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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밖에서 만나는 문화유산

모르고 있던 국가유산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국가유산포털'.

2025.07.18 정책기자단 양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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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뉴스를 보다 우연히 '관월당' 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다.

조선시대 왕실 사당 건물이 100년 전 일본으로 반출됐다가, 최근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이었다.

관월당은 조선 왕실과 관련된 건물로,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넘어가 지금까지 일본 사찰에 남아 있었던 문화유산이다.

놀라운 건, 이 건물을 되찾기 위해 국가유산청이 수년간 정밀 조사와 협의를 이어왔다는 점이었다.

단순히 '문화유산 하나가 우리의 품으로 돌아왔다' 라는 뉴스가 아니라, 우리 유산을 지키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는 걸 알고 나니 괜히 마음이 찡했다.

해체 전 일본에 있던 관월당의 모습이다. (사진 출처 = 국가유산청 정책브리핑)
해체 전 일본에 있던 관월당의 모습. (사진 출처 = 국가유산청 정책브리핑)

"이렇게 소중한 유산이 해외에 있었던 것도 놀라운데, 혹시 내 생활 반경 내에도 숨은 문화유산이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던 와중에 우연한 계기로 접하게 된

'국가유산포털'(heritage.go.kr)은 나의 궁금증을 완전히 해소해 준 존재였다.

국가유산청이 운영하는 이 포털은 말 그대로 우리나라에 등록된 모든 국가유산 정보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플랫폼이다.

다양한 종류의 문화유산을 찾아볼 수 있고, 위치 기반으로도 검색할 수 있어서 '우리 동네에 뭐가 있는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궁금한 마음에 가볍게 학교 근처를 검색해 봤는데 놀랍게도 익숙한 이름이 하나 떴다.

바로 연화사.

평소 그냥 조용한 절 정도로만 알고 있던 곳이었다.

위치 기반으로 주변의 국가유산들을 찾아볼 수 있는 '국가유산포털'의 화면이다.
위치 기반으로 주변의 국가유산들을 찾아볼 수 있는 '국가유산포털'.

'설마 이 사찰도 국가유산이 있는 곳이야?' 하는 마음으로 포털에 등록된 정보를 찬찬히 살펴보니 이곳에는 '지장시왕도' 라는 그림이 국가유산으로 등록돼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칠성도', '신중도' 등 중요한 불화들이 함께 보관돼 있다고 나와 있었다.

매일 지나다니던 길 한 편에 이런 유산이 있다는 게 신기했고,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었던 나는 시간을 내어 연화사로 직접 향했다.

도심 한편에 위치한 고즈넉한 공간인 연화사의 모습이다.
도심 한편에 위치한 고즈넉한 공간인 연화사의 모습.

연화사는 생각보다 훨씬 조용하고 단정한 느낌의 공간이었고 도심과 가까운 곳에 있지만 조용하고 고즈넉한 공간이었다.

이곳이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기 쉬운 장소였지만, 지금까지도 여러 문화유산이 보관된 '살아 있는 역사 공간' 이라는 사실이 조금 낯설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연화사 법당에서 확인할 수 있는 '지장시왕도'의 모습이다.
연화사 법당에서 확인할 수 있는 '지장시왕도' 의 모습.

연화사에 도착해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바로 '지장시왕도' 였다.

이 작품은 사찰 내 불당 안쪽에 조용히 모셔져 있었는데, 일반 전시처럼 자유롭게 볼 수 있는 구조는 아니었지만, 사찰 측에서 매우 안정적으로 보존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연화사에는 지장시왕도 외에도 '칠성도'와 '신중도' 와 같은 다른 불화들도 함께 보관 중이었다.

모두 국가유산으로 지정된 작품들인데 각각 불교의 우주관이나 의식 속 수호신 개념을 담고 있는 전통 불화들이라고 한다.

특히 이 세 작품은 의례나 예불을 위한 실질적 공간 안에 함께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유물을 '보는 것' 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여전히 '쓰이고 있는 유산'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남았다.

하나의 사찰 안에 이처럼 여러 점의 국가유산이 모여 있다는 건 생각보다 흔한 일이 아니다.

그만큼 연화사가 지역 안에서 가지는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다시금 체감할 수 있었고, 단순히 지나치던 산책길이나 골목 끝 풍경이 실제로는 오래된 기록과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와 닿았다.

'국가유산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는 문화유산의 상세 정보를 담은 화면이다.
'국가유산포털' 에서 확인할 수 있는 문화유산의 상세 정보.

이번 연화사 방문은 단순한 산책 이상의 경험이었다.

'문화유산', '국가유산' 하면 보통 경복궁이나 불국사 같은 거대한 유적지만 떠올렸던 내가, 동네에 있는 공간 하나로도 충분히 귀한 유산을 만나고 배울 수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됐다.

'국가유산포털' 은 단순한 정보 검색 사이트를 넘어 '일상 속 문화유산' 을 직접 찾아가 보고 느낄 수 있는 출발점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

내가 자주 걷는 길, 자주 가는 장소에도 분명 뭔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다음엔 다른 지역도 검색해 보고, 나만의 문화유산 산책 코스를 하나씩 만들어 보고 싶어졌다.

'국가유산포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여러 문화유산들의 모습이다.
'국가유산포털' 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여러 문화유산.

문화유산은 과거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꼭 박물관 안에만 있는 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마을과 골목, 그 속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던 장소들 속에도 역사가 숨어 있었다.

이제는 그 유산을 '지나치는 것' 이 아니라, '발견하고 기록하는 것' 이 우리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쁜 일상에서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긴다면, 국가유산포털을 통해 주변의 문화유산을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정책기자단 양은빈 사진
정책기자단|양은빈bin2bin249@khu.ac.kr
어려운 정책을 알기 쉬운 이야기로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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