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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왔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2018 남북정상회담’에 바란다] ⑥ ‘압축 체제인정’ ‘압축평화’ ‘압축성장’
배기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고문 |
지난 4월 1일, 남측예술단이 평양에서 남북의 평화협력을 기원하며 ‘봄이 온다’는 주제로 공연을 했다. 그 전에 북측의 예술단이 평창겨울올림픽을 축하하기 위해 서울과 강릉에서 공연을 했고,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부위원장이 특사단으로 남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답방으로 정의용 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한 우리 특사단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을 면담하고 남북정상회담을 4월에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생각하지 못한 봄바람이 갑자기 불어왔다.
불과 6개월 전 한반도는 엄동설한이었다. 북한은 작년 9월 3일, 6차의 핵실험 끝에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고, 11월 29일에는 미국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호 시험에 성공했다. 이에 대해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유엔안보리는 제재결의안 2375, 2397호를 통해 북한을 강력하게 압박하고 봉쇄했다. 1994년 클린턴 정부시기에 검토된 적이 있던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에 대한 선제폭격론이 참수작전과 더불어 2015년부터 다시 거론됐다. 2017년에 집권한 트럼프 대통령은 말 폭탄을 쏟아내며 ‘코피작전’을 거론하기도 했다. 선제공격, 예방전쟁, 전면적 핵전쟁의 위기가 감돌았다.
지난해 우리는 눈보라가 치는 엄혹한 겨울의 한 가운데 있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유엔의 대북제재가 극한으로 치달았다. 그러나 ‘궁즉변(窮則變), 변즉통(變則通), 통즉구(通則久)’라는 말처럼, 궁하고 궁한 때에 변화가 일어났다. 문재인 대통령의 일관된 대북제안과 국제사회의 강력한 압박 속에서 북한의 김정은은 신년사를 통해 역사의 대변환을 꾀했다.
핵·미사일을 포함한 북한문제는 결국 ‘북한과 미국’, ‘북한과 남한’이라는 두 개의 관계를 풀어야만 해결되는 문제다. 3월 5일 우리 특사단이 김 위원장을 만나 합의한 내용의 핵심은 ‘북한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라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 수석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3월 5일 북한 조선노동당 본관 진달래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있다.(사진=청와대) |
3월 26일 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 “남조선과 미국이 선의로 우리의 노력에 답해 와서 평화·안정의 분위기를 만들고, 평화실현을 위해 단계적, 동보(동시)적 조치를 취한다면 반도 비핵화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북한은 체제보장과 비핵화를 ‘단계적이고 동시적’으로 진행하자고 주장하고, 우리는 ‘일괄타결과 단계적 실행’을 주장하며, 미국은 ‘일괄적이고 단기적’인 해법을 추구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동시적, 단계적, 단기적’이라는 시간과 관련해서는 ‘압축’이라는 개념을 고려할 수 있다. 또 체제보장의 내용과 관련해서는 ‘체제인정을 통한 평화와 성장’을 제시할 수 있다. 즉 압축적 비핵화와 압축적인 평화, 압축적인 상호인정과 압축적인 성장이라는 개념이다.
우선 4월 정상회담은 역대 정부의 합의를 압축적으로 계승하고 이를 발전시켜야 한다. 7·4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비핵화공동선언과 함께 2000년의 6·15공동선언, 2005년 6자회담의 9·19합의, 2007년의 ‘남북관계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 등이 남북관계 발전의 토대인 것이다. 이 합의들의 공통점은 남과 북이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그 위에서 평화를 이루고 번영을 도모하며, 우리 민족이 힘을 합쳐 자주적이고 점진적으로 통일을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역대 북미간의 합의에는 1994년의 제네바합의, 2000년 12월의 북미공동코뮤니케, 2005년 9월의 9·19공동성명이 있다. 이들 합의문에 공통된 것은 북한이 핵과 장거리미사일을 포기하는 대신 미국과 북한이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국교를 수립하며, 평화체제를 수립한다는 것, 그리고 국제사회가 각종 경제제재 해제와 경제지원으로 북한경제가 발전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오는 4월의 남북정상회담과 5월로 예측되는 북미정상회담의 공통적인 주제는 결국 ‘압축적인 체제인정’과 ‘압축적인 평화’ 그리고 ‘압축적인 성장’이다. 핵·미사일 개발, 즉 체제안전을 위해 오랫동안 경제를 희생시킨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의 단계’를 압축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체제인정과 평화와 성장의 프로세스’도 압축해야 한다. 남북 간의 기존 합의를 존중해 평화공존을 제도화하고, 북미 간에 국교를 수립하며,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시켜야 한다.
이에 더해 북한이 압축적이고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북한에게 줄 때 비로소 일괄적이고 단계적이며 단기적인 비핵화가 가능할 것이다. 이때가 됐을 때 우리는 ‘가을이 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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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뉴스 왕릉에서 ‘드론 라이트쇼’…10월 ‘국가유산 조선왕릉축전’ 개최 국가유산으로서 조선왕릉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대표적 문화유산 축제인 ‘2024년 국가유산 조선왕릉축전’이 오는 10월에 열린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국가유산진흥원과 함께 10월 11일 홍릉·유릉에서 개막제를 시작으로, 같은 달 12일부터 20일까지 조선왕릉 5곳에서 이번 행사를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홍릉·유릉(경기 남양주), 동구릉, 광릉, 사릉, 영릉(세종대왕릉) 등 조선왕릉 5곳에서 드론 공연은 물론 답사(투어), 체험, 전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편 2020년 시작해 올해로 5회째를 맞는 국가유산 조선왕릉축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기획된 행사로, 올해부터 기존의 ‘조선왕릉문화제’에서 ‘국가유산 조선왕릉축전’으로 명칭을 바꾸었다. 지난해 10월에 열린 ‘국가유산 조선왕릉축전-신들의 정원’ 한 장면 (사진=국가유산청) 오는 10월 11일 홍릉·유릉(경기 남양주)에서 열리는 개막제에서는 조선왕릉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표현한 융복합 창작 공연과 함께 성공적으로 활동을 마무리한 조선왕릉원정대가 원정 완수 보고를 한다. 40인의 조선왕릉원정대원들은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7일 동안 조선왕릉 40기를 도보와 차량으로 답사하며 왕릉의 역사와 가치를 배우고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리는 역할을 했다. 이어서 같은 달 12일부터 20일까지는 5개 왕릉에서 본격적인 행사를 진행한다. 먼저 홍릉·유릉(10.12~13)과 영릉(세종대왕릉, 10.19~20)에서는 ‘신들의 정원’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축전의 대표 프로그램인 ‘신들의 정원’은 조선의 국장과 왕릉에 얽힌 사건들을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3차원의 세계로 표현한 야간 공연 프로그램이다. 이에 생동감 넘치는 호랑이 인형 공연과 드론을 활용한 불빛 공연인 라이트쇼을 결합해 평소에는 볼 수 없는 화려한 밤의 왕릉을 경험할 수 있다. 이 공연은 오는 20일 오후 2시부터 선착순(900명, 1인 4매)으로 사전 예약한 뒤 참가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1인당 1만 원이다. 아울러 동구릉에서는 ‘능참봉이 들려주는 왕릉이야기(10.19~20일, 오전 10시 30, 오후 3시 1일 2회)’ 프로그램을 처음 선보인다. 이 행사는 지금의 9급 공무원 격인 능참봉과 함께 동구릉을 돌아다니며, 왕릉 내 주요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 참가를 희망하는 경우 회당 40명의 사전예약과 사전예약 잔여 인원에 한해 현장 신청을 받아 참가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무료다. 특히 홍릉·유릉, 동구릉, 광릉, 영릉에서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음악가들의 공연을 선보이는 ‘왕릉음악회’를 만날 수 있다. 이 음악회는 왕릉마다 각기 다른 개성 있는 주제로 관객들의 가을 감성을 채울 예정이며 별도 예약 없이 현장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왕의 숲길 나무이야기’ 프로그램은 홍릉·유릉, 사릉, 영릉 등 5개 조선왕릉에서 모두 진행한다. 이에 왕릉의 숲길을 전문 해설사와 함께 산책하며 조선의 역사와 왕릉의 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듣는데, 홍릉·유릉과 동구릉은 외국인과 고령자를 위한 별도의 회차를 마련한다. 이 밖에도 밤의 동구릉을 답사해 보는 ‘동구릉 야별행’과 왕릉에서의 휴식을 가져보는 ‘왕릉 포레스트(ForRest)’, 임무를 수행하며 왕릉을 체험하는 ‘왕릉 어드벤처’, 야간 미디어 전시를 볼 수 있는 ‘왕의 정원’ 등도 준비돼 있다. ‘신들의 정원’, ‘동구릉 야별행’, ‘왕릉 포레스트(ForRest)’ 등은 사전예약이 필요한 유료 프로그램으로, 오는 20일 오후 2시부터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에서 선착순 판매한다. 행사 포스터 한편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는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온라인 행사도 진행한다. 스마트폰 등으로 ‘스탬프투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뒤 각 왕릉의 홍살문 근처에서 도장(스탬프)을 획득해 참여할 수 있으며 축전을 마친 뒤 도장 수에 따라 추첨을 통해 경품을 지급할 예정이다. 축전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궁능유적본부 누리집(royal.khs.go.kr), 국가유산진흥원 누리집(www.kh.or.kr), 축전 누리집(www.jrtf.or.kr) 및 인스타그램(@royaltombs_festival)을 참조하거나, 국가유산진흥원 궁능진흥팀(02-3210-4806, 4656)으로 문의하면 된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국가유산 체계로의 전환 후 새로운 명칭으로 첫 선을 보이는 이번 축전에서 많은 관람객들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조선왕릉의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붙임] 국가유산 조선왕릉축전 행사 개요 문의(총괄) : 궁능유적본부 궁능서비스기획과(02-6450-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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