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300m, 민생회복 쿠폰이 만든 기적 같은 하루>
- 막내 이등병이 한 아름 안고 온 선물
처음 향로봉에 부임하던 날, 저는 이등병 신분으로 약 10kg 무게의 K15 기관총을 들고 돌격배낭을 짊어지고 가파른 산길을 1시간 30분 동안 올랐습니다. 이후 차를 타고 1시간을 더 올라 향로봉에 도착했지만, 숨은 턱 끝까지 차올랐고 온몸은 땀으로 젖었습니다. 그때는 시원한 음료도, 달콤한 간식도 없이 그저 주어진 임무와 새로운 환경을 받아들이는 것만으로 하루를 마쳤습니다. 막 입대한 신병으로서 낯선 환경과 피곤함이 겹친 그 기억은 지금도 향로봉의 여름밤처럼 선선하지만 쓸쓸하게 남아 있습니다.
얼마 전, 신병집체교육을 위해 2시간 거리의 대대 본부로 내려갈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곳 PX에는 향로봉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다양한 음료와 과자가 진열돼 있었고, 마침 손에 들어온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있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결심했습니다. "이건 내 몫이 아니라, 향로봉에서 함께 고생하는 전우들과 나누자."
막내 이등병인 제가 전우들에게 작은 행복을 선물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설렜습니다.
콜라, 사이다, 아이스티, 커피… 그리고 라면, 프링글스, 새우깡 등. 손에 든 봉투가 점점 무거워질수록 마음은 오히려 가벼워졌습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덕분에 예산 걱정 없이, 전우들이 그리워하던 맛을 한 아름 담을 수 있었습니다. 막내인 제가 전하는 작은 선물이, 선임들에게 기쁨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향로봉으로 복귀한 날 밤, 근무를 마친 전우들에게 음료와 과자를 건넸습니다.
누군가는 초코우유를 한 모금 마시며 "이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고 웃었고, 또 다른 전우는 콜라를 들이켜며 "이 맛이면 새벽 경계근무도 거뜬하다"고 했습니다.
그 순간,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해발 1,300m의 찬 바람 속에서도 향로봉은 웃음과 온기로 가득 찼습니다.
막내인 제가 전한 작은 행복이, 모두의 얼굴에 큰 미소를 만들어 내는 것을 보고 큰 감동을 느꼈습니다.
그날 저는 깨달았습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단순한 쿠폰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라는 것을. 한 장의 쿠폰이 전우들의 하루를 환하게 만들고, 부대 PX에도 작은 활기를 불어넣었습니다. 국가를 지키는 군대 속 이등병으로서, 저는 앞으로도 작은 소비로 큰 행복을 나누고 싶습니다.
그리고 오래도록 기억할 것입니다.
향로봉 해발 1,300m, 민생회복 쿠폰이 만들어준 그 기적 같은 하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