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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모든 시각장애인에 점자여권 발급~

[하반기 달라지는 정책] 31년만에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에 따라 점자여권 발급 확대 시행

정책기자 이재형 2019.07.09

지난 4월 장애인의 날 행사 때 한 시각장애인을 만났다. 이분은 장애인에게 쇠고기처럼 등급을 매기는 것에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장애를 갖고 사는 것도 서러운데 사람한테 등급을 표시하는 기준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장애 등급은 장애인연금 수급 대상의 범위를 규정하는 기준이다. 오랫동안 아무렇지도 않게 ‘장애 1급’ 등으로 불리는 동안 장애인들 가슴에는 상처가 됐을지 모른다.

7월 1일부터 장애인을 1~6급으로 구분하던 장애등급제가 도입 31년 만에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이제는 장애 정도에 따라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과 ‘심하지 않은 장애인’을 구분, 기존 1∼3급은 ‘중증’으로 4∼6급은 ‘경증’으로 인정받는다. 이제 더 이상 장애 등급 용어는 사용하지 않게 됐다. 늦게나마 아주 잘 된 일이다.

장애인을 1~6급으로 구분하던 장애인 등급제는 도입 31년 만에 폐지됐다. 앞으로는 장애 정도에 따라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과 ‘심하지 않은 장애인’을 구분, 기존 1∼3급은 ‘중증’으로 4∼6급은 ‘경증’으로 인정받는다.  사진은 장애인 취업확대를 위한 행사에서 시각장애인들이 안마 서비스를 하는 모습이다.
장애인을 1~6급으로 구분하던 장애등급제가 도입 31년 만에 폐지됐다. 사진은 장애인 취업 확대를 위한 행사에서 시각장애인들이 안마 서비스를 하는 모습.
 

장애등급제가 폐지됐다고 해서 장애인 심사를 다시 받거나 장애인등록증(복지카드)을 새로 발급받을 필요는 없다. 1∼3급 중증 장애인에게 제공되던 우대서비스도 그대로 유지된다. 장애 등급을 기준으로 지원되던 141개 장애인 서비스 중 23개는 서비스 대상이 오히려 확대된다.

기존에는 장애인 건강보험료 할인율이 1·2급 30%, 3·4급 20%, 5·6급 10%였으나, 7월부터는 중증 30%, 경증 20%로 변경돼 전체적으로 경감 혜택이 커진다. 또 활동지원, 특별교통수단, 어린이집 우선 입소, 운전교육 지원 등의 대상자가 확대되고 장애인 보장구와 보조기기 지원도 늘어난다.

시각장애인들에게 또 하나 반가운 소식이 있다. 올해 7월 1일부터 장애 정도에 상관없이 본인이 희망할 경우 모든 시각장애인에게 점자여권을 발급할 예정이다. 점자여권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여권이다. 여권정보(성명, 여권번호 등)가 점자로 수록되어 있어 시각장애인들도 본인의 정보를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여권이다.

일반인은 여권 식별이 가능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은 본인의 여권을 확인하기 힘들다. 그래서 지난 2017년 4월20일부터 세계 최초로 점자여권을 발급하기 시작했다.
일반인은 여권 식별이 가능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은 본인의 여권을 확인하기 힘들다. 그래서 지난 2017년 4월 20일부터 세계 최초로 점자여권을 발급하기 시작했다.
   
점자여권은 외교부가 시각장애인 맞춤형 서비스의 일환으로 개발한 여권이다. 2017년 4월20일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발급을 시행했다.(출처=외교부)
점자여권은 시각장애인 맞춤형 서비스의 일환으로 개발한 여권이다.(출처=외교부)
 

점자여권은 외교부가 시각장애인 맞춤형 서비스의 일환으로 개발한 여권이다. 2017년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발급을 시작했다. 점자여권은 성명, 여권번호, 발급일, 만료일 등 주요 여권정보를 점자로 기록한 투명 스티커를 여권 앞표지 뒷면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각종 여권정보가 수록된 점자여권 발급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시행한 것이다.

그런데 현행 여권법은 개정 전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1~3급 시각장애인에 한해 점자여권을 발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이를 전 시각장애인으로 확대하니 해외여행에 따른 항공, 숙소 등 예약 시 여권정보 확인에 불편을 겪어온 시각장애인들이 보다 간편하게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으로 시각장애가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희망할 경우 국내 여권사무 대행기관(시·군·청) 및 재외공관에서 발급받을 수 있게 됐다.

신청방법과 발급 시간은 일반 여권과 똑같다. 시군청 종합민원실 여권발급부서에서 발급한다.
점자여권 신청방법과 발급은 일반 여권과 똑같이 시·군·청 종합민원실 여권발급부서에서 발급한다.
 

점자여권 신청방법과 발급은 일반 여권과 똑같다. 성남시청 여권발급부서에 가서 시각장애인이 어떻게 점자여권을 발급받는지 확인해봤다. 우선 민원실에 비치된 여권신청서 작성이 필요하다. 일반 여권신청서를 작성하되 점자여권 희망 여부에 체크만 하면 된다.

문제는 여권발급신청서가 점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시각장애인들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여권 발급부서 공무원에게 문의해보니 시각장애인들이 올 경우 공익근무요원이나 자원봉사자가 서류 작성을 도와주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실제로 여권발급 창구 앞에는 공익근무요원과 자원봉사자들이 근무하고 있었다.

점자여권은 일반 여권신청서에 점자여권 희망 여부에 체크만 하면 된다.
점자여권은 일반 여권신청서에 점자여권 희망 여부에 체크만 하면 된다. 양식에는 1~3급 시각장애인으로 되어 있지만 법 개정으로 시각장애인 누구나 발급이 가능하다.
 
여권 발급을 위해 담당 공무원이 신청인의 장애인 정보를 확인해야 하는 경우 신청인은 관련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여권 발급을 위해 담당 공무원이 신청인의 장애인 정보를 확인해야 하는 경우 신청인은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여권 발급을 위해 담당 공무원이 신청인의 장애인 정보를 확인해야 하는 경우 신청인은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단, 담당 공무원이 행정정보 공동이용을 통해 이런 정보를 확인하는 것에 동의하는 경우 해당 서류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

참고로 기존 여권에 점자 정보만 추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권 발급, 재발급시에만 신청이 가능하다. 아울러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4월 장애등급과 상관없이 모든 시각장애인이 점자 신분증(여권, 주민등록증, 복지카드)을 발급받을 수 있도록 관련 부처에 권고한 바 있다.

사단법인 대한안마사협의 경기지부 최병선 복지분과위원장은 “나는 어렴풋이 여권을 볼 수 있을 정도의 시력은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시력이 급격히 떨어진다면 점자여권을 발급할 것이다. 나보다 시력이 더 나쁜 사람들에게는 아주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점자여권을 발급 받아 외국을 자유롭게 드나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등록시각장애인(25만 2,632명, 2017년 12월 기준) 중 약 80.3%에 해당하는 4-6급 시각장애인(20만 2,910명)은 점자 신분증 발급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는데 7월1일부터 본인이 원할 경우 점자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다.
전체 등록 시각장애인(25만2632명, 2017년 12월 기준) 중 약 80.3%에 해당하는 4~6급 시각장애인(20만2910명)은 본인이 원할 경우 점자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다. 사진은 일반 여권.
 

여권은 전 세계에서 통하는 신분증이다. 해외여행 시 반드시 휴대하고 가야 한다. 우리나라 여권은 초록색이다. 미국은 파란색, 중국은 빨간색이다.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은 여권의 색을 구분하지 못한다. 본인의 여권정보도 볼 수 없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점자여권을 발급한 것은 시각장애인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획기적인 조치라는 생각이 든다.

현행 여권법은 개정 전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1~3급 시각장애인에 한해 점자여권을 발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관련 조항 개정을 현재 추진 중에 있다. 하지만 법 개정 시까지 즉시 확대 시행하는 것이다. 이것이 국민 불편 및 애로사항을 적극 발굴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적극행정의 모범사례가 아닐까?



이재형
정책기자단|이재형rotc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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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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