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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 중심 설계란 이런 것 ‘덕수궁 돌담길’

사람과 안전 중심 도로 설계기준 적용 현장 가보니

2019.02.27 정책기자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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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정부 주도의 산업화와 함께 급격한 도시화가 이뤄졌다. 농촌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드는 이촌향도 현상이 일어나면서 공장 주변에 사람과 물자를 실어 나르는 널찍한 도로가 건설됐다. 그 과정에서 오래된 주택과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사라져갔다.

하늘로 치솟은 고층건물과 그 사이에 직선형 도로가 늘어날수록 전국 곳곳의 도시 풍경은 닮아갔다. 획일화된 도시의 모습에서 그 지역만의 고유한 특색을 찾기 어려워졌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도시재생이 화두가 되고 있다.   

지난 10일 국토교통부는 보행자의 안전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도로 설계기준인 ‘도시지역도로 설계 가이드’와 ‘교통정온화 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을 제정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차량과 속도 위주로 설계된 도시지역 내 도로가 사람과 안전 중심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동안 지역 여건을 고려하지 않는 설계방식으로 시민 생활중심의 도로, 보행자를 고려한 도로를 건설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토지이용형태에 따라 특화된 설계(출처=국토교통부)
토지 이용형태에 따라 특화된 도로 설계 가이드.(출처=국토교통부)


도로 설계 가이드는 기존의 도시지역을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 녹지지역으로 세분화해 토지 이용형태에 따라 특화된 설계를 유도한다. 기존의 설계속도보다 낮은 설계속도 적용이 가능하도록 해 도로 이용자의 안전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또한 휴식공간과 편의시설을 제공하기 위해 차도를 줄이고 보도를 확대하는 ‘파클렛(Parklet)’, 어린이보호구역 횡단보도의 안전지대 역할을 하는 ‘옐로 카펫(Yellow Carpet)’, 차량의 속도저감 유도가 가능한 ‘교통정온화(Traffic Calming)’ 시설 등 새로운 도로 설계기법도 담고 있다.

보행자 중심
보행자의 안전을 최대 확보한 도로 설계기법.(출처=국토교통부)
 

교통정온화란 ‘교통을 조용히 시킨다, 진정시킨다’ 라는 의미로, 보행자에게 안전한 도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물리적 시설을 설치하여 자동차의 속도와 통행량을 줄이는 기법을 뜻한다. 국내에서도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 교통정온화 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을 지난해 교통안전 종합대책의 세부과제로 포함해 추진했다.

교통정온화의 주요 시설에는 △ 지그재그 도로 △ 차로 폭 좁힘 △ 고원식 교차로 및 횡단보도 △ 차량진입 억제시설 △ 소형 회전교차로 △ 과속방지턱 △ 노면 요철포장 등이 있다. 

덕수궁 돌담길 입구 덕수궁 대한문이다.
덕수궁 돌담길 입구는 덕수궁 대한문에서 시작한다.
 

국토교통부의 소식을 접하자마자 덕수궁 돌담길이 떠올랐다. 사계절 어느 때 가더라도 걷기 좋은 길이어서 시간 날 때마다 산책삼아 걷는 길이다.

덕수궁 돌담길은 덕수궁 정문인 대한문에서 시작해서 정동교회를 지나 경향신문사까지 이어진다. 보행자를 위한 ‘보도’와 차가 다니는 ‘차도’가 공존하는 도로이면서 가로수와 화단이 조성된 ‘녹도’의 개념을 복합적으로 도입한 우리나라 최초의 사례에 해당한다. 

차도를 가운데 두고 양쪽 보도의 폭이 훨씬 넓다.
좌우의 보도에 비해 가운데 차도의 폭이 훨씬 좁다. 그래서 드나드는 차량보다 길을 걷는 행인들이 많다.
 
차도와 보고 사이의 경계가 확실히 구분되어 있다.
차도와 보도 사이가 석고석 페이빙스톤으로 포장돼있어 경계가 확실하고, 보도는 점토블럭으로 포장되어 있어 표면이 미끄럽지 않다.
 

덕수궁 돌담길을 천천히 걸어가면서 과연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도로 설계 가이드에 적합한 보행자 중심의 도로인지 살펴보았다.

일단 차도와 보도의 구분이 명확하다. 좌우의 보도에 비해 가운데 차도의 폭이 훨씬 좁다. 차도와 보도 사이의 경계선이 분명하다. 보행자의 안전한 보행권 확보를 위해 울퉁불퉁한 석고석 페이빙스톤으로 포장했다. 널찍한 보도는 자연친화적인 점토블럭으로 포장해서 시멘트에 비해서 표면이 미끄럽지 않다. 

차도를 지그재그로 구불구불하게 만들었고, 차도 중간에 과속방지턱이 설치되어 있다.
차도를 지그재그로 구불구불하게 만들었고, 차도 중간에 과속방지턱이 설치되어 있어서 차의 속도가 줄어든다.
 

차도를 직선으로 만들지 않고 지그재그로 구불구불하게 만들어 차의 속도를 줄일 수 있다. 차도 중간에 널찍한 과속방지턱이 설치되어 있다. 차도가 좁아서 차도를 횡단하기도 수월하건만 거의 50m 간격으로 횡단보도가 있다. 

정동교회 앞 소형교차로가 있다.
정동교회 앞 소형교차로가 있어서 차가 잠시 멈춘다.
 
옐로 카펫
횡단보도 앞에 노란 옐로 카펫이 설치되어 있어서 보행자의 안전거리를 확보한다.
 

덕수궁 돌담길의 중간쯤에 정동교회가 있다. 그 앞에 소형 회전교차로가 있어서 차가 일단 멈춘 뒤에 이동 방향을 정한다. 횡단보도 앞에는 노란색의 옐로 카펫이 설치돼 보행자의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있다.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면서 유심히 살펴보니 보도 곳곳에 소화기 시설이 보였다. 지하에 소화전이나 지상의 소화기가 구비돼 있어서 화재와 같은 비상시에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보도 곳곳에 설치된 소화 시설이 있어서 화재에 대비할 수 있다.
보도 곳곳에 설치된 소화 시설이 있어서 화재에 대비할 수 있다.
 

덕수궁 돌담길은 국토교통부가 언급한 교통정온화 시설이 도로 곳곳에 설치돼 있어 사람도, 차도 여유를 갖고 느릿하게 이동할 수 있는 그런 곳이다. 그동안 필자를 비롯한 많은 행인들이 덕수궁 돌담길을 찾아서 걷고 또 걸었던 이유를 체험하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서울 시내 곳곳에 보행자의 안전과 건강까지 생각하는 보행자 중심의 도로가 늘어난다고 한다. 평소 운동 삼아서 걷기를 생활화하는 내게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걷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만큼 차량을 이용하지 않으니 나날이 문제가 되고 있는 환경오염 문제 해결에도 조금이나마 일조할 수 있겠다.  



윤혜숙
정책기자단|윤혜숙geowins1@naver.com
사람만이 희망이다. 사람을 바꾸는 정책으로 세상과 소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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