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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낳을까?’ 부부의견 다른 이유

[오피니언] 새로운 가족문화 만들기 ‘가나다 캠페인’에 대한 소회

2016.12.13 정책기자 한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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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야기다. 비슷한 아이 또래를 가진 부모들을 만나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를 가졌다. 아이들이 모두 첫째이고 2~3살이 됐으니 자연스레 둘째에 대한 이야기가 주제로 떠올랐다.

이때 재밌는 상황이 벌어졌다. 엄마들은 모두 손사래를 치며 “둘째는 무슨, 하나 키우기도 벅찬데…”라고 했지만 아빠들은 여건이 되면 둘째는 낳아도 좋지 않겠냐는 입장이었다.

물론 당시에는 웃고 넘어갔지만 마치 남자 편 여자 편 가르기라도 한 듯 이렇게 확연한 의견 차이가 있었던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수일을 고민하다 내린 결론, 아마도 기존의 가족문화가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결혼과 출산, 양육이 한국사회에선 큰 부담으로 돼버렸다.(출처=pixabay.com)
결혼과 출산, 양육이 한국사회에선 큰 부담으로 돼버렸다.(출처=pixabay.com)

부부 육아 가사분담에 대해 인구보건협회가 실시했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부모 모두 함께 참여해야 한다.’가 지배적이다. 사회가 변화했기 때문에 더 이상 예전처럼 아이는 엄마가 키우는 것이란 말은 통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도 그렇게 바뀌었을까? 안타깝게도 뉴스를 통해 발표된 통계청의 수치를 확인해보니 육아는 대체적으로 여성에게 편중돼 있고 가사노동 시간도 여성과 남성간의 차이가 매우 크다.

육아나 가사분담에 있어 남녀가 모두 평등하단 인식에는 제법 공감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수용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잘 보여주는 결과다.

2015년 대한민국 통계청 자료를 따르면 가사노동시간이 남성은 40분, 여성은 3시간 14분이다.(출처=pixabay.com)
2015년 대한민국 통계청 자료를 따르면 가사노동시간이 남성은 40분, 여성은 3시간 14분이다.(출처=pixabay.com)

다시 경험담으로 돌아가 마찬가지의 이유에서 필자도 둘째에는 부정적이다. 다른 모든 것들은 차치하더라도 혼자서 다 해내기가 힘들다. 일도 하고 가사도 책임지고 아이도 키워야하는 지금의 상황이 마치 홀로 행군하는 과정처럼 여겨진다.

부모 세대에게 이런 고충을 토로하면 좋은 답변을 듣긴 어렵다. “원래 네가 해야 하는 몫인데 도대체 뭐가 그렇게 억울하고 힘드냐.”는 이야기다. 그 누굴 탓할 수도 없다. 이는 오랫동안 관습처럼 뿌리내린 대한민국의 사회 문화고 나 하나가 저항한다고 깨버리기도 쉽진 않을 것이다.

2016년 대한민국은 크게 변화했다. 도심화가 진행되며 여성의 경제 참여율이 높아졌고 기존의 대가족 사회에서 소가족 사회로 가족의 모습도 급격히 변화했다. 이제 한 가정 안에서 여성 혼자 육아와 가사를 해결하기엔 실질적으로 역부족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하지만 관습은 매우 강하고 무섭다. 사실상 하기 어려운 역할들이 ‘당연’하다는 이유에서 주어지면 결국은 따를 수밖에 없는데, 바로 이 지점에서 인식과 현실에 괴리가 생긴다. 그리고 이는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저출산 문제에 분명 일정 부분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결혼, 출산, 육아에 장애가 되는 낡은 가족문화는 점차 개선될 필요가 있다.(출처=pixabay.com)
결혼, 출산, 육아에 장애가 되는 낡은 가족문화는 점차 개선될 필요가 있다.(출처=pixabay.com)

그렇다면 이제는 우리 사회에 ‘새로운 가족문화’가 하루빨리 형성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는 물론 각 가정 내 여성 혼자서는 절대 이룰 수 없다. 남성의 노력도 있어야 하며 더 나아가서는 전 사회의 배려가 요청된다. 바로 사회적 구호가 필요한 이유다.

이와 관련해 이 시대의 엄마로서 강하게 공감되는 캠페인 하나가 있어 소개해 보고자 한다. 바로 ‘가나다 캠페인’이다. ‘가족문화개선, 나부터, 다함께!’란 구호의 첫 글자를 딴 이 캠페인은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운동이다.

가나다 캠페인은 여성에게 집중된 육아 환경과 결혼·출산을 방해하는 한국의 가족문화를 개선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고 한다.

가나다 캠페인의 로고(출처=보건복지부)
가나다 캠페인의 로고.(출처=보건복지부)


저출산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그간 정부에서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해오고 있지만 떨어진 출산율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일·가정 양립 정책, 주거지원 정책, 각종 보육 지원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오히려 출산율이 더 감소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들이 시행돼도 아직 사회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결혼과 출산, 육아 등에 우호적이지 않다. 우선 사회의 시선과 분위기부터 바꾼 다음에야 저출산 정책들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다.

전경련이 직장인 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흥미롭다. 약 70%의 응답자가 정부의 저출산 정책이 비현실적이라고 꼽았다. 그와 같은 의견을 보인 이들 중 대다수가 육아휴직제도 등은 좋지만 현실적으로는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들 한다. 특히 남성들에겐 육아휴직은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다.

아빠들에게도 아이와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출처=pixabay.com)
아빠들에게도 아이와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출처=pixabay.com)

다시 한 번 가나다 캠페인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던 기존의 가족문화는 이제 한계에 봉착했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의식 수준도 바뀌어야하고 이것이 선행되어야 실질적인 변화도 찾아오게 된다.

그렇다면 보건복지부가 제시하는 새로운 가족문화는 어떤 모습일까.

① 주변의 참견과 눈치보다는 응원과 존중으로 두 사람이 행복한 시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두 사람의 사랑을 바탕으로 한 결혼이란 점이 중요하다. 상대방의 경제력 비교, 신혼집이나 결혼식 규모 등은 이제 낡은 가족문화가 됐다.

② 남성과 여성이 가사와 육아의 공동주체로서 부부가 함께 행복한 가족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한국에서 ‘독박 육아’라는 웃지도 울지도 못할 신조어까지 형성되며 가사와 육아가 여성에게 집중되는 현상이 강하다. 관련해 보건복지부에서는 100인의 아빠단, ‘아빠와 함께한 순간’ 공모전 등의 사업을 통해 아빠의 육아참여 공감대를 확산코자 노력하고 있다.

올해로 6기째를 맞은 100인의 아빠단, 다양한 활동을 동해 아빠들의 육아참여를 독려하는 사회 분위기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출처=보건복지부)
올해로 6기째를 맞은 100인의 아빠단, 다양한 활동을 동해 아빠들의 육아참여를 독려하는 사회 분위기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출처=보건복지부)

③ 아이를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고 적성, 소질에 맞게 합리적으로 양육할 필요가 있다. 아이는 부모의 소유물도 투자대상도 아니다. 좋은 대학에 보내기에만 중점을 두고 고비용의 양육 문화를 조성하는 것은 아이와 부모 그 누구에게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하나하나 살펴보니 가나다 캠페인이야말로 저출산 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사회 문제에 질문을 던지는 출발점인 듯하다. 가족문화를 바꾸는 것은 정부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우리는 깨닫고 있다. 이제 경제계, 시민사회, 지자체 등 모두의 의지를 모아 ‘가족문화개선, 나부터, 다함께!’로 사회 분위기를 반전시킬 때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한아름 hanrg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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