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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쇳덩어리를 예술작품으로’…문래동 철공소 골목 사람들

문래동 예술촌, 창의적인 예술가들의 ‘소통과 상생’의 공간 가보니

2014.12.04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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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래동 58번지 철공소 골목. 우리나라 철공소 집적지인 ‘문래동 철공소 골목’에 들어서니 쇳덩어리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다. ‘못만드는 게 없는’ 이곳은 쇠를 깎고 녹여 제조업의 부품과 소재를 만드는 철공소가 모여 있어 ‘뿌리산업’의 메카로 불린다.

지금도 1700여개의 철공소가 산업 핵심부품들을 생산하면서 제조업 생태계에서 없어선 안 될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서울 문래동 철공소 골목. 이 곳에는
서울 문래동 철공소 골목. 제조업의 중심지라 불렸던 이 곳은 국내 산업발전과 역사를 함께한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메카 문래동 철공소 골목

서울 문래동 철공소 골목은 경제발전의 태동기인 1960년대 문을 열기 시작해 국내 산업발전과 궤를 같이해왔다. 1970~1980년대까지 절정을 누렸으나 제조업 활황의 날개가 꺾이면서 이곳 철공소 골목은 본격적인 쇠락의 길로 접어드는 듯 했다.

그러나 최근 빈 철공소에 예술인들이 모이면서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서 꿈을 가진 청년 예술가들이 문래동에 모여 예술촌을 형성한 것이다. 임대료로 저렴한 곳을 찾던 예술가들의 눈에 문래동은 젊은 예술가들에게 적합한 공간이었다.

문래동 철공소 골목 초입. 철공소 골목을 상징하는 작품이 골목을 찾는 사람들을 반기고 있다.
문래동 예술촌이라 불리는 문래동 철공소 골목 초입. 철공소를 상징하는 작품이 골목을 찾는 사람들을 반기고 있다.

예술인들이 활동하면서 일대의 풍경도 변했다. 철공소 골목에 예술가들의 갤러리와 카페가 들어서고 그들이 만든 벤치, 간판 등 설치미술 작품들을 이곳에서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현재 250여명의 예술인들이 철공소 골목에서 산업과 문화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이 곳에는 회화·조각·영상·연극·마임·거리 퍼포먼스 등에서 창의적인 변화를 지속하면서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들이 주체적으로 문래동을 거점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창작과 지역의 발전을 꿈꾸는 문래 예술촌 작가들

문화예술로 평화적이고 조화로운 도시를 꿈꾸는 ‘보노보C’도 문래 예술창작촌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문화단체다. ‘보노보C’는 영등포 문래동 지역을 중심으로 예술가들이 자발적으로 공공예술과 문화예술교육 등에 참여해 지역과 조화로운 삶을 도모하는 지역공동체 네트워크이자 예비사회적기업이기도 하다. 

“20~30대 젊은 예술가들이 가진 아이디어와 창의력은 무궁무진한데 이것들을 제대로 연결해주는 인프라와 네트워크는 부족하거든요. 지역의 건강한 이익을 도모하고 예술가들의 발전과 상생을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같은 공동체를 꾸리게 됐어요.” 

문래동은 상생의 공간이다. 개인의 작업 뿐만이 아니라 함께 협업하고 의견을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다. 문래동 예술촌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이 스스럼 없이 모여 이웃사촌처럼 지낸다. 보노보C 대표 이소주 씨, 이기석 씨, 안경진 씨, 유지연 씨.
문래동 예술촌은 ‘상생’의 공간이다. 개인의 작업 뿐만이 아니라 협업하고 의견을 존중하며 함께 살아간다. 문래동 예술촌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은 문턱을 낮추고 스스럼 없이 이웃사촌처럼 지내고 있다. 왼쪽부터 이소주, 이대석, 안경진, 유지연 씨.

이소주 ‘보노보C’ 대표는 2005년 문래동에 둥지를 틀고 10여년간 지역공동체의 이익과 예술가들의 창작 지원등을 도맡아 해왔다. 문래동 철공소 골목에 하나 둘씩 예술가들이 자리를 잡던 2000년대 초창기부터 함께했으니 문래동 예술촌의 터줏대감인 셈이다.

“서울 도심 안에서 ‘철’이라는 형태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이 지역적 특징이 흥미로웠어요. 또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작업공간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데 문래동 철공소 골목 일대의 건물들은 임대료도 싸고 입주하기도 수월했거든요. 작업공간을 꾸릴 당시만 하더라도 척박한 환경이었지만 지금은 예술가들이 많이 모이면서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어요.”

낙후된 철공소 골목, 예술가들의 창의적인 공간으로 탈바꿈  

이대석 작가가 문래동 예술촌.
문래동 예술촌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각가 이대석 씨.
이 대표와 같은 ‘보노보C’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는 조각가 이대석 씨는 문래동 철공소 골목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3년 전 문래동에 작업공간을 마련한 이 씨는 개인 작품 활동 뿐만 아니라 시민들과 함께하는 콜라보 작업, 교육 등을 진행하며 지역발전의 유익을 꾀하고 있다.

“철공소 골목에 대한 첫인상은 일단 분위기도 무섭고 기계 만지는 소리도 굉장히 요란하잖아요. 하지만 알고보면 이렇게 끈끈한 곳도 없어요. 여기 철공소 골목에 계시는 분들은 다 30~40년 여기에 터를 잡고 일하시는 분들이거든요. 문래동은 한 식구처럼 서로 상생하는 곳이예요.” 

‘보노보C’와 같은 건물 3층에 작업실을 꾸린 유지연 씨도 이 씨의 말에 공감했다.

“철공소 소상공인들과는 상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죠. 종종 일하다 남는 재료를 주시기도 해요. 우린 그 재료들을 활용해 또 다른 작품을 만들죠. 이 곳은 개개인의 창작 활동 뿐만 아니라 협업하는 의미를 중요시해요. 이 ‘문래동 철공소 골목’이라는 곳을 특화시키는 것이죠. 예술가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대해주시고 저희도 제조업 하시는 분들을 통해 창작 아이디어나 제품재료 등 많은 것들을 얻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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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이 문래동 철공소 골목 곳곳마다 만든 설치미술 작품.

유 씨는 문래동은 서울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아날로그 감성’이 살아있는 곳이라고 전했다.

“문래동에서는 모두 손으로 만들어요. 손으로 연장을 두드리고 손으로 흙을 빚기도 하죠. 손에서 창조되는 이것들이 최근 도래한 모바일 시대와는 많이 다르잖아요. 무엇이든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확인하는 지금같은 시대에 문래동은 그야말로 ‘장인정신’이 살아숨쉬는 공간이죠. 소상공인이나 예술작가들 모두 그런 마음으로 일을 하고요.”

소통과 상생, 끈끈한 유대감으로 뭉친 ‘문래동 사람들’

유 씨는 지난달 27일부터 30일 열린 창조경제 박람회 문래동 예술촌 부스에 FE(철) 연꽃’ 작품을 설치해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유 씨와 같은 문래동 예술촌 부스에 ‘노래하는 물고기’ 작품을 설치했던 조소가 안경진 씨는 문래동 예술촌은 자신들의 힘으로 하나하나 일군 소중한 보금자리이며 끈끈한 유대감으로 형성된 곳이라고 전했다.

“임대료도 싸고 예술하는 친구들이 많아 이 곳에 둥지를 틀게 됐어요. 개개인의 작업을 존중하고 의견도 나누는 예술촌만의 분위기가 있어요. 지금은 200~300명으로 예술작가들이 늘어나 일일이 모든 작가들을 알지는 못하지만 서로 소통하면서 창작활동을 하는 이런 분위기를 아끼고 존중하죠.”

안경진 씨.
안경진 씨가 지난달 30일 폐막한 창조경제박람회에서 자신의 작품인 ‘노래하는 물고기’ 작품을 선보였다. 안 씨는 물고기의 뼈대에서 아이디어를 착안, 물고기 뼈대를 철 실로폰으로 제작해 ‘노래하는 물고기’가 탄생하게 됐다.

조각가 이대석 씨는 문래동에 이렇게 터를 잡고 시작하는 작가들이 최근 많이 늘어나며 외부로 알려지긴 했지만 작품 활동 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투 잡’을 할 수밖에 없다고도 털어놨다. 

“남들에겐 ‘망치’가 약간 무섭고 딱딱한 연장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겠지만 문래동 철공소 상인들과 예술가들에게는 실생활에 없어선 안될 ‘밥숟가락’같은 존재예요. 그런 의미로 이 문래동이란 곳을 이해해주셔야 해요. 우리들에겐 생업의 현장이며 서로 상생하는 중요한 공간이거든요.”

연극·뮤지컬 등 무대설치와 설치미술 작업을 하고 있는 문래동 예술가 이광룡 씨도 바람을 전했다.

“철공소 사장님들, 즉 소상공인들과의 네트워크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문래동’만의 특화된 인프라가 필요한 시점 같아요. 젊은 작가들이 더욱 유기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면 좋겠어요.”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문래 소공인 특회지원센터’ 개소식에 참석, 전시장에 전시된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왼쪽부터 전순옥 의원,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박 대통령, 이현재 의원. 예술인 유지연.
박근혜 대통령이 11월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문래 소공인 특회지원센터’ 개소식에 참석, 전시장에 전시된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왼쪽부터 전순옥 의원,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박 대통령, 이현재 의원. 예술가 유지연 씨.(사진=저작권자(c)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금지)

산업과 문화의 융합, 창조경제의 새로운 활기

문래3가 일대를 중심으로 임대로가 저렴한 빈 공장에 예술인들이 대거 입주하기 시작, 2014년 기준 약 250명의 예술인들이 활동하는 문래 예술촌. 제조업과 IT·문화의 융합으로 산업과 문화가 공존하는 이 곳에 지난달 21일 문래 소공인특화지원센터 확대이전 개소식이 열렸다. 

최고의 기술을 가진 문래 상공인들과 예술인들의 감각이 접목이 된 제작물을 독려하고 소상공인의 활로개척, 법률자문 등을 지원하는 등 문래동에 대한 ‘창조경제’의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10여 년 전부터 문래동 철공소 골목에 자리잡고 추운 겨울에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예술가들의 활동으로 문래동 예술촌의 열기는 그 어느 때 보다 뜨겁다. 문화와 예술의 발전을 꿈꾸며 이 곳에 새로운 창조의 색을 입히는 예술가들의 움직임이 창조경제의 원동력이 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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