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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어머니 손맛 이어 홍어의 세계화 꿈꿔요”

망원시장 ‘홍어 가게 아가씨’ 전희진 씨

2017.07.13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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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만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극명하게 갈리는 음식도 없다. 누구보다 많은 마니아층을 거느린 음식이지만 특유의 향 때문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도 많다. 전희진 씨는 서울 망원시장에 문을 열고 젊은 층의 입맛을 집중 공략 중이다.

“‘홍어’의 세계를 확장하고 싶어요.”

올해 2월 말 전희진(34) 씨는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 홍어 전문점 ‘무침 프로젝트 홍어무침’ 가게 문을 열었다. 어엿한 홍어 맛을 깨닫기에는 다소 어린 나이라 망원시장 홍어 가게 아가씨는 창업 후 화제가 됐다.

홍어 가게 앞에는 6000원부터 10만 원까지 6가지 종류의 홍어무침 모형이 전시돼 있는데, 원하는 크기를 주문하면 냉장고에서 포장된 홍어를 꺼내준다. 홍어와 채소가 들어 있는 플라스틱 용기와 함께 소스는 별도의 작은 플라스틱에 담아준다. 집에 가서 홍어와 채소에 소스를 넣고 무쳐 먹으면 돼 편리하다.

사실 가장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 홍어다.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잊기 힘든 향과 감칠맛이지만, 바로 그 때문에 먹기 힘들어하는 사람도 많다. 전 사장 역시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다. 그는 “홍어라면 그 이름만 들어도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들에게 홍어의 또 다른 매력을 알리기 위해 망원시장에 가게를 열었다”며 “망원시장은 기존에 상주하는 주민의 입맛과 주말이면 맛집을 탐방하는 데이트족에게 홍어의 맛을 알릴 수 있는 핫 플레이스”라고 말했다.

전희진(34) 씨.(사진=C영상미디어)
전희진(34) 씨.(사진=C영상미디어)

미술 전공자의 홍어 가게 도전

가게는 흔히 접하는 홍어 메뉴의 맛과 품질을 업그레이드하고, 꾸준히 시식 홍보 활동을 하며, 양념을 표준화·계량화하는 등 젊은 감각에 맞게 체계적으로 운영 중이다.

“홍어 대중화의 포부를 안고 1년의 준비 끝에 문을 열었다”는 망원시장 홍어 가게는 인테리어가 보통 전통시장의 가게와 달리 세련되다. 알고 보니 전 사장은 미술(조소) 전공자다. 원래 꿈은 전공을 살려 미술을 계속 공부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홍어 사업에 뛰어든 것은 20년가량 홍어 전문점을 운영하던 어머니가 몸이 안 좋아졌기 때문이다. 전 사장은 요리사의 꿈을 키우던 동생과 함께 서울 응암동 대림시장의 어머니 가게에서 홍어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식당일은 만만치 않았다. 전 사장은 “낮에는 시식 홍보를 하고 오후에는 가게에서 손님을 응대했다”며 “화장실 청소부터 홍어 해체 작업, 홍어무침 손맛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어머니에게 배웠다”고 했다.

처음에는 어머니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지만 젊은 남매는 홍어의 가능성에 눈을 떴다. 전 사장은 “마니아층으로만 국한돼 있는 홍어의 세계를 더 확장하고 싶은 욕심과 꿈이 생겨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젊은 감각이 홍어 장사에 접목되니 당연히 매출이 늘었다. 그러나 홍어라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삭히지 않은 홍어무침을 내걸고 누구나 홍어를 즐기게 하겠다는 포부로 망원동에 ‘무침 프로젝트 홍어무침’ 가게를 열었다.

맛을 흉내 내기는 어렵다. 저마다 비법이 있기 때문이다. 전 사장의 홍어 비법은 어린 시절부터 집안에서 자연스레 익힌 우리 음식 맛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전 사장은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면 간식이 기다리고 있었고, 구수한 된장찌개와 생선구이가 자주 오르는 네 식구의 따뜻한 저녁상이 평범한 일상이었고, 어머니가 사춘기 무렵부터 홍어 가게를 시작해 구리구리한 홍어 냄새가 늘 집 안에 가득했다”고 기억한다. 

요즘 취업이 힘들어 창업에 도전하는 젊은이가 많다. 가장 많이 도전하는 것이 식당이지만 녹록지만은 않다. 누나와 동생이 함께 창업한 홍어 가게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미술을 전공한 전 사장이 직접 가게의 인테리어 공사를 맡았다. 주방 경력이 있던 동생은 요리 시스템과 유통을 책임졌다. 대부분의 청년 창업이 그렇듯 창업자금이 넉넉지 않았기에 하나에서 열까지 두 발로 뛰면서 준비했다. 창업 과정에서 신용보증재단의 도움도 받았다.

사업에 어려움이 없을 수 없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1억 5000만 원의 초기 자금이 필요했고, 신용보증재단을 통해 3000만 원을 대출받았다. 전 사장은 “주위 상인들이 홍어 한 종류만 판다고 하니,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고 말한다. 초기에는 홍어 맛을 잘 모르는 젊은 손님을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어려웠다. 전 사장은 “홍어의 참맛을 알기에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무료 시식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했다. 전 사장는 “무료로 홍어 맛을 보여주면 손님들의 동공이 확대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한 번 찾은 손님들이 다시 가게를 찾는 비율이 늘어나면서 투자금을 거의 회수했고 이제 택배 영업을 시작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려 노력 중이다.

홍어 가게 사장이라니 당연히 홍어무침 맛의 비밀이 궁금했다. 전 사장은 “큰 뿌리는 엄마의 손맛과 양념”이라며 “계량화해서 최고 절정의 맛을 내는 시점을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말로만 홍어무침이 아닌 싱싱한 진짜 홍어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젊은 사장의 장점은 미래를 보면서 사업을 한다는 것이다. 전 사장은 전라도 고유의 전통음식인 홍어를 통해 “함께 나눠 먹고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우리 내 정 문화를 널리 확장해 나눔, 소통, 공감을 선도하는 문화 아이콘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야무진 꿈을 펼쳐 보였다. 나아가 “망원점을 기점으로 궁극에는 전 세계 코리아타운에 홍어 가게를 열고 비빔밥과 불고기같이 홍어 요리를 세계화해 고향의 맛을 그리워하는 해외 교민은 물론 전 세계 누구나 즐기는 한국 전통음식으로 널리 알리는게 목표”라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전희진 씨의 창업 노하우 tip



 초기 사업 자금이 부족할 경우 신용보증재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업자등록증을 갖고 있는 소기업·소상공인이 지원 대상이다. 가까운 지역 신용보증재단이나 협약 은행에 가면 지원 절차를 알 수 있다.
 음식 장사는 좋은 재료를 써야 한다. 철저한 재고 관리로 당일 재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먹는 장사의 경우 무료 시식 행사가 효과적이다. 맛에 자신이 있다면 손님들이 조금씩 음식 맛을 볼 수 있도록 준비한다.
좋은 장소에서 시작해야 한다. 나들이 가족이 많은 곳, 최근 관광 코스로 떠오르는 곳이 유망하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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