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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코로나19 싸움에서 승리하는 길

2020.04.08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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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

코로나19는 코로나바이러스에 속한 SARS-CoV-2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질환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가 자주 걸리는 감기의 원인 바이러스 중 하나다.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가 2003년 중국과 주변국에 큰 피해를 일으켰던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5년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입힌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의 원인으로 확인되며 주목을 받게 됐다.

사스에 걸린 사람 중 약 10%, 메르스 걸린 사람 중 약 30~40%의 환자가 사망했다. 감기의 원인으로만 알던 코로나바이러스가 위협적인 존재가 된 것이다. 다만, 사스와 메르스는 증상이 없는 경우 감염력이 경미하고 중증으로 진행하고 나서야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켰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난 사람들만 검사하고 격리하면 대유행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증상이 발현하기 이전부터 감염력을 보이고, 증상이 경미한 시점부터 높은 전파력을 보이기 때문에 증상을 추적하는 방식으로는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이러한 점 때문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고, 이미 2월 중순에 세계적 대유행을 준비하도록 경고한 바 있다. 

코로나19는 산소치료가 필요한 중증의 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10~20%에 이른다. 이 환자들이 적절하게 치료받을 경우에 치명률은 1%까지 낮출 수 있지만, 의료시스템이 붕괴될 경우에 치명률은 10% 가까이 치솟게 돼 많은 사람들을 잃게 될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참혹한 상황을 중국, 미국, 유럽에서 이미 목격한 바 있고 대구, 경북 지역도 그러한 상황 직전까지 몰렸다가 다른 지역의 의료 역량으로 간신히 버텼다. 이러한 코로나19의 전파력과 임상적 특성을 반영해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에서는 우리가 아무 조치를 하지 않을 때 영국에서는 50만 명, 미국에서는 200만 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휴일인 5일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며 대구시 지하철 1호선 객실이 한산한 모습을 보인다. 지하철 객실 바닥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좌석에 앉을 때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켜달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정부가 당초 5일까지 시행하기로 예정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19일까지 2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사진은 대구시 지하철 1호선 객실 바닥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좌석에 앉을 때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켜달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치료제도 없고, 백신도 없으며, 증상을 나타내기 전부터 감염을 시키는 병이 일으키는 피해를 우리는 어떻게 최소화 할 수 있을까? 현 시점에 거의 유일한 방법은 우리 스스로 감염의 사슬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감염된 한 사람이 평균적으로 2~3명의 사람들을 다시 감염 시킨다. 따라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기하급수적으로 감염자가 늘어난다. 하지만, 사람간의 신체적 접촉을 줄이고, 오염된 환경에 노출될 상황을 피하면 1명의 감염자가 다른 감염자를 만드는 숫자를 1명 이하까지 줄일 수 있다. 이렇게 1명 이하까지 전파의 정도를 줄이게 되면 유행을 종식 국면으로 만들 수 있다. 바로 이것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하는 이유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1~2m 이상 사람간 거리 두기,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자가격리, 공공모임 금지, 학교 폐쇄 등이 있다. 극단적인 방법으로는 모든 사람들이 허가없이 집 밖으로 다닐 수 없도록 전면봉쇄(lock-down)를 하거나, 특정 유행 지역을 봉쇄하기도 한다. 중국이 외출을 제한하고 특정 지역의 교통을 차단하는 가장 극단적인 정책을 시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는 모든 시민이 자가격리를 하고 외출이 필요할 경우 관련 서류를 지참하도록 하고 있고, 독일은 2명 이상의 만남을 금지하고 있으며, 노르웨이는 동거인과만 외출이 가능하다. 영국의 경우도 가구원 제외 2인 이상 만남을 금지하고 있고, 뉴욕의 경우도 모든 사람들이 집에 머물도록 권고하고 있다.

적극적 조치 없이 ‘집단면역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알려진 스웨덴 조차도 초등학교를 제외한 전국의 학교를 폐쇄한 상태이고, 500명 이상의 모임은 금지하며 자택근무를 권장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가 시행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민주적 절차에 따라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유럽이나 미국 정부가 시행하는 방법에 비해 강도가 약하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스웨덴과 거의 유사한 정도다.

그렇다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언제까지 계속해야 하는 걸까? 사회적 거리두기를 멈추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지역사회에서 전파 경로를 알 수 없는 감염자가 발견되지 않아야 한다. 임페리얼 칼리지에서 시행한 시뮬레이션 결과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조기에 철회할 경우에 다시 유행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4월 들어서도 매일 신규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고, 그 중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사람들이 적지 않다. 게다가 서울, 경기의 경우 한 사람이 한 명 이상의 사람을 전파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여, 많은 전문가들은 큰 유행의 전단계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둘째, 많은 환자가 발생해도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병상과 의료자원이 있어야 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상황이 악화됐을 때 중증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상이나 의료자원도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셋째, 효과적인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돼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특성을 고려할 때 효과적인 치료제나 백신의 개발은 낙관하기 어렵고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최소 수개월, 혹은 1~2년 이상 사회적 거리두기를 멈추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2개월 가까이 지속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느라 모든 사람들이 너무 힘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괴로움을 피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포기할 수 없다. 코로나19로부터 나와 우리 가족, 이웃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큰 힘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지 않을 수도 있고, 상황이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코로나19 유행 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어려울지 모른다. 아마, 사회적 거리두기가 우리의 새로운 일상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이 가진 창의적 사고와 사회적 연대의 힘이 이 고비를 넘길 수 있게 해 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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