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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꿈꾸는 부엌이 있다. 싱싱한 채소가 골고루 자라는 텃밭을 가진 부엌이다. 긴 겨울을 이겨내고 파릇파릇 싹을 틔우는 자연의 생명력만큼 몸에 좋은 게 또 있을까. 꼬부라진 오이랑 벌레 먹은 감자랑 예쁘지 않아도 맛 좋은 유기농 농산물로 차려낸 자연 밥상을 양평 ‘두머리 부엌’에서 찾았다. 누구보다 동네 사람들이 좋아하는 ‘오늘 밥’은 유기농 달걀찜과 친환경 시금치 무침과 감자볶음, 건강소스 샐러드, 3년 묵은 집 된장으로 끓인 우리 콩 두부찌개다. |
Farm to Table(텃밭에서 식탁으로), 양평 ‘두머리 부엌’ |
경기도 양평은 두물머리와 세미원, 용문산 관광지, 들꽃수목원 등 한나절 나들이로 좋은 서울 근교 여행지다. 특히 양평 두물머리에서 남양주 팔당으로 향하는 길은 사계절 그림 같은 자연풍광이 펼쳐져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양평 두머리 부엌은 양수대교를 건너자마자 마을 입구에서 만날 수 있다.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만큼 작고 수수한 외관이 정겹다. 두머리 부엌으로 들어서자마자 실내 입구에 걸린 글에서 두머리 부엌의 소박한 꿈을 읽을 수 있다. ‘두머리’는 두 개의 머리라는 의미를 갖는다. 생각이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한 몸으로 어울리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
“우리 동네 농부가 농사지은 곡식, 채소로 끼니를 때우면 좋겠다. 꼬부라진 오이도, 벌레 먹은 못난이 감자도 버리지 않고 나누어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 소박하게 적당히 먹는 게 좋겠다. 이렇게 먹는 친구들을 만나서 더 재미있는 것을 하면 좋겠다.” 2014년 문을 연 두머리 부엌은 협동조합으로 모인 양수리 마을 사람들의 ‘참새 방앗간’이자 ‘사랑방’이다. 아무 때나 들러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저녁에는 수제 맥주도 한 잔 곁들일 수 있는 오붓하고 특별한 공간이다. |
지역 농민과 주민, 그리고 농업의 소중한 가치를 지지하는 사람들 10명으로 시작해 현재 190여 명으로 늘어난 조합원은 두머리 부엌에 자유롭게 모여 새롭게 출시할 메뉴를 시식, 평가하기도 하고 단체 카톡방을 통해 건강한 먹거리를 수시로 나눈다. 가게 입구에는 조합원들이 손수 꾸며놓은 작은 판매대도 보인다. 아직 초봄이라 제철 농산물은 없지만 직접 말린 나물과 견과류, 효소, 그리고 직접 짠 들기름 등이 옹기종기 놓여 있다. |
두머리 부엌의 밥상은 정직하고 친숙하다. 친환경과 유기농으로 키운 농작물이 모양도 울퉁불퉁, 크기도 작고 못생겨서 판로가 없다 보니 마을 사람들이 요리해서 나눠 먹을 수 있도록 하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음식 재료의 대부분은 동네 친환경 제철 농산물을 기본 재료로 하고 부족한 것은 지역 생협 물품을 이용하고 있다. 판로가 없는 친환경 농가의 채소를 구매해 음식의 재료로 쓰고 지역 농가의 유기농 과일을 홍보하고 동네 할머니가 주워온 도토리로 묵을 쑤어 파는 등 지역 주민과 소통하고 순환하는 구조다. |
두머리 부엌의 대표메뉴인 ‘오늘 밥’은 올갱이(다슬기) 아욱국, 청국장, 묵은지 김치찜, 두부찌개 등 흔한 메뉴지만, 최고의 재료로 만든 집밥이라 속이 편안하고 믿음직하다. 완연한 봄이 시작되면 ‘오늘 밥’에 망초나물, 질경이, 민들레로 만든 나물과 겉절이도 등장한다. 두머리 부엌은 식사시간이 끝나면 카페로 변신한다. 유기농 차와 야생에서 채취한 자연 차, 공정무역 커피와 양평의 지역 막걸리인 ‘능대리 연 막걸리’도 두머리 부엌의 식탁에서 누릴 수 있는 건강한 맛이다. |
두머리 부엌에서는 시시때때로 마을 사람들의 소소한 전시회가 열리고 봄부터 가을까지 한 달에 두 번, 시시하지만 소중한 ‘시시장’도 열린다. 지난해 받아둔 씨앗, 오래된 애장품과 책, 정성껏 만든 수제품 등 물건보다는 마음이 느껴지는 시장이다. 1년 내내 마을 사람들로 복닥거리는 두머리 부엌은 마을 사람들의 알뜰살뜰한 복합문화공간이다. |
농부의 땀과 수고가 고스란히 담긴 자연 밥상, 두머리 부엌 |
두머리 부엌의 추천 메뉴는 유기농 감자로 만든 ‘불량감자’, 들기름에 구운 우리 콩 두부, 현미떡으로 만든 해물떡볶이다. 우리나라 토종 밀인 ‘앉은뱅이 밀’로 만든 장칼국수도 빼놓을 수 없다. 키가 작아 바람에 강하고 병충해에 강한 토종 밀인 ‘앉은뱅이 밀’은 일반 밀에 비해 열량과 글루텐 함량이 낮아 속이 더부룩하지 않고 소화도 잘된다. 남해에서 공수하는 싱싱한 조개도 감칠맛에 한몫을 한다. 고추장과 된장의 구수한 맛이 면 사이로 은은하게 퍼지는 장칼국수는 유기농 콩으로 담근 집 된장을 넣어 풍미가 살아 있다. 앉은뱅이 밀은 여름 메뉴인 콩국수에서도 진가를 발휘한다. 쫀득하고 구수한 국수도 국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맛있는 콩이라는 제주 푸른콩만 100% 갈아서 고소하고 담백하다. 사과를 갈아 넣어 단맛을 낸 겉절이 김치는 매일 담가서 신선한 맛이 일품이다. |
앉은뱅이 밀가루의 활약은 국수뿐만 아니라 돈가스와 치킨까지 건강한 맛을 책임진다. 무항생제 냉장 돼지고기로 만드는 돈가스는 앉은뱅이 밀가루와 유기농 달걀옷을 입고 무 유전자변형작물(Non GMO) 해바라기 씨 기름에 튀겨낸다. 치킨은 주문이 들어오면 30분씩 재워서 튀기기 때문에 신선하고 바삭하다. 믿음직한 치킨을 먹으러 서울에서 오는 단골손님도 있다고 자랑하는 오언정, 오혜정 부부의 얼굴에 웃음꽃이 환하게 피어난다. |
경기도 양평은 두물머리와 세미원, 용문산 관광지, 들꽃수목원 등 한나절 나들이로 사랑받는 서울 근교 대표 여행지다. 양평 두물머리에서 남양주 팔당까지 가는 길은 사계절 자연의 변화가 눈부시게 펼쳐지는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400년을 지켜온 두물머리 느티나무 주변의 호반은 서정적인 풍광으로 사진작가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두물머리에서 연꽃 명소인 세미원까지 여유롭게 산책을 즐겨도 좋다. 경기도 대표 여행지답게 양평에는 오래된 맛집이 많다. 보양식 장어요리와 연밥 한정식, 시골밥상 등 가성비 좋은 식당들이 즐비하다. 식사 후 두물머리 주변 카페에서 호수를 바라보며 호젓하게 차를 마시는 시간도 힐링이다. |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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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 민혜경(여행작가) |
* 위 정보는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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