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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50년]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그리다

유호 환경부 자연공원과장

올해는 우리나라에 국립공원 제도가 도입된 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1967년 정부는 지리산 원시림의 도벌과 남벌을 막기 위한 일환으로 공원법의 제정과 함께 국립공원 제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같은 해 12월 지리산이 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이후 50년의 세월을 거치며 국립공원은 생태계 보전을 위한 마지막 보루이자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제도 도입 50주년을 맞아 국립공원의 역사를 되짚어보고 향후 발전방향을 함께 고민해본다.(편집자 주)

유호 환경부 자연공원과장
유호 환경부 자연공원과장
티베트 고원지대의 셰르(sher)라는 마을에는 나무 한 그루를 잘라내면 나무 한 그루를 심어야 하는 오랜 관습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들은 오랜 세월 자연에 의존하여 살아오면서 자연이 주는 혜택이 사라진다면 인간의 삶도 없을 것이라는 단순하고 자명한 진리를 깨달았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류는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받아들이고 생존을 위한 전쟁을 지속해 왔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인간의 영역은 점차 확장됐고 숲과 강을 터전으로 삼아 살아오던 동식물들은 그 자리를 잃고 멸종위기에 처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다행히도 지난 50년간 국립공원은 경제성장과 도시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한반도의 생태계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의 역할을 했으며 동시에 자연 속 위로를 얻고 싶어하는 국민들의 대표휴양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전국 곳곳에 자리 잡은 22개의 국립공원은 이제 우리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가 되었으며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지리산 국립공원의 칠선계곡은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라 할 수 있다.

지리산 천왕봉 북쪽에 위치한 칠선계곡은 지리산에서 가장 험난한 계곡으로 설악산 천불동계곡, 한라산 탐라계곡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3대 계곡으로 알려져 있다.

계곡을 따라 원시성을 간직한 울창한 숲, 선녀가 노닐었다는 비선담, 칠선폭포 등 천혜의 경관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또한 구상나무, 주목, 만병초, 신갈나무 등의 아고산대 식물과 담비, 삵, 너구리, 오소리 등 많은 동물이 서식하고 있어 생태적으로 보존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그러나 지금의 아름다운 모습의 이면에는 숨겨진 아픔이 있었다. 1997년 태풍 ‘사라’때 폭우로 계곡이 유실되고 주변 자연생태가 크게 훼손된 것이다.

환경부는 1998년부터 생태계 회복을 위해 탐방객 출입을 통제하고 지속적인 복원의 노력을 기울였으며 그 결과, 칠선계곡은 눈에 띄게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 갔다. 2004년부터 복원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반달가슴곰들은 이 곳에 안정적인 서식처를 형성하게 되었다.

칠선계곡 삼층폭포.
칠선계곡 삼층폭포.

자연을 파괴하는데 앞장섰던 인간이 훼손된 생태계를 다시 살리는 역할을 하다니! 파괴된 자연을 인간의 손으로 다시 일으키고 예전의 모습을 되찾는 과정을 보면서 나는 왠지 모를 짜릿함이 느껴졌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모습이어야 하지 않을까.

과거 50년간 국립공원이 한반도 생태계의 보전에 앞장서 왔다. 앞으로의 국립공원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칠선계곡의 사례처럼, 인간이 적극적으로 자연을 가꾸고 자연은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 가는 국립공원이 되어야 한다. 미래의 국립공원은 이 땅을 함께 살아가는 생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넘어, 국토의 생태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마침 환경부는 돌아오는 6월 2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국립공원 50주년 기념식’을 준비하고 있다. 이 행사에서 50년간 국립공원이 이룩한 성과와 더불어 ‘국립공원 미래비전’을 선포할 예정이다. 비전에 담길 많은 내용들이 앞으로 국립공원이 나갈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가 되리라 생각한다.

또한 22~24일 사이에 광화문 광장에서 다양한 국립공원 체험행사와 함께 희망음악회 등의 문화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니 북한산 국립공원이 보이는 광화문 광장으로 가족과 함께 나와 국립공원의 가치와 소중함을 느껴보는 유익한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2017.06.14 유호 환경부 자연공원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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