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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산업, 혁신성장과 국민생활 속으로 한 발짝 더

서상범 한국교통연구원 물류연구본부장 2019.07.09

서상범 한국교통연구원 물류연구본부장
서상범 한국교통연구원 물류연구본부장

온라인소매업의 빠른 성장 덕분에 택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기사가 매스컴에 자주 등장한다. 표면적으로는 그렇게 보이지만, 그 이면에 중대한 사실이 숨어있다.

온라인으로 판다고 해도 판매된 상품까지 온라인으로 배송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저렴한 비용으로 판매자의 물건을 소비자 집까지 배달해주는 택배업이 없었다면 온라인소매업의 성장은 극히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을 것이다. 그러므로 택배업이 온라인소매업의 빠른 성장의 촉진자 역할을 했다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이다.

과거에는 구매자가 매장을 방문해서 직접 물건을 구매하여 이를 집까지 직접 가져가는 과정으로 판매행위가 이루어졌으나, 온라인쇼핑에서는 구매를 위해 구매자가 직접 이동하는 과정이 사라졌다.

즉, 구매자가 직접 매장으로 이동하거나 구매한 물건을 집으로 가져가는 과정이 사라지고 이 과정을 온라인마켓과 택배를 통해 공동화·집적화함으로써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기업은 오로지 상품개발과 판매에만 집중하고 판매시설 투자, 인건비, 물류비용의 절감효과를 누리는 한편, 소비자들은 쇼핑시간과 비용을 단축하면서 다양한 상품구색 비교를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합리적 소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있다.

이처럼 물류산업은 제조업·유통업·건설업·1차산업 등 전 산업에 걸쳐 원자재의 확보 및 공급, 생산 및 판매과정 전반에 걸쳐 재화의 이동을 지원하는 기간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기간산업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형플랜트 건설을 위한 초중량물 수송부터 TV, 냉장고, 휴대폰 등 IT제품의 생산을 위한 원부자재의 공급부터 완제품의 배송, 지역에서 생산된 다양한 농수산물을 수요지까지 수송하는 등 다양한 물류서비스 개발을 통해 국가산업을 뒷받침하는 것은 물론 일반 국민의 실생활에까지 기초생활 서비스를 공급할 정도로 밀접하게 다가가 있다.

물류산업은 수송·보관·하역 등 전통적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소물류기업부터 기업 전반의 물류활동을 일괄 위탁받아 종합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전문물류기업, 최근에는 전국적인 택배망을 통해 이커머스물류를 수행하는 택배기업부터 생활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류스타트업까지 다양한 업종에 걸쳐 약 61만명이 종사하여, 종사수 기준으로 국가경제의 약 2.9%를 차지하는 주요 서비스산업이며, 최근 수년간 연간 1만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신성장산업으로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산업과 국민생활 전반에 상시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자리 등 국가경제의 핵심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미래산업으로서 물류산업의 위상은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으나, 우리나라 물류산업 내외부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70~80년대의 낡은 제도, 전통적인 업무 방식, 불투명한 시장구조로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 및 시설에 대한 투자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산업 내에서 갈등이 상존하는 등 산업 발전을 위한 여건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으로는 대표적인 이커머스 유통기업인 아마존이 이미 스스로를 물류기업으로 분류하고, 최근에는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당신들이 팔면, 우리가 배송한다(You sell it, we ship it)’를 대표 선전 구호로 활용할 만큼 물류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통산업과 물류산업의 유기적 융합이 가속화되고, 4차산업혁명의 핵심 적용분야로 제조와 함께 물류가 부각되면서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서비스산업으로의 변화요구에 직면해 있다.

지난 1월 설을 앞두고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택배 우편물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 1월 설을 앞두고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택배 우편물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최근 정부는 생활물류 확대에 대응한 물류산업 지원체계 혁신, 물류산업 성장기반 혁신, 물류산업 시장질서 혁신을 골자로 한 물류산업 혁신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혁신방안의 주요 내용은 생활물류 등 새롭게 등장하는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고, 운수사업 등 전통적 물류서비스시장의 규제 개선, 물류인프라의 합리적 확보 및 첨단화 지원, 물류인재 및 일자리 확보 등 산업 성장 잠재력 확보를 지원하는 한편 물류시장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받고 있는 지입제 및 다단계 개선 등 깨끗한 산업 환경을 구축을 중장기 과제로 제안하고 있다.

모처럼 마련된 물류산업 혁신방안이 성공적으로 수행되도록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물류산업의 근본적 혁신을 위해서는 가장 밑바닥에서 실행기능을 전담하는 중소물류기업의 경쟁력 향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중소벤처기업부를 중심으로 중소제조기업의 스마트공장 도입 확산을 위해 연간 약 3000억원 이상의 재정이 투입된 스마트제조혁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분야로 제조와 물류가 부각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스마트물류혁신추진단을 구성하고 사업추진을 위한 재정 확보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둘째, 위수탁제, 다단계 관행, 대형물류사 횡포 방지 등 업계의 고질적 병폐를 제거하기 위한 시장질서 혁신 방안 로드맵을 연말까지 마련하는 일정이 제시되어 있으나, 2020년 화물안전운임제 도입 등 업계의 근본적 변화가 진행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지입제의 경우 증차 제한 등 화물운송시장의 다양한 규제와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보다 근본적 개혁을 위해 물류분야 사회적 대타협기구 결성을 검토해야 한다.

셋째, 이번 혁신방안의 경우 물류기업이 정상적 사업수행을 위한 현장 인프라의 확보에 대한 다양한 규제 개선 및 대책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일보하였으나, 생활물류 기반물류시설의 확보와 함께 지역 단위의 물류운영조직 및 제도가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인구 1000만의 서울시에 물류정책을 1.5명의 인력이 담당하는 상황에서 도시권 생활물류산업의 육성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환경, 안전 등 반드시 필요한 규제와 함께하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규제 완화는 단기적으로 기업경영 환경을 개선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사회적 비용의 증가를 유발한다. 정상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온실가스 감축, 교통안전, 교통정체 해소 등 지킬 것은 지키며 일하는 산업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이번 정부추처의 혁신방안은 경제활력 대책 마련의 일환으로 물류정책을 주관하는 국토교통부와 예산 및 정책기획을 주관하는 기획재정부 등 정부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했다는 점에서 정책 대안의 구체성 및 다양성, 향후 추진동력 및 실천력 확보 측면에서 많은 기대를 갖게 한다.

한 번에 물류산업의 묵은 숙제들이 해결되기는 어렵겠지만, 물류산업에 대한 정부의 인식 변화가 확인되고, 이를 정책화하기 위한 고민이 충실히 담겨졌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물류산업의 혁신적 성장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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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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