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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등대’ 45년 만에 다시 불 밝힌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번영의 노정

[판문점선언 1주년] ① 국민, 남북, 국제사회와 함께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2019.04.24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곧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이 된다. 현재 시점에서 지난 1년간을 회고해 보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한해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 것은 유래 없는 일이다. 남북 정상이 서로간의 신뢰를 쌓아 나가기 시작하는 것은 중요한 출발점이다. 북한의 5.1 경기장에서 15만 평양시민들을 향해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한 것은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2018년도에 36회의 남북회담이 개최됐고 23건의 합의서가 채택됐다. 2016년과 2017년에 남북대화가 전무했던 것을 감안하면 꽤 의미 있는 성과다.

주목할 것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개소다. 남북한 공무원들이 한솥밥을 먹으면서 대화와 협력을 하고 있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남북관계사에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 늘 대화와 연락채널이 단절됐다. 그리고 그것이 복원되는 시간도 많이 걸렸다. 남북간 협의 및 연락채널의 상시화는 매우 중요한 성과임에 틀림없다.

가장 중요한 진전은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분야다. 9·19 평양정상회담에서는 군사분야 이행합의서를 부속합의서로 채택해 남북간 상호 적대행위 중지 및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에 합의했다.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지대화 사업 추진을 통해 JSA가 비무장 공간이 됐고 우발적 충돌의 위험이 있었던 군사분계선 쌍방 1km 이내에 근접한 GP도 폭파됐다. 6·25 전쟁시 치열한 격전지였던 화살머리고지 일대의 공동 유해발굴 작업을 위해 지뢰제거가 완료됐고 조만간 유해발굴사업이 진행될 것이다.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화해협력을 거쳐 남북연합을 구성하고 통일국가를 완성하는 것이다. 남북연합은 남북 공동체 구성이 중심이 되고 모체는 경제공동체가 된다. 북한이 핵무력을 가진 상태에서 남북경제공동체의 비전을 실현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평화문제의 우선 해결이 중요하기 때문에 현재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실현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9월 14일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앞에서 열린 개소식 모습. (개성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9월 14일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앞에서 열린 개소식 모습. (개성 사진공동취재단)

그러나 우리는 경제공동체의 미래를 항시 준비해야 한다. 평화와 경제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국내외적으로 평화롭지 못한 상황에서는 경제를 부흥시킬 수 없다. 경제상황이 악화되면 국가의 평화를 유지할 수가 없다. 남북한 평화경제론은 평화를 유지하는 가운데 경제협력을 강화할 수 있고 경제협력은 남북한 평화를 공고히 할 수 있다는 비전이다.

혹자들은 평화체제를 막연하게 생각하는 듯하다. 평화체제 과정에서 평화협정이나 군축, 주한미군문제 등 군사 안보적 이슈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평화체제는 복잡한 것이 아니다. 북한이 한반도와 국제사회에 위협이 되는 대량살상무기를 폐기하면 북한 지역에 대규모의 시장화·개방화 조치들이 추진될 것이다.

우리의 자본과 기술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원조와 지원도 있게 된다. 홍콩이나 중국, 베트남이 개방되었듯이 북한 지역이 개방화 과정에서 자유왕래가 실현되고 남북경제가 상호 연결이 되면 더 이상 적대적인 행위를 할 수가 없고 할 필요도 없게 된다. 남북이 한 국가로의 통일은 공동체와 남북연합의 양상들을 경험한 후 추진해도 늦지 않다.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의 틀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해나가야 할 시급한 과제이다.

지금 한반도는 역사적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쑥대밭이 되었던 유럽은 통합을 이뤘다. 유럽연합 내의 국가들 간에 핵무기 경쟁을 벌이거나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나라는 없다. 유럽연합은 하나의 울타리 안에서 평화를 누리고 있다. 유럽의 젊은이들은 평화로운 터전 아래에서 서로 이해하고 화합하는 문화를 배워가고 있다. 적대적인 분단 구조 아래 사회내부의 분열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의 미래 세대들과는 다르다.

다시 한반도 평화와 화해 프로세스가 시작되어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상대자도 북한이고, 저성장의 한국 경제에 활력을 찾을 곳도 북한이다. 풍부한 지하자원과 노동력, 유리한 지정학적 위치 등 남북한이 서로 유리한 조건들을 찾는 다면 한반도가 분열이 아닌 통합의 발산지로 거듭날 수 있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남북관계가 앞서가면 한미동맹을 훼손할까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거리로 나온다. 한미동맹은 그렇게 쉽게 무너지는 관계가 아니다. 남북관계는 북미관계 개선과 비핵화를 견인하고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에도 기여할 수 있다. 퍼주거나 끌려 다닌다는 비판도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다. 대북제재만 있을 경우 북한은 대화하지 않고 다시 대결과 고립으로 갈 것이다.

남북관계를 유지해야 레버리지와 주도력이 생긴다.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남북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는 가운데 공동체적 구조를 형성해 나간다면 한반도의 모든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될 것이다.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의 의미는 국민과 함께, 남북이 함께, 국제사회와 함께하는 한반도의 비핵·평화·번영의 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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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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