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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출규제 관련 정부 대응

광통신 일본부품 대체…국산화 추진 현황과 방향

이영로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지능형인프라본부 본부장
이영로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지능형인프라본부장

지난 7월 4일 일본 정부는 반도체 소재 등 3개 품목의 수출규제를 발동했고, 8월 28일부터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이 시행될 예정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금, 민·관 모두 기업의 피해를 줄이고자 현황 파악과 더불어 소재·부품 공급 다변화 등 대비에 나섰다.

돌이켜보면 이러한 무역 충돌은 지속적으로 존재해왔다. 2017년 우리나라는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반한 감정과 더불어 보복 조치로 인해 관광과 소비재 유통에 직격탄을 맞았었고, 2018년부터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해를 넘어서고도 지속되고 있다. ‘American First’를 실천하는 미국을 비롯해, 브렉시트를 시작으로 유럽 또한 국수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의 지지도가 상승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는 반(反) 세계화 물결이 국제자유무역 질서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이번 일본 수출규제는 우리나라 제조업이 직접적 타격을 받아 그 충격이 컸을 뿐, 앞으로도 직·간접적으로 반 세계화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2017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입·수출 비중이 각각 31.27%(21위), 37.49%(23위)로 콜롬비아를 제외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수출입 비중이 높은 편에 속하며, 비중이 가장 낮은 미국은 각각 12.41%, 7.97%, 두 번째로 낮은 일본은 13.78%, 14.33%로, 미국과 일본에 대비하여 두 배가 넘을 정도로 무역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 국가나 마찬가지겠지만, 내수 비중이 비교적 낮은 우리나라는 언제든지 외교·무역 갈등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내수강화와 핵심소자·부품을 포함한 기초기술의 경쟁력 강화는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또 논의돼 왔었다.

광통신용 소자·부품 분야도 별반 다르지 않다. 광통신 부품은 통신용 광소자, 수동·능동형 부품, 통신용 광섬유 등이 있으며, 광모듈은 광(光)-전(電) 신호를 상호변환하는 광소자를 활용한 광송수신부 및 제어회로로 구성된 완제품을 의미한다. 국내 통신사업자의 경우, 현재까지는 국산 광모듈 제품을 많이 사용 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안정성과 고품질을 요구하는 광모듈의 경우에는 품질 수준이 높은 일본 광소자가 적용된 제품을 선호하며, 국내 광모듈 제조업체도 그에 맞춰 고품질 광모듈 생산 시에는 일본산 광소자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일반적으로 많이 활용되는 광모듈은 저가를 내세운 중국 제품이 강세다. 지속적인 연구 개발과 기술 확보만이 장기적으로 우리 광통신 모듈·부품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광통신은 폭증하고 있는 데이터 트래픽을 수용할 수 있고,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5G 이동통신 상용화에 따른 향후 미래 서비스의 원활한 제공을 위한 공통 기반으로, 우리나라 뿐 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가 관련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정보통신 리서치·컨설팅 업체인 오범(OVUM)은 전 세계 광통신 부품 시장 규모를 2018년 약 100억 달러에서 2022년 15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OVUM 2017)

광통신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광통신 관련 기업의 현황은 어떨까? 한국광산업진흥회의 ‘2018년 광통신 품목별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광통신 관련 기업의 75% 이상이 광통신 부품을 주력분야로 응답했으며, 90% 이상이 중소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종의 약 73%가 연구개발전담부서가 있는 것에 비해, 광통신 분야 기업의 연구소 보유 비중은 84.4%로 높게 나타났다. ([출처] ‘2018년 光산업 현황 및 2019 전망’, 2018년 한국광산업진흥회.) 광통신 산업은 장기적인 연구활동이 기업의 생존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 투자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라는 의미다.

게다가, 국제적으로 선진 광모듈 생산 기업들은 인수합병을 통한 부품 공급체계 수직계열화로 경쟁 기업들을 견제하고 있다. 그 예로, 2018년 12월 미국 광부품 공급업체 루멘텀(Lumentum)은 광통신 솔루션 기업인 오클라로(Oclaro, 오클라로는 2012년 히다찌(Hitachi)에서 분리된, 광소자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는 Opnext와 합병했다.)를 인수했다. 한편, 중국 기업인 AOI는 아마존, 페이스북 등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광모듈을 공급하는 등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광통신 부품 상용화 지원 사업을 통해 광소자·광모듈 관련 기업을 지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구개발에 힘쓰는 국내 중소 광통신 부품 기업들이 각자 차별화 된 다양한 제품들을 적기 상용화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5G 이동통신 상용화 등 새롭게 등장한 내수시장을 선점하고, 그 수익을 원천 기술개발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해 보호무역, 인수합병 등의 외부 악조건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도록돕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기업들은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과 성능, 안정성을 고려해 일본 소재를 많이 활용해왔고, 가격경쟁력을 우선으로 부품 라인업을 형성하는 등 국내 기업에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지 않았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는 2009년 Giga인터넷 사업을 시작으로 통신서비스사-통신장비제조사로 연결되는 대중소 기업 협력모델을 통해 기술력있는 국내 통신장비사를 지원해왔고, 올해부터는 이를 광통신 부품 분야에도 적용해 통신서비스사-통신장비제조사-광통신 부품사로 연결되는 광통신 부품의 시범망 적용·실증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3월 ‘지능정보 네트워크용 광통신 부품 상용화 실증확산 사업’ 공모를 통해 선정된 8개 광소자·광부품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제품 제작, 시험검증 등을 지원하는 상용화 지원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0년에도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예산 확보에 힘쓰고 있다.

이번 일본 수출규제 사태로 무역 갈등을 제대로 경험한 대기업들이 핵심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을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단기 성과를 기대하기보다 인내심을 가지고 장기적 관점에서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대기업·중소기업이 협력하고, 이를 관에서 정책적으로 아낌없이 지원해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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