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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성묘도 온라인·비대면 인데…대규모 집회가 가진 위험성

최영일 시사평론가 2020.09.28
최영일 시사평론가
최영일 시사평론가

서양 격언이 하나 있다. ‘No cross, no crown.’
쉬운 영어다. 직역하면 십자가 없이는 왕관도 없다는 말이지만 큰 고난을 겪지 않고서는 영광의 자리에 오를 수 없다는 뜻으로 많이 쓰인다. 역경을 극복하고서야 성공의 명예와 명성을 얻게 된다는, 인생의 진리에 가까운 이 교훈은 동서고금 역사를 통해 다양하게 우리 인류를 가르치고 이끌어 왔다.
이제 이 말을 바꿀 때가 된 것 같다. ‘No corona, no crown.’  

코로나 없이 성공은 없다. 이렇게 붙여놓고 보니 우습기도한 동어반복 아닌가. 왜냐하면 ‘코로나’의 원뜻은 ‘크라운’과 마찬가지로 ‘왕관’이기 때문이다. 왕관 없이는 왕관이 없다? 하지만 여기서 ‘코로나’는 바이러스의 이름이라는 것을 2020년을 살아가는 우리 지구인은 모두 다 알고 있다. 굳이 풀어 쓰자면 코로나 바이러스와 맞서서 극복해내지 못하고서는 성공도 명예도 얻을 수 없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런데 정말 그렇다! 말장난이 아니라 엄혹한 현실 속에서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나라는 혼란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고통 받는 개인과 조직은 또 얼마나 힘든가.

처음에는 다소 불안한 마음으로 열심히 마스크 쓰고 손 씻고 하면서 한 계절 버티면 될까 싶었던 신종 바이러스 재난은 이제 봄, 여름, 가을을 관통해서 다시 겨울로 돌아오고 있다. 그리고 의료전문가들과 빌 게이츠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의 견해에 의하면, 글로벌 팬데믹 상황은 내년까지 이어져 백신이 보급된 후 2022년에야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하니 해를 넘기는 길고 긴 전쟁을 각오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냉혹한 바이러스의 호시탐탐 공습으로부터 버티어 내고, 이겨낼 수 있는 전략과 전술은 오직 ‘연대’와 ‘협력’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바이러스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인간의 강점, 국제사회의 포용적 연대와 협력을 주창한 바 있다. 이는 비유하자면 영화 ‘300’에서 스파르타 전사들이 자신의 방패로 전우의 몸을 보호하는 진용을 짜듯 함께 약속을 지키며 서로가 상대를 배려 해야만 모두가 통과할 수 있는 위험한 터널의 기간에 다름 아니다.

이 상황의 무서운 점은 한 사람이 방역을 교란 시키는 일탈을 하면 소수의 몇 사람이 희생 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순식간에 방역망이 뚫리면서 공동체 전체가 위험에 빠진다는 것에 있다. 이미 우리는 작은 일탈이 큰 피해를 일으키는 악순환의 나비효과를 차고도 넘치게 경험하고 있다.

약 한 달 가까이 초기 30명의 확진자를 역학적으로 추적하며 방어하던 것에서 신천지 대구교회 종교집회로 인한 첫 대유행을 다시 기억 해보자. 매일 폭증하는 확진자 숫자에 우리나라는 중국에 이어 확진자 수가 세계 2위에 있었다. 그러던 데에서 K방역이라 이름 붙여진 민주적 방역으로 4월 총선을 치러내고 다른 나라들로부터 부러움과 함께 국제적 찬사를 받았다.

그런데 4월 말 5월초 황금연휴를 거치며 아차~하는 사이 이태원 클럽 발 n차 감염은 어땠는지 복기 해보자. 학원, 과외, 동전노래방, 결혼식 뷔페, 물류센터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암울했다. 그리고 사랑제일교회 발 집단감염, 광복절 광화문 광장집회 감염처럼 큰 파장도 겪어야 했고, 다단계 방문판매업체 사업설명회를 비롯한 산발적 소규모 집단감염도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우리가 함께 머리 숙여야 할 가장 중요한 대목은 그 자체로 세상 그 무엇 보다 소중한 우리 가족, 이웃의 생명이 400명에 육박하도록 희생됐다는 점이다. 따라서 방역 교란 행위는 그 자체로 사회적 비판을 받는 위험한 민폐, 나아가 범죄로 간주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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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현장에서 의료진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사진은 한 의료진이 잠시 휴식을 취하는 모습.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미 경험한 시행착오를 반복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많은 시민들이 이번 추석명절에는 근현대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을 각오하기도 했다. 오죽하면 유명한 트롯 노래 제목에서 딱 한 글자를 패러디한 ‘불효자는 옵니다.’라는 유행어도 회자 됐다. 모두의 건강을 위해 고향방문도 자제하며 이동이 적은 차분한 연휴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연휴 중 개천절에 정치집회를 하겠다는 분들이 있다. 방역의 위험 때문에 지자체와 경찰이 광장집회를 허가하지 않으니 드라이브 스루로, 차량을 가지고 모이겠다고도 한다. 이 사안의 핵심은 정치, 이념, 종교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생명, 건강, 안전이 달린 방역의 성패에 집중하자. 방역은 전적으로 물리적 영역의 접촉 차단 필요성에 모아진다. 

접촉(contact)을 차단해야 하기에 우리는 모이지 못한다. 하지만 소통과 관계를 단절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학생이 학교를 못 가고, 자식이 부모를 방문하지 못 하는 것이 어디 보통의 상황인가? 방역은 전쟁이고, 현재 상황은 비유적 ‘전시’가 아닌 말 그대로 신종 바이러스와의 전쟁상황인 것이다. 많은 교회들이 종교집회 마저도 비대면 온라인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다. 그러니 시민의 자유 영역에서도 이번만은 접촉 대신 접속(connect)을 활용해주시길. 

그리고 생명과 안전에 더해서 K방역이 허물어질 경우 경제적 타격이 커져 다른 나라와의 비교분석에서 선방하고 있는 우리의 경제기반을 회복하는데 더 오랜 기간, 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래서 다시 한 번 강조해서 호소 드린다.

명심해 함께 연대하고 협력해서 다음의 원칙만은 살얼음판을 걷듯 지켜나가자. 물리적 접촉 대신 비대면 접속으로. 접촉(contact) 대신 접속(connect)으로. 불촉필속(不觸必續)- 접촉은 안 되니 반드시 접속으로. 꼭 해야만 한다면 다양한 모든 모임과 집회들을 그렇게 진행해주시길 당부 드린다. 오죽하면 명절 차례와 성묘도 비대면 온라인으로, 벌초도 대행해야 하는 상황을 지내야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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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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