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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니] ‘방골탑(房骨塔)’ 막을 기숙사형 청년주택

서울, 경기 등 시세 반값 기숙사형 청년주택 612명 모집… 1월 15일부터 접수

정책기자 이재형 2020.01.14

2020년 수능이 끝났다. 대학별로 수시에 이어 정시 모집이 한창이다. 곧 대학 합격자 발표가 줄을 이을 것이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대학만 합격하면 끝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지방 학생들이 서울로 오면 거주할 곳이 문제다. 대학 근처 원룸비가 만만치 않다. 대학 입학 후 경제적 여유가 없는 부모들은 방값 걱정에 시름이 깊어진다.

자녀 대학공부를 시킬 때 옛날에는 ‘우골탑’(牛骨塔)이란 말까지 나왔다. 농촌에서 자녀를 대학 보내려고 소를 팔아서 등록금을 내야 했던 사정을 빗대어서 한 말이다.

요즘은 우골탑이 아니라 ‘방골탑’(房骨塔)이라고 해야 할까? 자녀들 원룸비 등으로 부모 등골이 빠진다. 서울 대학가 원룸비가 월 60~80만원으로 등록금만큼 비싸기 때문이다. 등록금에 원룸비까지 합한다면 웬만큼 잘 사는 가정이 아니라면 대학 보내기가 쉽지 않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있는 기숙사형 청년주택 (7호)이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있는 기숙사형 청년주택 (7호)이다.

우리나라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생각보다 낮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2월 31일 ‘대학 기숙사 현황과 기숙사 건립 확대를 위한 과제’를 다룬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194개 사립대학 재학생은 122만8240명으로 이중 기숙사 수용 인원은 20.8%인 25만5806명에 불과했다. 특히 주거비용이 비싼 서울 소재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17.5%에 불과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대학생과 청년을 위한 기숙사형 청년주택을 짓기 시작했다. 2019년 3월 서울 구로구·성동구를 시작으로 종로구·서대문구 등 총 5개소(404호)의 기숙사형 청년주택이 문을 열었다. 그리고 새학기 입학을 앞두고 1월 15일부터 서울 금천구·광진구, 경기 화성시에 소재한 기숙사형 청년주택에 입주할 대학생과 청년 612명을 모집한다. 이번 모집으로 총 8개소 1025호의 기숙사형 청년주택이 입주자를 찾게 된다.

이번에 모집하는 세 곳의 기숙사형 청년주택 중 서울 광진구에 있는 청년주택(7호)에 가봤다. 이곳은 총 63명(남자 28명, 여자 35명)이 새학기에 입주한다. 먼저 교통을 보자.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해서 가보니 일단 교통은 편리하다. 구의역(2호선)에서 도보 2분 거리인데다, 건국대(도보 5분), 세종대(도보 7분)와 가까워서 학생들이 이용하기에는 최적의 장소다. 인근 한양대는 버스로 30분, 신촌의 대학까지도 지하철로 1시간이 채 안 걸린다.

기숙사형 청년주택은 무인택배함은 물론 24시간상주하는 관리인력이 배치돼 부모들이 걱정할 게 없다.
서울 구의역 근처 기숙사형 청년주택에 가보니 무인택배함은 물론 24시간 상주하는 관리인력이 배치돼 부모들이 걱정할 게 없다.

청년들의 개인 취향과 사생활을 고려해 침실·욕실 등 개인공간이 보장된 1인실로 공급한다. 건물 입구를 보니 무인택배보관함이 있다. 공부하느라 학생들이 낮에 없기 때문에 택배보관함을 만들어 저녁에 찾아갈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층별로 남·여 입주자의 생활공간을 분리하고, 24시간 상주 관리인력이 배치될 예정이다.

내부는 어떻게 꾸며졌을까? 대학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으로 살펴봤다. LH 협조를 받아 내부에 들어가 보니 우선 입이 떡 벌어진다. 가장 놀라운 것은 복층형이다. 1인실이지만 친구와 함께 지내도 손색이 없게 꾸며졌다. 정부가 공급하는 기숙사형 청년주택이 이렇게 잘 지어졌다니, 여기로 자녀를 보내는 부모는 땡잡았다.

요즘 입주하는 기숙사형 청년주택을 보니 입이 떡 벌어질만큼 잘 지었다.
요즘 입주하는 기숙사형 청년주택을 보니 냉장고, 쿡탑, 시스템 에어콘 등 빌트인 가구가 완비되는 등 입이 떡 벌어질만큼 잘 지었다.

공부하고 싶게 만드는 책상, 그리고 그 위에 책꽂이가 있다. 책상은 가변형으로 그 아래 식탁을 만들어서 식사할 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주방에는 2구 쿡탑과 빌트인으로 세탁기와 냉장고가 있다. 혼자서 밥을 해먹고 생활하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다. 게다가 방 천장에는 시스템 에어콘이 설치돼 있어 한여름에도 시원하게 지낼 수 있다.

이렇게 잘 지어졌으니 임대료가 비싸지 않을까? 월 임대료는 19~30만원대다. 서울에서 이런 옵션의 원룸이라면 월 70~80만원은 줘야 얻을 수 있다. 이 정도면 시세의 40%도 정도다. 사실 대학생이 자취를 할 때는 보증금 부담이 크다. 구의동 기숙사형 청년주택은 보증금이 60만원이다. 게다가 최대 6년까지 거주 가능하기 때문에 대학 졸업 때까지 안심하고 있을 수 있다.

기숙사형 청년주택은 월 임대료가 19~30만원대로 시세의 50%도 안 된다.
기숙사형 청년주택은 월 임대료가 19~30만원대로 시세의 40% 정도다. 사진은 1월 15일부터 입주 신청을 받는 구의역 근처 기숙사형 청년주택 욕실이다.

이번에 모집하는 기숙사형 청년주택 위치와 모집 정원은 아래와 같다.

6호 주택 서울 금천구 독산동(189명 모집)
7호 주택 서울 광진구 구의동(63명 모집)
8호 주택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360명 모집)

기숙사형 청년주택은 ‘신혼부부·청년 주거지원방안(2018.7.5)’에 따라 대학생·청년의 주거안정을 위해 도입한 사업이다. 기존 주택을 매입하여 생활편의시설 등을 설치한 후 운영기관이 기숙사와 유사하게 운영하는 ‘학교 밖 소규모 분산형 기숙사’다.

입주 대상은 본인과 부모의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3인 기준 540만1814원) 이하인 대학생 및 대학원생 또는 만 19~39세 청년이다. 입주 신청자 중 소득수준 등을 고려하여 입주 우선권을 부여한다.

서울 구의동 기숙사형 청년주택 중 일부는 복층형이다.
서울 구의동 기숙사형 청년주택 중 일부는 복층형으로 지어졌다.

요즘 대학생들은 싼 방을 찾아서 왕복 4시간 이상 통학도 마다하지 않는다. 학교 주변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 50~70만원, 비교적 저렴한 방은 보증금 500만원에 월 40~50만원이다. 이런 곳은 방값이 저렴하다 해도 치안이 불안해 부모들이 안심할 수 없다. 기숙사형 청년주택은 관리인이 부모처럼 24시간 상주하고 외부인은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기숙사형 청년주택은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국토교통부가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래서 국토부는 청년들이 집 걱정 없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올해 기숙사형 청년주택 1000호를 포함하여 총 2만8000호의 청년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에도 약 3만호의 청년공공임대주택이 계획되어 있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대학을 보낸 부모들이 쌍수를 들고 환영할 정책이다.

새로 공급되는 기숙사형 청년주택 입주희망자는 1월15일부터 온라인 신청할 수 있다.
새로 공급되는 기숙사형 청년주택 입주희망자는 1월 15일부터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입지 조건은 물론 내부 시설이 좋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새로 공급되는 기숙사형 청년주택 입주희망자는 1월 15일부터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6호 주택(독산역 부근)은 한국사학진흥재단 행복기숙사 홈페이지에서, 7·8호 주택(7호는 구의역 부근, 8호는 화성시 봉담읍)은 LH 온라인 청약센터에서 가능하다. 당첨자 발표는 내년 2월 18일이고 같은 달 입주 가능하다.

정부의 기숙사형 청년주택과 공공임대주택 정책은 대학생, 청년들과 그 부모들의 집 걱정을 덜어주는 아주 반가운 정책이다. 우골탑을 넘어 방골탑이라 할 만한 시대에 부모들 등골 휘는 것을 막아줄 이런 부담없는 주택이 보다 많이 지어지길 바란다.

☞ 기숙사형 청년주택 신청
LH 온라인 청약센터 https://apply.lh.or.kr/
한국사학재단 행복기숙사 홈페이지
https://young.happydorm.or.kr/



이재형
정책기자단|이재형rotc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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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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