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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거리두기’로 돌아온 공공도서관 이용기

2020.05.19 정책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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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버린을 흔들면 마음이 안정된다’는 소년이 있다. 영화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속 주인공 얘기다. 누구나 그런 게 있다. 나는 안정이 필요하면 천천히 손을 씻거나 차를 마셨다. 조금 더 강도 높은 안정이 필요할 때면 도서관으로 향했다. 종로구 북촌로에 있는 정독도서관은 그래서 더 친숙하다. 

정독도서관 입구
정독도서관 입구.


지난 2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전국의 공공도서관이 폐쇄됐다. 아쉬움이 사무쳤다. 바이러스는 모두의 일상과 더불어 나의 안정을 빼앗았다. 하지만 90여일의 치열한 시간은 결국 ‘생활 속 거리두기’를 선사했다. 지난 6일부터다.

도서관 역시 다시 문을 열었다. 6일부터 10일까지는 열람실과 식당을 개방하지 않았지만, 도서 대출은 할 수 있었다. 11일부터는 좌석 간 거리를 유지하며 자료실 열람과 자율학습실, 평생학습교실, 식당 등의 이용이 가능했다. 개방 첫날, 정독도서관으로 향했다. 

입구와 출구의 동선을 따로 한 모습
입구와 출구의 동선을 따로 한 모습.


안국역의 공기가 반가웠다. 돌담을 품은 그윽한 느낌의 감고당길을 걸으며 얼마만인가 싶었다. 눈에 띄게 화려하지 않아도 내적으로 들뜬 느낌이 가득했던 거리는 평소보다 한산했다. 문을 닫은 상점도 더러 눈에 띄었다. 

마스크를 쓰고 열을 재고 연락처와 이용장소 등을 기록한 출입기록지를 작성해야 입장이 가능했다.
마스크를 쓰고 열을 재고 연락처와 이용 장소 등을 기록한 출입기록지를 작성해야 입장이 가능했다.


도서관 내부의 드넓은 공원엔 봄이 한껏 차올라 있었다. 중앙 출입구로 향했다. 입구와 출구의 동선을 구분했고, 개인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는 출입할 수 없다고 했다. 입구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열화상카메라로 발열 여부를 체크했다.

또, 연락처와 이용 장소 등을 쓴 도서관 출입기록지를 필수적으로 작성해 도장을 받은 후 퇴실 시 반납하라 했다. 이미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은 규칙에 따라 이동했고 카드를 작성해 제출하고 있었다. 철저하고 세심한 예방은 번거롭기보다 ‘안심’할 수 있도록 했다. 

입구의 직원이 한 시민이 작성한 출입기록지에 도장을 찍어 주는 모습
한 시민이 작성한 출입기록지에 도장을 찍어 주고 있다.


자료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엇갈려 앉을 수 있도록 좌석을 배치했다. 자율학습실과 노트북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이용이 가능했다. 평생학습실, 서울교육박물관, 매점, 식단, 사물함 역시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세미나실은 당분간 운영이 중단된다. 평소 자주 이용하는 동선을 따라가 봤다. 

거리두기를 위해 빨간색으로 표시된 자육학습실 좌석은 예약할 수 없다
거리두기를 위해 빨간색으로 표시된 자율학습실 좌석은 예약할 수 없다.


세 곳의 열람실 중 하나만 폐쇄돼 있어 궁금했다. 담당직원은 칸막이가 없는 열람식이라고 했다. 휴게실은 폐쇄됐고, 정수기는 사용할 수 없었다. 노트북을 이용할 수 있고 칸막이가 있는 3열람실의 좌석을 예약했다. 열람실 좌석은 거리를 두고 자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19로 폐쇄된 휴게실
코로나19로 폐쇄된 휴게실.


열람실로 향했다. 입구엔 손 소독제가 비치됐고, 예약한 자리를 찾아 앉으니 옆자리와 앞자리의 의자가 아예 없었다. 자료실 역시 마찬가지다. 손 소독제 비치는 물론 종이로 된 손가락 골무와 책 소독기까지 준비돼 있다. 

자율학습실에 비치된 손 소독제
자율학습실에 비치된 손 소독제.


도서관 내 소담정이라는 구내식당을 찾았다. 수없이 이용해 봐서 안다. 밥이 맛있고 양도 많아 더 정이 간다. 그런데 평소에 가던 길이 막혀 있었다. 동선을 일원화했기에 폐문인 곳이 많았고, 식당으로 가는 통로가 달라져 있었다. 이동 동선 화살표를 따라 식당으로 향했다. 공간이 꽤 넓은 식당에 사람들은 거리를 두고 앉아서 식사를 하는 모습이다.  

거리두기를 한 채 열람식 좌석에 앉은 사람들
거리두기를 한 채 열람식 좌석에 앉은 사람들.


도서관은 문을 닫는 시각이면 매일 방역을 실시한다고 했다. 예방은 꼼꼼했고, 준비는 철저했다. 일상을 되찾기 위한 방역과 노력은 실시간으로 이루어졌다. 도서관은 사람들을 맞을 준비가 된 듯했다. 학교에 가지 못해 답답한 학생들, 공시생과 재수생, 그냥 집을 벗어나 산책을 하고, 책을 읽거나 문화행사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을 말이다. 

대출자료실에 비치된 손소독제와 손가락 골무
자료실에 비치된 손 소독제와 손가락 골무.


도서관 내부의 세심한 변화는 바이러스로부터의 예방이라는 커다란 안전을 담보하고 있다. 또한, 꺼지지 않은 감염병 바이러스와의 전쟁으로 몸도 마음도 지친 사람들을 위해 더욱 전투적인 방역을 이어나갈 것이다. 

도서관을 나갈 때는 출입기록지를 투입함에 넣어야 한다.
도서관을 나갈 때는 출입기록지를 투입함에 넣어야 한다.


모든 것이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 일상의 그 무엇도 이젠 코로나19 이전과 같을 수 없음을 우리는 안다. 한동안 갈 수 없었고, 이제 ‘생활 속 거리두기’라는 환경 속에서 새롭게 문을 연 도서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은 마음의 안정을 선사하는 안전한 공간으로 돌아왔다. 그 사실이 반가워 한결 기분이 좋아졌다. 



박은영
정책기자단|박은영eypark1942@naver.com
때로는 가벼움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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