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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기고

평창올림픽 평화를 ‘지속가능한 평화’로
지난 2월 9일 드디어 막을 올린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는 비단 대한민국이 주최한 역사적인 스포츠 행사로서뿐만 아니라, 지난해 내내 미국과 북한 간의 말 전쟁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과 제6차 핵실험으로 극에 달했던 한반도 긴장감을 극적으로 해소한 문재인 정부 외교의 성공사례로서 기억될 것이다. 물론 올 봄 동안의 평창 올림픽 평화가 과연 한국 정부가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평화로 이어질 것인지에 관련해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리셉션 축사에서 눈사람은 눈 한 뭉치로 시작한다고 노래한 시를 인용하면서 지금 두 손안의 작은 눈 뭉치를 우리는 함께 굴리고 조심스럽게 굴려가야 한다면서 평창 올림픽 기간의 남북관계 일시적 해빙이 결코 북한 비핵화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적어도 문재인 정부가 주도적으로 평창 올림픽 기간 만큼이라도 한반도에서 긴장 완화를 이루고 북미 간 탐색적 대화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과거 노무현 정부 2.0에 불과하므로 북한의 평화공세에 현혹돼 비핵화라는 절체절명의 국가안보목표를 쉽게 포기할 것이라는 우려가 간혹 우리 사회 일각에서 또 국외에서 제기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전 정부의 북한 포용전략과 비교해 평가해 볼 때,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이전 진보성향 정부의 대북정책과 큰 차이를 보이며, 한국이 남북관계 개선의 목표에 집착해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핵무기 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에서 이탈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북한 정부가 소위 백두혈통인 김여정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특사로 보내 가능한 한 조속한 시일에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길 희망한다는 친서를 전달했으나, 문 대통령은 적절한 여건이 형성 없이 남북정상회담의 개최가 무리임을 분명하게 북측에 전달했고, 북미대화에 대한 북한의 긍정적인 자세 변화도 촉구했다. 반대로 미국에 대해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북한과의 대화의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트럼프 행정부는 비록 비핵화 조건은 불변이나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개시를 위한 탐색적 대화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 시작했다. 새해 벽두부터 숨 가쁜 속도로 일어난 이러한 변화를 놓고 볼 때, 한국을 통하면 전략적 이해의 달성이 쉬워지며, 유사사태의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주변국의 한국 신뢰가 확실히 높아졌다고 하겠다. 즉 더 이상 코리아 패싱이 아니라 평화의 길은 한국을 통한다는 국제사회의 인식이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우리나라 속담이 있지만, 또 끝이 좋아야 모든 게 좋다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제목도 있다. 문재인 정부 스스로가 천명했듯이, 평창 올림픽 평화는 한반도에서의 유사사태 발생 방지 및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라는 단기적 목표 달성에는 성공했으나, 이러한 성공이 북미 간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핵,미사일 위기의 해결이라는 장기적 목표의 마중물이 될지, 아니면 2달간의 평화로 그칠지는 아직 아무도 예단할 수 없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태도 변화다. 북한 정권은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를 시작하지 않는 한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포함한 남북관계의 개선도 근본적인 한계가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도 계속될 것이다. 북한 정부는 2월 17일 노동신문 개인 기고문을 통해 가질 것을 다 가진 우리(북한)는 미국과의 대화에 목마르지 않으며 시간이 갈수록 바빠날(급해질) 것은 다름 아닌 미국이라고 밝혔다. 4월 초 재개될 것으로 예상하는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강력한 반발도 예상된다. 그러나 북한의 호전적 자세와 도발은 결국 북한이 애써 공들였던 평화공세의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 것이며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한반도 평화 형성과 북핵위기의 외교적 해결을 주도하는 한국 정부의 전략적 선택지를 축소하는 자충수에 불과한 것이다. 북한이 문재인 정부가 주도적으로 형성한 대화국면을 지혜롭게 활용하지 않는다면 결국 북한 정권은 올해 더 많은 미사일 시험 강행할 것이며 미국의 북핵 대응 결정의 시각이 가까워졌다는 미국의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 수장의 불길한 전망이 미국 내에서 기정사실로 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북한 정부의 현명하고 과감한 전략적 결심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봉영식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 2018.02.21
  • 건강한 일상을 위한 ‘건강약속 12’
    건강정보의 습격 얼마 전 방송에서 토마토 주스를 만드는 시연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토마토케첩과 물을 믹서에 갈아 완성된 주스를 신선한 토마토를 직접 갈아 만든 것과 똑같다며 간편한 방법을 소개하고 그 영양적 가치를 찬양했다. 그 방송은 평일 오전 아침에 방송되는 비교적 시청률이 높은 방송이기도 했다. 해당 프로그램의 영향력을 고려하며 에이, 공중파 방송인데라며 안도하는 한편, 설마라며 해당 방송내용에 관한 자문은 사전에 진행된 것일지에 관한 의구심을 버리지 못했다. 한편, 방송 뿐 아니라 지금은 개인 누구라도 자기만의 건강비법을대중에게 쉽게 알릴 수 있다. 나만의 개인 공간을 온라인상에서 구축할 수 있고 그 안에서 내가 보고, 듣고, 접한 모든 경험을 쏟아 부을 수 있다. 선택은 철저하게 독자의 몫인 셈이다. 건강정보 제공자의 역할과 책임 필자가 설마라며 해당 내용과 프로그램에 관한 신뢰성에 의문이 든 것은 어쩌면 신뢰할 만한 그 어떤 것의 결여로 귀결된다. 예를 들면, 직접 유기농으로 재배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농부보다 마트의 선반 위에 유기농 인증마크를 내건 상품에 소비자는 절대적인 신뢰를 보인 것처럼 말이다. 마찬가지로 해당 방송의 자막에 건강정보 인증마크라도 내걸었다면 어땠을까. 찬반에 관한 의견 대립보다 방송 당일 토마토케첩 판매량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건강정보의 선택이 독자의 몫일지언정, 국가는 최소한의 가이드는 제시해야 한다. 다양한 선택지에서 목적지로 가는 정확한 하나의 길에 가로등 하나 쯤은 비춰줘야 그 선택에도 정당한 책임을 부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그 최소한의 가이드를 건강약속12라는 이름으로 국가가 할 수 있는 일로부터 국가가 해야 하는 일로 변화의 시점을 마련했다. 건강약속12의 시작과 그 의미 건강약속12는 건강증진정책에 대한 국민의 체감지수를 높이기 위한 홍보로 다학제간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검증된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건강행동은 알고 있지만 유지가 어려운 현대인들에게 적합한 건강무시증후군이라는 신조어를 내걸어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가벼운 건강정보를 제공한다는 목표로 건강정보의 브랜드화를 구축한 것이다. ■ 건강무시증후군이란? 개인이 건강정보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이를 실천하지는 않는데 대한 인지부조화 상태, 즉 아예 건강에 대한 정보나 행동지침을 외면해 버리는 행위를 증후군이라 칭할 만큼 위험한 질병적 요소가 있음을 빗대어 건강한 행동의 실천을 강조하기 위해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만든 용어이며 의학적 개념은 아님. 건강이라는 주제는 획기적이고 시급성이 낮으면 뻔한 내용이 되는 매력치가 낮은 주제이다. 하지만 우리의 관심 밖에 놓아둘 수 없는 점을 감안, 건강기념일 및 평창 동계올림픽과 같은 사회적 관심을 일으킬 수 있는 건강이슈 12개를 선정했다. 건강약속 12는 건강행위를 외면하는 건강무시증후군을 이겨내고자 한 달에 한 가지씩약속의 의미로 월별 건강정보를 제공한다. 1월은 해마다 결심하는 건강결심이 작심삼일이 되지 않도록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연간 건강캘린더를 제공했으며 2월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재미를 두 배로 즐기기 위한 겨울철 실내운동 방법을 제안했다. 3월~8월은 계절적인 특성과 관련해 신학기 건강, 환절기 건강, 나들이 건강, 감염병 관리, 휴가철 건강, 온열질환 관리에 관한 건강정보로 구성할 예정이다. 9월~11월은 건강기념일과 연계, 정신건강(9.10, 세계 자살예방의 날), 비만예방(10.11, 비만예방의 날), 절주(11월 음주폐해 예방의 달)과 관련한 건강정보를 마련하고 12월은 한 해 동안의건강약속 이행을 스스로 점검하고자 한다. 거슬러보면 우리 사회는 모르는 것보다 더 위험할 수 있는 잘못된 건강정보들의 피해사례를 경험한바 있다.모든 건강정보를 식별하고 관리하는 것은 어렵지만 최소한 건강약속12는 단순히 아는 건강에서 국민의 건강실천을 높여 건강한 내일을 여는 올바른 건강정보의 견인차가 될 것이다.건강약속12의성과가 기대된다.
    임현정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대외홍보팀 선임연구원 2018.02.20
  • 역사적 남북대화 계기로 3·1운동 100주년 대비해야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25개월 만에 역사적인 남북고위급 회담(이하 남북회담)이 열리고 올림픽 개막식에 남북한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동시입장은 물론,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까지 구성해 남북화해 분위기를 전세계에 보여줬다. 게다가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들까지 방남, 서울과 평창을 오가며 공연과 올림픽 경기를 관람해 남북 간 외교전을 펼치고 귀환했다. 북한의 이 같은 행보에 앞서 올해 1월 1일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신년사를 통해 평창 올림픽 대표단 파견 용의와 함께 양측의 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정부는 하루 뒤인 2일 북측에 고위급 남북당국회담을 제안했으며 하루 동안 침묵을 지킨 북한이 이튿날인 3일 복원된 판문점 군 통신선을 통해 회담 수락 의사를 밝혀옴으로써 새해 벽두부터 3일간의 숨 가쁜 시간이 남북 사이를 오고 갔다. 우리 국민의 기대와 우려 속에서 열린 남북회담에서는 북 대표단의 평창 방문 관련 실무회담 개최, 군사적 긴장관계 해소를 위한 군사당국 회담 개최 및 교류 협력 활성화, 남북 당사자 해결 원칙에 따라 관계개선을 위한 고위급회담과 각 분야 회담 개최를 내용으로 하는 남북 공동합의문까지 도출하는 등 큰 성과를 거두어 남북한 국내 언론은 물론, 한반도에 긴장완화의 돌파구가 마련됐다며 일제히 환영하는 외신 보도가 지구촌 곳곳에 송출되기도 했다. 세계인이 놀라고, 일본제국주의자들이 놀라고, 우리민족 스스로도 놀랐던 3,1독립운동. 지난날 남과 북의 한민족 모두가 한 목소리로 외쳤던 대한독립만세의 함성소리가 다시금 귓가에 들려오는 2019년 3,1독립운동 100주년을 목전에 두고 참으로 좋은 징조가 아닐 수 없다. 회담에 앞서, 우리 측 대표단은 북측에 평창 동계올림픽에 많은 대표단의 파견과 공동입장 및 응원단 파견을 요청하고, 민족의 명절인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갖자며 이를 위한 적십자회담의 개최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고위급 및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기자단 등 역대 남북 스포츠교류 중 가장 많은 인원의 파견을 시사하고, 개성공단 폐쇄이후 절단한 서해지구 군 통신선도 북한이 먼저 복구함으로써 관계개선에 적극성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 간에 다양한 부문의 교류도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처럼 좋은 기회를 맞아 필자 또한 지난날 선열들의 독립운동정신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광복회 구성원의 한사람으로서 몇 가지 제안하고 싶다. 첫째, 3,1독립운동사를 비롯해 항일 독립운동 전반의 학술 정보 교류와 함께 남북한의 독립운동사 공동 집필을 제안한다. 수년 전 독일-프랑스가 공동 역사교과서를 집필해 세계의 관심을 끈 바 있고, 2016년에는 독일-폴란드 역시 공동 역사교과서를 발행해 우리의 부러움을 산 적이 있다. 서로 상충된 역사의식을 가진 나라끼리 화해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그리한 것이다. 이를 본받아 한 일 양국 간에 공동 역사교과서 집필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주는 사례였다. 3,1독립운동은 자주독립이라는 공동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남과 북이 참여한 독립운동이었으니만큼 이에 관한 남북 공동역사서 집필은 의지만 있으면 훨씬 더 쉬운 일이며 이를 통한 남북한 공동체의식 회복 계기가 될 것이다. 남북한 학자들의 자유로운 교류를 통해 남북공동의 통합사관에 의한 3,1독립운동 역사서 집필을 제안한다. 더 나아가 3,1독립운동에 대한 유네스코 공동 등재 노력도 의미 깊은 일이라 생각한다. 둘째, 남북의 독립운동가 단체 간의 교류 활성화를 모색하는 한편, 남한 독립운동가 후손의 북한 내 독립운동가 묘소참배 추진과 북한지역 출신의 생존 독립유공자들의 고향방문을 허용해 주기를 희망한다. 국립 서울현충원 무후선열 제단에는 위패로 모신 납북 독립유공자가 몇 명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부주석을 역임한 김규식 선생을 비롯해 조소앙, 유동열, 오화영, 조완구, 윤기섭, 김붕준, 안재홍, 박 열, 명제세, 원세훈, 최동호, 정인보, 엄항섭, 정광호 선생 등이 그들이다. 이 분들 중 상당수가 평양의 애국열사능에 잠들어 있다. 현재(2018년 2월 10일 기준) 국내외 생존 독립유공자는 모두 55명으로 이들의 출신지를 살펴보니 북한지역 출신의 독립유공자가 15명(평안도 11, 함경도 3, 황해도 1)이나 된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1년 11월 21일 우리 정부는 납북 독립유공 민족지도자 추모제를 개최한바 있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 당시 개천절 남북 공동행사를 계기로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었고, 2006년에도 납북 독립유공자 후손 추석 성묘 목적으로 북한방문 기회가 있었다. 남한의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그때뿐이었다. 이후 12년이 속절없이 흘렀고 그 사이에 여러 독립유공자들이 생을 마쳤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셋째 북한지역으로의 3,1독립운동 재현행사 확대를 제안한다. 남북이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는데 함께 공유했던 역사를 복원하는 것보다 시급한 일이 또 있을까? 필자는 언젠가 천안의 독립기념관 전시관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해설사 한 분이 3,1독립운동 당시 만세시위가 일어났던 곳을 점으로 찍어보면 한반도 지도가 만들어진다는 말을 듣고 놀란 적이 있다. 민족사학자 백암 박은식 선생이 저술한 한국독립운동지혈사를 통해 3,1독립운동 당시 참여 현황을 살펴봐도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실감이 난다. 3,1독립운동 재현행사는 3,1절 제80주년을 기념해 우리 정부(국가보훈처)의 지원으로 1999년부터 남한의 15개 지역에서 최초로 시작된 이래 3,1절 제98주년인 지난해에는 전국의 58개 지역(69개의 만세운동 재현행사)으로 확대됐다. 이는 우리 민족의 자주독립정신을 이어가는 대표적 독립기념행사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증거다. 일제하 전국 시군의 수가 모두 230개(시 12개, 군 218개)였던 점을 감안하면, 거의 모든 지역에서 3,1독립운동이 일어났다고 할 수 있다. 위에 제시된 3,1독립운동 참여 현황표 중에서 북한지역인 평안도의 경우를 보자. 해당지역의 집회횟수와 투옥자수가 남북한 지역 전체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참여시군,사망자수, 부상자수(세 항목에서 모두 1위는 경상도), 참여 인원수(경기도 1위)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같은 북한지역인 황해도와 함경도도 적지 않은 인원이 3,1독립운동에 참여했다. 특히 경기도 안성과 더불어 가장 치열하게 일어났던 3,1독립운동 3대 항쟁지 중 두 곳(평안도 의주, 황해도 수안)이 북한 지역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현재 북한당국이 3,1독립운동의 가치를 폄하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실제로 북한에서 발행된 관련 자료를 살펴보니, 참여 현황과 운동 주체 등 적잖은 부분에서 현저한 역사 왜곡이 눈에 띄지만, 북한 역시 역사서를 통해 3,1독립운동에 대해 커다란 역사적 의의를 가지는 사변이었다고 기술하며 전국의 전체 민족이 헌신적으로 투쟁한 점, 일제통치에 커다란 타격을 주고 민족적 각성을 높여준 점, 인도 등 다른 나라 민족해방운동에 큰 영향을 준 점 등을 들어 가치 있게 평가하고 있다. 1980년에 발행한 조선전사(15권 근대편)에 8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3,1인민봉기(3,1독립운동에 대한 북한식 표현)를 다루고 있는가 하면, 그때까지도 기념행사를 매년 했다. 1990년대 이후부터 별다른 행사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2005년 86주년을 맞아 노동신문 사설 게재, 2009년 90돌 기념우표 발행 등을 놓고 볼 때 결코 무관심으로 방치하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 이에 필자는 만세운동 재현행사의 남북한 전역으로의 확대 실시는 세계인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한민족 전체의 축제거리로 손색이 없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남한 학계에서는 6,25 전란 중에 이미 불 타 없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국새가 최근 민족화해협력국민협의회 고위관계자의 언급 등 몇몇 경로를 통해 북한에 존재한다는 정황이 있는 만큼, 그것이 사실이라면 남북 간 교류협력의 차원에서 내년 대한민국 100주년이 되는 해에 임정 국새를 남한에 전시될 수 있도록 북한 당국의 성의 있는 협조를 제안한다. 생각해보면, 북핵 제재와 한반도 비핵화 등 남북대화는 아직 갈 길이 멀고 변수 또한 많다. 남북 간의 평화유지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70년의 세월이 넘는 분단의 흔적은 쉽게 지워지지도 않는다. 회담 초기 우리 측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말한 대로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의지와 끈기가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바람처럼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전기로 삼아야 한다. 그리하여 올해를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원년이 되도록 해야 한다. 고진감래라 했던가. 힘든 정유년이 지나니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무술년 새해 벽두부터 바야흐로 우리 민족에게 좋은 소식이 밀려오고 있다. 따뜻한 봄이 바야흐로 온다는 뜻의 양춘방래(陽春方來)가 아닐 수 없다. 모든 것이 후세들이 잘 되기만을 바라는 선열들의 음덕 덕분이라 생각한다.
    김재영 광복회 홍보팀장 2018.02.20
  • ‘가계소득 증가→소비증가→경제성장’ 선순환 촉진
    최저임금이 최근 화두다. 최저임금이란 국가가 노동자 임금의 최저수준을 정하고 사용자에게 법으로 강제함으로써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는 제도다. 최저임금제는 근로자의 임금격차를 줄이고 적절한 소득분배 개선을 통해 근로자의 생활을 안정시키고 사기를 올리면, 노동생산성이 향상되고 경영합리화를 가져와서 결국 국가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포용적 성장 정책이다. 이러한 최저임금 제도는 최초 1894년 뉴질랜드에서 시작돼 시기적절하게 적용한 나라는 미국과 독일이었다. 1938년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은 뉴딜정책의 하나로 시행해 미국의 대공황(Great Depression)을 극복했고, 2015년 최근 독일은 최저임금제를 도입해 꾸준한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을 이뤄내었다. 우리나라는 1988년 처음 시행돼 올해 우리나라 시간당 최저임금은 7530원으로 결정되었다. 올해 최저임금은작년보다 16.4%, 2009년(4000원) 보다는 88.25% 올랐다. 사실 최저임금 인상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인 소득주도 성장의 첫걸음이다. 따라서 최저임금 인상은 현재 우리나라 경제정책으로 매우 중요하다. 최저임금 인상은 경제성장에 따른 기회가 국민 각계각층에게 주어지며 늘어난 부가 공정하게 분배하는 포용적 성장에 효과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임금 근로자의 약 18%인 277만 명 정도가 최저임금 인상의 수혜자로 추정된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은 가계소득 증가소비증가경제성장의 선순환을 촉진하는 소득주도 성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경제성장을 뒷받침 할 것이다. 그러나 기대도 많지만 우려도 많다. 최저임금 제도의 적용은 1명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에서 적용받는다. 따라서 재정규모가 크고 시스템을 갖춘 대기업은 큰 문제가 없지만 소상공인이나 영세중소기업에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소상공인이나 영세중소기업 사업자들의 부담으로 작용해 근로자들 근로시간이 줄거나, 근로자를 해고하는 사업장들이 최근 나타나고 있다. 특히 숙박이나 음식점 업종에서 상대적 아르바이트 취업 약자인 10대 근로시간이 크게 축소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다음과 같은 최저인금 인상에 따른 다양한 지원 방안을 정책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먼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30인 미만 고용 사업주인 소상공인 및 영세중소기업의 경영부담을 완화하고,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노동자 1인당 월 13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둘째,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카드수수료 방식을 개선하였다. 아르바이트 고용이 많아 최저임금 인상 부담이 큰 소매업종(편의점,슈퍼마켓,제과점 등)의 부담 완화를 위해 카드수수료 방식을 소액결제일수록 낮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인 정률제로 개선했다. 셋째, 임차상인의 임대료 안정화를 추진했다. 상가임대차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상가 보증금,임대료 인상률 상한을 기존 9%에서 5%로 낮추고,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해 소상공인이나 청년창업자에게 공공임대상가를 공급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넷째, 저금리 정책자금과 긴급융자금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비 은행권 의존도가 높은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자의 금융비용을 줄이는 저금리 정책자금(2조 4000억 원)을 마련하고,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긴급융자금(2500억 원) 운용을 준비하고 있다. 다섯째, 온누리상품권 사용처를 보다 확대하였다.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 판매 촉진을 위해 온누리상품권 사용처를 보다 확대하고, 명절 온누리상품권 개인구매 할인율을 상향(510%)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최저임금제 인상에 따른 부작용 방지 정책은 추진과정에서 인내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다소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침소봉대(針小棒大) 하지 말아야 한다. 포용적 성장을 통한 더 큰 대한민국을 위해 최저임금제 인상이 경제정책으로 정착되려면 지금 정부와 국민이 서로 합심해서 노력해야 한다.
    이재준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초빙교수 2018.02.19
  • 자살예방 국가행동계획…중요한 건 행동이다
    한 사회의 삶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지, 살 만한 세상인지를 나타내는 한 가지 척도가 바로 자살률이다.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로 측정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1983년 약 8명 수준에서 외환사태가 일어난 직후인 1998년 18.4명으로 급증하였고 2003년 금융위기 후 24.7명까지, 2008년의 세계금융위기 후에는 30명 이상으로 증가해 2011년에는 31.7명까지 치솟아 정점을 찍는 등 사회경제적 상황과 밀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통계인 2016년 자살률은 25.6명으로 다소 감소하였으나 여전히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로 2003년 이후 15년간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다. 자살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된 후 지난 10년 동안 약 15만명 이상의 자살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6.25 전쟁 동안 전사한 한국군 약 14만명을 넘어서는 숫자이며, 트라우마와 자살생각, 우울증 등으로 영향을 받는 가족과 주변인들까지 고려한다면 엄청난 수의 국민이 자살에 의해 직간접적으로 영향받고 있다. 모든 자살문제의 원인이 정부에 있는 것은 아니며 정부가 전부 직접 해결할 수도 없다. 정부에 자살예방의 모든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 주도의 의무를 얼마나 잘 수행했었는지 국가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국제연합(UN)과 세계보건기구(WHO)는 각국 정부가 자살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권고한 바 있는데 자살예방 국가전략의 중요성은 다음과 같다. (1)자살예방 국가전략은 자살문제을 명확하게 인식하게 한다. (2)정부가 자살문제의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음을 천명한다. (3)자살예방의 다양한 측면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킨다. (4)자살예방 관련된 관계자를 파악하여 각자에 적절한 책임을 부여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한다. (5)자살문제의 심각성을 널리 알려 국민의 인식을 개선한다. (6)자살문제에 대한모니터링 및평가시스템을 통해 관계자의 책임성을 높인다. (7)자살행동 연구 환경을 조성한다. 이러한 중요성으로 인해, 국가차원의 자살예방 대책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국가적 노력이 과거에 없었다고 할 수 없다. 2004년 제1차, 2009년 제2차 자살예방 기본계획이 수립되었고 2011년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그러나, 제1차 종합대책 시작 당시 인구 10만명당 23.7명이었던 2004년의 자살률이 2016년 25.6명으로 오히려 증가해 지난 10년간의 자살예방 종합대책의 효과성에 의문을 가지는 이도 있을 수 있다. 더구나 5년마다 국가계획을 제시해야 한다는 자살예방법에도 불구하고 2014년 발표되었어야 할 제3차 기본계획은 2년간 발표되지 않기도 했던 것이 현실이었다. 2017년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100대 과제에는 최초로 자살예방이 포함되었다. 44번 과제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및 예방 중심 건강관리 지원의 세부 내용 중 포함된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 문화 확산 계획이 그것이다. 그리고 바로 지난달 23일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통해 구체적인 행동계획(Action Plan)으로서의 자살예방 국가행동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를 통해 정부가 우리 사회 주요 문제인 자살에 대해 심각성과 책임성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국민생명의 중요성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볼 수 있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국정과제 안에 생명존중과 자살예방을 담은 것은 최초라는 의미가 있으며 정부 중점사업으로 추진되는 것 역시 최초의 일이다. 새 자살예방 국가행동계획은 과학적 근거기반 접근, 자살고위험군 발굴, 자살위험에 대한 적극적 개입,관리, 자살시도자 사후관리 및 유가족 지원, 대상별 차별화된 예방정책, 정부의 추진체계 마련으로 구성되어 있다. 과학적인 원인규명을 위해 자살사망자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국가차원의 자살률 동향파악 체계를 운영을 통해 자살원인을 심층 분석하는 계획, 총리실 주도로 관계 부처의 유기적 협력을 강화하고, 자살예방 전담부서인 자살예방정책과를 신설하는 점 등이 새롭다고 평가한다. 기존의 자살예방 국가계획과 내용상 유사하며 과학적 원인규명에 대한 강조를 제외하고는 기존의 계획이 재구조화 된 수준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한 단어로 인해 이전의 계획과는 다른 차별성을 가진다. 그것은 바로 행동이다. 즉 행동으로 실천되지 않는 이번 행동계획은 무의미할 것이다. 행동계획이 실현되기 위한 몇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먼저 국가가 행동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지자체나 민간단체 및 국민 개개인을 행동하게 만드는 정책에 앞서 중앙정부 스스로가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관리에 앞서 중앙정부 스스로 효과적 정책수립과 예산배정 등을 통해 먼저 행동하는 계획이 되어야 한다. 둘째, 보건복지부에 자살예방정책과가 신설되었으나 중앙정부가 가진 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전담직원이 확보되지 않으면 계획은 행동으로 옮겨질 수 없다. 상담, 게이트키퍼 양성 및 관리, 지역 협의체 구성 및 네트워크 관리를 위해 최소 3명 이상의 전담인력 필요하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실제 행동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담당자의 전문성을 훈련할 필요가 있다. 셋째, 예산 측면에서 2017년 대비 58억원 증가하였으나 대부분 전수조사, 게이트키퍼 양성 등에 배정되었고 지역의 인프라 구축을 위해 배정된 예산증가는 전혀 없다. 행동을 위한 직접적 예산이 필요하다. 넷째, 자살예방정책을 계획하는 콘트롤 타워로서의 전담부서는 생겼으나 행동을 실행하는 콘트롤 타워로서의 중앙자살예방센터의 역할과 위상은 보장되어 있지 않다. 현재 1년씩의 민간위탁 형태로 진행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공공영역의 기관으로 실효성있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번 국가행동계획에 중앙자살예방센터와 중앙심리부검센터의 통합 및 신규기관 신설을 담고 있는데 행동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체계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행동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가 설정되어야 한다. 2022년까지 자살률 17.0명으로 감소하겠다는 목표가 제시되었으나 그 근거가 모호하다. 어떤 측면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감소 목표를 계획하는 것인지 명확히 해야 실행이 가능하다. 끝으로, 계획수립, 모니터링 및 평가가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형식적으로 급조된 계획은 행동으로 이어지기 어려우며, 피상적인 모니터링과 평가는 합리적인 판단과 적절한 피드백을 행동에 연결시킬 수 없다. 이를 가능케 하는 시간과 인력의 보충이 절실하다. 정부가 자살예방을 국정과제에 포함시킨 것도 최초이며,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대통령이 직접 강조한 것도 최초이다. 일회성의 계획발표가 아닌 지속가능한 행동 추진을 통해 생명을 존중하고 자살예방 행동을 실현하는 국가의 노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를 바란다.
    송인한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2018.02.14
  • 최저임금 올려도 고용 움츠려들지 않는다
    2018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이 언론의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6470원에서 16.4% 인상된 7530원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다. 초기에는 기업의 부담이 언론을 통해 제시되다가, 최근에는 일부 아파트 경비 해고 사례를 앞세워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거나 가게 망하게 생겼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부작용을 방지하고자 정부는 최저임금 향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영세자영업자에게 일자리 안정 자금(2조7000억원)을 마련했다. 물론 제도적 사각지대가 존재는 한다. 이를 위해 수혜 대상자를 넓히고 적극적인 보완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계나 보수 언론의 내용과 달리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 감소가 전반적인 현상은 아니다. 최근 고용동향 통계를 보면 최저임금이 인상 되었어도 1월 고용동향이 예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최저임금을 크게 올려 고용이 움츠러들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과는 차이를 보이는 결과다. 일자리 변동 여부는 고용보험 가입자 수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확인 가능하다. 즉, 고용보험 가입자가 감소했으면 일자리가 줄어 든 것으로 해석된다. 2018년 1월 기준 전체 고용보험(피보험자) 현황은 1280만8000명으로, 지난해 1월에 견줘 26만7000명(2.1%)이 늘어났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서비스업은 전반적으로 일자리가 줄지 않았다. 물론 인력공급,고용알선업 등이 포함된 사업지원서비스업은 일자리 감소가 있다. 그러나 이 업종 고용 둔화는 주로 300인 이상 사업장과 여성, 30대 이하였다. 즉, 최근 정부의 공공부문 청소,경비 등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인해 소속이 바뀐 현상 등으로 해석된다. 결국 최저임금 인상이 우리나라 노동시장 전체의 일자리 감소나 고용축소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어떤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을 국정과제로 제시 했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일하는 사람들의 3분의 1이 겨우 시급 7000원 이하를 받고 있는 나라. 지난 10년 동안 10명 중 1명은 몇 년째 최저임금도 못 받고 일하는 나라. 이게 정상적인 나라일까. 최저임금은 인간다운 삶이 가능한 수준으로서 최소한의 임금 으로 정의된다. 때문에 최저임금은 일의 성격이나 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임금, 그저 최저 시급에 맞추어 일을 시키는 임금에서 벗어나야 한다. 때문에 최저임금이 현실화되어야 할 이유를 한번만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최저임금은 1894년 뉴질랜드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8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저임금은 우리나라 34개 법안에 기준이 되는 금액이다. 법정최저임금(7530원)은 저임금 빈곤 해소 취지도 있지만 직장인들이 해고나 구조조정을 겪을 때 받는 실업급여의 지급 기준이 된다. 또한 최저임금은 청년고용 및 장애인고용할당 미적용 사업장의 과태료 기준이다. 여성의 출산 및 육아휴직 급여의 기준이 최저임금이기에 모성보호 향상의 척도다. 게다가 임금에 비례하여 국민연금이 부가되니, 65세 이후 노후 빈곤을 예방하는 금액이기도 하다. 이제 우리도 인간다운 삶, 즉 안정된 생활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수준(just pay)은 되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유엔(UN) 산하 전문기구인 국제노동기구(ILO)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된다는 보고서를 제출한바 있다. 한국은행도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민간 소비가 확대되고 경제성장률이 상승하는 효과가 날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다소 힘들더라도 최저임금 논의는 경제사회적 효과가 확인 될 때 까지 우리사회에서 적정한 임금 혹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제도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2018.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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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떠나고 나서야 네 무게를 느낄까, 그건 ‘뻘’ 짓일까
여수반도로 아침 해가 오르자 하방금이 새악시처럼 홍조를 띤다. 장도 꼬막밭이 아침을 맞는다. 젊음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기억되는 방식은 다르다. 갯벌도 나이를 먹는다. 나이에 맞게 일도하고 쉬기도 해야 한다. 한때 장도는 최고의 꼬막밭이었다. 7,8천년 갯벌역사로 보면, 섬사람들이 꼬막밭을 일구기 시작한 시간은 잠시잠깐이다. 둘레길 길목에 마련된 쉼터에 오래 전부터 자리를 지켜온 빛바랜 기둥에 희미하게 흔적만 남은 자나 깨나 살펴보자던 글씨에도 아침 햇살이 비춘다. 잃어서 잊는 게 아니라 잊어서 잃는 것, 갯벌 장도는 해도 지주도와 함께 보성군 벌교읍 장도리에 속하는 섬이다. 가장 높은 곳이 해발 76m라니 산보다는 언덕이라 해야 할 것 같다. 평평하고 납작 엎드려 바다와 갯벌과 섬이 하늘에 맞닿은 섬이다. 대촌과 부수 두 마을을 중심으로 100여 가구에 150여 명의 주민이 갯벌에 기대어 살고 있다. 여자만 가운데 위치한 섬으로 갯벌을 사이에 두고 여수반도로 떠오르는 아침 해와 고흥반도로 지는 해를 볼 수 있는 독특한 곳이다. 점토질 펄갯벌이 발달한 여자만의 중심, 여자만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섬이 장도다. 여자만은 보성군 순천시 고흥군으로 둘러싸인 만입형 내해로 펄갯벌이 발달했다. 덕분에 순천만이라는 명승과 벌교꼬막이라는 맛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여자만 안에는 장도,해도,지주도 등 보성군과 대여자도,소여자도,운두도 등 여수시에 속한 유인도가 있다. 여자만이라는 지명이 붙은 것도 여자도라는 섬 때문이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뽑는다고 공식명칭인 여자만보다 순천만이 대세다. 여자만이 가장 큰 특징은 점토질 갯벌이다. 순천의 이사천과 동천에서 남해안으로 공급되는 미세한 흙이 퇴적되어 만들어진 갯벌이다. 그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장도다. 꼬막섬이라는 별칭을 얻을 수 있었던 것도 점토질 갯벌이라는 해양환경이 주민들에게 준 선물이다. 2005년 해양수산부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갯벌 중 생태자원이 가장 좋은 곳으로 여자만을 꼽고 있다. 만 안에 크고 작은 유인도와 무인도가 있고 섬 주변으로 갯벌이 발달했다. 또 굴곡이 심한 해안을 따라서 펄갯벌이 발달했다. 덕분에 바다에는 전어, 주꾸미, 멸치, 갈치, 낙지가 들고, 갯벌에는 꼬막, 새꼬목, 피꼬막 등 꼬막류와 바지락, 키조개, 새조개 등도 패류도 풍부하다. 여기에 짱뚱어, 망둑어, 대갱이 등도 있다. 여자만 주변으로 사초, 갈대, 억새 등 자생군락지가 있고, 멋진 경관을 연출하는 칠면초도 자생한다. 넓은 갯벌은 어민만 아니라 흑두루미, 저어새, 황새, 민물도요 등 희귀 철새도래지이다. 어디 그뿐인가 사진과 그림은 물론 시와 소설 그리고 영상작업을 하는 작가들의 영감의 장소이기도 하다. 섬과 뭍을 잇는 뱃길은 하루에 왕복 한 번뿐이다. 이젠 게스트하우스와 마을부엌이 문을 열었으니 하룻밤 묵어갈 만하다. 장도 섬갯벌, 세계유산 문을 두드린다 장도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전남도가 추진하는 가고 싶은 섬 가꾸기에 선정되어 마을에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와 마을부엌이 문을 열었다. 주민 손으로 섬마을을 가꾸기 위해 주민교육도 진행하고, 여행객을 위한 둘레길도 만들었다. 꼬막섬으로 알려진 장도를 일부터 찾아온 여행객에게 마을회관이나 편의 시설이 갖춰지지 않는 민박을 내주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지난 겨울 장도를 찾는 손님들에게 부녀회가 마련한 꼬막비빕밥, 꼬막전, 꼬막무침, 꼬막장조림이 올랐다. 겨울철 매생이국과 장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피굴도 올라왔다. 벌교읍에서 받는 꼬막비빕밥과 정성과 품격이 다르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세계유산이다. 2018년 1월 장도갯벌을 중심으로 한 보성-순천갯벌과 신안갯벌,서천유부도갯벌,고창갯벌 등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을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신청했다. 세계유산 등재의 기준이 되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로 높은 생물종다양성, 멸종위기종 주요 서식처, 두꺼운 펄 퇴적층을 제시했다. 이보다 앞서 장도갯벌은 습지보호지역(2003)과 람사르습지(2006)로 지정되었다. 또 전라남도는 무안갯벌, 증도갯벌에 이어 도립공원으로 지정했다. 장도갯벌을 세계유산에 등록하기 위해 신청서를 접수했다. 순천만, 신안갯벌, 서천갯벌, 고창갯벌과 함께 한국갯벌을 대표해서 신청했다. 벌교꼬막이 아니라 장도꼬막 그 동안 밭에 고구마, 깨, 고추, 마늘을 심는 것도 괘념치 않았다. 다른 바닷가 마을마다 시금치나 방풍으로 겨울벌이를 준비할 때 신경을 쓰지도 않았다. 뿌릴 것도 심을 것도 가꿀 것도 없이 자식이 주는 용돈처럼 찬바람이 불면 어김없이 여자만으로 찾아와 장도갯벌에 뿌리를 내리는 꼬막이면 모든 게 해결됐다. 지난해 가을에는 빨랫줄 가득 망둑어를 걸었다. 섬 밥상에 오르던 망둑어도 곧잘 시장으로 외출을 나가는 형편이다. 이러다 영영 꼬막이 사라지면 어떡하나! 생각만 해도 끔직하다. 그런데 가정이 아니다.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갯벌에만 나가면 지천에 널려 있던 때는 존재감을 몰랐다. 젊을 때는 쌀농사도 짓고, 고구마도 심고, 염전일도 했다. 겨울에는 꼬막밭을 일궜다. 논으로 밭으로 갯밭으로 누비며 다녔던 장도어머니들이다. 이제는 힘에 부친다. 선택을 해야 한다. 그래도 돈이 되는 것은 꼬막밭뿐이다. 모두 할 수 없다.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돈이 되는 쪽에 힘을 모아야 한다. 쌀농사가 돈이 되던가. 고구마를 심고 야채를 심는 밭농사가 돈이 되던가. 누가 뭐라 해도 돈이 되는 것은 꼬막이었다. 오히려 꼬막 값은 올라가고 있다. 그런데 장도갯벌에 꼬막흉년이다. 장도만 아니라 여자만도 똑같다. 원인을 밝히려고 노력하고, 종패라고 하는 씨앗을 뿌려보지만 신통치 않다. 벌교꼬막 이력을 더듬어 올라가면 장도가 뿌리이다. 장도갯벌과 장도어민이 중심이다. 주민들은 벌교꼬막을 장도꼬막이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백번 양보하더라도 벌교장도꼬막정도는 이름표를 달아줘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맞는 말이다. 몇 년 전 벌교꼬막문화산업특구를 지정하면서 장도리가 제외되었다.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 위기에 직면한 꼬막 생태계를 복원하고 대안을 마련해야한다. 화성갯벌에서 새꼬막 양식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충청도에서도 꼬막양식을 시도하고 있다. 벌교꼬막 원조는 장도꼬막이다. 벌교읍 몇 개 어촌마을에 꼬막밭이 있지만 밭의 크기나 생산량, 그리고 품질에서 장도꼬막을 넘지 못한다. 팔 때는 모두 벌교장도꼬막이라 말한다. 뻘짓 좀 해볼래요? 그럼 뻘배를 잘 타야 써요 장도처럼 점토질 갯벌은 물이 빠져도 들어갈 수 없다. 푹푹 빠지고 심한 곳은 사람을 삼킬 만큼 심한 곳도 있다. 그 동안 섬을 지키며 살 수 있었던 것은 갯벌이 있었기 때문이다. 꼬막덕분이다. 접근도 어려운 갯벌에 보석을 캘 수 있게 해 준 것은 뻘배다. 혹은 널배라고도 하는 갯벌스키다. 섬마을 골목, 갯밭으로 가는 나들목에는 어김없이 뻘배가 있다. 여자는 말할 것도 없고, 남자들도 뻘배를 타야 한다. 여자들은 주로 꼬막, 가리맛을 채취하고, 낙지를 잡을 때, 남자들은 그물을 털고, 어구를 운반할 때 이용한다. 지금이야 세상이 많이 바뀌었으니 망정이지 옛날에는 장도에 시집와 뻘배를 타지 못하면 죄짓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섬으로 시집온 것도 서러운데 마음고생이 오죽했을까. 반찬을 못하는 것은 허물이 되지 않아도 뻘배 못타는 것은 용서되지 않았다. 그만큼 뻘배는 장도 섬사람의 일상이었다. 뻘배는 연습한다고 노력한다고 금방 실력이 느는 것도 아니다. 힘으로 타는 것이 아니라 세월로 타는 것이다. 그래서 더 타기 어렵다. 그런 뻘배어업이 최근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됐다. 국가중요어업유산은 오랜 기간 동안 형성,진화해 온 전승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전통 어업활동 시스템과 그 결과로 나타난 어촌 경관,문화 등 모든 유무형 자원을 말한다. 사라져 가는 어촌의 고유한 문화를 발굴하여 어촌방문객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다. 제주 해녀어업, 남해 죽방렴, 신안 갯벌천일염업, 완도 지주식 김 양식어업 등이 지정됐다. 장도에는 골목에도 갯밭으로 가는 길목에도 뻘배가 있다. 장도사람들에게 뻘배는 갯벌로 가는 자가용이고 화물차이며, 삶의 일부다 보성뻘배어업은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전통어업이 문화유산으로 후대에 건강한 갯벌과 함께 물려 주어야 할 유산이다. 그만큼 보전하고 전승해야 할 책임도 커졌다. 피굴이라고 들어나 봤나 장도 바지락은 씨알이 굵다. 일 년에 딱 한 번 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꼬막이 있어 바지락은 반찬용으로 명절에 한 번씩 작업을 했다. 그래서 수시로 바지락을 캐는 마을과 달리 충분히 자란 바지락을 만날 수 있다. 그런데 꼬막섬에서 인상을 강한 남긴 음식은 꼬막도 바지락도 아닌 굴이었다. 주민들은 그 굴음식을 피굴이라 불렀다. 겨울철 동치미처럼 시원하게 마신다. 그렇다고 굴국을 끓여 식힌 맛도 아니다. 우선 굴을 찐다. 삶는다고 해야 할까. 장도사람들에게 익숙한 꼬막삶기와 흡사하다. 잘 씻은 각굴(껍질이 있는 굴)을 솥에 넣고 잠길 듯 말 듯 물을 붓는다. 그리고 알굴이 탱글탱글 할 정도로 삶는다. 꼬막에 핏기 약간 돌 정도로 삶는 것과 같다. 입을 벌리면 굴이 머금은 진액이 빠지고 설삶으면 까기 어렵다. 그리고 꼬막처럼 까서 알을 모우고 껍질 안에 든 진국도 따로 담아 둔다. 그렇게 해서 모아진 국물은 시간이 흐르면서 이물질이 아래로 가라앉으면 위에 국물만 다시 따라낸다. 이 국물을 까놓은 굴에 붓고 간을 하고 파를 썰어 내놓는다. 이게 피굴이다. 삶은 굴처럼 팍팍하지 않고, 시간이 흘러도 국물을 모아 두었으니 쉽게 채비를 해서 상에 올릴 수 있다. 장도만 아니라 벌교 그리고 고흥 일부 지역에서도 피굴을 먹는다. 장도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며 장도어머니들이 만들어준 꼬막밥상을 받는 즐거움이 꼬막섬 여행의 백미다. 장도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음식 중 하나가 피굴이다. 단순한 굴국이 아니다. 그 자체가 하나의 음식이다. 꼬막처럼 삶고 꼬막처럼 까서, 진국을 정성껏 모아 내놓는다. 장도갯벌에 경사가 겹치지만 섬사람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꼬막이 예전처럼 오지 않는 탓이다. 기후변화인지 해양오염인지 아니면 해양생태계에 변화가 생겼는지 뚜렷한 원인을 알지 못하니 더욱 답답하다. 관심을 갖지 않았던 바지락도 굴도 피조개도 감사히 받아야 할 형편이다. 그 사이 꼬막밭을 일군 주인공은 이제 허리가 굽어가고 있다. 장도갯벌도 함께 늙어간다. 꼬막밭을 일궈온 섬사람들. 이제 그들에게 역할이 주어졌다. 꼬막밭과 갯벌을 후세에게 오롯이 전해주어여 할 새로운 역할이 주어졌다. 인간만 힘든 것이 아니다. 국가에서는 뒤늦게 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세계유산으로 신청하겠다고 호들갑이다. 만시지탄이지만 그래도 후대에게 텅빈 갯벌과 바다를 물려주지 않으려면 더 많은 노력을 기우려야 한다. 많이 채취하고 파는 것이 아니라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갯벌생태계를 비옥하게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간의 손발을 묶을 수 있다면, 그렇게 바닷물이 들고 나는 대로 맡겨두면 될 일이다. 꼬막밭에 기대어 살아온 삶의 변화가 필요하다. 분명한 것은 후세들도 그 갯벌을 이용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 김준 섬마실 길라잡이 어촌사회 연구로 학위를 받은 후, 섬이 학교이고 섬사람이 선생님이라는 믿음으로 27년 동안 섬 길을 걷고 있다. 광주전남연구원에서 해양관광, 섬여행, 갯벌문화, 어촌사회, 지역문화 등을 연구하고 정책을 개발을 하고 있다. 틈틈이 섬살이를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며 섬문화답사기라는 책을 쓰고 있다. 쓴 책으로 섬문화답사기, 섬살이, 바다맛기행, 물고기가 왜, 김준의 갯벌이야기 등이 있다.
섬마실 길라잡이 김준 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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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람 중심 똑똑한 미래도시 ‘스마트시티’ 모습은
아침에 일어나 먼저 스마트홈 화면에서 미세먼지 정보 등 날씨를 확인한다.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면 데이터가 주치의에게 전송돼 매일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다. 이어 바쁜 출근 길, 자율주행차와 지능형 교통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가장 빠른 길로 출근한다. 아파트와 주택,빌딩은 태양,지열 등 신재생 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남는 전기는 한전 등에 되팔기도 한다. 이 모습은 영화 속에서만 볼 수 있는 가상 도시가 아닌 5년 안에 일부 시범도시에서 펼쳐질미래의 일상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산하 스마트시티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사람 중심 스마트시티를 조성할 계획이다. 정책브리핑은 김갑성 특위 위원장(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을 만나 위원회의 활동과 방향성 등 스마트시티의 청사진에 대해 들어봤다. 김갑성 스마트시티 특별위원회 위원장. 스마트시티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첫 지휘를 맡게 되었는데요, 위원회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스마트시티 특별위원회는 대통령 직속 4차산업위원회 산하에 있습니다. 민간위원 18명, 공보위원 6명으로 구성돼 있고 유관부처로는 국토부, 미래부, 산업부, 과기정통부, 행안부, 환경부 등 6개 부처가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민간 전문가는 도시 전공을 한 저를 비롯해 건축, IT, AI, 기업체 등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4차산업혁명이라는 기술들을 신산업으로 생각하고, 이것을 도시라는 플랫폼에 담아보고자 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스마트 시티 관련 사업은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우선 국가시범도시 건설을 추진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얼마 전 세종과 부산 후보지 2곳을 선정했는데 테스트베드를 만들 계획입니다. 두 번째로는 스마트시티 기술을 적용해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합니다. 1년에 100개, 5년 동안 500개에 50조를 투자해 도시재생사업을 하려고 합니다. 올해는 5개의 시범사업을 하고 매년 4~5개씩 후보지를 선정해 추가로 스마트 기술을 적용할 계획입니다.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치안, 노인을 위한 장치들, 자율주행차 등은 몸이 불편하거나 낙후된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편리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세 번째로는 이러한 스마트시티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고 미래전략사업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세계적으로 도시화는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동남아나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이 우리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다시 겪는 것이 아니라 최신의 기술을 가지고 적용할 수 있도록 수출산업으로 발전시켜나가는 것입니다. 스마트시티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스마트시티는 정의상으로 세계적으로 200개가 넘을 정도로 많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ICT, 사물인터넷(IOT) 같은 첨단융합기술들을 활용해 현재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지향적인 도시를 만드는 것입니다. 스마트 기술에 집착하면 헤어나올 수 없기 때문에 미래도시라는 개념으로 스마트시티를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공유경제, 직접민주주의, 뉴거버넌스 등 사회적으로 큰 변화가 예상되는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4차 산업기술입니다. 즉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것들이 지금은 할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유시티(U-city)와 스마트시티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U-city는 기술중심이었다면, 스마트시티는 사람 중심으로 차별화해 개인 맞춤형으로 분류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갑니다. 스마트 시티는 만화에서 나오는 도시가 아니라, 기존에 거주하고 있는 도시의 시스템을 바꿔주는 것입니다. 국가시범도시 건설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일반적인 도시에서 할 수 없는 것을 실행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빅데이터 분석을 하려면 주민들의 정보를 수집해야 하는 데 개인 동의가 있어야 가능한 부분입니다. 국가시범도시는 이러한 활동에 동의한 분들만 거주하고 있어 연구개발(RD)이 쉬우며 거주자들도 새로운 교육,의료 시스템을 실험하는데 동참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로 세종과 부산이 선정됐습니다. 2021년 말 입주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모습인가요? 지금 그것에 대해 논의를 해야 하고 하고 있습니다. 스마트시티는 앞서 말했듯이 단순히 택지를 개발해서 사람이 사는 것이 아닙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백지상태에서 국가적 시범사업으로 스마트시티 조성을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듯이 기존 개발 계획을 백지상태에서 수정해 나아가야 합니다. 5년, 10년 후의 도시를 생각하고 설계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국가 시범도시 입지별 콘텐츠(예시) 세종은 행정도시와 관련돼 있어 시스템도 도시 특성을 고려해 계획해야 하고, 연령대도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이기 때문에 교육 분야도 고려해야 합니다. 부산은 수자원공사가 시공을 맡아 환경과 물에 중점을 두고 차별화를 둘 것으로 예상합니다. 스마트시티 사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도시계획은 원래 공개하면 같이 토론을 많이 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후보지 발표에 따른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섣불리 공개를 못 하는 점이 있습니다. 주택을 소유하지 않고 사용하는 입장에서 실험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첫 시범 도시가 잘 지어져야 이후의 스마트시티에 좋은 영향을 줘 확산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테스트베드는 3D 프린트로 짓든 단순하게 지어야 합니다.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 그 도시에 2~3년 적용해 살아보다가 적합하지 않거나 더 좋은 기술이 나오면 허물고 바꿔야 합니다. 이런 것이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 것이 국가시범도시입니다. 국가시범도시는 초반에 RD를 하려고 들어와 투자해 비즈니모델을 구상하는 것이지, 단순히 이익을 얻으려고 투기하는 곳이 아닙니다. 국민이 체감하는 스마트시티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사실 우리나라 교통시스템은 지금도 스마트합니다. 카드 하나로 모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고, 심지어 버스가 언제 오는지 예상 시간, 여유, 혼잡 등 버스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김갑성 위원장은 사람중심 스마트시티를 만들기 위해 실제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개인 맞춤형으로 분류하고 끊임없이 토론하며 적용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이 체감하는 스마트시티를 만들려면 실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 합니다. 10년 전부터 백화점이 없어진다고 했는데, 지난해 미국 메이시스 백화점 100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소비자들의 생활 방식이 바뀜으로써 필요한 것도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온라인으로 구매하거나 본인이 디자인해서 킨코스 같은인쇄소에 가서 3D 프린트로 만드는 세상이 올 것입니다. 스마트시티를 조성하면 눈뜨면서 잠들때까지 교통, 날씨, 소변 등 AI를 통해 정보를 받고 스마트하게 사는 것입니다. 매일 소변 검사를 통해 주치의의 소견을 받고 진단을 받습니다. 그렇다고 똑똑한 사람만 사는 곳이 아닙니다. 오히려 장애인, 사회적 약자, 노인들이 스마트 시티에 살면서 훨씬 더 편하게 사는 것입니다. 세계는 우리의 기술력과 빠른 추진력에 관심이 있습니다. 스마트시티를 잘 만들면 365일 24시간 전시하는 격이기 때문에 해외에 진출할 기회는 더 많아질 것입니다. 스마트시티 특별위원회의 향후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오픈 플랫폼을 통해 전문가부터 일반인들까지 다양한 의견을 수용할 계획입니다. 플랫폼은 하반기에 오픈예정이고 1년 반 정도는 의견을 수렴하면서 적용해 나갈 것입니다. 원래 대기업은 스마트시티사업에 참여하지 못했는데 규제완화를 통해 대기업도 참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정부에서는 중소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민간기업뿐만 아니라 전문가 그룹을 별도로 만들어 브레인스토밍을 충분히 할 것입니다. 이전에 정해진 계획은 5년, 10년 후의 미래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토론을 많이 해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트윈시티라고 하는데 버츄얼과 리얼 시티를 동시에 가져갈 계획입니다. 오는 10월쯤 스마트위크라는 포럼을 열고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초대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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