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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조전 음악회서 황실의 품격을 느끼다!

2018년 첫 ‘문화가 있는 날’, 덕수궁 석조전 음악회 참석기

2018.04.02 정책기자 조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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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니아식 기둥양식에 오얏꽃을 지붕에 이고 있는 덕수궁 안, 커다란 건물~ 궁 안에서 서양식 건물을 보니 뭔가 색다른 느낌입니다. 이곳은 바로 석조전입니다. 덕수궁 안에 지어진 최초의 서양식 석조 건물이라 하지요.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과 분수대 모습
덕수궁 석조전과 분수대 모습.
 

대한제국 당시 세워진 석조전은 1900년에 짓기 시작하여 1910년에 완공됐으며, 현재는 대한제국역사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격변기를 보낸 시대의 상징인 만큼 더욱 관심을 끄는 곳입니다. 봄바람 살랑 일던 지난 달 28일, 저녁 7시, 바로 이곳에서 2018년 올해 첫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인 석조전 음악회를 만나보았습니다. 

석조전 분수대 앞의 나무의자
석조전 분수대 앞 나무의자.


땅거미가 내려앉기 전부터 석조전 음악회를 즐기기 위해 느긋하게 오신 분들, 그리고 문화가 있는 날 궁 무료 관람의 혜택을 누리려는 사람들로 석조전 맞은편 분수대 앞 의자가 거의 만석입니다.

1910년대 석조전에서는 대한제국의 황제 고종을 위하여 서양 음악이 연주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이런 역사적 기록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에서는 2년 전부터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다양한 음악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중앙홀 내부 모습
중앙홀 내부 모습.


중앙계단을 올라 실내로 들어서기 위해 나눠준 슬리퍼로 갈아 신었습니다. 격조 높은 황실음악회에 초대받아 참석하는 기대감을 안고 들어선 석조전 내부 첫 공간, 중앙홀은 화이트와 골드 색상의 벽면과 무늬가 한 눈에 들어오면서 화려함과 위엄이 느껴졌습니다.    

이날 음악회는 과거로 돌아가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했던 해로 시간여행을 시작했습니다. ‘1897, 대한제국!’

중앙홀에서 음악회를 기다리는 청중
중앙홀에서 음악회를 기다리는 청중.


고종은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스스로 황제에 즉위하면서 서양의 열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자주 독립을 꿈꾸었습니다. 동시에 서양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이며 근대화에 대한 집념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2018년 첫 덕수궁 석조전 음악회에서는 바로 그 시기에 독일,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세계 각국에서 작곡된 음악들을 소개했습니다.  

왼쪽부터 피아노 박나리, 오보에 함경 연주자들의 모습
왼쪽부터 피아노 박나리, 오보에 함경 연주자의 모습.


첫 시작은 에드워드 엘가의 ‘오보에와 피아노를 위한 독백’ 이었습니다. 오보에 함경, 피아노 박나리의 연주로 출발했습니다. 두 번째 곡은 라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보에 협주곡 D장조’의 연주가 있었는데요. 함경 연주자의 오보에 소리는 마치 벨벳의 촉감과 같은 관악기의 느낌을 음악으로 표현해 주었습니다.

특히 이 곡의 작곡가인 독일의 라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오케스트라 음악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가의 한계를 실험했던 작곡가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드뷔시를 연주하고 있는 바이올린 김봄소리, 피아노 박종해의 연주 모습
드뷔시를 연주하고 있는 바이올린 김봄소리, 피아노 박종해의 연주 모습.


다음 연주는 클로드 드뷔시 곡으로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중 한 부분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시대적으로 서로 다른 문화가 섞이기 시작한 시기였습니다. 드뷔시도 동양의 문화에 대해서 큰 관심이 있었기에 영향을 받기도 했고, 또 드뷔시가 다른 음악가들에게 영향을 주기도 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윤이상 작곡가가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진행자가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바이올린 김계희, 첼로 김민지, 피아노 박종해와 중앙홀 청중 모습
바이올린 김계희, 첼로 김민지, 피아노 박종해와 중앙홀 청중 모습.


마지막 곡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와 현악 주자를 위한 트리오 엘리지 제2번 d단조, Op9’ 중 1악장 연주가 진행됐습니다. 이번 음악회의 음악감독인 김민지 첼리스트가 함께하는 연주라 더 눈에 띄었습니다.

마지막이라 그런지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의 연주가 더 환상적으로 들렸습니다. 격정적인 피아노의 빠른 선율에 맞춰 첼로 활을 아래에서부터 위로 훑어 올라가는 부분은 마치 격변기를 대변해 주는 듯했습니다.

바이올린 김계희, 첼로 김민지, 피아노 박종해
바이올린 김계희, 첼로 김민지, 피아노 박종해 연주.


김종진 문화재청장을 비롯해 다양한 계층과 연령층이 참여했던 3월 문화가 있는 날 석조전 음악회는 어린 초등학생 아이가 아빠의 무릎에 앉아 함께 클래식 음악을 감상을 하기도 하는 등 매우 푸근한 분위기로 진행됐습니다. 마치 유럽으로 떠난 음악여행이 영국, 독일, 프랑스를 거쳐 대한제국으로 다시 돌아온 느낌이라는 진행자의 말에 모두가 함께 공감했습니다.

바이올린 김계희, 첼로 김민지, 피아노 박종해가 연주를 끝내고 인사하는 모습
바이올린 김계희, 첼로 김민지, 피아노 박종해가 연주를 끝내고 인사하는 모습.


관객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으며 마지막 공연이 막을 내렸습니다. 1시간 넘게 대한제국 왕실의 품격이 살아 있는 석조전에서 대한제국의 역사와 음악을 감상했던 이 시간은 일반인들에게도 문화생활의 격조를 높여주는 계기가 됐습니다.    

2층 테라스와 복도의 모습
2층 테라스와 복도의 모습.

일상 속에서 문화를 즐기며 역사를 기억할 수 있었던 석조전에서의 감동은 음악회가 끝나고 그곳을 빠져 나오면서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무엇보다 21세기를 숨 가쁘게 살아가야하는 팍팍하기만 한 일반 서민들의 일상 속에 특별한 여유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생활 속 문화를 통해 행복한 일상을 가꾸며 또 하루하루를 풍요롭게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도시민들에게 커다란 에너지원이 될 것입니다. 비록 고종 황제는 석조전을 지으며 꿈꿨던 근대화를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지만, 우리는 이곳에서 역사와 음악을 통해 문화를 꽃피우고 있음에 감개무량 했습니다.

* 석조전 음악회 참석 방법
덕수궁 홈페이지(http://www.deoksugung.go.kr/)서 행사 일주일 전 수요일 오전 10시, 사전 인터넷 예약(90명, 선착순) 또는 행사 당일 오후 6시 20분부터 선착순 접수(10명, 65세 이상 어르신 및 외국인 한해 선착순)

문화가 있는 날 덕수궁 대한문 앞 배너가 세워진 모습
문화가 있는 날을 알리는 덕수궁 대한문 앞 배너.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문화가 있는 날’은 2014년부터 시작했으며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하여 국민이 일상에서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혜택을 제공하는 사업입니다.

문화가 있는 날에는 영화관을 비롯한 공연장, 박물관, 미술관, 고궁 등 전국의 주요 문화시설을 할인 또는 무료로 즐길 수 있습니다.(문화가 있는 날 홈페이지 ▶ http://www.culture.go.kr/wday/)

덕수궁 중화전 야간 개장 모습
덕수궁 중화전 야경.


하지만, 수요일인 평일에만 실시했기에 직장인과 학생 등의 참여가 어렵다는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작년부터는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여 ‘문화가 있는 날’ 행사 기간을 하루가 아닌 주간으로 늘렸습니다.

또한 야간개방 등 문화행사 주체들의 사정에 맞게 날짜를 선택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바뀌면서 더 많은 호응을 얻으며 국민들 누구나 문화를 즐기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생활 속에서 즐기는 문화생활을 통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행복한 혜택을 나만의 특권으로 누려보는 건 어떨까요?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조성희 purejo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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