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날과 청년주간을 앞두고, 지난 8월 29일부터 이틀간 청년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 문을 열었다.
서울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더블유젯 스튜디오에서 열린 '청년문화사용법: 네 개의 방'이 바로 그 무대였다.
나는 8월 중순,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청년문화사용법' 게시글을 접하고 곧바로 사전 예약을 했다.
행사를 통해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라는 물음의 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2030 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팝업 스토어 형태로 운영된다는 점도 '청년문화사용법'을 향한 궁금증을 더했다.
나만의 방식으로 만들어봐! 청년문화사용법 네 개의 방. (사진 촬영=김윤희)
◆ 방마다 펼쳐지는 나의 취향 탐구
전시장의 문을 열자 1층 '탐색의 방'이 나를 맞이했다.
그곳에서 자연스럽게 나의 오래된 취미와 최근의 관심사를 되돌아보며 다양한 문화 성향을 찾았다.
오롯이 내 경험에 집중하는 시간이었다.
바쁜 일상 속 나만의 문화 취향을 수집하다. (사진 촬영=김윤희)
각 질문의 답변이 '낯섦의 설렘', '쾌감' 같은 감각적인 표현과 '야구', '일러스트', '서점'처럼 청년이 공감할 수 있는 선택지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처럼 청년이 자기 자신을 탐색하고 유형을 찾는 과정은 MBTI 성격 유형 검사처럼 흥미롭게 다가왔다.
짧은 체험 뒤에는 청량한 슬러시 음료를 제공해 전시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더했다.
청년의 눈높이에 맞춘 청년 문화 팝업스토어. (사진 촬영=김윤희)
이어지는 '고민 전당포' 코너에서는 청년이 마음 편히 고민을 나눌 수 있었다.
하나의 질문이 적힌 종이에 나의 생각을 적은 후 전당포에 내면 동일한 질문에 다른 사람이 작성한 답변이 담긴 종이를 받는 방식이었다.
나는 '뭘 해도 의욕 없는 날이 자꾸 길어져서 두려워요. 이런 경험이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이 적힌 종이를 받았다.
내가 의욕이 없는 시기를 어떻게 극복하고자 했는지를 생각하며 답변을 작성했다.
'나만의 시간을 갖고, 나는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를 생각한다.'와 같은 취지의 글을 작성하다 보니 어느새 손바닥 크기의 종이에 내 생각이 가득 담겼다.
이후 이 질문에 다른 사람은 어떻게 답변할지 궁금한 마음으로 종이를 전당포에 제출했다.
내가 받은 종이에는 '직장 내 인간관계'로 의욕이 없어지고 있음을 고백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다른 누군가의 고민을 마주하는 순간 나만 힘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서 묘한 안도감이 밀려왔다.
짧은 문장 하나에도 그 사람의 진심과 무게가 담겨 있던 덕분이지 않을까?
이처럼 낯선 이의 답변이 곧 나에게 전해지는 조언처럼 다가왔다.
◆ 연결의 힘, 취향을 나누는 순간
청년들이 자신의 취향을 직접 활동으로 연결하는 현장이 2층 '연결의 방'에 펼쳐져 있었다.
독서 모임, 잡지 커뮤니티, 체육 기반 협동조합 등 각양각색의 단체가 전시대를 마련해 자신의 취미를 타인과 나눌 수 있도록 도왔다.
그중 '청년소리의 정원' 부스가 나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청년정책 제안 온라인 창구인 '청년소리의 정원'.
이곳은 청년이 정책을 제안하면 14일간의 투표를 거쳐 정책 의제로 발전한다.
이번 팝업스토어 현장에서는 즉석에서 메모지에 '청년 재테크 교육' 정책 아이디어를 남겼다.
다양한 배경의 청년 의견을 살펴보며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를 고민했다.
나만의 청년정책 아이디어를 뽐내다. (사진 촬영=김윤희)
3층 '영감의 방'에서는 취향이 직업이 된 사람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강연이 시간대별로 진행되었다.
나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출판계 현직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가의 문장이 세상에 닿기까지' 토크콘서트에 참석했다.
민음사 마케팅팀 조아란 부장과 김겨울, 정용준 작가가 책과 독자를 연결하는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들이 책을 좋아하는 청년이라면 누구나 숨죽여 듣게 될 만큼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이와 같은 현직자와의 만남이 청년의 꿈을 현실로 만드는 데 도움을 주지 않을까?
출판계 현장의 이야기를 듣다. (사진 촬영=김윤희)
일상에서도 청년문화사용법이 필요한 때!
각 층에서 방에서 마주한 청년들의 현실적 고민과 개성 넘치는 취향이 어떻게 문화로 연결되는지 생생히 느낀 시간이었다.
특히 청년의 날과 청년주간을 앞둔 시점에서 이런 경험은 더욱 의미가 컸다.
청년정책이 청년의 문화적 욕구와 정체성 탐구까지 아우를 수 있다는 것을 몸소 경험한 덕분이다.
앞으로도 청년의 날을 전후하여 더 많은 청년의 눈높이에 맞춘 문화 행사와 정책 소통의 장이 지속되길 기대한다.
청년들이 서로를 격려할 수 있는 이런 기회들이 청년에게 진정한 힘이 되지 않을까?
☞ (보도자료) '2025 청년문화주간', 나만의 문화사용법을 찾는다
☞ (카드뉴스) 나만의 방식으로 만들어봐! 청년문화 사용법-네 개의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