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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산 맥주가 잘 나가는 이유(feat. 주세법)

정책기자 강은혜 2020.06.18

‘국산 맥주 4캔에 1만원’

요즘 편의점 풍경이 바뀌었다. 수입 맥주 전유물이었던 ‘4캔 1만원’ 마케팅에 카스나 클라우드 같은 국산 맥주가 가세한 것이다. 주류 매대에서 국산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이전과 달리 크게 높아졌다. 술에 매기는 세금, 즉 주세법이 올해부터 바뀌었기 때문이다. 주세법 개정으로 달라진 일상을 조명해보았다.

국산 맥주 할인 행사 모습.
국산 맥주 할인 행사 모습.


52년만에 주세법이 바뀌게 된 배경

지난 몇 년 간은 말 그대로 수입 맥주 전성시대였다. 편의점에 가도, 대형마트에 가도 세계 각지의 다양한 수입 맥주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수입 맥주의 인기 비결은 ‘독특한 개성’과 ‘각종 할인 행사’이다. 특히 후자는 ‘가성비’를 야기하며 나같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렇다면 왜 국산 맥주업계는 이런 할인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것일까? 술에 세금이 붙는 구조를 살펴보면 해답이 보인다.

우리나라는 지난 52년간 ‘종가세’라고 하는 주세법을 고집해왔다. 종가세는 말 그대로 가격에 세금을 매기는 제도이다. 출고 시점 가격으로 세금을 매기다 보니, 국내 맥주 제조업체의 경우 원재료 구매 비용, 제조 비용, 판매관리비 등이 모두 과세표준에 포함되었다. 특히 맥주는 세율이 72%에 달한다. 출고 시점 가격이 1000원이면 720원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수입 맥주 업체의 경우에는 수입 신고 가격과 관세만 과세표준에 포함되었다. 결과적으로 국산 맥주에 비해 수입 맥주에는 주세가 상대적으로 적게 부과된 것이다. 이는 곧 제품 판매 가격의 차이로 이어지고, 수입 맥주는 가성비를 앞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할 수 있었다.

기존 종가세 체계는 수입맥주 전성시대를 불러일으켰다.
기존 종가세 체계는 수입 맥주 전성시대를 불러일으켰다.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 같은 출발선에서 경쟁하게 되다

해가 거듭될수록 국내 맥주 업체들의 어려움이 커지자 결국 국세청이 나섰다.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주류에 부과되는 과세 체계를 전환하는 내용의 ‘주세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이다. 이제 맥주의 주세 부과 기준은 ‘종가세’가 아닌 ‘종량세’로 바뀌었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1949년에 주세법이 처음 제정될 당시에는 종량세 체계였지만, 1968년에 주류 소비는 줄이면서 세수는 늘리겠다는 취지로 종량세를 종가세로 바꾸면서 52년 간 계속 이어져왔는데, 올해 개정되면서 ‘종량세’로 다시 돌아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종량세는 출고되는 주류의 ‘양’에만 세율을 곱하기 때문에 생산 원가 등 가격이 다르더라도 주종이 같고, 출고량이 같다면 세금도 똑같다”라고 전했다. 이제는 국산 맥주와·수입 맥주 모두 용량을 기준으로 같은 세금이 부과되는 것이다.

종량세로 전환! 이제는 출고되는 주류의 '양'에만 세율이 적용된다.
종량세로 전환! 이제는 출고되는 주류의 ‘양’에만 세율이 적용된다.


낮아진 국산 맥주 세금, 일상에서 체감하다

종량세 도입은 결국 국산 캔맥주의 세금 감소 효과를 가져왔다. 병, 캔, 페트, 생맥주 등 종류에 따라 각각 증감의 차이가 있지만, 결국 세금이 리터당 830원으로 고정되면서 세 부담 편차가 줄어들게 되었다. 여기에서 질문 하나. 소비자들, 가령 내 주변의 지인들은 국산 맥주의 가격 변동을 체감하고 있을까?

맥주 업체에서 가격을 인하하더라도 영업장에서 그 가격을 반영할지는 알 수 없는 문제이다. 실제로 3, 4월 경에는 국산 맥주의 가격이 세법 개정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매장이 제법 많았다. 특히 동네 소매점의 경우가 그러했는데, 이유를 물으면 재고 처리 등 소매상 나름의 고충을 털어놓곤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다르다. 지인들은 국산 맥주값이 낮아진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세법 개정 이후 5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기 때문일까. 대형마트는 물론 동네 슈퍼마켓에서도 국산 맥주를 이전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편의점의 경우 세제 혜택이 큰 캔맥주와 수제 맥주를 중심으로 가격 인하 행사를 진행 중이다.

개성 넘치는 국산 수제 맥주를 가까운 편의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개성 넘치는 국산 수제 맥주를 가까운 편의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국산 수제 맥주가 뜬다!

주세법 개정으로 가격 경쟁력이 가장 커지는 건 국산 수제 맥주이다. 수제 맥주는 개인이나 수규모 양조장에서 개발해 소량으로 생산하는 맥주를 뜻한다. 개성있는 맛과 풍미를 자랑하는 수제 맥주는 일반 맥주보다 가격이 비쌌다. 대량 생산이 힘든 수제 맥주업계의 경우 기존 종가세 체계에서는 세금 부담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수제 맥주도 기존 수입 맥주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 요즘 편의점에는 다양한 국산 수제 맥주들이 즐비하다. 균일 행사를 노리면 3~4캔을 1만원에 구입할 수도 있다. 덕분에 평소 수제 맥주를 즐겨마시는 지인 한 명은 신이 났다.

“수제 맥주 가격이 낮아져서 마음까지 편해졌다”라며 지인들 사이에서 수제 맥주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주로 일반 맥주를 소비했던 나 역시 이번 기회에 수제 맥주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다. 독특한 패키지, 개성 넘치는 다양한 맛… 수제 맥주의 매력은 무궁무진해보인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혼술이 대세!
요즘 같은 시기에는 혼술이 대세!


퇴근 후 차가운 맥주 한 잔이 생각나는 여름이 시작됐다. 맥주 애호가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또 하나 있다. 정부가 주세법 개정에 이어 주세 관련 규제를 대폭 개선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규제 변화로 인해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지면 소비자의 맥주 선택 폭이 더욱 넓어질 수 있다. 

이제 맥주 제조업체들은 질적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은 다양한 고품질의 맥주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주류계 춘추전국시대, 당신의 선택은 무엇일지 궁금하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강은혜 lavie11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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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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