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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사용 금지 그 후

‘나’ 부터 시작해보는 친환경 생활

2019.05.10 정책기자 신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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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환경부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 시행으로 커피전문점 매장 내 1회용 컵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그리고 불과 얼마 전인 4월 1일, 대형마트에서의 1회용 비닐봉투 사용도 금지됐다.

“드시고 가세요?” 라는 카페 점원의 물음과, 비닐봉투 금지 팻말이 세워져 있는 대형마트 내 풍경은 플라스틱 폐기 발생량을 줄이겠다는 환경부의 선언을 실감하게 했다.

일회용 컵과 빨대가 쌓여있다.(출처=KTV)
1회용 컵과 빨대가 쌓여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시험공부에 지쳐있던 어느 날 오후. 학교 도서관을 벗어나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학내 카페 아르바이트생이 손수레에 커다란 쓰레기 봉투를 싣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귀퉁이가 묶인 쓰레기 봉투는 1회용 컵과 뚜껑, 플라스틱 빨대로 배가 불룩했다. 엄청난 1회용 쓰레기의 양에 한숨을 쉬는데, 문득 내 손에도 1회용 컵이 들려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날 저녁, 빈약한 냉장고 속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배달음식을 주문했다. 음식이 담긴 흰 비닐봉투를 건네받고, 내용물을 꺼내는데 1회용 나무젓가락과 숟가락, 비닐에 싸인 물티슈와 비닐장갑이 고무줄에 묶인 채 딸려 나왔다.

이어 밥과 반찬이 담긴 플라스틱 용기 뚜껑들을 열어야 했다. 그저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었을 뿐인데. 앞에 수북이 놓인 1회용 쓰레기들을 보고 있으니 빈속인데도 답답했다. 결국 ‘내’가 실천하지 않으면 플라스틱과의 전쟁 선언도 소용없었다.

플라스틱 없이도 가능했던 커피 한 잔.
1회용 플라스틱 컵 없이도 가능했던 커피 한 잔.
 

처음으로 카페에 텀블러를 가져갔다. 직원에게서 커피가 담긴 텀블러를 받아드는데 손목으로 전해지는 무게감이 어색했다. 플라스틱 컵과 다르게 얼음이 달그락거리는 소리도 더 묵직하고 차갑게 들리는 듯했다. 커피를 반쯤 마시다가 종이 빨대를 꽂았다. 플라스틱 빨대처럼 잘근거릴 수 없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마시는 데에 불편함이 없었다.   

빈 텀블러를 가방에 넣고 대형마트에 들렀다. 환경마크 제품을 찾기 위해서다. 환경마크란, ‘제품의 환경성‘을 개선한 경우에 표시되는 로고이다. 제품의 환경성은 제품의 제조, 소비, 폐기 전 과정에서 오염물질이나 온실가스 등을 배출하는 정도 및 자원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정도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의 정도다. 즉, 환경마크가 표시된 제품은 친환경 제품을 의미한다. 

환경마크. 기업과 소비자의 자발적 환경개선을 유도하는 인증제도이다.
환경마크. 기업과 소비자의 자발적 환경개선을 유도하는 인증제도이다.
 

녹색제품 문구와 환경마크가 나란히 새겨진 팻말이 걸려있는 이곳은 친환경 제품 구역이다.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소비자가 환경마크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별도로 구역을 배치한 듯했다.

이곳에는 환경마크를 인증받은 주방세제, 베이킹소다, 섬유유연제, 두루마리 휴지 등 다양한 제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대형마트에서 꽤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친환경 제품들은 환경보호운동이 ‘소비’를 통해서도 가능한 것임을 보여줬다. 이중 하나인 친환경 주방세제를 사용해보니, 친환경 제품들을 소비하지 않을 이유는 전혀 없는 듯했다.

대형마트 내 친환경상품 구역. 이곳에서 환경마크 제품을 찾을 수 있다.
대형마트 내 친환경 제품 구역. 이곳에서 환경마크 제품을 찾을 수 있다.


지난 4월, 한국화학연구원은 친환경 플라스틱을 기반으로 한 생분해성 고강도 비닐봉지를 개발했다고 전했다. 자체 실험 결과 이 비닐봉지는 땅속에서 6개월 이내 100% 분해되고, 기존에 사용되던 비닐봉지보다 강하고 질기다고 한다.

곳곳에서 플라스틱 대체재 개발이 이뤄지고 친환경 제품이 자리잡는 현상은 우리에게 플라스틱의 심각성과 유해성을 인지하고 환경보호에 힘을 써야하는 시점임을 알려준다.

그러나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생활 플라스틱 폐기물의 하루 평균 배출량은 2016년 5488t에서 2017년 8164t으로 48.8% 증가했다. 유럽의 플라스틱·고무 생산자협회인 유로맵(Euro-map)은 한국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을 145.9kg으로 추정, 조사대상 63개국 중 3위라는 불명예를 안겼다.

나부터 실천하자는 말을 수없이 들어왔으면서 정작 ‘나’는 실천하지 않은 탓이다. 여전히 우리는 불필요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플라스틱으로 가득 찬 쓰레기통이, 1회용품으로 범벅된 배달음식이 증명한다. 이제, 그 행동을 멈춰야 할 때다.



신아현
정책기자단|신아현siyo0926@naver.com
차악이 아닌 최선을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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