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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니] 철원 DMZ서 때묻지 않은 원시림을 만나다

6월 1일 개방, 철원 DMZ 평화의 길 탐방기

2019.06.10 정책기자 한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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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이후 원형 그대로 유지된 공간이 있습니다. 약 70년 간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공간입니다. 눈이 환해지는 원시림 한가운데로 ‘역곡천’이 흐르고, 수풀 가운데 두루미와 수달이 삽니다. 때묻지 않은 자연의 ‘철원 DMZ 평화의 길’이 지난 6월 1일 공개됐습니다.  

지난 4월 27일 개방한 고성 평화의 길에 이은 두 번째 평화의 길입니다. 정전협정 후 처음으로 민간에 개방되는 비무장지대입니다. 

평화로운 시골 마을 같은 풍경 가운데 군사적 긴장감이 서려있습니다. 서늘한 평화입니다. 자연이 냉전의 흔적을 오랜 시간에 걸쳐 뒤덮은 탓입니다. 

백마고지 전적비에서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경례를 올리고 있다.
백마고지 위령비 앞에서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경례를 올리고 있다.
 

철원 DMZ만의 특별한 점은 비무장지대 내부까지 들어가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북한 감시초소(GP)를 최초로 개방했습니다. 남북 공동으로 이뤄지고 있는 유해발굴 현장과 백마고지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지난 5월 31일 사전답사에 참여했습니다. 탐방에는 해설사 한 분이 동행해 방문 장소 곳곳에 대한 설명을 해줬습니다. 출발 지점은 6.25 전쟁 당시 격전지였던 백마고지 전적지입니다. 

전적지 길목에 새겨진 백마고지에 관한 설명을 읽어보았습니다. 그 이름의 유래가 서글픕니다. 남북군의 포격에 의해 시체가 뒤섞인 고지는 본래 모습을 잃어버렸는데, 그 형상이 마치 백마가 옆으로 누워있는 것 같아 백마고지로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평화로운 시골마을 같은 풍경. 모내기가 한창이다.
평화로운 시골 마을 같은 풍경. 모내기가 한창이다.
 

전적지를 지나 백마고지 조망대에 서자 백마고지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한적하게 농사짓고 있는 풍경입니다. 이렇게 평화로운 곳에서 한국전쟁 사상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 시골 마을을 산책하는 듯합니다. 그러나 군데군데 자리잡은 철책선은 이곳이 분단의 최전방임을 실감하게 합니다. 

이어 공작새능선 조망대가 나타납니다. 남북을 가로지르는 역곡천과, 양옆으로 무성하게 우거진 원시림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지점이 철원 DMZ 평화의 길의 하이라이트입니다. 

공작새능선 조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공작새능선 조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김미숙 해설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곳 수생 생태계는 매우 잘 보존돼 수달은 물론 두루미도 5천 마리 이상 서식합니다. 또 이곳은 철원오대쌀 경작지이기도 합니다. 분단으로 인해 오랜 시간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공간은 이렇게 평화로운 동식물의 천국이 되었습니다. 이런 사실이 역설적으로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제가 방문했을 당시에는 2개 조망대가 전부였지만, 군 관계자는 앞으로 3군데의 조망대를 더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후 차를 타고 더 이동하면 드디어 비무장지대 안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들어가기 전 휴대폰과 신분증을 맡겨야 합니다. 철책문이 열리고, 비무장지대 내부가 드러납니다. 역시 때묻지 않은 자연의 모습입니다. 

철원 GP에 올라서자 군사분계선과 화살머리고지, 그리고 유해발굴처를 한 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북한 땅도 가깝게 보입니다. 사전답사 당시 백마고지전투 참전 용사 세 분도 동행했습니다. 그 중 이건모 어르신께 철원 DMZ 방문 소감을 여쭸습니다. 

“그저 슬프지. 이북에서도 꼭 우리와 같은 마음이었으면 좋겠어.” 

70여년 전 참전용사는 손에 닿을 듯 닿지 않는 완전한 평화를 아직까지도 염원하고 있었습니다. 

해설을 듣고 있는 참전용사 이건모 어르신.
해설을 듣고 있는 참전용사 이건모 어르신.

현재 철원 DMZ 평화의 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매우 높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관심에 힘입어 고성, 철원, 파주 DMZ 구간을 연결하여 ‘DMZ 평화의 길’을 대한민국 대표 평화안보체험 도보여행길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철원 DMZ 평화의 길 참가신청은 한국관광공사 ‘두루누비’ 사이트에서 할 수 있는데, 10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합니다. 참가자는 추첨을 통해 선발됩니다.

철원 DMZ는 서울역에서 차량으로 약 3시간 가량 소요됩니다. 고성 구간에 비해 비교적 접근이 용이한 편입니다. 탐방 총 소요시간은 약 3시간 남짓입니다.

DMZ를 여행한다는 것은 멋진 자연 경관 속 휴식인 동시에 교육적이며 이색적인 체험입니다. 올 여름 뭔가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천혜의 자연과 전쟁의 상흔, 그리고 분단 현실의 최전방을 목격할 수 있는 ‘철원 DMZ 평화의 길’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한국관광공사 두루누비 http://www.durunubi.kr/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한주연 y5944s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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