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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에 일할 수 있어 너무 좋아요!

[2020년 기대되는 정책] 노인 일자리 64만개→74만개로 확대

정책기자 이재형 2020.01.09

취업과 관련해서 회자되던 말이 있다. 그중 ‘오륙도’(오륙십 대까지 회사 다니면 도둑놈)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지금도 낯설지 않다. 사실 중장년층은 50~60대까지 회사를 다니고 나와도 아직 한창 일할 나이다. 그래서 재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노인 일자리는 더욱 쉽지 않다.

지난해 12월 경기도가 주최한 중장년일자리박람회를 가봤다. 일자리를 찾는 중장년들로 박람회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67개 구인기업과 구직자 1천여명이 모였다. 박람회장에서 최선자 어르신을 만났다. 이 분의 재취업 각오는 젊은이 못지않게 열정이 넘쳤다.

지난해 12월 열린 중장년일자리박람회에 65세 이상 어르신들도 많이 왔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중장년일자리박람회에 65세 이상 어르신들도 많이 왔다. 어르신들도 일자리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시대다.


“지난 10월 경북 안동에서 수원으로 이사 왔습니다. 지방 소도시에서 살다가 대도시 수원에 오니 취업박람회도 열리고 너무 좋습니다. 안동에서 일을 하다 와서 현재 실업급여를 받고 있습니다. 실업급여가 끝나기 전에 취업이 목표입니다. 오늘 마음에 둔 업체가 있는데 꼭 취업해서 올해 마무리를 잘하고 싶습니다.”

내가 사는 성남시에는 60세 이상 어르신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카페가 있다. ‘카페마망’은 2005년에 처음 문을 열었다. 올해로 벌써 15년째다. 여기서 ‘마망’은 엄마를 뜻하는 말이다. 이 카페는 어르신들의 취업을 위해 운영한다. 수익금 전액은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용된다.

카페마망은 일하고 싶은 어르신들을 위해 지난해 1월에 서현도서관 지하 1층에 3호점을 냈다. 도서관 지하 식당 옆에 자리한 카페마망 3호점은 어르신 바리스타들이 만든 커피를 마시러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가격도 1500~2500원으로 착하다. 이곳에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후 5년 째 일하는 정웅희 씨를 만났다. 정 씨는 올해 75세지만 아직 일하고 싶은 열정은 젊은이 못지않다.

어르신바리스타 정웅희씨(75세)는 5년째 카페에서 일하고 있다.
어르신 바리스타 정웅희(75세) 씨는 5년째 카페에서 일하고 있다.


“제가 여기서 일한 지 어느새 5년째네요. 이 나이에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아침에 일어나 어디론가 출근할 곳이 있다는 게 제 나이에는 축복 아닌가요? 경제적으로도 좋지만 매일 나와서 사람들을 만나고 내가 만든 커피와 음료를 맛있다고 해주는 손님들 때문에 얼마나 보람 있는지 몰라요.”

카페마망은 환경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손님들이 개인 컵을 이용하면 100원 할인해주는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매장에는 1회용컵 사용 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환경도 살리고 있다. 물론 어르신들이 만드는 커피는 어머니의 마음을 담아서 그런지 더 맛있었다.

경기도 의왕시 실버카페에서 일하는 어르신 바리스타다.
경기도 의왕시 실버카페에서 일하는 어르신 바리스타들.


노인들도 일하고 싶어한다. 단지 경제적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운영하는 카페는 성남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기도 의왕시 아름채복지관 1층 로비에는 실버카페 ‘다향’이 있다. 2013년에 문을 열었는데, 10명의 어르신 바리스타들이 교대로 근무하며 맛있는 차를 팔고 있다. 이곳도 시니어 일자리 일환으로 개설한 카페다.

지난 12월 16일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강원도 동해시 동해시니어클럽에서 열린 노인 일자리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동해시니어클럽을 통해 어르신 바리스타들이 카페를 운영하며 일자리를 찾았다. 몸은 약해지고 얼굴의 주름은 많아졌지만 일하고자 하는 열정은 젊은이 못지않다. 열심히 일하시는 어르신을 보면 세상이 한층 더 아름답게 보인다. 이렇게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으로 어르신들이 제2의 인생을 활기차게 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16일 강원 동해시 동해시니어클럽에서 열린 '노인일자리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와플을 만들고 있다.(출처=청와대)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12월 16일 강원 동해시 동해시니어클럽에서 열린 ‘노인 일자리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와플을 만들고 있다.(출처=청와대)


2020년도 예산 중 눈에 띄는 것은 노인 빈곤율과 급속한 고령화에 대응해 노인 일자리를 올해 64만개에서 74만개로 10만개를 추가 확대하는 것이다. 2020년도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 예산안은 지난해보다 30% 증액된 1조2015억원이다. 2020년 노인 일자리를 보면 공공형 57만3000명, 사회서비스형 3만7000명, 민간형 13만명 규모다.

정부는 2004년부터 어르신들의 다양한 일자리와 사회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노인 일자리는 이 사업 도입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2016년 42만개에서 지난해 64만개(추경 포함)로 약 20만개 이상 크게 증가하면서 어르신들의 소득 공백 문제를 해결해오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카페마망에서 어르신 바리스타들이 일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카페마망에서 어르신 바리스타들이 일하고 있다.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사회서비스형 노인 일자리 참여 기준을 만 65세 이상 어르신의 경우, 기초연금 수급 여부에 관계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도록 완화할 계획이다. 그만큼 노인 일자리가 늘어날 전망이다.

지자체보조(서울 30%, 지방 50%)와 민간경상보조(국비 100%)로 추진하는 이 사업은 지자체의 경우 노인복지관과 노인회, 지자체 및 시니어클럽 등 총 1291개 수행기관에서 공익활동과 사회서비스형, 시장형 사업 등을 추진한다.

민간의 경우에는 노인인력개발원과 기업 등에서 시니어 인턴과 고령자친화기업 등을, 대한노인회와 노인복지관협회에서 재능나눔사업을 주관한다. 앞에서 내가 방문했던 성남 ‘카페마망’은 민간이 운영하는 시장형 사업이다.

성남 ‘카페마망’은 민간이 운영하는 시장형 사업이다. 지역 사회 내 카페 운영 및 매장관리, 제품생산을 통해 참여 어르신들의 사회활동을 지원한다.
성남시 ‘카페마망’은 민간이 운영하는 시장형 사업이다. 지역 사회 내 카페 운영 및 매장관리, 제품생산을 통해 참여 어르신들의 사회활동을 지원한다.


2105년 개봉 된 영화 ‘인턴’(The Intern)을 얼마 전에 봤다. 주인공은 수십 년 직장 생활에서의 노하우와 풍부한 인생 경험을 가진 70세 어르신이다. 어느 날 ‘고령 인턴 채용’이란 광고를 우연히 보고 지원한다. 그리고 창업 1년 반 만에 성공신화를 이룬 열정적인 30세 여성 CEO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한다. CEO는 딸 같은 사람이다. 70세 인턴은 신입사원에 비해 노련함과 경험으로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는다.

연륜과 경험은 어르신들만이 가진 최고의 무기다. 영화 ‘인턴’의 주인공은 내가 닮고 싶은 롤모델(role model)이다. ‘인턴’ 주인공처럼 일하고 싶은 어르신들도 많다. 그리고 일할 수 있는 능력과 열정도 있다. 정부가 이런 어르신들의 취업을 위해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노인 복지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 2020년에는 어르신들의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니 영화 ‘인턴’ 주인공처럼 멋진 어르신들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재형
정책기자단|이재형rotc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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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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