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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속에서 울려 퍼진 베토벤의 교향곡 5, 6번

[정태남의 클래식 여행] 오스트리아/빈(Wien)

정태남 이탈리아 건축사 2020.01.14

베토벤은 18세기 음악의 여러 제약들, 즉 신성불가침으로 여기던 많은 형식들을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힘과 감성을 지닌 음악을 창조했다. 그의 위대한 업적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기념비적인 작품들 중에서 교향곡 제5번 ‘운명’은 인간의 원대한 힘을 무한히 발산하는 듯하고 교향곡 제6번 ‘전원’은 우리를 삶의 환희로 공손히 인도하는 듯하다.

베토벤-하우스의 중정. 왼쪽은 베토벤이 살던 곳이고, 그 앞의 계단은 베토벤 기념관으로 연결된다.
베토벤-하우스의 중정. 왼쪽은 베토벤이 살던 곳이고, 그 앞의 계단은 베토벤 기념관으로 연결된다.

빈에는 그의 행적을 더듬어 볼 수 있는 곳이 많다. 특히 빈의 북쪽 숲이 우거진 하일리겐슈타트 지역은 그가 여름에 자주 머물며 작곡에 몰두 했던 곳이다. 이 지역에 있는 베토벤-하우스(Beethoven-Haus)에 들어서면 중정을 중심으로 그가 살던 집과 그 맞은 편 위층에 베토벤 기념관이 있다.

베토벤이 살았다고 하는 집 안에는 그에 관련된 자료들이 모두 깔끔하게 정리된 상태로 전시되어 있다. 베토벤이 과연 이곳에 살았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옛날 빈의 중산층 사람들이 하일리겐슈타트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던 집 안의 모습은 그대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이곳에서 전시된 베토벤 관련 자료들 중에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베토벤의 데드마스크가 매우 강렬한 인상을 던져준다. 평온 속에 잠자는 듯한 그의 얼굴에는 험난했던 인생 역정이 고스란히 배어져 있는 것만 같다. 또 그가 30대 초에 쓴 ‘하일리겐슈타트 유서’도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베토벤이 살았다고 하는 집의 내부. 베토벤은 정리정돈과는 아주 거리가 먼 지저분하고 무질서한 상태에서 살았다고 전해진다.
베토벤이 살았다고 하는 집의 내부. 베토벤은 정리정돈과는 아주 거리가 먼 지저분하고 무질서한 상태에서 살았다고 전해진다.

베토벤은 28세가 되던 1798년 무렵에 귀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여기저기서 은밀히 치료를 받았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그러다가 1802년에는 의사의 조언으로 귓병이 나아지기를 바라면서 또 마음의 평온을 얻기 위해서 자연에 둘러싸인 한적한 하일리겐슈타트로 이주했다.

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서 받은 마음의 상처에다가 음악가에게는 치명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귓병이 더욱 악화되자 그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극히 쇠약해졌고 낙엽지는 가을이 다가오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해 왔다. 그는 곧 죽음을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동생 앞으로 유서를 쓰고는 자기가 죽기 전에는 절대 개봉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다시 생각을 완전히 바꾸었다. 그러니까 최악의 순간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섰던 것이다. 이 유서는 그가 세상을 떠난 다음 날인 1827년 3월 27일에야 발견되었으니 혼자서 평생 간직하고 있으면서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것이다.

베토벤의 데드마스크. 평온 속에 잠자는 듯한 그의 얼굴에는 험난했던 인생 역정이 고스란히 배어져 있는 것만 같다.
베토벤의 데드마스크. 평온 속에 잠자는 듯한 그의 얼굴에는 험난했던 인생 역정이 고스란히 배어져 있는 것만 같다.
유서를 쓴지 4년이 지난 1806년, 그는 교향곡 5번 ‘운명’과 6번 ‘전원’을 구상하고는 1808년 여름 하일리겐슈타트에 머물면서 모두 완성했다.

이 두 개의 교향곡은 그해 12월 22일 테아터 안 데어 빈(Theater an der Wien)에서 초연되었다.

한편 이 극장 이름은 ‘빈 강가의 극장’이란 뜻이다. 즉 여기서 빈(Wien)은 도시명이 아니고 도나우 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지류의 이름이다.

그런데 이 두 교향곡의 엄청난 유명세와는 달리 당시 초연 음악회는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베토벤의 불같은 성격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반감을 샀다. 이에 베토벤은 리허설 실황을 지켜보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단원들이 연습하는 데 동의해야만 했고 대기실로 쫓겨난 채 오케스트라 지휘자인 제이프리트로부터 간간이 진행상황을 보고 받았다.

그런데 이 음악회에서는 교향곡 제5번 ‘운명’과 6번 ‘전원’만 초연된 것이 아니었다. <C장조 미사> 중에 나오는 아리아인 ‘아, 배신자여’와 <피아노 협주곡 제3번>도 연주되었을 뿐 아니라 <C장조 미사>의 또 다른 악장이 연주되었으며, 마지막으로 <피아노와 합창과 관현악을 위한 환상곡>도 울려 퍼졌다. 그러니 하룻저녁에 엄청나게 많은 곡이 연주되었던 것이다.

이 마라톤 연주회가 저녁 6시 반에 시작되어 10시 반까지 자그마치 네 시간이나 계속되자 당시 언론인이자 작곡가였던 라이하르트는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지나치면 좋을 게 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고 불평하듯 기록했다. 그뿐 아니다. 당시 극장은 난방이 제대로 안되어 실내에서는 몸이 얼어붙는 듯 했으니 이런 상황에서 연주가 제대로 되었을 리 만무하다. 불같은 성격의 베토벤이 자신의 귀로 음악을 들을 수 없었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을까?

 테아터 안 데어 빈의 현재모습.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 ‘운명’>과 <교향곡 제6번 ‘전원’>이 초연되었던 극장이다.
테아터 안 데어 빈의 현재모습.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 ‘운명’과 6번 ‘전원’이 초연되었던 극장이다.
정태남

◆ 정태남 이탈리아 건축사

건축 분야 외에도 음악·미술·언어·역사 등 여러 분야에 박식하고, 유럽과 국내를 오가며 강연과 저술 활동도 하고 있다.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 <동유럽 문화도시 기행>, <이탈리아 도시기행>, <건축으로 만나는 1000년 로마>, <매력과 마력의 도시 로마 산책> 외에도 여러 저서를 펴냈으며 이탈리아 대통령으로부터 기사훈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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