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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테이크, 그리고 플랑세캉스의 영화들

[영화 A to Z, 시네마를 관통하는 26개 키워드] ⓟ Plan sequence(플랑세캉스)

이지현 영화평론가 2020.07.31

오손 웰즈의 영화 <위대한 앰버슨가>(1942년작)의 별칭은 ‘과거에 대한 영화’다.

이 작품의 배경은 1885년부터 1차 세계대전 이전의 시기로, 부유했던 ‘앰버슨가의 쇠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변화를 예측하지 못한 결정 때문에 인물들은 우울하다. 놓친 기회를 깨닫지만 이미 늦었다.

이 영화에는 유명한 롱테이크(long take) 장면이 등장한다. 부엌에서 여주인공의 아들 ‘조지’와 숙모 ‘화니’가 이야기를 나누는 신으로, 무려 4분 넘게 지속된다. 인물들의 대화가 이어지지만, 카메라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컷 없이 하나의 쇼트가 길게 지속될 때를 우리는 ‘롱테이크’라고 부른다. 이때 롱테이크 분량에 딱히 법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관객들이 ‘충분히 길다’라고 느끼면 된다. 과거에는 35mm 필름 한 롤을 기준으로 ‘10분 정도’ 길이가 최대였다.

영화 <위대한 앰버슨가>의 한 장면.(사진=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http://www.kmdb.or.kr)
영화 <위대한 앰버슨가>의 한 장면.(사진=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http://www.kmdb.or.kr)

◈ ‘플랑세캉스’란 표현의 발전

영화제작자들은 미학의 출발점에서 늘 ‘공간’을 가늠하고 ‘얼마나 길게 찍을지’를 고민한다. 그리고 ‘몽타주를 이용해 공간을 증대해 표현할 것인가’ 혹은 ‘연속성을 고려해 한 공간에 다른 공간의 개념을 흡수할 것인가’, 이렇게 둘 중 하나로 경향성을 정한다.

물론 한 가지만 따르기는 어렵다. 감독에 따라 선호도가 다를 수도 있고, 시대나 국가에 따라 유행이 달라질 수도 있다. 다만 이렇게 표현할 수는 있을 것 같다. 현대영화로 올수록 ‘컷’이나 ‘(통일성을 가진 이야기나 사건 개념의) 시퀀스’의 수가 많아지는 것 같다고.

한편 아트하우스 영화는 ‘롱테이크’를 더 선호한다. 촬영이 까다롭더라도, 논의가 많아져서 영화가 한층 우아해지기 때문이다. 즉, 컷이나 시퀀스 수가 적은 것이 고전미학의 관점에서는 더 아름답게 보인다.

이러한 롱테이크의 방식 중에 ‘플랑세캉스(plan sequence)’가 있다. 이 단어는 ‘쇼트(프랑스어 ‘플랑’)’와 ‘시퀀스(프랑스어 ‘세캉스’)의 합성어로, 영어식으로 ‘시퀀스 쇼트’라 부르거나, 찍는 방식을 고려해서 ‘원신 원컷’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처음에 이 단어를 만든 것은 영화학자 앙드레 바쟁이었다. 1949년에 ‘오손 웰즈’에 대한 책을 집필하다가 <시민 케인>(1941년작)을 보고서 이 합성어를 생각해냈다.

하지만 이후에 뜻이 변형된다. 지금에 이르러 웰즈의 영화를 보고 플랑세캉스라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보다는 ‘(초점이 앞뒤 모두에 맞아서, 심도가 깊은) 딥포커스’나 ‘롱테이크’를 섞어서 설명하는 편이 훨씬 더 수월하다.

1966년까지는 ‘내러티브’를 말하며 크리스티앙 메츠가 기호학에서 자주 ‘플랑세캉스’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이후로 ‘시네마에 대한 베르그손의 사유’를 설명하며 질 들뢰즈도 이 단어를 자주 썼다.

플랑세캉스를 찍을 때는 세밀하게 내용과 기술을 견주어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러티브의 처음과 마지막에 ‘변화’가 생기면 좋고, 길게 찍는 과정에 ‘생략’되는 의미가 있으면 더 좋다.

카메라는 움직이는 편이 낫고, 배우들도 함께 움직여 동선을 형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관점에 따라 플랑세캉스의 정의는 달라질 수 있다.

◈ 히치콕의 <로프>와 이창동의 <버닝>

1940년대 할리우드에서는 플랑세캉스가 크게 유행했다. 프리츠 랑, 오토 프레밍거, 로버트 시오드맥 등 당대 최고 수준의 감독들이 각자 ‘길게 찍은 장면들’을 선보였다.

이런 상황에 도전광 히치콕이 빠졌을 리는 없다. 히치콕 최초의 컬러영화 <로프>(1948년작)는 총 11개의 쇼트로 구성된 작품이다. 10군데 봉합부위가 배우의 등이나 벽, 트렁트 뚜껑으로 교묘하게 감춰져 있다. 겉보기에 80분의 러닝타임이 하나의 쇼트처럼 보인다.

하지만 영화 전체를 플랑세캉스로 만든 히치콕의 도전은, 롱테이크의 장점인 ‘사실성’과 오히려 멀어지는 효과를 낳았다. 카메라의 존재감이 너무 커졌기 때문이다.

이와 비교해 당대 프레밍거의 영화는 달랐다. 그는 카메라가 움직이면서 몽타주를 포함하지 않기를 바랐다. 관객들이 카메라의 존재를 잊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프레밍거의 방식을 최근에 영화 <버닝>(2018년작)에서 발견했다. 이창동 영화의 첫 장면은 미학적으로 균형 잡힌 플랑세캉스를 구사하고 있다.

종수의 ‘등’을 카메라가 따라가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몇 분간 이어지는 이 첫 쇼트의 마지막에 종수는 혜미의 존재를 깨닫는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내적인 변화’가 생긴다. 혜미를 알게 되면서 종수의 존재 의미가 바뀌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이 오프닝시퀀스 첫 부분에서 종수는 짐을 등에 맨 ‘짐꾼’이었다. 하지만 “아프리카로 가겠다”는 허황된 말을 하는 혜미와 마주친 뒤, 그는 ‘소설가’를 꿈꾸게 된다. 전체 영화의 스토리가, 이 첫 번째 쇼트 이후에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2018년 4월 영화 <버닝>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스티븐 연(왼쪽부터), 유아인, 전종서, 이창동 감독이 토크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년 4월 영화 <버닝>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스티븐 연(왼쪽부터), 유아인, 전종서, 이창동 감독이 토크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원시적인 개념일 수도 있지만, 플랑세캉스의 미학적인 욕심은 영화를 좀 더 정밀하게 만든다. 극장에서 길게 찍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평론가들은 이 장면이 언제까지 지속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미학적인 균형을 맞추는지를 관찰한다.

최근 디지털영화가 발전하면서 플랑세캉스에 대한 개념은 바뀌고 있다. 정말이지 급변하고 있다. CG를 이용하면, 필름으로 찍을 때보다 훨씬 쉽게 끊어진 쇼트들을 하나로 연결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플랑세캉스에 대한 미학적인 점수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하는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어쩌면 순전히 비평의 영역에 던져진 숙제일 수도 있다.

이지현

◆ 이지현 영화평론가

2008년 '씨네21 영화평론상'으로 등단했다. 씨네21, 한국영상자료원, 네이버 영화사전, 한겨레신문 등에 영화 관련 글을 썼고, 대학에서 영화학 강사로 일했다. 2014년에 다큐멘터리 <프랑스인 김명실>을 감독했으며, 현재 독립영화 <세상의 아침>을 작업 중이다. 13inoch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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