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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투자, 미래에 희망을 주는 복지를 위하여

[2019, 내가 바라는 대한민국] 사회복지

이봉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2019.01.15

이봉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봉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2019년 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항상 그렇지만 출발은 희망에 차다. 특히 새해는 황금돼지의 해이기 때문에 번영과 안녕을 축원하는 덕담이 더욱 차고 넘친다.

개개인의 새해 덕담은 그렇다 치고 국민 전체의 안녕을 위해서는 어떤 덕담이 필요할까?

국민들의 실생활이 조금 더 나아지는 새해가 되기 위해서는 복지정책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민의 번영과 안녕의 기본선은 복지정책으로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외형적으로 보면 2019년은 복지가 확대돼 국민들의 삶의 질이 그래도 조금은 나아지는 해다. 일단 사회복지 관련 예산이 늘었다. 보건·복지·노동 분야 정부예산이 2018년 146조원에서 2019년에는 161조원으로 10% 정도 늘었다.

특히 복지의 최일선을 담당하는 보건복지부의 예산은 2018년 63조원 규모에서 올해는 72조원으로 약 15%가 증가했다. 양적 규모로는 획기적인 수준으로 예산이 증가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국가비전으로 ‘포용국가’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비전에 걸맞게 복지분야에서는 ‘포용적 복지국가’의 개념 아래 복지확충이 이루어지고 있다. ‘모두가 누리는 포용적 복지’의 중요 방향은 보편적 복지의 확대와 복지사각 지대의 축소로 파악될 수 있다.

2019년에도 이러한 정책방향은 지속된다. 우선 2018년에 시작된 아동수당이 대폭 확대된다. 만 6세 미만 소득하위 90%에게 월 10만원씩 지급되던 것이 2019년에는 부모의 소득과 상관없이 모든 아동들에게 지급된다. 연령 대상도 2019년 9월부터는 7세 미만 아동으로 확대된다. 아동수당의 확대와 함께 아동돌봄 강화를 위한 국공립 보육시설의 확충 등도 적극적으로 추진된다.

어르신들을 위한 기초연금도 확대된다. 현재는 소득하위 70%에게 월 25만원씩이 지급되는데, 2019년 4월부터는 소득하위 20%인 어르신에게는 지급액이 30만원으로 인상된다. OECD 국가들 중 최악의 수준으로 알려진 노인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이다.

복지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계속된다. 부양의무자 제도의 단계적 폐지를 통해 차상위 복지사각지대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또 커뮤니티케어의 추진을 통해 지역복지전달체계를 보다 촘촘히 구축해 사회복지서비스 사각지대를 줄인다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2019년 7월부터는 장애등급제도 폐지돼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장애인복지가 강화될 전망이다. 또 그간 취약했던 발달장애인에 대한 서비스 접근성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일련의 복지정책은 복지대상을 확충하고 서비스의 내용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는 모두 의미있는 발전방향이다. 국민의 삶의 기본선을 책임지는 복지가 강화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발전방향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복지정책이 조금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포용적 복지’의 근본적인 개념에 보다 충실해 우리사회의 핵심적인 사회문제인 ‘불평등의 확대’를 해결하려는 노력에 보다 충실할 필요가 있다.

‘포용적 복지’의 어원은 실제로는 OECD를 중심으로 대두된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세계경제 위기를 거치면서 대두된 불평등의 문제와 심화된 계층 간의 갈등이 궁극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로막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다는 관점에서 포용적 성장(혹은 복지)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포용적 성장은 기존의 경제성장 중심에서 벗어나 사회 구성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의 다양한 불평등 문제를 해소함으로써 계층 간 형평성 있는 분배를 추구하는 복합적 개념이다. 포용적 성장을 위해서는 공정한 기회의 보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장에 기여 가능한 공정한 기회를 모든 사회계층에 제공함으로써 경제성장의 과실을 보다 평등하게 나눌 수 있으며 그러한 기여가 궁극적으로는 성장에도 도움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우리사회의 최근 현황은 암울하다. 우리사회의 계층이동성은 복지확대에도 불구하고 더욱 악화되고 있다. 통계청의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신 세대에서 사회계층의 상승이동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 국민의 비중은 2011년에 29%에서 2017년에는 23%로 줄었다.

자녀세대에서의 계층의 대물림에 대한 우려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자녀세대에서 계층의 상승이동에 낙관적인 층은 2011년 42% 수준에서 2017년에는 31% 대로 파악돼 6년 사이에 무려 11%나 감소했다.

사회복지의 기본적인 비전은 지속가능한 통합된 사회다. 불평등이 악화되고 계층이동의 가망이 없는 사회는 지속이 불가능한 분열된 사회다. 우리사회 계층이동의 사다리를 강화하기 위한 복지정책의 강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다.

계층이동 사다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아동에 대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 어린 시기에 인적자본의 격차를 줄여줌으로써 출발선에서의 공평한 기회를 늘리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계층이동의 사다리를 강화하는 정책이다.

아동에 대한 투자, 특히 어린시기에 대한 투자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의 아동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OECD의 분석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아동·가족 관련 정부지출은 GDP 대비 1.5% 미만으로 집계되며, 이는 OECD 국가들 중에서 최하위권에 속한다. 아동에 대한 투자를 보다 적극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

계층이동의 사다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수급자’를 양산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복지정책의 핵심이라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21세기 지속가능한 복지체제를 위해서는 일을 통한 자립을 목표로 하는 일자리복지의 개념이 필수적이다.

일자리복지의 핵심은 괜찮은 일자리 창출과 그러한 일자리를 통해 자립을 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근로동기의 강화를 위해 EITC(근로장려세제)제도 등을 확대개편하여 저소득 가구의 경제활동 참가 동기 부여를 강화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사회복지 정책은 주로 소득 지원에 초점을 맞추었다. 주로 생계비 지원 위주의 복지정책으로는 자립의 기반을 닦기가 힘들다. 최근의 국내외 연구결과는 자립을 위해서는 자산의 축적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자산 축적을 통해서 딛고 설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저소득층의 자산형성을 돕는 정책방안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저소득층 아동들이 성장했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을 형성하는 아동발달계좌의 확대도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지금 당장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미래에 희망을 주는 복지가 중요하다. 사람에 대한 투자를 통해 계층이동의 사다리를 강화하는 보다 적극적인 사회복지 정책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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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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