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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에 가면 입맛이 돈다 ‘문경 삼시세끼’

2015.05.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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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에 가면 입맛이 돈다 '문경 삼시세끼'
문경에 문경새재만 있는 건 아니다. 문경새재 인근에 약돌숯불고기를 파는 맛집이 즐비하고, 문경 시내로 나오면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는 중국집과 질 좋은 고기를 파는 고깃간도 있다. 5월 초록 속 문경새재를 걷는 맛에 먹는 재미까지 더해지니 온 가족 몸과 마음이 두루 뿌듯하다.
문경새재 1관문과 2관문 사이의 교귀정
5월처럼 걷기 좋은 때가 또 있을까. 나무마다 새순을 피워올리는 이맘때는 어디로든 떠나고 싶어진다. 가지마다 매달린 새초롬한 연초록 잎은 우리 아가를 닮았고, 튼튼하게 내린 뿌리는 부모님처럼 든든하다.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굳이 부르짖지 않더라도 한 그루 나무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배운다. 그래서 5월에는 집집마다 가족여행을 계획한다. 젊은 부부만 가는 여행이 아니라 부모님과 아기까지 동반해야 한다면 이것저것 신경 쓰이는 게 많아진다. 나만이 아니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 세대를 아우르는 가족 여행지로 좋은 곳이 바로 문경이다. 문경새재는 오르내림 없이도 숲을 아우르는 평탄한 걷기길이 길게 이어지는 데다 중간중간 옛길박물관을 비롯해 자연생태공원과 드라마 오픈 세트장 등이 있어 지루하지 않게 걸을 수 있다. 벤치나 정자 등 쉬어갈 곳도 많아 부담이 없다.
[왼쪽/가운데/오른쪽]‘새매할매집’의 약돌숯불돼지구이 / 고추장양념 석쇠구이정식 / 문경 특산물 오미자막걸리로 목을 축인다.
새재 걷고 약돌돼지로 든든하게
문경새재를 걷기 전 든든하게 배를 채울 곳도 많다. 주차장과 새재 입구 사이에 식당들이 빈틈없이 늘어서 있는데, 문경에서 유명한 약돌돼지를 파는 곳이 많다. 약돌돼지란 거정석이라는 약돌을 섞은 사료를 먹여 키운 돼지로, 일반 돼지보다 식감이 쫄깃하고 건강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거정석이라는 약돌 자체가 문경 일원에만 분포해 있기 때문에 문경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돼지고기다. 그렇다고 맛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니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약돌돼지를 파는 곳 중 문경새재 입구에서 가까운 곳에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새재할매집’이 있다. 이곳을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밖으로 나와 있는 고기 굽는 부스 때문이다. 숯불에 굽는 양념된 돼지고기 냄새가 배부른 사람의 발길마저 잡아끌 정도다. 주말이면 줄을 서는 것도 다반사. 하지만 점심시간을 약간 피해 간다면 줄을 서지 않고도 먹을 수 있다. 주문을 하면 테이블에 먼저 기본 반찬이 깔리고 숯불고기가 나오는 것도 순식간이다. 고기 부스에서 항상 숯불에 고기를 굽기 때문에 식탁에 오르기까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직접 구워 먹는 번거로움도 없다. 날렵한 몸짓으로 고기 굽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양념한 돼지고기를 석쇠에 올려 숯불에 직접 굽는 방식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타기 쉬워 아주 얇게 썬 고기를 사용한다. 처음엔 고기가 얇아서 실망할 수 있지만, 일단 숯불 향이 은은히 나는 고기 맛을 보면 입가에 절로 미소가 흐른다.
[왼쪽/오른쪽]줄 서서 먹는 ‘새재할매집’ / 노인과 아이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약돌돼지구이
고기가 얇기 때문에 금방 식는다는 단점이 있지만, 뜨겁지 않아도 쌈을 싸먹는 맛은 여전히 좋다. 또 고기에 붙은 기름을 싫어하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고, 치아가 성치 않은 부모님이나 편식하는 아이도 먹기에 전혀 부담이 없다. 양념도 감칠맛이 있다. 새재 앞에 길게 늘어선 약돌돼지 식당들 중에서도 새재할매집이 특히 인기 있는 이유는 숯불에 구워낸다는 점도 있지만, 숙성된 고기와 양념 맛이 잘 어우러져 사람들의 입맛을 끌기 때문이다. 더덕구이를 함께 주문해 고기와 같이 싸먹으면 쌉싸래한 더덕 향이 더해져 별미다. 야외 테이블도 있으니 고기 굽는 모습도 구경하고 바깥 날씨도 즐기면 더 좋다. 고추장양념 석쇠구이정식 1인분 1만 3000원, 더덕구이 1만 2000원이다.
엄마표 중국집과 육질이 남다른 정육점까지
걷기 전 약돌돼지로 배를 든든하게 채워도 문경새재를 3~4시간 걷고 나면 다시 슬며시 허기가 밀려온다. 이번엔 점촌역이 있는 문경 시내로 나가보자. 아담한 문경 시내 한켠에 흥덕반점이 있다. 흥덕반점은 5대 짬뽕집이니 탕수육 명가니 하는 중국집들처럼 유명세를 떨친 집은 아니다. 하지만 그 맛과 양, 정성을 경험하고 나면 다시 찾게 되는 식당인 것만은 분명하다.
[왼쪽/오른쪽]조미료가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흥덕반점의 엄마표 자장면 / 자장면을 먹고 난 뒤에도 니글거림이 없다.
한자리에서 47년간 중국집을 운영해온 주인 할머니의 이력이 대단하다. 메뉴판에 있는 모든 요리를 주인 할머니가 직접 만든다. 스물다섯 살 때부터 해온 솜씨가 식당 주인이라기보다 어머니의 맛이다. 자장면, 짬뽕을 비롯해 그 어느 메뉴에도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는다. 그건 굳이 주인 할머니의 입을 빌리지 않더라도 한 젓가락 맛을 보는 순간 단박에 드러난다. 어릴 적 엄마가 해주던 그 자장면 맛이다. 두툼한 살코기와 양파를 뭉텅뭉텅 썰어놓고 담백한 춘장을 올린 자장면이다. 독특하게 늙은호박도 들어간다.

짬뽕은 또 어떤가. 맵기로는 매운불닭 저리 가라지만 모두 직접 농사지은 태양초 고추를 갈아서 사용한다. 홍합과 게도 그릇에 넘칠 만큼 잔뜩 담겨나온다. 전복도 들어가 있다. 양도 푸짐하다. 보통을 시켜도 늘 곱빼기가 나온다. 이런 짬뽕 한 그릇이 5000원, 자장면은 3500원이다. 가격마저 착하다.
[왼쪽/오른쪽]전복, 게, 홍합이 듬뿍 들어간 짬뽕 / 직접 농사지은 태양초 고추를 써서 알싸하게 매운 짬뽕
달걀프라이를 얹어주는 볶음밥
내친김에 볶음밥도 시켜본다. 채소가 두루 들어간 볶음밥 위에 달걀프라이를 올렸다. 밥이 고봉이다. 볶음밥 역시 엄마표임을 부정할 수 없다. 중국집의 기본인 자장면, 짬뽕, 볶음밥을 먹어보니 이 집의 진수를 금방 알겠다. 한입만 먹어봐도 엄지를 치켜들 만하다. 하지만 감각적인 맛은 아니다. 조미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착하고 건강한 엄마의 맛이다. 자장면과 짬뽕, 볶음밥까지 다 먹은 뒤에도 속이 느끼하거나 더부룩하지 않다. 정말이지 흔치 않은 중국집이라 자부할 만하다. 맛도 맛이지만 맛 이전에 건강이다. 아이들 먹이기에도 안심이다.
[왼쪽/오른쪽]등심 써는 것만 봐도 침이 꼴깍 / 덤도 인정도 같이 담아주는 대흥정육점 주인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문경에서 유명한 대흥정육점에 들러서 문경한우와 돼지고기를 사자. 무엇보다 육질이 남다르다. 요리도 아닌 그저 생고기일 뿐인데 좋아봤자지, 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먹어봐야 이유를 안다. 등심은 부드러운 맛이 탁월하고, 삼겹살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구워 먹어본 뒤에 다시 이유를 물었다. 정육점 주인장의 대답이 심플하다. 좋은 고기를 들여오는 게 우선이지만 고기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관건이란다. 태생도 중요하지만 후생도 중요하단 뜻이다. 덕분에 인근 식당에서 고기를 대량으로 사가는 경우가 많다.

현 시세로 한우는 한 근(600g)에 5만 원, 돼지고기는 한 근에 1만 4000원이다. 직접 구워먹을 곳이 없는 정육점이라 당장 맛을 보고 싶다면 양옆 식당에 상차림비를 내고 맛볼 수도 있다. 상차림비는 1인당 6000원이다. 대흥정육점은 문경새재에서 멀지 않은 문경읍에 있으니 동선을 고려해 고기를 먼저 끊고 흥덕반점으로 향해도 좋겠다. 노부모와 어린아이까지 온 가족이 두루 만족하는 하루 걷기와 삼시세끼, 문경에서라면 쉬운 일이다.

여행정보

문경새재도립공원

새재할매집

흥덕반점

  • 주소 : 경북 문경시 호서로 98
    문의 : 054-555-5127

대흥정육점

  • 주소 : 경북 문경시 문경읍 새재로 458-9
    문의 : 054-571-1170

2.숙소
글, 사진 : 이송이(여행작가)
자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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