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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69주년, 임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무연고 묘소 돌보는 현충원 온새미로 서약 참여기

정책기자 최종욱 2019.06.25

서울시 동작구에 있는 국립서울현충원. 인근 사당동에 거주하고 있는 저는 국립서울현충원을 자주 찾았습니다. 당장 고등학교가 도보 10분 거리에 있어 중·기말고사만 끝나면 단체로 현충원에서 봉사 활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때 저는 6.25전쟁 당시 유명을 달리한 이들의 묘 비석을 닦았습니다.

특히 호국보훈의 달인 6월에는 꽤 많이 국립서울현충원으로 향했습니다. 당시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는 더운 날씨에 빨리 자리를 뜨고 싶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는 자연스레 현충원과 멀어져갔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 묘비석.
국립서울현충원 묘비석.
 

올해도 별 생각 없이 맞이한 호국보훈의 달. 현충원에서 사회복무를 마친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우리가 현충원하고 가깝잖아. 혹시 너 온새미로 서약해볼래?”

‘가르거나 쪼개지 않고 생긴 그대로, 자연 그대로, 언제나 변함없이’ 라는 뜻의 순우리말 온새미로. 친구에게 물었더니 ‘유족이나 후손이 없는 묘소의 돌봄을 약속하는 서약’으로, 6.25전쟁을 맞아 현충원에서 진행하는 행사 중 하나라는 답변이 왔습니다.

6.25전쟁, 임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6.25전쟁, 임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무연고 묘소를 돌본다는 취지가 좋아 친구의 제안을 받아 지난 주말,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은 온새미로 서약을 포함 유해발굴 사진 및 유품 전시, 호국영령께 감사편지 쓰기, 현충원 야행 등 6.25전쟁 69주년을 맞아 ‘6.25전쟁, 임들을 잊지않겠습니다’ 라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었습니다.

먼저 현충탑에 들러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현충원에 안장된 모든 용사에게 예를 갖췄고, 행사장을 찾아 온새미로 서약에 함께했습니다.

현충탑에서 헌화 및 분향을 마쳤습니다.
현충탑에서 헌화 및 분향을 마쳤습니다.
 

현재 온새미로 서약에 동참한 인원은 1400여 명. 온새미로 서약은 봄·가을 현충원 행사 때만 신청할 수 있는데, 벌써 1400명이 넘는 국민이 동참해 무연고 용사 묘소를 돌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온새미로 서약은 예상외로 간단했습니다. 명부에 지역과 이름을 적으면 국립서울현충원 담당자가 온새미로 감사카드에 서약자와 발급일을 적고, 해당 내용을 작성합니다.

‘나 최종욱은 온새미로 감사를 담아, 국립서울현충원에 잠들어 계신 14번 묘역 3판 2214호 원을봉님을 찾아뵐 것을 약속합니다.’

온새미로 서약을 마치면, 사진처럼 작은 카드를 하나 받습니다.
온새미로 서약을 마치면, 사진처럼 작은 카드를 하나 받습니다.
 

국화 한 송이, 온새미로 봉사카드를 들고, 14번 묘역으로 향했습니다. 14번 묘역은 1950년 1월 5일부터 1956년 7월 12일 사이 전사한 총 801위의 묘소가 있습니다. 

현충탑 뒤쪽이라 꽤 멀리 있었는데, 설상가상으로 찌는 듯한 무더위로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온새미로를 통해 연결된 6.25전쟁 용사를 만난다는 생각에 힘을 냈습니다.

현충원을 가득 메운 묘비석들.
현충원을 가득 메운 묘비석들.
 

원을봉 용사의 묘소 앞. 현충일에도 명절에도, 주말에도 그를 찾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후손이나 가족이 없기 때문입니다. 쓸쓸했던 시간을 보냈을 그의 묘소 앞에 국화를 올리고 감사의 마음을 담아 묵념을 올렸습니다.

잠시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 묘비석을 깔끔하게 닦았고, 묘비석 인근에 자란 잡초도 깔끔하게 정리했습니다. 6.25전쟁 중 순국한 원을봉 용사의 묘소. 그는 얼마나 외로웠을까요.

원을봉 용사께 예를 갖췄습니다.
원을봉 용사께 예를 갖췄습니다.
 

이제 원을봉 용사는 외롭지 않습니다. 온새미로 서약을 통해 제가 원을봉 용사의 후손이 됐기 때문입니다. 이제 저는 명절에 과일과 함께 술을 올리고, 현충일에는 묘비석 앞에서 태극기를 꽂게 됩니다.

온새미로 서약 당일, 고등학교 동창들과 함께했습니다. 이들도 각자 다른 영웅들의 묘를 찾아 묵념을 올렸는데요. 작년 온새미로 서약을 통해 올해도 무연고 용사의 묘비를 찾은 박현우 군은 “올해는 6.25전쟁이 일어난 지 69년이 되는 해”라며 “보다 많은 시민이 온새미로 서약에 동참에 무연고 용사의 묘비를 자주 찾았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오늘은 6.25전쟁이 일어난 지 69년이 되는 날입니다. 6.25전쟁 때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한 모든 용사. 언제나 변함없이, 온새미로 잊지 않겠습니다.



최종욱
정책기자단|최종욱cjw01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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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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