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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밖 청소년에게 낙인이 아닌 관심을~

2019 여름방학 전국 연합 거리상담 현장 취재기

정책기자 나종인 2019.08.02

“아이들을 일으켜 세워 무엇이든 할 수 있게끔 하는 곳이 이곳 쉼터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행사를 주관하는 담당자는 쉼터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가정 밖 청소년들을 쉽게 ‘문제아’ 라고 낙인을 찍는다. 하지만 아이들이 왜 거리에 나오게 됐는지에 관해선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쉼터는 그들에게 ‘낙인’이 아닌 ‘관심’으로 답하고 있다. 누구도 안녕하냐고 묻지 않았던 아이들에게 안녕을 묻는 곳, 쉼터가 더 많은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가정 밖 청소년에게 심리·사회·경제적 도움을 제공하는 사회적 안전망’. 쉼터에 대한 설명이 담긴 팻말이다. 쉼터는 아이들에게 여러 의미의 ‘쉼’을 제공하는 곳이다.(사진=서울시립금천청소년쉼터 제공)


거리의 아이들, ‘우리의 아이들’을 만나다

수많은 사람이 지나가는 서울 신림역 안. 분주하게 접이식 책상을 펴고 짐을 옮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펼쳐진 배너에는 ‘전국 연합 거리상담’ 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습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땀 흘리며 준비하는 그들은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에 한창인 선생님들이었다.

신림역에서 진행한 이 행사는 ‘여름방학 전국 연합 거리상담’의 일환이었다. 이는 여성가족부 주관으로 진행되는 일종의 ‘찾아가는 거리상담’이다. 지난해에도 여름 휴가철과 대학 수능 시험일을 전후로 두 차례 ‘전국 연합 거리상담’을 실시했해 총 4만8000여 청소년들에게 귀가지도, 심리검사, 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올해는 안양 1번가, 부산 해운대구 구남로 광장 등 청소년들이 많이 모이는 60여 지역에서 7월 25일~27일까지 ‘찾아가는 거리상담’을 진행했다. 

전국 청소년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지방자치단체 및 경찰을 비롯, 여성가족부,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등 270개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연합해 실시한 이번 거리상담은 전용 이동버스(‘이동형 청소년쉼터’)와 거리에 설치한 상담공간(부스)에서 이뤄졌으며, ‘거리상담 전문요원’들이 귀가지도와 청소년 고민상담 및 보호지원 등을 제공했다.

또한, 청소년 근로인권교육, 성교육, 의료지원 서비스뿐만 아니라 스포츠 게임, 걱정인형 만들기 등을 준비해 청소년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했다. 

거리상담뿐 아니라, 경찰과 함께 거리에서 청소년들을 만나는 거리 홍보도 진행했다. 쉼터와 거리 상담 등을 홍보함과 동시에 거리의 아이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기 위함이다.(사진=서울특별시 금천청소년쉼터 제공)
거리상담뿐만 아니라, 경찰과 함께 거리에서 청소년들을 만나는 거리 홍보도 진행했다.(사진=서울시립금천청소년쉼터 제공)


신림역에서 진행된 거리상담은 ‘서울시립금천여자단기 및 중장기청소년쉼터’와 ‘서울시립신림청소년쉼터’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곳 역시 여러 프로그램들이 마련됐다. 청소년들이 부담 없이 상담 장소에 들어올 수 있게 상품이 걸린 뽑기도 있었고, ‘가출’과 관련한 청소년들의 생각을 알아볼 수 있는 설문조사 판도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청소년이라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아르바이트, 성(性) 지식 등을 쉽게 알려주는 상담 부스 등도 자리하고 있었다. 실제 여러 청소년이 참여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담에 참여한 한 학생은 “거리상담이라고 해서 가출 청소년만 대상으로 하는 줄 알았는데, 청소년들을 위해 다양한 지식 등을 제공해 새로웠다” 라며 거리상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청소년들에게 아르바이트 관련 상담을 진행한 서울시립신림청소년쉼터 상담사업팀 장비나 씨는 “거리에 있는 청소년이라고 해서 모두 가출을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에 놓여 있는 청소년들에게 여러 정보를 주기 위해 이와 같은 상담을 진행 중” 이라고 말했다.

행사 취재 중, 실제로 과거 쉼터에서 지내던 청소년이 거리상담 부스를 찾아오기도 했다. 이런 경우가 빈번한지 묻는 말에 장비나 씨는 페이스북 등으로 행사를 홍보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종종 찾아온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상담도 상담이지만, 선생님들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었다.

“예전에 지냈던 아이들이 오랜만에 선생님들 보고 싶기도 하고, 얘기도 나누고 싶기도 해서 찾아오기도 합니다. 정말 멀리서 찾아오는 경우도 있었고, 저희 쉼터 근처에서 사는 친구들이 또 많아서 오며 가며 소식을 전해주기도 합니다.” 쉼터가 그들에게 좋은 ‘어른’, 그리고 ‘사회’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아이들이 살 힘을 얻어가는 곳, 이곳이 쉼터에요.”

신림역 내에서 청소년들에게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거리상담에서는 청소년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아르바이트, 성(性) 지식, 가정 밖 청소년 등 여러 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을 준비했다.(사진=서울특별시 금천청소년쉼터 제공)
신림역 내에서 청소년들에게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거리상담에서는 청소년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아르바이트, 성(性) 지식 등 여러 주제를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을 준비했다.(사진=서울시립금천청소년쉼터 제공)


이번 행사를 주관한 곳은 여성가족부와 두 곳의 ‘쉼터’다. 쉼터는 말 그대로 청소년들이 쉬어가는 곳이다. 가정 폭력에 노출되었거나 혹은 가정 해체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가정 밖 청소년들을 보호, 지원하는 사회안전망으로써 교육과 자립, 취업 지원까지 이어질 수 있게끔 하는 시설이다.

이들뿐 아니라 각자의 사정으로 조금은 더디게 가고 있는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이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끔 하는 곳 역시 쉼터이다. 하지만 사회는 쉼터에 대해 ‘문제아들이 가는 곳’이라며 쉽게 낙인을 찍곤 한다.

이에 대해 쉼터 관계자들은 모두 입을 모아 말한다. 이곳은 아이들이 다시 건강하게 사회로 돌아가게 하는 곳이며, 아이들 역시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아이들이라고. 실제로 쉼터 생활을 통해 아이들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톡톡히 역할을 하고 있었다.

서울시립금천여자단기청소년쉼터 최은영 상담팀장은 자신이 만난 한 청소년에 대해 이야기했다. “저희 쉼터에 네 번 입소한 친구가 있어요. 길게 있지 못하고 나가곤 했는데, 마지막 네 번째 들어왔을 때는 검정고시도 준비하고 합격까지 했고, 이후에는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해서 지금은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미용실에서 2년째 근무하고 있어요. 그 친구가 쉼터를 나갈 때마다 너무 가슴을 아프게 했는데, 지금은 무척 잘 성장해주고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처럼 아이들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고, 쉼터는 그 가능성을 움트게 해줬다. 세상의 낙인이 이들을 가려서는 안 되는 이유다.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서울특별시 금천청소년쉼터 제공)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서울시립금천청소년쉼터 제공)


누군가를 일으킬 수 있는 힘

“거리상담은 가장 끝 선에 와있는 청소년들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거리상담과 쉼터를 통한 변화에 대해 최은영 팀장은 이와 같이 말했다.

누군가가 넘어져 있을 때 일으켜 세우는 것은 마냥 쉬운 일은 아니다. 관심을 가지고, 잠시나마 나의 모든 힘을 쏟을 때 가능하다. 그렇기에 그로 인한 영향은 무엇보다 크다. 일어선 그 사람은 앞으로 다시 걸을 수도, 혹은 달릴 수도 있는 ‘가능성’을 선물 받기 때문이다.

전국의 모든 쉼터는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 명의 아이도 소외되지 않도록, 사회에서 다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금도 모든 쉼터와 쉼터 속 사람들은 거리로 나서고 있다. 어둠 속에 숨겨진 그 가능성을 위해.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나종인 432n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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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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