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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너는 널 위해 뭘 해주니?(feat. 긴급재난지원금)

정책기자 김윤경 2020.05.26

“요즘 너는 널 위해 뭘 해주니?”

유일하게 보는 드라마 주인공이 물었다. 퍼뜩 정신이 났다. 그래 요즘 난 날 위해 뭘 해주고 있을까. 

코로나19 이후, 일상이 달라졌다. 처음엔 푹 쉬어보자 생각했지만 쉼 없는 생활이 반복됐다. 기분 정도야 가급적 좋게 생각한다 해도, 늘어가는 현실적 문제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날 생각할 여유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재난지원금 사용되는 곳이 이곳저곳에 붙어 있었다.
긴급재난지원금 사용할 수 있다는 문구를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었다.


그럴 무렵,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하 지원금) 소식이 들려왔다. 지원금 취지는 유례 없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국민들의 생활 안정과 위축된 경제를 회복하는데 있다. 그동안 난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 속 거리두기를 잘 실천해왔다. 또 나름 내 역할에도 충실했으니 잠시 지친 날 들여다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행복하기 위한 몫이 딱 얼마라 정할 수는 없지만, 일단 작은 범위에서 날 위해 써보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기왕이면 슬기롭고 유용하게! 

◆ 병원과 약국에서 건강 확인

병원에서 생전 처음 검사를 받았고 걱정했던 점이 해결됐다.
병원에서 생전 처음 심장초음파 검사를 받았고 걱정했던 점이 해결됐다.


코로나19 이후 더 중요하게 체감된 건 건강이었다. 그동안 급하지 않은 검사는 미뤄왔는데, 하필 이럴 때 위가 아파왔다. 지난해 위암 검진을 연기하고 가지 못한 생각이 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문의하니, 올해 다시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일반 내시경은 무료라 돈이 굳었다. 병원에 온 김에 그동안 걱정해왔던 심장초음파 검사를 처음으로 받아봤다. 다행히 별 이상 없단 말을 들은 데다, 수납처에서 지원금까지 사용할 수 있어 마음이 한층 가벼워졌다. 오는 길에 약국에서 지원금으로 다음 주 생활을 위한 공적 마스크를 구입했다. 지원금은 모든 병원, 약국에서 사용할 수 있다.        

◆ 서점에서 읽고 싶던 책 구매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사용할 수 있어 원하는 책을 구매했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원하는 책을 구매했다.


건강검진 후, 가장 먼저 가고 싶은 곳은 서점이었다. 사락거리는 책장 넘기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 지원금으로는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살 수 있다. 또한 서점에서 파는 책뿐만 아니라 문구도 가능했다!

◆ 동네 작은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옆 사람과 마주하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마실 수 있었다.
옆 사람과 마주하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마실 수 있었다.


산 책을 들고 찾은 곳은 동네 카페였다. 매번 이름이 독특해 궁금했었는데 드디어 이 기회에 가게 됐다. 조용하고 커피 향도 좋았다. 후미진 곳이라 찾게 되지 않았지만 막상 가보니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다. 종종 오고 싶어졌다. 

◆ 간단한 필수품 구매

계절이 훅 갔다. 할인하는 옷을 사니 기분은 배로 좋았다.
계절이 훅 갔다. 할인하는 옷을 사니 기분은 배로 좋았다.


봄옷도 사지 않았는데 그새 더워져 얇은 셔츠를 사야 했다. 거주지에 있는 백화점 등이 아닌 일반 의류매장에서 지원금을 쓸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매장 앞에 지원금을 받는다고 써 놓고 할인을 하니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빨리 경제도 활기를 띄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얇은 셔츠 한 장에 마음마저 가벼워졌다.

봄이 다 간 걸 제대로 못 느껴서 일까. 작은 향수가 눈에 들어왔다.
이미 봄이 갔는데 제대로 못 느껴서일까. 작은 향수가 눈에 들어왔다.


마스크 생활을 하게 되면서 눈 관련 화장품이 잘 팔린단다. 갑자기 마스크 속에 갇힌 입은 답답하지 않을까 싶었다. 눈만큼 입술도 소중하니까! 입술 케어 팩을 사고, 기분 전환 겸 아주 작은 향수 하나를 골라 담았다.

코로나19 이후 확실히 운동량이 줄어 허리나 어깨가 종종 결렸는데 때마침 요가 기구까지 할인하길래 함께 넣었다. 피부 관리나 마사지는 못 해도 요가 기구로 운동하며 팩을 할 생각을 하니 흐뭇해졌다.  

가격이 저렴한 시계를 팔아 살까 했는데 쥬얼리 매장이라 지원금 사용은 안 됐다.
가격이 저렴한 시계를 살까 했는데 쥬얼리 가게라 지원금 사용은 안 됐다.


언제적 7시일까. 집을 나서며 오랜만에 찾은 시계 시침은 7에 머물러 있었다. 그동안 외출할 일이 없다보니 시계가 멈춰있는지도 몰랐다. 마침 쥬얼리 가게에서 시계를 저렴하게 팔고 있었다. 물어보니, 쥬얼리 가게는 귀금속을 함께 판매해 지원금으로 살 수 없단다. 친절한 직원은 시계 약을 넣는 곳 중 지원금을 받는 곳도 있다고 귀띔했다. 

꽃집에 가니 모든 꽃이 다 활기를 주는 듯보였다. 한 화분을 날 위해 샀다.
날 위해 화분을 샀다.


꽃집에서 작은 화분을 하나 골랐다. 시들 꽃을 왜 샀냐고 묻는다면,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그냥 날 위해 샀고, 살 때 엄청 행복했다고 자신 있게 말해야지!  

◆ 배달음식으로 저녁까지 마무리

배달 주문을 시키자, 결제가 안된다는 공지가 떴다. 배달원이 직접 카드를 받아 해보고 있다.
배달 주문을 하자 결제가 안 된다는 공지가 떴다. 배달원이 직접 카드를 받아 결제를 하고 있다. 


어느덧 날 위한 하루가 갔다. 집밥 메뉴가 고갈된 까닭에 온전히 저녁까지 배달시켜 먹자 했다. 배달은 원칙으로는 온라인 결제가 되지 않고 현장에서 카드 결제가 된다는데 사이트에 따라 좀 달랐다. 흔히 이용하는 B 배달업체에 문의해보니 업체를 통하지 않고 배달원을 직접 고용한 식당에서만 가능하다고 했다.  

◆ 타 지역에선 사용 불가

번외다. 사실 날 위한 돌봄은 하루로 끝낼 생각이었는데, 예기치 않게 열차를 타고 숲에 다녀올 일이 생겼다. 열차에는 사람이 없는 데다 떨어져 앉아 좀 안심이 됐다.

야외 시설이 순차적으로 개방하고 있다. 오랜만이라 감격스러웠다.
야외 시설이 순차적으로 개방하고 있다. 오랜만이라 그럴까. 무척 감격스러웠다.


오랜만에 야외로 나갔더니, 상상도 못할 만큼 기분이 맑아졌다. 참 KTX, ITX 등 본사가 대전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운영하는 기차 요금은 대전 시민에 한해 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  

지역이 아니라서 지원금 사용은 되지 않았다.
거주지가 아니라 지원금 사용은 되지 않았다.


숲에서 돌아오는 역 앞, 그 지역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빵집에 들렀다.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냐고 묻자 그렇다고 했는데 막상 결제해보니 되지 않았다. 거주지가 다른 이유였다. 

◆ 요즘은 긴급재난지원금이 화제 

일단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은 주위에서도 화제였다. 여기저기 지원금에 관한 이야기가 들렸다.

지인인 어르신은 도통 신청 방법을 모르겠다고 물어 오셨다. 물론 그런 어르신을 위해 은행, 주민센터에 가거나, 찾아오는 방문 신청도 있다고 하지만 옆에서 함께 해봤다. 어르신 스마트폰으로 갖고 있는 카드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신청하니 간단하게 끝났다. 어르신은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말에 제일 좋아하셨다. 

또 다른 어르신을 따라 은행도 가봤다. 각 카드사와 연계된 은행에서 신청을 받는다. 어르신 태어나신 해에 맞춰 목요일에 신청했는데, 이번 주부터는 아무 때나 가능하다. 은행에 들어가자 안내 직원이 해주겠다 해 신분증과 카드를 건네주니 바로 신청이 됐다. 

지역에서 착한 소비를 통해 경제를 살리고, 평소 가지 못했던 곳을 가는 계기도 됐다.
지역에서 착한 소비를 통해 경제를 살리고, 평소 가지 못했던 곳을 가는 계기도 됐다.


경기도에 사는 어린 아이를 둔 친구 역시 전화기 너머로 지원금 이야기를 했다. 친구는 지원금으로 치과를 가고 새로 안경도 맞추겠단다. 카드 한 장에 받았다길래,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정부지원금→아동수당 순으로 차감된다고 알려줬다. 

◆ 긴급재난지원금 소소한 팁

사용처를 알려주는 지도를 받아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진아래) 한 카드에서 지원금(포인트)사용과 본인 부담 사용시 문자가 달랐다.
위) 사용처를 알려주는 지도를 받아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래) 한 카드에서 지원금(포인트) 사용과 본인 부담 사용 시 오는 문자가 다르다.


쓰다 보니, 지원금에 대해 조금씩 파악이 됐다. 사용처를 알기 어렵다면 구매 전, 가게에 문의해 알아두는 편이 확실하다. 나는 구매 전에 물어보거나 전화해보며 다녔다.

카드로 결제하면 전과 같이 문자가 온다. 그렇지만 문자 내용이 다르다. 일단 지원금으로 결제가 되면 지원금을 사용했다며 남은 금액까지 해서 문자가 왔고, 그렇지 않은 경우엔 지원금이란 말 없이 누적 카드비가 합산돼 문자로 왔다. 또한 지원금을 카드 포인트로 받으려면 6월 5일까지 신청해야 하는 것도 잊지 말자.

뻗어가기 위해선, 작은 휴식이 알게 모르게 큰 힘이 된다.
뻗어가기 위해선 작은 휴식이 알게 모르게 강한 힘이 돼준다.


작은 힐링이 미소를 되살렸다. 물론 여전히 코로나19 라는 두려움 속에 있다. 날 위해 적은 비용으로 갑갑함을 떨칠 궁리를 했지만, 과연 영리하게 사용했는지는 모르겠다. 단지 내가 행복했으니, 원 계획대로 슬기롭게 사용했다고 본다.

힘들 땐 의외로 소소한 데서 힘을 받기도 한다. 또 그래야만 한 발이라도 나아갈 수 있다. 내가 느낀 작은 행복이 돌고 돌아 여러 사람에게 스며들었다면 그만큼 세상은 좀 더 밝아졌으리라 믿는다.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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