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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문화유산 제도 첫해, 우리가 남겨야 할 '현재의 유산'을 묻다 근현대사의 10개 장면을 한자리에서 조명한 예비문화유산 전시 "이 유산들을 직접 보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예비문화유산 제도에 관심을 가져온 나는 이런 고민을 하다가 서울 종로구 통인동의 '이상의 집'을 찾게 됐다. 국가유산청이 처음으로 선정한 10건의 예비문화유산을 한자리에서 소개하는 사진전 우리가 꿈꾼, 그 이상이 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는 예비문화유산들은 일부가 박물관에 있기도 하지만, 소재가 분산돼 있고 관람 정보가 명확히 정리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유산들을 한 공간에서 고해상도 이미지로 볼 수 있다는 점은 이번 전시를 찾은 중요한 이유였다. 예비문화유산 사진전이 열린 '이상의 집'. 예비문화유산 제도는 기존 국가등록문화유산보다 더욱 폭넓은 시야로 근현대 유산을 바라보는 장치로 마련됐다. 산업화·도시화 과정에서 수많은 유산이 훼손되거나 사라졌지만, 이를 보호할 제도적 기초는 충분하지 못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건설·제작·형성 후 50년 이상이라는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지금 발굴하지 않으면 잃어버릴 수 있는 유산"을 미리 찾고 기록하기 위한 예비문화유산 제도를 도입했다. 지역사회 미래문화자원 및 등록문화유산으로 성장하기 전까지 보호와 관찰을 돕는 '예비 단계'를 만든 셈이다. 시민 모금과 기업 후원으로 보존된 근대문화유산 '이상의 집'. 전시가 열린 '이상의 집'은 문화유산국민신탁의 보전 재산으로, 최근 라이엇 게임즈의 후원으로 보수 정비가 이뤄졌다. 라이엇 게임즈는 2012년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 지킴이 협약을 체결한 이후 문화유산 환수·매입·교육·활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꾸준히 지원해 왔다. 누적 후원액은 100억 원을 넘으며 민간 기업 중 최대 규모가 됐다. 보수된 공간에서 유산 사진들이 전달하는 안정된 분위기를 만끽하니, 민간 후원이 문화유산 보존 생태계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자연스럽게 체감됐다. 고해상도 이미지로 소개된 예비문화유산 전시 모습. 이번에 선정된 10개의 예비문화유산은 국가유산청이 제시한 열 가지 주제에 따라 근현대사의 다양한 장면을 보여준다. '염원'의 주제에는 대한민국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인 '제21회 몬트리올 올림픽 양정모 금메달'이 포함됐다. '겨레'를 상징하는 '제41회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단일팀 기념물'은 남북이 하나의 팀으로 출전했던 특별한 순간을 담고 있다. '화합'에서는 '88 서울올림픽 굴렁쇠와 의상 스케치'가, '평화'에서는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메달 및 증서'가 전시됐다. '무소유'를 상징하는 법정스님의 파피용 의자. '무소유'를 나타내는 법정스님의 '파피용 의자'와 산업화 시기의 생활 변화를 보여주는 '의성 자동 성냥 제조기'는 각각 '무소유'와 '번영'의 주제를 이루고 있다. 또 한국 산악계의 도전 정신을 보여주는 '77 에베레스트 등반 자료', 남극 탐험과 연구의 발자취를 담은 '한국남극관측탐험대 및 남극세종과학기지 관련 자료'는 '도전'과 '개척'의 의미를 전달한다. 이밖에 '정의'를 상징하는 '이한열 열사 최루탄 피격 유품', '헌신'을 보여주는 '소록도 마리안느·마가렛 치료·간병 도구'까지 더해져, 우리 사회가 지나온 길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구성으로 채워졌다. 소록도의 헌신을 보여주는 도구와 산업화를 담은 성냥 제조기. 이 가운데 특히 몇몇 유산은 나의 시선을 끌었다. '소록도 마리안느와 마가렛 치료·간병 도구'는 국적을 넘어선 헌신이 한국 사회에 어떤 공동체적 기억을 남겼는지를 또렷하게 보여주는 유산이었다. 한국 최초 올림픽 금메달과 그 의미를 설명한 전시 패널. '제21회 몬트리올 올림픽 양정모 금메달'은 한국 스포츠의 국제적 도약이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돌아보게 했고, 이후 서울올림픽으로 이어지며 한국 사회가 자신감을 갖게 된 역사를 생각하게 했다. '88 서울올림픽 굴렁쇠와 의상 스케치' 앞에서는 직접적인 기억은 없지만, 굴렁쇠 소년이 당시 사회에 남긴 인상과 상징성이 지금도 회자된다는 게 흥미로웠다. '정의'를 상징하는 이한열 열사 유품. 전시장에서 만난 고해상도 이미지들은 각 유산이 놓여 있었던 시대의 분위기와 맥락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여러 유산을 한자리에서 살펴보니, 한국 근현대사가 어떤 장면들로 이어져 왔는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전국으로 흩어져 있어 접근이 쉽지 않았던 예비문화유산을 이런 방식으로 먼저 만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제도를 이해하는 데 의미 있는 출발점이었다. 한국 탐험사의 도전과 개척을 보여주는 에베레스트·남극 자료. 예비문화유산 제도는 이제 첫발을 뗐다. 제도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민이 주변의 유산에 관심을 갖고, 사라질 위험에 놓인 기록들을 함께 지켜가려는 참여가 필요하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예비문화유산에 대한 국민의 이해가 한층 넓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예비문화유산을 실제 유물 형태로도 한자리에서 만나볼 기회가 마련돼 제도가 더 깊이 자리 잡길 바라게 된다. ☞ (보도자료) 예비문화유산 최초 선정 기념 「우리가 꿈꾼, 그 이상」 사진전 개최 정책기자단|정수민sm.jung.fr@gmail.com 글을 통해 '국민'과 '정책'을 잇겠습니다. 2025.12.09 정책기자단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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