께 참여했다. 다은 양이 전학간 후, 이렇게 주말마다 함께 할 기회를 만든다고 했다. 주영 양은 사전에 성종에 관해 조사하고 적어왔다. 자못 수줍어 하며 보여주는 종이에는 열심히 빽빽하게 적은 흔적이 담겨 있었다. 인천에서 온 어르신 부부도 있었다. 남편은 여러 번 왔는데 부인은 세번 째라고 했다. 그는 단종의 길이었던 영월이 참 좋았다고 추천을 해줬다. 이제 10월, 11월왕릉천(千)행이 기다리고 있다. 10월 신청은 9월 24일 화요일 오전 11시, 11월 신청은 10월 22일 오전 11시에네이버 예약 누리집(https://naver.me/xB43M7q0)에서 신청하면 된다. 회차당 선착순 20명이며 1인당 최대 4매까지 신청가능하다. 만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전화(02-738-4001)로도 예약할 수 있다. 인기가 많은 만큼 미리 대기하고 있다가 성공하길 바란다.가을 왕릉의 길은 준비해 떠나는 자의 것이다. 정책기자단|김윤경otterkim@gmail.com 한 걸음 더 걷고, 두 번 더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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