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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 로봇이 치킨을 배달한다고?

[규제 샌드박스 이래서 필요하다 ②] 자율주행 배달로봇

정책기자 김나영 2019.01.22

점심시간 캠퍼스에는 각양각색의 오토바이가 분주히 돌아다닌다. 짧은 점심시간에 쫓기는 학생들이 너도나도 배달음식을 주문하기 때문이다. 분식부터 찌개류, 자장면에서 패스트푸드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요즘은 각종 배달 앱이 활성화되면서 배달음식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나만 해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점심으로 배달음식을 주문한다. 분명 한국의 배달 문화는 무척 편리하지만 그렇다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배달음식의 1등 메뉴 치킨, 배달 어플을 통해 치킨을 자주 시켜먹곤 한다.
배달음식의 1등 메뉴 치킨, 배달 어플을 통해 치킨을 자주 시켜먹곤 한다.
 
학교 캠퍼스라는 한정된 공간과 도로에 특정 시간대에 오토바이가 몰리게 되면 사고 발생의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시간과 속도가 생명’이라고 외치는 배달 오토바이는 더욱 위험하다. 서행하는 차가 대부분인 학교 캠퍼스에서 엄청난 속도의 오토바이 때문에 크게 놀란 기억도 있다.

단순히 놀랄 문제가 아니기도 하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전국 23개 기관에서 배달 오토바이 사고로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은 사람만 4205명이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배달 오토바이 사고로 응급실 진료를 받은 사람 4205명 중 69명이 숨졌다.(출처=KTV)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배달 오토바이 사고로 응급실 진료를 받은 사람 4205명 중 69명이 숨졌다.(출처=KTV)
 

사고 위험에 더해 배달료를 음식 값과 별도로 지불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배달료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게 다가온다. 그럴 때마다 ‘음식 배달하는 로봇 같은 건 못 만드나?’ 라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다.

아담한 크기에 바퀴가 달린, 사전에 지정한 장소로 친절하게 내가 주문한 치킨을 배달해주는 로봇, 상상만 해도 편리하고 귀엽지 않을까?

한국 피자헛-배달의민족 업계 최초 서빙로봇 ‘딜리 플레이트’ 도입 행사 모습.(출처=뉴스1)
한국 피자헛-배달의민족 업계 최초 서빙로봇 ‘딜리 플레이트’ 도입 행사 모습.(출처=뉴스1)
 

옆에 있던 친구에게 내가 상상한 ‘치킨 배달로봇’이야기를 했다. 배달료도 절약하고, 사고의 위험성도 줄이고, 매연도 뿜지 않으니 환경에도 좋지 않겠냐며. 자취를 하는 친구는 보다 현실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요즘 하도 ‘묻지마 폭력’이나 1인 가구를 노리는 범죄가 많잖아. 배달원으로 위장한 경우도 있었고. 자취하는 내 입장에서 그런 배달로봇이 있다면 훨씬 안심하고 배달음식을 주문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친구의 말까지 듣고 나서 확신했다. 배달로봇은 분명 우리 삶을 한 단계 더 편리하게 해 줄 존재가 분명했다. 특히 전화로 주문을 하고 음식이 도착하면 결제를 하던 시대를 지나 요즘은 어플 하나로 주문과 결제까지 동시에 이루어지니 사실 제대로 된 장소에 안전하게 배달만 된다면, 치킨이 차로 오든, 오토바이로 오든, 로봇에 의해 오든 크게 상관이 없는 시대가 되었으니까.

지난 2017년 우정사업본부 드론이 전남 고흥 선착장에서 소포 1개, 일반우편물 25개를 싣고 득량도 마을회관으로 배송하기 위해 이륙하고 있다.(출처=우정사업본부, 뉴스1)
지난 2017년 우정사업본부 드론이 전남 고흥 선착장에서 소포 1개, 일반우편물 25개를 싣고 득량도 마을회관으로 배송하기 위해 이륙하고 있다.(출처=우정사업본부, 뉴스1)
 

사실 이런 배달로봇에 대한 상상은 나뿐만이 아니라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았을 상상이다. 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볼 수 있을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전에 생각보다 빠른 시일 내에 이런 배달로봇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접했다. 지난 17일 시행된 규제 샌드박스 덕분이다.

‘규제 샌드박스’란 신산업이나 신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을 때 일정 기간 동안 기존의 규제를 면제시켜주거나 유예시켜주는 제도로 정부의 규제개혁 방안 중 하나로 채택된 제도다.

사업자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시켜줄 것을 신청하면 법령을 개정하지 않고도 심사를 거쳐 시범사업, 임시 허가 등으로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해 이전까지는 규제로 인해 출시할 수 없었던 상품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한 후, 사후 규제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있다.

‘규제 샌드박스’ 라는 이름은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노는 모래 놀이터처럼 규제가 없는 환경을 제공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아이디어와 실험을 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해서 생겨났다.(출처=KTV)
‘규제 샌드박스’ 라는 이름은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노는 모래 놀이터처럼 규제가 없는 환경을 제공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아이디어와 실험을 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해서 생겨났다.(출처=KTV)

그동안 지나친 규제가 신산업이나 서비스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왔기 때문에 이번 규제 샌드박스의 시행은 많은 기업들에게 반가운 소식일 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시행 첫날인 17일에 다양한 분야와 기업으로부터 총 19건의 규제 샌드박스 신청이 들어왔다. 바로 여기에 내가 상상한 배달로봇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어플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은 자율주행 배달로봇에 대한 실증특례를 신청했다. 규제 샌드박스 중 하나인 실증특례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시험·검증하는 동안 규제를 면제하는 것으로, 이 업체는 대학이나 연구소 등 한정된 지역에서 배달로봇을 시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자동차 관리법이나 도로교통법 등 관련 규정이나 법령으로 인해 불가능했던 자율주행 배달로봇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시범 운영에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며 룸서비스를 제공하는 AI로봇은 이미 운행중이다.(출처=KTV)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며 룸서비스를 제공하는 AI로봇은 이미 운행중이다.(출처=KTV)

‘치킨을 배달하는 로봇’이라면 먼 미래의 일 같지만 사실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로봇도 있다. 국내 한 호텔에는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룸서비스를 하는 AI 로봇이 일을 하고 있다.

치킨을 배달해주는 로봇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다른 신청 사례들도 훑어보았다. 카카오톡으로 고지서를 받을 수 있거나, 블록체인을 이용한 해외 송금으로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 등 모두가 우리 삶을 더 편리하게 이끌어줄 수 있는 것들이었다. 앞으로 규제 샌드박스가 신기술, 신산업을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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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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