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대한민국 국방부장관 안규백입니다.
바쁘신 일정에도 불구하고,
서울안보대화에 참석해주신 내외귀빈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여러분을 뵈니,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니 이것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의 마음입니다.
아마도 여기 계신 여러분들의
글로벌 안보협력에 대한 진심과 세계평화를 향한 열정이
든든하게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올해는 서울안보대화가
장관급 대화로 격상된 지 3년째 되는 해이며,
대한민국의 '국민주권 정부' 출범 후 첫 번째 회의입니다.
2012년 창설된 이래 서울안보대화는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그리고 전 세계의 다양한 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대표적인 다자안보 플랫폼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저는 오늘, '국민주권 정부'의 첫 국방부 장관이자
64년만의 문민 국방부 장관으로서
이 회의를 개회함을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전 세계가 주목했던 것처럼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가장 평화적인 방법으로 민주주의의 위기를 바로잡는
위대한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습니다.
우리 군도 우리 국민이 보여준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과 용기를 수호하는데 헌신하는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내외귀빈 여러분!
세계는 지금 지정학 경쟁의 심화와 국제질서의 재편,
다중적 지역 분쟁, 치열한 군비경쟁,
그리고 AI·우주·사이버 기술의 군사적 확산이라는
새로운 안보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러한 도전은 전통적 군사 위협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 기후변화, 초대형 재난 등
비전통적 위협과 결합하여 그 양상이 더욱 복합적이고
예측 불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단기적 대응이나 일시적 봉합이 아니라,
규범과 신뢰의 재구축에 기반한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안보구조의 재건입니다.
서울안보대화의 사명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께서는
"확실한 평화야말로 진정한 안보의 핵심으로,
평화는 단순히 전쟁 없는 상태를 넘어
국민이 불안 없이 일상을 누릴 수 있는
사회기반을 마련하는 것"임을 강조하셨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국익 중심 실용외교" 기치 하에
한반도와 역내, 나아가 세계평화의 회복과 구축을
굳건히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실용외교는 원칙에 단단히 기초할 때 더욱 힘을 발휘합니다.
대한민국은 '대화를 통한 신뢰 구축',
'신뢰를 통한 지속 가능한 평화', '협력을 통한 공동 번영'을
확고한 원칙으로 삼아 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원칙 위에서
우리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역내 국가들뿐만 아니라 아세안·유럽·중동·아프리카 국가들과
폭넓고 유연하며 포용적인 파트너십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동시에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와 협력하여
군축·비확산, 평화유지, 인도적 지원 활동의
실질적인 기여도 획기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내외귀빈 여러분!
지금 한반도의 안보 상황은 매우 엄중합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미사일 능력을 지속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북핵·미사일 위협의 고도화는
한반도와 역내의 평화와 안정,
글로벌 비확산 레짐에 대한 중대한 도전입니다.
대한민국은 강력한 억제력과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바탕으로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병행하는
'투트랙' 접근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전략적 억제, 방어, 대응 능력을
한 치의 빈틈도 없이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군사적 긴장 완화와
위험관리 메커니즘의 현대화를 위해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둘 것입니다.
우리 군은 정부의 평화 구상을
군사적으로 든든히 뒷받침하겠습니다.
강한 힘으로 평화를 만들고,
진정성 있는 대화로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할 것입니다.
위기의 악순환을 끊고
평화의 기회를 열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축적해 나갈 것입니다.
한반도에서 축적되는 신뢰와 협력의 성과를
역내 및 글로벌 비확산 거버넌스 강화로 확장하여,
세계가 참고하는 모범 사례로 만들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여하신 모든 국가와 국제사회의
전폭적 지지와 지원을 당부드립니다.
이와 같은 국가적 비전과 정책하에서
저는 '국민이 신뢰하는 첨단 강군' 건설을
국방의 비전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수한 국방과학기술과 국민의 신뢰를 결합하고
함께 강화하는 개념입니다.
AI·우주·사이버 등 신흥안보 영역에서의 기술 혁신을
국방력 강화에 선도적으로 적용하면서도
관련 분야의 국제 규범 형성을 주도하여
국민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국방력을 건설해 나갈 것입니다.
K-방위산업을 단순한 군수 공급체계를 넘어,
국가 경제를 견인하는 성장동력이자
국제적 기술표준 형성의 동력으로
발전시키겠습니다.
개방적이고 탄력적인 생태계를 조성해
공동개발, 공동생산, 공동유지 협력을 확대하고,
수출부터 품질, 후속 군수까지 아우르는
방산 신뢰 패키지를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내외귀빈 여러분!
올해 서울안보대화의 대주제는
"지정학적 도전의 극복: 협력을 통한 평화구축"입니다.
지금의 국제질서는
전략적 경쟁이 군사적 긴장으로 이어지고,
신기술의 부상과 핵질서의 위기까지 맞물린
복합 안보위기의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평화를 지키는 힘은
단순히 '우월한 군사력'의 구축만이 아니라
상호 억제와 신뢰 구축의 제도화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이번 회의에서
지정학적 경쟁 완화와 전략적 안정의 회복은
단기적 정책과 대책에 의해서가 아니라
장기적 협력 기반 조성에 의해서만 가능함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美 랜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래전장은 "사람이 목표를 결정하면
AI가 방법을 실시간으로 산출하고
무기체계는 자율적으로 반응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인공지능과 첨단기술은
안보의 새로운 지평을 열지만,
동시에 통제되지 않으면 불신과 불안을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술 혁신과 더불어
국제규범, 투명성, 책임성을 강화하는 병행 접근이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논의는 기술 발전과 안보환경 변화 속에서
국제사회가 함께 직면한 도전에 대응하며,
혁신과 책임, 그리고 연대의 균형을 구축하기 위한
실질적 토대가 될 것입니다.
위대한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영구평화론'을 집필하며
'하나의 철학적 기획'이라는 부제를 달았습니다.
왜냐하면, 칸트의 '영구평화론'은
현실 정치 자체가 아니라
현실 정치를 넘어 평화를 가능케 할
실천적 지침을 제시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 서울안보대화도
단순한 현안 토론이 아니라,
지정학적 갈등을 평화의 질서로 전환하기 위한
실천적 철학을 공유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대한민국은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쌓은 신뢰를 토대로
이 비전을 구현하는 데 앞장설 것을 약속드립니다.
존경하는 내외귀빈 여러분!
평화는 우연히 오지 않습니다.
평화는 치밀하게 설계되어야 하고,
협력은 긴밀이 연계되어야 하며,
약속은 지속하여 재확인되고, 이어져야 합니다.
우리는 대화를 통해 상호 불신을 줄이고,
위험관리를 위한 실질적 조율 메커니즘을
발굴해 나가야 합니다.
특히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고도화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도
평화의 문을 열 수 있는 정치·외교적 기회를
최대한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대한민국 국방부는 이를 위해
군사적 억제가 외교적 기회 창출의
굳건한 기반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책임과 사명을 다 해나갈 것입니다.
우리 속담에
"여럿의 말이 쇠도 녹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의견을 합치면
쇠도 녹일 만큼 무서운 힘을 낼 수 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여기 모이신 각국의 정부 대표분들과
세계적 석학들의 지혜와 의견이 모여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의 새 시대를 구축하고
그 경험이 인도·태평양, 더 나아가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도록 우리 국방부는
뚜벅뚜벅 정진해나가겠습니다.
제14회 서울안보대화가
그 위대한 여정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하며
여러분들도 함께 뜻을 모아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