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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

[마음 다독 주치의 이동우의 희망심기] ② 어려운 일로 마음이 흔들릴 때에는

이동우 인제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2020.09.24

코로나가 대유행의 위기를 맞으면서 전국의 거리두기 2단계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IT 기업들이 유비퀴터스 환경을 홍보할 때 주로 사용되던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에게나’라는 문구가 질병관리청의 브리핑에서는 그 누구도 감염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음을 알리는 문구로 쓰이고 있습니다.

감염에 대한 경계심을 바짝 조여야 할 시점이지만, 전 세계의 모범이 될 정도로 방역수칙을 잘 지켜오던 국민들도 이제는 지쳐 가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가고 싶은 곳이 있어도,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좀 더 안전해질 때를 기다리며 활동을 대폭 줄여온 세월이 반 년을 넘겨 가면서 국민들의 인내심이 바닥날 지경에 이른 듯하고 어떤 분들은 여기에 더해서 우울과 분노의 감정에 휩싸이는 듯 합니다.

코로나 감염으로부터 안전해지려면 적어도 내년 상반기를 지나야 한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우리가 코로나 사태에 따른 심리적 부담에서 벗어나려면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는 바탕 위에서 희망을 가져야 하며, 한 두달 후에는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하리라는 때이른 희망을 품었다가 실망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지난 칼럼에서 말씀드린 스톡데일 패러독스의 교훈입니다. ☞ 지난 칼럼 바로가기

어려운 일로 마음이 흔들릴 때 떠올려 보는 말들 중에, 라인홀트 니버 목사의 평온을 위한 기도문이 있습니다. 신께서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함과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용기를 주실 것을, 그리고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실 것’을 간구하는 내용입니다.

인생사에서 바꿀 수 없는 일을 바꾸려다 분노하고 좌절했던 일들, 바꿀 수 있는 것을 주저하면서 망설이다가 문제를 키운 경우들을 돌이켜 보면 이 짧은 기도문이 담고 있는 깊은 지혜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코로나의 유행 속에 있는 우리가 지금 바꿀 수 없는 것이 무엇입니까? 바이러스가 확산되어 있으며, 감염 가능성에서 그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바꿀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바로 우리의 행동입니다. 마스크 착용하기, 2m 안전 거리 유지하기, 손 씻기, 그리고 모임과 외출을 자제하기와 같은 안전 수칙이 모두 코로나 감염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바꿀 수 있는 우리의 행동입니다.

날씨를 탓하며 분통을 터뜨리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우산을 준비하고, 무더위가 엄습하는 날에는 나무 그늘을 찾으면 될 일입니다. 폭염 주의보가 내린 날에는 활동이나 외출을 자제해야 합니다.

날씨를 바꿀 수 없듯이 바이러스의 행태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바이러스는 프로그래밍된 행위만을 반복하는 기계와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들 인간의 행동을 바꿔야 합니다. 때로는 자동 기계와도 같은 삶을 살기도 하지만 이성의 힘으로 자동적, 반복적 행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우리 인간들이 스스로의 행동을 바꿈으로써 감염의 위험에 대처할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되면서 초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임명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해외 언론마저도 정은경 청장을 ‘코로나 영웅’으로 부르지만, 정작 본인은 “개인에게 관심이 쏠리거나 미화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겸양을 보여 왔습니다.

정은경 청장은 오히려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방역수칙을 지켜가는 국민 한 분 한 분을 영웅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성실 그 자체’인 질병관리청장의 조언에 따라 오천만의 영웅들이 코로나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그런 나라를 꿈꿔봅니다.

이동우

◆ 이동우 인제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책연구소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임상의사로서의 진료업무와 함께 우리 사회의 정신건강증진을 위한 정신보건업무, 정신건강정책 개발에도 참여하였으며 많은 사람들의 마음 읽기, 즉 마음 다독(多讀)에 매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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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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