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콘텐츠 영역

이 칼럼니스트의 기고글
- 명품은 시대정신을 외면하지 않는다 이탈리아 패션브랜드 돌체앤가바나는 왜 영혼 없는 기업이란 비난을 자초할까. 이번에 논란이 된 중국 상하이 패션쇼 홍보 영상을 보면 인종차별적인 요소가 있는 게 사실이다. 동양계 여성이 헤픈듯한 웃음을 지으며 어색한 젓가락질로 피자를 먹으려 하지만 여의치 않다. 그때 이 작은 막대기로 위대한 이탈리아 피자를 먹는 방법을 설명해주겠다는 내레이션... 2018.11.30
- 비뚤어진 부정(父情)에 무슨 진실이 있을까 대한민국 아버지들이 수상하다. 의심받을 만한 이상한 짓을 해 공분을 사고 있다. 숙명여고에서는 교사로 있는 아버지가 딸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했다고 해서 난리다. 애먼 학생들이 직접 증거를 찾아나서는 안쓰러운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난 26일 국정감사에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이곳 학생이 같은 학교 교수로 있는 아버지... 2018.10.30
- ‘교황 방북’ 둘러싼 오해와 진실 의사의 집 문은 결코 닫혀 있어선 안 되고, 목자의 집 문은 늘 열려 있지 않으면 안 된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장발장에게 용서를 베풀어 새 삶을 살게 한 미리엘 주교가 성서의 여백에 적어 놓은 글귀다. 그런가 하면 의학철학이라는 제목의 책에는 이런 글을 써 놓았다. 나도 그들처럼 의사가 아닌가? 나 역시 나의 환자... 2018.10.12
- ‘이데올로기 종언’ 시대의 ‘음식 이데올로기’ 4월의 북유럽 발트해안. 일군의 항만노동자들이 특이한 방법으로 장어를 잡고 있다. 거둬 올린 그물 안에는 말대가리가 들어 있고, 그 말대가리의 입, 코, 귀, 눈 등 구멍이란 구멍에는 장어들이 우글우글하다. 귓구멍에서는 하얗게 녹아내린 뇌척수액과 함께 살찐 장어들이 꾸역꾸역 쏟아져 나온다. 이 그로테스크한 광경을 목격한, 난쟁이 오스카의 어머니는... 2018.09.28
- 게임의 문화적 가치 흔들려서는 안 된다 러시아 작가 드미트리 글루코프스키의 소설 메트로 2033은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상을 피해 지하철로 들어간 사람들이 각 역마다 국가를 이루어 살아가는 이야기다. 지하철역이 도시가 된다는 기발한 상상력 하나로 글루코프스키는 단숨에 세계적인 작가가 됐다. 문명이 멸망한 이후의 종말론적 세계를 그린, 이른바 포스트 아포칼립스(Post-Apocalypse) 장... 2018.03.30
- 로봇 그리고 ICT 올림픽…인간과 기술은 함께 가야 한다 독일의 철학자이자 미학자인 테오도르 아도르노는 1965년 앙가주망이란 글에서 선구적인통찰을 보여줬다. 그는 문화예술의 자율성과 참여의 문제를 논하며 일종의 미래 문명인 기계천사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를 오늘의 문화로 번역하면 퍼스널 컴퓨터나 인터넷쯤이 될 것이다. 현대 사회는 그가 규정한 대로 기계가 천사가 된 사회다. 천사의 미소 뒤에는 ... 2018.02.28
-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이어야 하는 이유 평창 동계올림픽이 결정적인 지점을 통과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지난 20일(현지시간)북한이 총 5개 동계종목에 46명 규모의 선수단으로 참가하고, 남·북한 선수단이 개회식에 공동 입장하며,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구성한다는 내용을 최종 승인했다. 남북 고위급 회담과 실무회담에서 합의한 내용 중 IOC 협의 및 승인이 필요한 사항이 매듭지어진... 2018.01.23
- 입양, 그 불편한 진실을 넘어서 연말이다. 거리에는 어김없이 구세군 자선냄비 종소리기 울려 퍼지고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는 언제라도 치솟을 채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구세군 냄비를 향한 손길은 뜸하고 사랑의 온도탑의 열기는 예년 같지 않다고 한다. 국정농단 사태로 기부문화가 한 차례 위축된 데다 최근 어금니 아빠 사건 등 기부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는 일들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 2017.12.29
- 선택의 연속 ‘넛지의 시대’를 사는 지혜 인간의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소소한 일상에서 일생일대의 중대사에 이르기까지 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 빼고는 결정을 하지 않고 살 수 없다. 우리는 종종 선택의 갈림길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거나 타인에게 결정을 맡겨버리는 선택 장애를 겪기도 한다. 그럴 때 누가 슬쩍 옆구리를 찌르며 지나가는 말로라도 한 마디 거들어 준다면 경우에 따라 그것은 큰... 2017.11.01
- 번역의 오해와 진실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시란 번역하면 사라지는 것이라고 했다. 번역 불가론을 강조할 때 흔히 하는 말이다. 비단 시 뿐만이 아니다. 어떤 장르의 글이든 원문의 미묘한 뉘앙스나 행간의 의미, 나아가 영혼의 숨결까지 그대로 다른 언어로 담아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번역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번역을 포기하는 것은 곧 풍... 2017.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