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말하는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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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띠 미착용 시 고속도로 진입 못해요 고속도로를 이용하면서 가장 많이 보는 표지 중 하나가 바로 안전띠에 관한 것이다. 월초 황금연휴에, 외갓집에 다녀오면서 고속도로를 이용했는데, 톨게이트와 휴게소 곳곳에 걸린 '전 좌석 안전띠' 현수막과 표지를 여럿 발견할 수 있었다. 톨게이트, 휴게소 곳곳에 안전띠 착용을 선전하는 표지가 많이 걸려있다. 사실 안전띠에 관한 수칙은 모두가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귀찮거나 답답하다는 이유로 잘 실천하지는 않는 규칙 중 하나다. 2018년부터 전 좌석 안전띠는 의무화가 되었지만, 안전띠 착용률은 여전히 저조한 상태다. 우리나라 안전띠 착용률은 꽤 저조한 편으로, 특히 뒷좌석 탑승자들은 안전띠를 잘 착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특히 뒷좌석 탑승자가 그렇다. 2023년 기준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평균 32.28%로, 탑승 인원이 늘어날수록 더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교통사고 발생 시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으면 매우 위험하다. 안전띠를 착용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각각 비교했을 때, 미착용자에 대한 복합중상 가능성은 약 80%로 6배 가까이 증가한다.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으면 사고 시 중상을 입을 확률이 무려 6배 가량 증가한다. 교통사고 사망자 중 약 30%에 해당하는 비율이 안전띠 미착용으로 사망한다는 소식은 접할 때마다 충격적이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5년 간 발생한 안전띠 미착용 사망자만 8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경찰청 보도자료에 따르면 안전띠를 매지 않은 상황에서 교통사고가 날 경우,머리에 가해지는 충격은 착용 시보다 약 2.7배 커지며, 특히 뒷좌석의 경우 중상 가능성은 16배이며 사망률이 최대 9배까지 높다고 한다. 안전띠 미착용으로 매년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교통사고로 병원 신세를 진 경험이 있는 우리 가족은 차에 타면 안전띠부터 착용하는 습관을 들였다. 안전띠야말로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안전띠 착용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경찰청은 전국 안전띠 단속구간 724개소를 선정하여 2025 연중 안전띠 착용 캠페인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타면 착, 안전도 착'이라는 표어를 사용한 이번 캠페인은 차에 타면 안전띠 먼저 습관, 낮은 속도에서도 안전띠 필수, 어린이 안전띠 착용 습관의 중요성, 뒷좌석 어린이 안전띠 미착용 위험성, 대형 화물차도 안 매면 위험, 안전띠 착용 단속회피 방법의 상습성 등 6개 주제로 진행된다. 경찰청에서는 안전띠 착용 및 단속 강화를 예고하면서, 안전띠를 매지 않았을 경우 일반 도로는 물론 시속 60km 이하의 속도에서도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 가벼운 접촉사고에도 몸 자세가 쉽게 틀어져 운전 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언급도 덧붙였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다 보면 자주 마주치는 '전 좌석 안전띠' 표지판의 모습. 2025 안전띠 착용 캠페인은 홍보 현수막을 비롯하여 누리소통망(SNS) 등 플랫폼을 활용하여 공감대를 높이는 방향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전국 안전띠 단속 구간이 724개소나 새로 정해진 만큼, 경각심을 가지고 안전띠를 착용하면 좋겠다. 안전 문제와 더불어, 안전띠 미착용 시 부과되는 과태료 규정에 대해서도 알아두면 유용할 것이다. 안전띠 미착용 벌금은 운전자와 동승자의 나이, 차량의 종류 등에 따라 적용되는 기준이 조금씩 다르다. 도로교통법 50조 1항에 의하면 운전자는 자동차 운전 시 좌석 안전띠를 착용해야 하며, 전 좌석 동승자에게도 안전띠를 착용하도록 해야 한다. 자동차가 다니는 어느 도로이든 전 좌석 안전띠는 필수로 지켜야 하는 법령이라는 것이다. 운전자가 미착용했을 시 3만 원, 13세 미만 동승자에게는 6만 원, 13세 이상 동승자에게는 3만 원의 과태료가 각각 부과된다. 이렇게 발생한 모든 과태료는 운전자가 부담한다. 안전띠 미착용 벌금은 단속일로부터 15일 이내에 납부해야 한다. 기간 내 납부하지 않으면 20% 추가 벌금이 부과되므로, 만약 단속에 걸렸다면 시기에 맞추어 납부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우리 가족은 교통사고를 겪은 후 안전띠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생명을 살리는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간단한 수단이 바로 안전띠다. 그렇다면 안전띠를 제대로 착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안전띠는 차량이 출발하기 전에 착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안전띠를 착용하기 어려울 뿐더러 급발진, 급정거 등으로 인해 오히려 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띠는 어깨를 가로지르도록 착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잘못된 안전띠 착용은 자칫 더 큰 사고를 불러올 수 있으니 유의하자. 이때 어깨와 가슴을 가로지르는 방식으로 착용하여 부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전띠에 대한 경각심이 크지 않았을 때 나는 간혹 눌리는 느낌이 답답해서 띠를 느슨하게 착용하기도 했는데, 사실 이렇게 착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착용 방식이다. 갈비뼈가 쉽게 다칠 수 있기 때문에 규정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목 등에 걸치거나 손으로 뒤트는 등 잘못된 방식으로 착용해도 안전띠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유의하는 것이 좋겠다. 좌석 등받이를 바르게 세운 상태에서 느슨하거나 꼬이지 않게 착용하는 것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줄이 꼬인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그 꼬인 부분 때문에 더 심각한 상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급히 착용하지 말고, 안전띠가 내 몸을 제대로 고정해 주고 있는지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 안전띠도 교체 주기가 있다. 충돌 사고를 당했다면 안전띠의 충격 흡수 기능이 약해졌을 수 있으므로 즉시 교체하는 것이 좋고, 사고를 당하지 않았더라도 점검 후 4~5년에 한 번씩 교체하는 것을 권장한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은 언제나 많다. 안전띠 수칙을 잘 지켜 안전운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단순 벌금 때문이 아니라, 운전자와 동승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안전띠는 필수로 착용해야 한다. 가까운 거리, 작은 도로라는 이유로 안전띠를 소홀히 생각하지 말고, 뒷좌석까지 전 좌석 안전띠를 착용해서 많은 분들이 부상 없이 안전운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정책뉴스'안전띠 미착용 시 뒷좌석 사망률 9배경찰청, 단속 강화 정책기자단|한유민ybonau@naver.com 생생하고 읽기 쉬운 기사를 작성하겠습니다. 2025.05.16 정책기자단 한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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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 불면 가로수 옆에서 대기? '재난안전진단프로젝트'로 확인! 지난 주말, 도서관에 들렀다가 재난안전진단이라는 팸플릿 문구가눈에 들어왔다. '1:1 맞춤형 안전교육 재난안전진단프로젝트'라는 문구 옆에는 정보무늬(QR코드)가 적혀 있었다. 평소 딱히 재난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요즘 산불 등 여러 재난재해로 피해를 입었다는 뉴스를 많이 접하다보니 재난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자연스레 관심이 갔다. 특히 4월 14일부터 6월 13일까지는 집중안전점검기간이기도 하다. 해서 스스로도 재난에 대한 생활 속 안전진단을 하고 안전의식을 제고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직접참여해 봤다. 재난안전진단 이용방법은 매우 간단했다. 팸플릿에 있는 정보무늬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자 곧바로 진단 페이지로 연결되었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이름이나 개인정보 입력, 회원가입이 전혀 필요 없다는 것! 누구나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 재난안전진단 초기화면 진단은 기초진단 응용진단 심화진단의 순으로 구성돼 있는데, 난 처음이라 가장 기본적인 기초진단부터 시작했다. 문제 형식은 OX 퀴즈. 예를 들어, "강풍으로 이동이 어려울 때는 가로수 옆에서 대기한다" (정답: X) "발가락에 동상 증상이 있을 경우, 손으로 비벼 체온을 높여준다" (정답: X) 이런 퀴즈를 풀다 보니 평소 생각했던 안전상식과헷갈리기 쉬운 문제들도 꽤 있었다. 예를 들어 동상 부위를 손으로 비비면 안 된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비비게 되면 오히려 조직 손상이 더 심해질 수 있어서,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물에 30분 가량 담가야 하며,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체온으로 서서히 녹여야 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단순히 틀렸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왜 틀렸는지, 실제 상황에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자세한설명이 제공되어 쉽게 숙지할 수 있었다. 기초진단을 마친 뒤 호기심이 생겨 심화진단도 이어서 해보았다. 심화진단은 자연재난, 사회재난, 생활안전 등 세 가지 분야로 나뉘어 있고, 문항은 사지선다형 객관식으로 구성돼 있다. 문제 수는 많지 않지만, 내용은 더 구체적이고 실제 사례 기반의 상황도 제시돼 있어 현실감이 높았다. 예를 들어, "전기콘센트에 불이 붙었을 경우 대처요령으로 바르지 않은 것은 어느 것입니까?" 1) 소화기를 사용하여 불을 끈다 2) 이불이나 수건을 덮어 불을 끈다 3) 물을 뿌려 불길이 번지지 않도록 한다 4) 전기 차단기를 내려 전기가 흐르지 않도록 한다 재난안전진단 결과 재난안전진단 결과 이런 쉬운 문제부터 꽤 어려운 문제까지 모두 풀고 나면, 진단 결과가 영역별 인식도, 분포도 등으로 매우 구체적으로 제공된다. 나는 주의 수준으로, 전기나 응급처치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다. 어떤 영역에서 내가 취약하고 보완이 필요한지 한눈에 알 수 있게 도와주는 점이 인상 깊었다. 또 틀린 문제는 다시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설명까지 제공되어 진단 결과지가 곧 교육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이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이런 건 그냥 캠페인용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진단을 마치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다. 내가 얼마나 잘못된 상식에 기대어 위험을 무릅쓰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고, 평소 놓치기 쉬운 안전상식을 다시 배우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도 놀라웠던 건, 이 모든 과정을 합쳐도 15분 남짓이면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시간 부담이 거의 없으면서도, 내용은 꽤 체계적이라서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일 것 같았다. 그래서 이 진단은 단지 개인이 혼자 할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직장에서, 혹은 가족 단위로 함께 참여하면 더 의미가 클 것 같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부모가 함께 참여하면서 실제 상황을 상상해 보며 대화 나누는 기회로 삼아도 좋고, 직장에서는 회의 시간 15분만 투자해 구성원 전체가 참여하는 식으로 안전 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서대문구·남양주시·구리시·수성구·원주시 등 전국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다. '재난안전진단프로젝트'를 통해 나의 안전 감수성을 점검해 보는 건 어떨까? 진단 한 번으로 내가 잘못 알고 있던 재난 상식을 바로잡고, 실제 상황에서 생존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재난위기 인식도 검사 바로 가기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세아 new220723@naver.com 2025.05.16 정책기자단 박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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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소중한 이들의 귀한 결정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최근 집에 우편이 하나 배송되었다. 봉투를 열어보니 부모님께서 일전에 작성하신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증이다. 이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임종을 앞둔 환자가 무의미한 연명치료 대신 자연스러운 죽음을 선택하겠다는 의사를 미리 표명한 문서이다. 두 분의 등록증을 보면서 가슴이 먹먹함과 동시에 그분들의 결정을 존중해드려야겠다는 엄숙한 생각도 들었다. 부모님께서는 21년도 할아버지의 임종을 경험하면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기로 결심하셨다고 한다. 당시에 할아버지께서는 갑작스레 의식을 잃고 쓰러지셔서 뇌사 판정을 받으셨다. 하지만 병원 측에서는 환자의 인권을 이유로 연명치료를 임의로 멈출 수 없는 상황이었다. 모두가 당혹스러운 상황에서 할아버지께서는 며칠뒤 자연스럽게 호흡을 멈추시고 편안한 모습으로 임종하셨다. 이때의 상황이 부모님의 결정에 큰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 부모님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증. 의료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인류는 많은 질병을 극복하였고 과거에 비해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하지만 이로 인해 의학적으로 소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도 생명 연장을 위한 다양한 시술과 처치를 받으며 남은 시간의 대부분을 고통스럽게 보내야 하는 환자들도 있다. 정부는 이러한 환자들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2018년도부터 연명의료결정제도를 시행했다고 한다. 연명의료결정제도 소개 페이지 캡처본 (제공 = 국립연명의료기관) 해당 정책은 필자와 가족에게도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부모님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남양주풍양보건소에 방문하여 보건행정과 홍용현 주무관님께인터뷰를 요청하여 진행하였다. 남양주 풍양보건소 전경(기자 제공) 보건소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관련 담당자 인터뷰 진행 사진.(기자 촬영) Q.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어떤 제도인가요? A. 쉽게 말하면, 임종이 임박했을 때 환자가 연명치료를 받을지 말지를 미리 결정해 두는 제도입니다.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피하고 본인의 존엄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법적 장치죠. Q. 누가 신청할 수 있나요? A. 만 19세 이상 성인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신청자가 본인의 의사를 명확히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만일 환자가 치매나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태라면 안 됩니다. Q. 신청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A. 반드시 본인이 직접 신분증을 가지고 방문해야 합니다. 가족이 대신 동의하는 것도 인정되지 않습니다. 현재 보건소나 일부 지정 병원에서 신청을 받고 있고, 저희는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어요. 최근엔 종이 대신 PC나 태블릿을 통해 전자 등록하는 방식도 사용합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으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개별적인 상담 공간을 별도로 갖춰야 한다. 실제 상담모습.(제공=남양주 풍양보건소) Q.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면 어떤 상황에서 효력을 발휘하나요?A. 의료기관 윤리위원회에 소속된 담당의와 전문의가 환자가 임종 과정에 들어갔다고 공식적으로 판정해야 합니다. 이 판정이 내려져야만 작성된 의향서가 효력을 갖습니다. 그전까지는 병원에서는 최대한으로 환자의 회복과 생명 연장을 위해 노력합니다. Q. 의향서를 작성하지 못한 환자가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싶으면 어떻게 하나요?A. 의식이 있는 상태라면 의사와 함께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의식이 없고 사전의향서도 없으면, 가족 전원의 합의 또는 평소 환자가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명확한 의사를 밝혔다는 내용의 가족 2인 이상 일치된 진술이 필요합니다. 평소 본인의 발언 내용이 중요해지는 거죠.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신청서, 최근에는 전자기기를 통한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기자 제공) 끝으로 서두에 이야기했던 부모님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증을 보면서 평소에는 하지 못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먼저 '부모님은 이제 당신들의죽음을 묵상하고 준비하시는 시기가 되셨구나'라는 생각과 이에 대한 먹먹함과 슬픔이 찾아왔다. 하지만 동시에 의연하게 이를 준비하시는 부모님의 태도와 결정에 대한 존경심도 들었다. 또한 부모님의 죽음 뿐만 아니라 나의 죽음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 또한 언젠가 죽음을 마주할 것이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헤어질 날이 있을 텐데, 여기에 대해 충분히 준비하고 있느냐는 자문이 들었다. 이와 동시에 현재를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조만간 나 또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고자 한다. 나의 죽음을 의연하게 준비하는 성숙한 삶의 모습을 갖추고 싶다. ☞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누리집 (lst.go.kr)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덕현 kdh8629@gmail.com 2025.05.16 정책기자단 김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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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택알리미 '민간 앱'으로도 신청해요 "신청할 수 있었는데 놓쳤다고요?" 정부에서 운영하는 각종 복지나 지원 정책들 가운데, '받을 수 있었는데도 몰라서 못 받은 혜택'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최근에서야 알게 됐다. 나는 청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산형성 지원 사업인 '청년도약계좌'를 신청하려다가, 조건 확인과 신청 시기를 놓쳐 결국 혜택을 받지 못한 경험이 있다. 당시 검색을 통해 관련 정보를 확인하려고 했지만, 워낙 다양한 제도가 뒤섞여 있어서 어떤 것이 '내게 해당하는 혜택'인지 파악하는 데에도 긴시간이 걸렸다. 이처럼 여러 정보들을 찾아보면서 '내게 필요한 정보들만 골라서 미리 알려주는 서비스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던 와중 우연한 기회를 통해'혜택알리미' 서비스에 대해 알게 되었고, 이 서비스와 함께라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내게 필요한 양질의 정보들을 제때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하나은행 하나원큐 앱에서 확인할 수 있는 '혜택알리미' 화면. 혜택알리미는 행정안전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운영하는 맞춤형 정책 알림 서비스다.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 중 개인의 연령, 지역, 소득, 고용 상태 등과 연계된 정책 정보를 맞춤형으로 알려준다. 서비스 종류 역시 점차 확대되고 있는데, 작년 말 기준으로는 청년, 구직, 출산, 이사 등 4개 분야의 약 1100여 개 혜택 정보를 제공했으며, 2026년까지 3600개까지 확대될 예정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주요 금융 앱에서도 손쉽게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게 됐고, 특히 하나은행은 자사 앱 '하나원큐'를 통해 알림 신청부터 수신까지 모두 앱 안에서 가능하도록 구성되어 있어 접근성이 좋다. 하나은행 하나원큐 앱에서 검색을 통해 손쉽게 찾을 수 있는 '혜택알리미'. 평소에 하나원큐 앱을 자주 사용하는 편이라, '혜택알리미'도 이 앱으로 신청해 보기로 했다. 신청 방법도 매우 간단했는데, 우선 앱 홈 화면 검색창에 '혜택알리미'를 입력하면 관련 배너가 바로 뜬다. 배너를 클릭하면 본인 인증 및 기본 정보 입력 페이지가 나오는데, 입력 항목은 이름, 생년월일, 주소, 연락처 정도로 매우 간단했다. 간단한 응답을 통해 맞춤형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는 '혜택알리미'. 이후 자신의 상황 및 상태 등을 간단히 파악할 수 있는 정보들을 입력하고 나면 맞춤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질문들이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나의 경우에는 채 1분도 걸리지 않아 알림을 받을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하나은행 하나원큐 앱에서 '혜택알리미'를 바로 신청할 수 있는 화면. 나의 상황에서 '어떤 정책적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서 신청해 본 건데, 앱에서 바로 혜택 조회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편리했다. 신청이 완료되면 하나원큐 앱 푸시 알림을 통해 관련 혜택 정보가 도착한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알림이 단순한 리스트 전달이 아니라, 바로 연결할 수 있는링크나 신청 안내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별다른 정보 탐색 과정 없이 알림을 통해 자세한 신청 방법을 안내받고, 직접 신청까지 연결할 수 있었기 때문에 유용하게 다가왔다. '혜택알리미' 알림창을 통해 접할 수 있는 맞춤 혜택 리스트. 혜택알리미가 유용한 이유는 단순한데, 정보를 내가 찾지 않아도 알아서 알려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몰랐던 혜택도 자연스럽게 확인하게 된다. 혜택알리미 서비스를 처음 사용해 본 내가 알림을 통해 알게 된 정책은 의정부시 청년 취업비용 지원 사업이었다. 이력서 사진 촬영, 면접 정장 대여, 자격증 응시료 지원까지 포함된 이 제도는 내가 지원 대상에 정확히 부합했지만, 검색해 본 적이 없어 존재 자체를 몰랐다. 혜택알리미가 아니었으면 그냥 지나쳤을 제도였을 텐데, 혜택알리미를 통해 이 서비스를 알게 되어 안내 절차에 따라 면접 정장 대여와 이력서 사진 촬영을 신청해 둔 상태이다. '혜택알리미'가 나의 상황을 고려해 찾은 정책. 혜택알리미는 특히 다음과 같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청년층, 특히 취업 준비 중인 사람 출산이나 이사 등으로 인해 환경 변화가 자주 발생하는 사람 나에게 맞는 맞춤형 정보를 쏙쏙 제공받고 싶은 국민 누구나정책은 정부가 만들지만, 그 혜택을 찾아서 누리는 것은온전히 국민 개개인의 몫이다. 혜택알리미는 그 '찾는 부담'을 덜어주는 도구의 역할을 해주는 유용한 기능이다. 현재는 하나은행, 신한은행, 기업은행 앱에서만 제공되지만, 2025년 하반기부터는 카카오뱅크, 네이버, 토스 등 민간 플랫폼으로도 확대될 예정이라고 한다. 일상적으로 쓰는 앱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 정보가 전달된다는 점이 이 서비스의 또 다른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정책이 준비되어 있어도 그것을 활용하지 못한다면 이보다 아쉬운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나처럼 놓친 정책에 아쉬움이 남았던 경험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혜택알리미를 활용해 보기를 권한다. 어쩌면 '몰랐던 혜택'이 아닌, '놓치지 않은 혜택'으로 삶이 조금 더 든든해질지도 모른다. ☞ (카드뉴스)은행앱으로 받는 혜택알리미 정책기자단|양은빈bin2bin249@khu.ac.kr 어려운 정책을 알기 쉬운 이야기로 전달하겠습니다. 2025.05.16 정책기자단 양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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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간다 TV 뉴스로 산불 현장의 모습을 보았던 적이 있다. 강한 바람이 불어서 산불을 쉽게 진화할 수 없었다. 그럴 때면 산림의 피해가 막대하다. 울창한 숲을 이루던 나무가 불에 타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정말 안타깝다.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애쓰는 산림청 소속 공중진화대원의 모습(출처=산림청) 나무가 인간에게 주는 이로움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런 나무를 다시 심고 가꾸려면 인간의 노력에 더해서 기나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정부에서도 나무를 아끼고 보호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나무를 아끼고 보호하는 정책으로 무엇이있을까? 보호수, 노거수, 천연기념물 지정 외에 산림청에서 '올해의 나무'를 선정하고 있다. 가로수를 보호하기 위해 지지대를 설치한 모습을 길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다. ◆ 보호수 나무를 일컫는 용어로 보호수와 노거수가 있다. 용어의 뜻을 찾아보았는데, 산림보호법 제13조 1항에 따르면, 보호수는 역사적·학술적 가치 등이 있는 노목(老木), 거목(巨木), 희귀목(稀貴木) 등으로서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있는 나무를 뜻한다. 보호수 지정 기준은 보통 수령 100년 이상의 나무 중에서 크기가 20여m 이상이며 굵기는 1m 이상이어야 한다. 산림보호법에 의해서 보호하므로 보호수를 훼손하거나 생채기를 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동길 주한캐나다대사관 앞 보호수로 지정된 회화나무 정동길을 걷다가 주한캐나다대사관 앞(서울 중구 정동 16-1)에서 아주 오래된 나무를 봤다. 회화나무인데,보호수로 지정되어 있었다. 보호수 알림판에 수종, 지정 일자, 수령 등이 표시되어 있다. 높이 17m, 둘레 516cm에 이르는회화나무는 1976년 11월 17일에 보호수로 지정되었고, 지정일 기준으로 520년의 수령이었다. 2003년 주한캐나다대사관을 신축할 때,회화나무가 훼손될 뻔했다고 한다. 그런데 건축 디자인을 바꾸고 지지대를 설치하는 등 나무가 기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주한캐나다대사관 측이 배려해 준 덕분에 지금까지 살아 있다. 오래된 나무에 대한 경외심은 국경을 초월하는 것 같다. ◆ 노거수 노거수는 미래에 보호수로 지정될 가치가 있는 수령이 오래되고 몸집이 커다란 나무를 가리킨다. 아직 보호수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수령이 오래된 만큼 나무에 얽힌 이야기나 전설이 내려 온다. 오래되고 몸집이 커다란 나무를 맨눈으로도 구별할 수 있는데,일단 뿌리에서 뻗어 나온 나무줄기가 굵고, 하늘로 치솟던 나뭇가지가 세월의 무게에 못 이겨서 여기저기 구부정하게 기울어져 있다. 그런 나무의 경우 대부분 자연 상태로 내버려두지 않고 있다. 나뭇가지가 땅에 닿지 않도록 지지대를 설치하고 사방에 울타리를 세워서 일반인이 쉽게 다가가지 못하게끔 막아두고 있다. 산이나 공원, 길거리에서 노거수를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우정총국 앞마당에 있는 노거수, 회화나무 우정총국 앞마당에 회화나무(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59)가 있다. 한눈에 봐도 아주 오래된 나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수령이 300여 년, 둘레가 3m에 달한다. 하늘로 치솟다가 휘어진 나뭇가지를 지지대가 받치고 있다. 이 회화나무는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 우정총국은 우리나라 최초의 우체국이다. 1884년 12월 4일 우정총국 개국 축하연에서 갑신정변이 일어났다. 우정총국 앞마당에 있던 회화나무는 3일 천하에 그쳤던 갑신정변을 지켜봤을 것이다. 우정총국 앞마당에 있는 회화나무는 서울 종로구에서 아름다운 나무로 지정했다. 종로구는 보존 가치가 있는 나무를 보호·관리하는 '아름다운 나무 지정관리제'를 운영하고 있다. ◆ 천연기념물천연기념물은 학술 및 관상적 가치가 높아 문화유산법(구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지정된 동물, 식물, 지질·광물 및 천연보호구역 등의 국가 지정 문화유산이다. 2024년 2월을 기준으로 국내의 천연기념물은 총 480점이다. 천연기념물의 예로 나무도 포함하고 있다. 조계사 경내에 있는 천연기념물, 백송의 고고한 자태가 아름답다. 조계사 경내(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55)에 있는 백송은 1962년 12월 7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백송은 하얀 소나무를 말하는데,나무껍질이 넓은 조각으로 벗겨져서 흰빛이 되므로 백송 또는 백골송(白骨松)이라고도 한다. 조계사 백송의 수령은 약 500살 정도로 추정되며, 나무 높이 13.6m, 가슴높이 둘레 2.0m이다. 조계사 경내 대웅전 쪽으로 뻗은 가지만 살아있다. 흔히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없는 희귀한 백송은 생물학적 자료로서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 있는 회화나무 뒤편으로 백송을 볼 수 있다. 조계사를 방문했던 5월은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해서 조계사 경내에 연등이 가득했다. 백송을 보호하는 울타리마다 연등이 빼곡히 달려 있었다. 대웅전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는 회화나무가 있었다. 백송과 회화나무를 가까이에서 보면 높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조계사를 벗어나 대로 쪽에서 바라보니 두 나무에서 뻗어 나온 가지가 공중에서 서로 맞닿아 있는 것 같았다. ◆ 올해의 나무산림청이 '2025 올해의 나무'를 선정했는데,전국적으로 10그루의 나무가 있다. 그중 서울 송파구의 느티나무(서울 송파구 문정동 29-7)가 포함되어 있다. 문정1동주민센터 뒤편에 있는 느티나무는 수령이 500여 년이 넘는 아주 오래된 나무다. 아름드리 커다란 나무 두 그루가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처럼 떡하니 버티고 있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2025 올해의 나무'로 선정된 문정1동주민센터 뒤편에 있는 느티나무 해마다 마을 어르신들이 모여서 느티나무에서 고유제를 지내는 것으로 문정1동 느티나무 축제가 열린다. 고유제는 국가와 사회 및 가정에 큰 일이 있을 때 신령에게 그 사유를 고하는 제사다. 지난 2023년에 문정1동 느티나무 고유제를 참관했던 적이 있다. 느티나무 두 그루가 대각선 방향으로 엇갈려 있다. 두 나무 사이에 차가 통행하는 길이 생겨서 두 나무가 따로 떨어져 있다. 그런데, 고개를 올려다 보면두 느티나무가 무성한 나뭇가지를 뻗어서 서로 맞닿아 있다. 할아버지 느티나무와 할머니 느티나무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느티나무 보호수 지킴이 문홍식 씨를 만나서 느티나무에 얽힌 사연을 들어봤다. 아주 오랜 옛날 두 연인이 사랑을 언약했지만, 남자가 노역에 끌려가면서 서로의 생사를 모른 채 그리워했다. 둘이 재회한 다음 날 여자가 생을 마감하면서 사랑을 이루지 못했다. 그 안타까움에 그만 느티나무로 변해서 옆에 머물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두 그루의 느티나무는할아버지 느티나무와 할머니 느티나무로 불리고 있다. 할머니 느티나무에 불이 났던 적이 있지만, 할아버지 느티나무가 바람을 일으켜 불을 끄면서 나무가 화재로 소실되지 않았다고 한다. 두 그루의 느티나무에서 뻗어 나온 가지가 서로 맞닿아 있다. 문홍식 씨는 문정동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로 현 직장도 문정동에 있다고 했다. 그는 과거 보호수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서울시 의원과 함께 보호수 지도를 제작했던 적이 있다. 서울시가 '지정 보호수 정자마당 조성 사업'을 추진하면서 보호수 주변의 땅을 매입해서 정자나 공원을 조성했다. 그런 보호수를 직접 찾아가서 사진을 찍고 보호수에 대한 조사 등을 하며보호수에 관심이 생기고, 지금의 느티나무 보호수지킴이로 활동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서울 시내에서 가장 잘 관리되는 보호수로 방화동 연산군 묘 앞 수령 800년 이상 된 은행나무(도봉구 방학동 117) 를 꼽았다. 서울시 지정 보호수 1호이기도 하다. 은행나무가 있는 곳을 공원으로 조성하면서 은행나무를 보호할 수 있었다고 한다. 두 그루 느티나무의 옛 모습을 지역 주민들은 기억하고 있다.(사진=문홍식 제공) Q. 문정1동 느티나무가 산림청이 지정하는 올해의 나무로 선정되었습니다. 느티나무 보호수 지킴이로서 소감을 여쭙고 싶어요. A. 아주 의미 있는 선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국에 수많은 나무가 있지만 나무의 유래, 상황, 보존 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선정한 것이어서 정말 영광스러운데요. 그동안 느티나무를 보호하기 위해서 민관이 협력한 과정의 노고를 인정받은 것 같아서 보람이 큽니다. Q. 문정1동 주민들에게 느티나무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나요?A. 지금 느티나무가 있던 곳이 마을의 입구였습니다. 마을의 이정표 역할을 했던 나무입니다. 마을의 큰일이 있을 때마다 느티나무 아래 모여서 회의했고, 농사를 짓다가 휴식을 취할 때도 느티나무가 그늘막이 되었습니다. 제가 어릴 적만 해도 느티나무가 놀이터였습니다. 나무줄기를 타고 나무 위로 올라가서 놀았던 추억이 있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개최되면서 이곳이 개발되었고, 그전엔 느티나무 뒤편으로 논밭이 있었어요. 느티나무는 주민들의 놀이터이자 사랑방, 휴식처와도 같았다.(사진=문홍식 제공) Q. 느티나무가 지금까지 잘 보존됐습니다만 중간에 개발로 인한 위기가 있었을 것 같아요.A. 2006년 주민센터를 신축하기로 했어요. 지하 2층까지 땅을 파면 느티나무 뿌리가 훼손되는 상황이었죠. 당시 주민들이 모여서 신축 계획을 반대하는 청원을 하고 언론에도 보도되었어요. 그러면서 신축 계획이 취소되었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합심해서 느티나무를 훼손하는 것을 막아내었습니다. 문홍식 씨는 느티나무 보호수 지킴이로서 활동하고 있지만 아무런 대가가 없다고 했다. 그는 "지역 주민 누군가는 관심을 갖고 느티나무를 지켜야 한다면 제가 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어요. 문정동에서 나고 자랐고 이곳을 떠나본 적이 없는 토박이입니다. 동네의 터줏대감과도 같은 느티나무를 잘 관리해서 나무가 살아있다면 그것으로 보람을 느낍니다"라고 말했다. 나무도 생명체여서 관심과 사랑을 주면 잘 자라는 것 같다고 한다. 주민들은 느티나무를 신성시해서 제사를 지내고 있다.(사진=문홍식 제공) 마을의 이정표 역할을 했던 느티나무였다. 마을 사람들은 예부터 느티나무를 신성시했다. 나무 아래로 상여가 지나가지 않게 했고, 땔감이 부족했을 때도 나뭇가지나 잎사귀를 땔감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어르신들이 느티나무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모습이지금까지도 내려오고 있다. 정월 대보름날, 마을의 축제가 열리는 날이면 느티나무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다. 음식을 차려놓고 축문을 읽으면서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고 있다. 마을의 향토회가 주민자치위원회와 함께 개최하는 행사가 마을 주민들의 화합과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문정동 느티나무 보호수는 마을의 이정표 역할을 하면서 지금껏 건재하다. 느티나무 보호수 지킴이와의 인터뷰가 끝난 뒤 느티나무가 있는 곳으로 갔다. 멀리서도 눈에 띄게 '문정동 느티나무 보호수'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느티나무의 역사를 보여주는 흑백사진 아래 느티나무 이야기도 있다. 길을 오가면서 느티나무를 본 동네 사람이라면 느티나무의 전설을 알고 있으리라. 할아버지 느티나무 앞에 '산림청 2025 올해의 나무 선정'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었다. 지금 '2025년 지정 보호수 유지관리 사업'의 일환으로 한창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두 그루의 나무줄기에 링거액을 꽂아두고, 죽은 잔가지를 잘라내고 있었다. 나무가 병이 드는 것을 막기 위해 나무의사의 처방에 따라 링거액을 투입하기도 한다. 눈으로 느티나무의 줄기를 따라가 봤다. 줄기의 끝을 보려면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어야 한다. 두 느티나무에서 뻗어 나온 무성한 나뭇가지가 서로 맞닿아 있다. 그동안 전쟁과 화마 속에서도 살아남았고,무려 500여 년의 세월을 꿋꿋하게 버텨 왔다. 인간의 시간과는 다른 느티나무의 세월을 바라보니강인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고, 경외심이 우러나왔다. 산림청에서 전국의 보호수 및 노거수 대상으로 '2025 올해의 나무' 10그루를 선정했다. 전국에 분포하는 보호수와 노거수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를 증진하고, 지역 관광 자원화 차원에서 선정했다. 따라서 보호수가 가진 운치와 멋, 형태 등 생태·경관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람과의 상생의 역사 등 인문학적 가치를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한편, 보전·관리가 필요한 노거수를 발굴하기 위해서였다. 어떤 나무가 있을까? '2025년 지정 보호수 유지관리 사업'의 일환으로 느티나무를 살펴보고 있다. 보호수 분야에서는 △강원 영월 소나무 △광주 서구 왕버들 △서울 송파 느티나무 △강원 인제 돌배나무 △부산 기장 곰솔이 선정됐으며, 노거수 분야에서는 △ 경남 산청 회화나무 △강원 정선 소나무 △전북 고창 이팝나무 △충북 보은 왕버들 △전남 진도 배롱나무가 최종 선정됐다. 앞서 언급했듯이 보호수는 산림보호법에 따라 역사적·학술적으로 가치가 있어서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있는 나무를 시・도지사 또는 지방산림청장이 지정한 것이다. 현재 전국에 1만 3870여 그루의 보호수가 지정·관리되고 있다. 우리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일지라도 그 나무를 심고 가꾸기까지 수많은 사람의 노력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나무가 화재로 인해 한꺼번에 소실되는 불상사를 막아야 한다. 산림청에서 나무를 보호하는 정책이 있고 여기에 국민의 관심이 더해져야 한다. 올해의 나무로 선정된 문정동 느티나무는 훼손될 위기가 여러 번 있었지만, 민관의 노력으로 살려냈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느티나무도 여러 번 훼손될 위기에 처했지만,그때마다 주민들이 합심해서 나무를 지켜냈다. 이렇듯 민관의 노력으로 오래된 느티나무가 지금까지 건재하고 있다. 느티나무 주변에는 느티나무 상호를 가진 도서관, 음식점 등이 있었다. 문정동 느티나무는 단순히 오래된 나무로만 머물지 않았다. 산림청에서 선정한 올해의 나무답게 톡톡히 이름값을 하고 있었다. 올해 우리의 산림녹화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러한 산림녹화기록물이 있어서 산불로 사라진 산림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리라 확신한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주위에 있는 나무 한 그루라도 관심을 갖고 바라보자. 정책기자단|윤혜숙geowins1@naver.com 책으로 세상을 만나고 글로 세상과 소통합니다. 2025.05.16 정책기자단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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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해양 리더들이 부산에! 2025 아워 오션 컨퍼런스 생명의 터전이자 다양한 산업의 근간이 되는 바다. 이 바다를 지키기 위해 전 세계 해양 리더들이 지난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부산 벡스코에 모였다. 올해로 10회를 맞은 '아워 오션 컨퍼런스(Our Ocean Conference, 이하 OOC)' 덕분이다. 아워오션 컨퍼런스(Our Ocean Conference)는 매년 각국 정부, 국제기구, 글로벌 비정부기구(NGO), 기업 등 전 세게 해양 리더가 모여 해양 연안을 논의하고, 국제사회의 참여와 행동을 촉구하는 국제사회 최초의 해양 종합 행동 플랫폼으로 올해는 'Our Ocean, Our Action'을 슬로건으로부산에서 개최했다. 100여 개국의 정부, 국제기구, 글로벌 기업 관계자 등 2300명의 참가자가 지속 가능한 해양을 위하여 부산에 모였다. 제10차 OOC에서 해양 국제기구가 진행하는 다양한 부대행사 진행됐다. (촬영-김윤희) ◆ 지속 가능한 해양을 위한 행동 계획 발표 "2618개" 지난 10년 간 OOC를 통해 자발적으로 발표한 공약의 수다. OOC는 2014년 첫 회의 이후 해양 보호와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한 구체적 행동을 강조해 왔다. 매년 참가국과 단체는 해양보호구역, 지속 가능한 어업, 해양오염, 기후 변화, 블루 이코노미, 해양 안보 등 6개 분야의 실질적인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10주년 특별 세션'에 따르면 공약 중 중 81%가 이행되었거나 이행 중이다. 이는 OOC가 전 세계 해양 거버넌스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올해로 10회를 맞은 Our Ocean Conference (출처=김윤희) 이번 회의에서는 해양수산부가 주최국으로서 특별 의제로 제안한 '디지털 오션' 관련 논의도 활발히 진행되었다. 특히, 방대한 해양 데이터를 해양 물류, 환경 보호 등의 관점에서 디지털화 전략이 중점적으로 다루어졌다. 동시에 자율 운항 선박 등 조선 분야의 디지털 혁신을 통해 기술과 환경의 조화로운 발전 방향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존 케리 전 국무부장관은 OOC 공약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출처=김윤희) 제10차 OOC에서 도출된 76개의 공약은 '지속 가능한 해양을 위한 행동 계획(Korea Blue Action Plan)'으로 구체화됐다. 이는 기술 혁신과 국제 협력을 바탕으로 한 해양 생태계 보전 방안을 핵심으로 담고 있다. OOC가 이룩한 10년간의 성과를 토대로 앞으로도 공약이 해양 환경의 실질적 개선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 한국의 해양 정책을 전 세계에 알리다 한국 해양 정책 전시관을 방문객이 관람 중이다. (촬영 -김윤희) 연구기관과 국제기구가 주관하는 부대행사도 해양 분야의 다양한 통찰력을 제공했다. 특히, 개최국 한국의 해양 정책 전시관은 참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중 한국수산자원공단(FIRA)은 혁신적인 어구 전주기 관리 체계를 선보였다. 방문객들은 폐어구 보증금제도의 실제 운영 과정을 체험하며 한국의 선진화된 어구 수거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었다. 한국수자원공단 부스에서는 어구 보증금제 운영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출처=김윤희) 미국 정책 연구원인 칼리 타이언스 하셀(Karli Tyance Hassell) 씨는 "한국의 어구 전주기 관리 체계가 해양 환경 보호와 어업인의 참여를 균형 있게 이끄는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알래스카에서도 어구 관련 해양오염 문제가 심각한 만큼, 한국의 정책 모델을 참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국내외 해양 분야 전문가들은 각 부스를 통해 각국의 정책과 기술 사례를 직접 비교·분석했다. 세계 해양 정책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제10차 OOC에 참석한 칼리 타이언스 하셀(Karli Tyance Hassell) 씨 (출처=김윤희) ◆ 거대한 파도가 변화와 행동으로 이어지다제10차 OOC와 함께 4월 30일부터 2일간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해양장관회의도 개최되었다. '우리의 푸른 미래로 항해하다 연결, 혁신 그리고 번영'을 주제로 한 제5차 APEC 해양장관회의에서는 기후 변화 대응, 지속가능한 어업 등 주요 해양 현안이 논의됐다. 이번 해양 국제회의의 성공적 개최로 해양수산부는 선진 해양 국가로서 위상을 강화했다고 평가된다. 앞으로 대한민국이 세계 해양 문제 해결에 주도적 리더십을 발휘하여 더 나은 해양 미래를 구축하길 기대한다. 10차 OOC와 함께 4월 30일부터 2일간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해양장관회의도 개최되었다. (출처=해양수산부) ☞ 제10차 아워오션 컨퍼런스 누리집 (ourocean2025.kr)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희yunhee1292@naver.com 2025.05.15 정책기자단 김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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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속 도로 '임도' 걸으며 안전산행 임도(林道)는 산에서 임산물을 나르거나 삼림 관리를 위해 만든 도로다. 우리는 등산하다 보면 자주 임도를 거닐 수 있다. 그러나 임도는 단순한 길을 넘어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등산을 위한 평탄한 도로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산악자전거 통행길로 이용되기도 하고 산림치유와 휴양을 제공하기도 한다. 지역 사회는 임도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기도 한다. 또한 임도는 최근 산불 방어의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기도 했다. 올해 국민에게 큰 슬픔을 안겼던 산불 피해 중 임도가 잘 갖추어져 있지 않은 산에 비해 잘 갖추어진 산은 산불 진화가 획기적으로 단축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산림청도 앞으로 매년 500km씩 임도를 늘려가겠다고 발표한 만큼 임도는 많은 장점이 있는 시설이다. 이러한 임도를 널리 알리고 싶어수리산 임도를 방문해임도의 실용성과 경제 효과를 파악해 봤다. 기자가 방문한 수리산 구름산책길 코스 (출처: 군포문화관광) 수리산은 임도가 잘 갖춰진 산이다. 구름산책길, 풍경소리길, 바람고개길로 임도를 나눠 코스를 구성했다. 각 코스는 철쭉 풍경, 바람고개 등 테마를 통해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기자는 군포중앙도서관에서 시작하는 구름산책길을 탐방했다. ☞ 수리산 구름산책길 코스 자세히 알아 보기 임도 초입길.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군포중앙도서관 옆길부터 코스는 시작된다. 초반에 오르막이 가팔랐지만, 이후에는 평탄한 길이 이어졌다. 특히 가는 길 중간에 나온 성불사와 산림욕장은 마음을 평안하게 하고 잠깐 쉬어가기 좋았다. 트레킹하는 시민들뿐만 아니라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도 많았다. 그만큼 평탄한 산길이 주는 장점이 크다고 느꼈다. 임도는 걷기뿐만 아니라 자전거 트레킹에도 이용된다 중앙에 위치한 임도오거리 중간에 나온 임도오거리는 임도를 기준으로 5갈래 방향이 뻗어져 있는 교차점이다. 큰 정자와 테이블, 돗자리를 깔고 앉을 수 있는 평탄한 자리까지 많은 등산객이 식사하거나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임도오거리를 지나 덕고개를 넘어 속달동 마을 길까지 도착하면 코스는 끝난다. 대략 5km이고 성인 남성 기준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됐다. 왔던 길로 다시 돌아와 군포중앙도서관에 도착하니 대략 3시간 정도가 흘렀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어렵지 않은 코스였다. 자녀와 함께 방문한 관광객 박진우 씨는 "아이와 함께 걸으려면 평탄한 길이 나 있는 산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임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군포시는 철쭉 동산, 납덕골 벽화마을, 군포중앙도서관 등 시설을 각 코스 시작과 중간에 배치해 지역 경제 효과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관광객 박진우 씨도 "임도 트레킹을 마치고 도서관에서 책 읽고 집에 간다"며 "최고의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선택"이라고 답했다. 수리산을 둘러싼 임도길은 산불 저지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출처:군포문화관광) 수리산 임도는 산을 기준으로 한 바퀴 순환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산의 허리를 한 번 끊는 형태이기에 화재 확산 저지와 진압에 유리하다. 그러나 환경 파괴와 임도가 도로교통법을 따르지 않아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하지만지역 경제 활성화와 산불 피해 예방에 임도가 지는장점이 있다는 건 명확하다. 산림청도 임도의 높은 가치를 알리고 모두를 위한 여가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6월 30일까지 '아름다운 임도 100선' 공모를 진행하는 만큼 임도에 많은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 ☞ '보도자료'임도, 사람과 숲을 연결해... 지역소멸 위기 극복한다! 정책기자단|박성호kevinrevo1234@gmail.com 접근하기 쉽고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정책을 소개하겠습니다. 2025.05.15 정책기자단 박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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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유니버스 청년마을의 슬기로운 지역생활 청년들의 지역 이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자리를 찾아, 학업을 위해다양한 이유로 청년들이 자신들이 살던 지역을 떠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수도권 과밀화는 물론, 지역의 소멸이라는 문제로도 연결되어 이제는 청년이 살기좋은 지역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공감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지역 청년의 유출을 방지하고 도시 청년의 지역탐색을 지원함으로써청년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에는 활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바로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이 있다. 청년마을 누리집(localro.co.kr)에서 전국 곳곳에 있는 청년마을을 검색할 수 있다. 청년마을로 선정되면 6억 원(3년간 매년 2억 원)을 지원한다. 전국 곳곳에 청년마을이 조성되어 있고 지역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천 강화군에 있는 청년마을로 강화유니버스가 있다.(사진=강화유니버스) 청년마을 중에서 서울에 가까운 인천 강화군에 자리한 강화유니버스가 있다. 서울과 가깝긴 하지만 강화군 역시 지리적 여건상 청년들의 이동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강화유니버스는 기존 경로당을 청년 커뮤니티 공간으로 전환하여 창업, 창직 실험 및 교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강화유니버스는단기, 한 달 지역살이를 할 수 있는 셰어하우스를 조성하여 외지인이원하는 기간을 유동적으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했다. 외지인입장에서 강화라는지역을 탐색하며 살 수 있는 거점 공간을 마련해 주고, 외지인이 강화에 살아보면서 내외부 청년, 지역 주민과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강화유니버스 소개 바로 가기 지역소멸 문제해결을 모색하는 세미나에서 강화유니버스의 사례를 발표했다. 강화유니버스가 지역소멸 문제를해결하는 사례로 세미나를 개최한다는 소식이다. 5월 7일 오후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지역소멸 문제해결 모색세미나의 제목은 "지역 소멸을 넘어, 강화유니버스: 관계로 살아가는 전환의 현장"이다. 강화유니버스는 잠시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강화에 잠시 머물다 가는 외지인에게숙소와 체험할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작년에 알게 되면서 여러 번 숙소를 예약하려고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마감이 되어서 아직 신청하지 못했다. 가끔 삶에 부대낄 때면 떠들썩한 서울을 벗어나 혼자 가서 머물다 와도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강화유니버스 잠시섬 프로젝트 바로 가기 강화유니버스의 사례를 듣기 위해 청년마을 운영자도 참석했다. 서울 토박이가 아닌 필자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서울에 올라왔다. 지금은 고향에서 지냈던 기간보다 서울에서 지냈던 기간이 훨씬 더길다. 하지만 유년 시절과 학창 시절을 보냈던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이 있다. 지역 간의 불균형이 심화하면서 지역 소멸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강화유니버스가 운영하는 잠시섬 숙소 예약은 번번이 실패했지만, 이번 세미나를 통해서 잠시섬을 간접적으로 체험해 보기로 했다. 강화유니버스는 청년마을로 선정되어 3년간 지원받은 후 자생적인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해서 진행 중이다.(사진=강화유니버스) 강화유니버스를 운영하는 협동조합 청풍의 나서경 대표를 만나서 청년마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화유니버스는 지난 2013년부터 강화에서 시작했고, 2021년 청년마을로 선정되어 3년간 행정안전부의 지원을 받았다. 최초에 강화도에 유입한 청년들이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서 로컬 사업을 펼치면서 성장해 왔다.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이 종료된 지금은 자생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서 진행하고 있다. 나서경 대표는 인천 출신으로 강화도에 있는 대안학교를 다녔던 적이 있다. 본인이 원하는 삶을 찾고 싶어서 대안학교에 진학했다. 그는 졸업 후 서울에 있는 새싹기업(스타트업)에서 일하다가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된 강화유니버스에서 팀원을 구할 때 합류했다. 해가 질 무렵 강화도 갯벌을 거니는 외지인들의 모습 Q. 청년마을 선정 전과 후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A. 강화에 연고나 기반, 자산이 없는 상태에서 거의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힘들었어요.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을 통해 자금을 조달받았어요. 그러면서 자생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여러 실험을 많이 해봤어요.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이 종료된 후에도 행정안전부가 같이 연계할 수 있는 사업이 있었어요. 예를 들면, 학교에서 수업하는 프로그램, 안내소 프로젝트 등이 있었어요. Q.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을 지원했는데 어떤 계기가 있을까요?A. 당시 수시로 인터넷을 검색해서 지원사업을 알아보고 있었어요. 그러다 행정안전부가 지원하는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이 저희의 사업 취지에 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더군요. 당시 3번의 도전 끝에 선정되었어요. 강화는 외지인이 찾아올 때 환대하고 협조해 주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고 했다.(사진=강화유니버스) Q. 다른 지역도 많은데 특히 강화라는 지역에 매료된 점은 무엇일까요?A. 강화에서 저를 반겨준 사람이나 문화였던 것 같아요. 제가 강화에서 거주하게 된 동력을 찾는다면 두 가지가 있어요. 강화는 경쟁보다 협력할 수 있는 분위기였고, 제가 성장할 기회를 알아주고 배려한 팀원들이 있었어요. 강화는 외지인이 찾아올 때 환대하고 협조해 주는 분위기였어요. 강화에 왔던 청년들이 강화에서 오래 살 텐데 그러려면 현지인들과 함께 커뮤니티를 만들고 생태계를 구축해야 했죠. 그게 10년이라는 시간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강화유니버스가 전국의 다른 청년마을과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요?A. 외지인을 환대하고 그들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그들과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저출산으로 인구가 줄고 기후 위기 등의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역 소멸을 인정하면서 그럼에도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가야겠죠. 강화에 머물면서 잠시 멈추고 다른 삶의 가능성을 상상해 보고, 경쟁이 아니라 협력의 방식을 배우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생각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고민의 장을 마련해 보는 것입니다. 강화유니버스의 이점은 수도권으로의 접근성이 뛰어나고 일단 뛰어들면 뭔가 완성해 나갈 수 있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강화유니버스의 잠시섬 프로젝트를 여행업이 아니라 환대업이라고 표현했다. 나 대표는 지역 소멸이나 저출산, 실업 문제 등을 해결할 지를 따지는 것보다 뭐든 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놓는 게 더 필요한 것 같다고 한다. 또한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에 바라는 점으로 "전국적으로 많은 청년마을이 있습니다. 가능한 많은 청년마을에 혜택을 주는 것은 좋습니다. 다만 그 기간이 짧다는 게 아쉬운데요.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 지원 기간은 3년입니다. 기간을 늘려서 소수의 청년마을을 오랜 기간 지원해서 지역의 고유한 청년마을로 안착할 수 있도록 행정안전부가 파트너쉽을 유지하면 좋겠습니다"라고 바람을 밝힌다. 강화유니버스를 이끄는 나서경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강화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어서 세미나가 열렸다. 강화유니버스의 사례를 통해 지역 소멸의 해법을 모색해 보기로 했다. 강화유니버스는 지역 주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다양한 콘텐츠,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세미나는 두 가지 발표 후 질의응답을 하는 순서였다. 먼저 강화유니버스에서 '잠시섬 여행업이 아니라 환대업을 합니다'라는 주제로, 그다음 '잠시섬 관계인구 사례 액션리서치' 발표가 있었다. 강화유니버스는 협동조합 청풍의 대표 브랜드다. 청풍은 강화 지역 주민과 함께 성장해 나가고 강화 청년들이 만들어 나가는 주민 관광사업체라고 소개했다. 강화유니버스는 잠시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외지인들이 단순히 머물다 가는 곳이 아니라 그들을 환대하고 있다. 또한 지역 주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다양한 콘텐츠, 프로그램이 있다. 청년마을은 청년의 탐색, 이주, 정착의 단계를 거치면서 성장해간다. 듣는연구소 협동조합은 청년 이주 정착 프로젝트로 강화유니버스의 사례를 연구하면서 '강화유니버스가 로컬 청년 당사자의 생존을 넘어, 우리가 살고 싶은 다양성과 환대가 있는 지역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란 물음을 제시했다. 강화유니버스가 진행하는 잠시섬 프로젝트는 일회성 숙박에 그치지 않았다. "올해 초부터 잠시섬에 공감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기가 가진 걸 나누고 싶어 하는 현상이 보여요."라는 청풍 직원의 말에서 그것을 엿볼 수 있다. 강화에 관심을 갖고 관여하는 외지인이 늘어나고 있다. 이를 관계인구라고 설명했다. 강화에 관계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관계인구는 특정한 지역에 관심을 갖고 관여하는 외지인을 일컫는 말이다. 그들은 강화와 상호작용하고 있다. 이것은 정부에서 언급하는 생활인구와는 다르다. 생활인구는 주민등록인구에 체류인구, 외국인등록인구를 포괄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지방 소멸 대응책으로 나온 개념이다. 관계인구는 로컬, 지역 활성화 등을 이유로 모이지 않는다. 관계인구는 구심이 될 가치와 활동, 자원 등을 공유하는 지역 내외부의 사람들, 커뮤니티, 활동 등을 포괄한다. 외지인과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지방 소멸 대응책으로 도입된 생활인구는 관계인구와 비슷하면서 다른 용어다. 강화유니버스는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3년 간 지원을 받고 그 후 자생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잠시섬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외지인들이 강화에서 환대받고 현지인들과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강화와의 연결을 지속하면서 관계인구가 되고 있다. 오늘의 세미나에 참석한 사람들은 대다수가 지역 소멸 문제를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강화유니버스 사례는 통찰력을 제공해 줄 거라 믿는다. 전국 곳곳에서 강화유니버스와 같은 청년마을 사례가 많이 나올 거라 기대한다. 대다수의 세미나 참석자들이 청년마을의 지속적인 성장을 고민하고 해답을 찾고 있었다. 최근에 행정안전부는 '2025년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 공모를 통해 전국 12곳의 청년마을을 최종 선정했다. 이번 사업은 청년들이 지역에 머물며 자발적으로 일과 삶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취지에서 추진된다. 앞으로 3년 동안 1곳당 최대 6억 원을 지원해 지역 살아보기, 일거리 실험, 활동공간 구축 등으로 지역 활력을 높인다. 최종 선정 단체는 대구 중구, 광주 동구, 강원 고성군, 충북 음성군, 충남 부여군, 전북 장수군·무주군, 전남 보성군, 경북 울릉군, 경남 통영시·거창군, 제주 제주시다.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을 통해 조성된 청년마을 현황(출처=행정안전부)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은 2018년부터 시작해 지난해까지 모두 39개의 청년마을을 조성했으며, 선정된 마을에 3년 동안 최대 6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각 지역의 특색있는 자원을 활용한 개성 넘치는 청년마을이 다양하게 발굴·선정되었다. 선정된 청년마을들은 5월부터 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행안부는 청년마을 대상 권역별 전문가 자문, 성과 공유회 등을 열어 청년마을 사업의 내실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이달 중에 청년마을 사업 방향 소개, 청년마을과 멘토 간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청년마을 사업 연수회를 개최한다. 행정안전부는 청년마을을 지원하면서 지역이 정체되지 않고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대다수의 청년들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다. 하지만 지역에 남아 있거나 혹은 지역으로 향하는 청년도 존재한다. 소수의 지역 청년들의 욕구를 살펴보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면 지역 정체와 지역 소멸을 막을 대안이 나올 것이다. 청년마을도 하나의 대안일 것이다. ☞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 자세히 알아 보기 ☞ 청년마을 누리집 (localro.co.kr) 정책기자단|윤혜숙geowins1@naver.com 책으로 세상을 만나고 글로 세상과 소통합니다. 2025 청년정책 기사와 관련된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확인하세요. 언제나, With you 2025.05.15 정책기자단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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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바다가는 달…수요일엔 '바다톡톡' 문화체육관광부와 해양수산부는 5월 한 달 동안 '바다가는 달'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바다를 주제로 한 관광 활성화 캠페인인데, 바다로 관광을 떠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도 있을 터. 바다로 떠날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바다 자체에 흥미가 많은 국민을 위한 즐거운 강연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수요일엔 바다톡톡 바로, 해양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시민들을 위해 마련된 '수요일은 바다톡톡' 강좌! 해양수산부가 4월 23일부터 서울, 대전, 부산, 대구, 광주에서 진행하는 해양공개강좌이다. 2014년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10년 간 진행되어 왔는데,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강연 주제는 바다의 역사부터 해양직업, 환경, 문화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지역별로 다른 주제로 운영되는데, 공개강좌의 수강신청 및 세부정보 확인은 해양교육포털 누리집(ilovesea.or.kr)에서 가능하다. 나는 서울에서 열린 강연에 직접 참석해 '우리나라 바다의 역사'와 '해양 유물을 통해 알아보는 우리 바다'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듣고 왔다. 수요일엔 바다톡톡 강연장 안내 서울 공개강좌는 서울 상도초등학교 시청각실에서 진행됐다. 현장에 도착하니 학부모와 초등학교·중학교 학생이 대부분이었다. 바다의 역사, 해양 유물 등 주제만 놓고 보면 아이들이 듣기에는 좀 지루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다양한 시청각 자료와 함께 바다의 역사를 살아있는 이야기처럼 풀어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게 들을 수 있었다. 수요일엔 바다톡톡 강좌 특히 강연의 세부 주제였던 '박물관을 움직이는 사람들'을 들으며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국립해양박물관을 위해 일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참석한 한 초등학생은 "도슨트나 아쿠아리스트, 학예연구사 같은 직업은 처음 들어봤는데, 듣다 보니 꼭 해양박물관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 같아서 멋졌어요"라며 반짝이는 눈으로 인터뷰하기도 했다. 해양박물관 속 유물이 단순히 전시된 물건이 아니라, 여러 전문가들의 손길로 생동감과 의미를 갖게 된다는 걸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부산에 위치한 국립해양박물관은 올해 3월 어린이 전용 전시관을 새롭게 개관하기도 했다니, 아이와 함께 방문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또 한 가지 흥미로웠던 것은 영화 '노량' 등에서 등장한 해양 유물에 관한 이야기였다. 영화를 재밌게 봤는데, '이런 해양 유물이 숨겨져 있었구나'하는 생각에 다시 한번 영화를 보며 해양유물을 찾아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수요일엔 바다톡톡 수업 자료 내게 해양은 늘 뉴스나 재난 상황에서만 접해 어렵게 느껴졌던 분야인데이번 강연을 통해 생활 속 바다, 역사 속 바다, 국립해양박물관의 이야기 등 해양에 대한 재미있는 정보를 많이 알아갈 수 있었다. 지역에 따라 오는10월까지 강의가 이어질 예정이니, 꼭 한번 참여해 보기를 추천한다. 또, 해양 강연을 현장에서 직접 듣기 어렵다면 온라인으로도 들을 수 있다. 해양수산부가 운영하는 해양교육포털 누리집에서 '수요일엔 바다톡톡'을 포함한 총 900편 이상의 공개강좌가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평소 관심 있었던 주제의 강연을 골라 시청할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인 것 같다. '수요일엔 바다톡톡'은 해양을 사랑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평소 바다에 대해 잘 몰랐던 나에게 신선한 자극을 줬다. 이번 강연을 통해 나는 조금은 바다와 가까워질 수 있었다. 또 바다라는 공간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역사와 문화, 삶의 현장이자 배움의 장임을 알게 되기도 했다. 재미있는 바다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면,이번 기회에 바다와 한 발짝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해양교육포털 바로가기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세아 new220723@naver.com 2025.05.15 정책기자단 박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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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문학을 읽으며 정원을 거닐다 올해 봄,새롭게 눈에 들어온 풍경이 있다. 늘 벚꽃만 기다리다 꽃이 지면 아쉬움만 남았던 봄이었는데,벚꽃이 지니 진달래가 피었고, 그 뒤를 장미와 이팝나무가 이어받았다. 자연은 늘 그 자리에 있어 계절 따라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주변을 다시 바라보니 평범한 하루에서 만나는 자연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다. 그런 자연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정원'이다. 정원은 단지 아름답기만 한 곳이 아니다. 자연의 질서를 따르면서도 사람의 손길로 정돈된, 일상 속에서 예술과 치유, 그리고 쉼이 공존하는 장소이다. 2025 대한민국 정원여행지도(출처: 산림청) 산림청은 국가, 지방 및 민간정원으로 구분해 전국의 정원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올해 봄, 전국 172개 정원의 정보를 담은 '2025 대한민국 정원여행지도'를 발간해 누구나 쉽게 정원을 찾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지도에는 정원의 위치, 운영시간, 소개, 연락처, 사진 등 실용적인 정보를 한눈에 담았다. ☞ '보도자료'봄나들이 즐길 전국 정원을 한눈에 2025 대한민국 정원여행 지도 발간 인천 제1호 민간정원 '파인 앤 로즈 정원' 2023년에는 이 지도를 따라 경기도의 지방정원 '세미원'을 찾았었다. 그때의 여운이 오래 남아 올해도 정원여행을 떠나보기로 했다. 특별히 이번에는 민간정원으로 눈길을 돌렸다. 민간정원은 국가가 아닌 개인이나 단체가 삶의 철학을 담아 오랜 시간 정성스레 가꾸어온 곳이다. 그만큼 독특하고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품고 있다. 건물 뒤로 곧게 솟은 소나무들이 시선을 끈다 5월의 햇살을 가려주는 소나무 그늘 이번에 찾은 정원은 강화도에 위치한 '파인 앤 로즈 정원'이다. 인천 최초이자 유일한 민간정원으로, 강화자연사박물관과 강화역사박물관 옆에 자리 잡고 있다. 이름처럼 이곳의 주제는 소나무와 장미다. 길게 뻗은 소나무가 건물을 감싸며 자라고 있었고 계절의 여왕 5월을 맞아 꽃의 여왕인 장미 역시 꽃을 틔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정원은 여러 통로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구조였다. 지형의 경사를 따라 자연스럽게 조성된 정원 보라색 유채꽃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장면 정원을 가득 채운 보라색 꽃에 시선이 머물렀을 때, 마침 정원의 대표님과마주쳤다. 보랏빛 꽃의 정체가 궁금했는데 의외로 유채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흔히 노란색으로만 알았던 유채가 이렇게 피기도 하다니, 희귀 품종이라고 한다. 5월 중순부터는보라색 유채꽃이 더 활짝 피어 정원 전체를 물들이고 데이지와 양귀비도 곧 필것이라고 했다. '조금 더 늦게 올걸'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피어오르는 순간을 함께하는 지금도 충분히 좋았다. 울타리가 없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다 길을 따라 걷는 풍경 하나의 꽃이 지고 나면 그 자리에 또 다른 꽃이 피어난다 정원에는 울타리가 없었다. 멀리서 바라보는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들어설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담장을 허물고 곳곳에 길을 낸 결과였다. 단순한 개방을 넘어 접근성을 중요한 가치로 삼은 모습이었다. 한편, 최근 제정된 '치유관광산업 육성법'과 기존의 '치유농업법', 정원진흥 기본계획에 맞춰 치유 농업과 스마트팜 도입도 준비 중이다. 이야기를 들은 후, 길을 따라 잠시 자연과 호흡하며 거니는 시간을 지녔다. 그리고 조용한 자리에서 책을 펼쳤다.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산림청에서 발표한 현대 산림문학 100선 중에서 두 권을 골랐다. 산림문학은 숲, 나무, 풀 등 산림을 주요 배경이나 주제로 삼은 작품으로, 국민 추천 도서 1039권 중 학계, 출판문화계, 교육계 등 전문가 심사를 거쳐 시집, 아동문학, 수필 소설 등 현대 산림문학100선이 선정됐다. 현대 산림문학 100선, 자연 속에서 읽기에 더없이 좋았다 내가 고른 책은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 '여자들의 등산일기'와 실뱅 테송의 수필 '시베리아의 숲에서'이다. 평소 즐겨 읽던 추리소설 작가가 그린 산림문학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시베리아의 숲에서'는 만화 형식의 수필인데, 마흔을 앞두고 은둔자의 삶을 꿈꾸며 6개월 간 시베리아 숲에 들어간 작가의 기록이 담겨 있다. 비슷한 나이에 비슷한 고민을 하는 나에게도 자연스럽게 마음이 끌리는 이야기였다. 책 속의 인물들은 각자 고민을 안고 자연을 찾는다. 결혼, 일, 가정 등 삶의 문제를 자연 앞에 놓고 스스로 해답을 구한다. 국적이나 문화는 달라도, 살아가며 겪는 고민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인생의 무게를 자연 속에서 내려놓고자 하는 마음 역시 만국 공통이었다. 문학은 그 마음을 잇고, 낯선 삶에도 깊이 공감하게 해주는 다리가 되어주었다. 그것이 문학이 가진 힘이다. ☞ (산림청 누리집)산림문학 안내 그동안 가보고 싶었던 유네스코 세계유산 고인돌도 정원 옆에서 만났다. 발길 닿는 대로 흘러가는 것이 정원여행의 묘미! 아름다운 봄날, 산림문학 한 권을 들고 대한민국 정원여행지도를 따라 걸어보자. 자연과 문학이 주는 여유 속에서 진정한 나와 인생의 의미를 돌아보는 경험이 될 것이다. 정책기자단|정수민sm.jung.fr@gmail.com 글을 통해 '국민'과 '정책'을 잇겠습니다. 2025.05.14 정책기자단 정수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