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21일 미국과 공동으로 이날부터 다음 달 27일까지 6주 동안 경상북도 문경시 마성면 일대에서 6·25전쟁 때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전사한 영웅들을 찾는 유해발굴에 나선다고 밝혔다.
한미는 6·25전쟁 전사·실종자의 유해를 찾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모두 15회에 걸쳐 한·미 공동 유해발굴을 추진해 왔다.
올해 발굴하는 경북 문경시 지역은 지난해 5·6월 우리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과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가 이미 한 번의 공동발굴을 진행했던 곳으로, 올해까지 발굴을 이어간다.
공동발굴팀은 국유단 10여 명과 미 DPAA 20여 명 등 모두 30여 명 규모이며, 유해나 유품을 발굴하면 우선 수습해 국유단 내 중앙감식소로 옮겨 공조해 정밀감식한다.
올해 공동발굴에는 특별히 미 해군사관학교 생도 2명이 미 DPAA를 따라 방한해 공동발굴팀과 일정을 함께 한다.
또한, 다음 달 2∼14일에 미 DPAA 조사관이 추가로 방문해 미 제25보병사단 전투지역인 경상북도 문경시와 상주시 일원에서 전사와 실종자의 유해·유품의 흔적을 찾기 위해 2차 한미 공동조사도 할 예정이다.
경기도 의왕시 모락산 일대에서 육군 제51보병사단 장병들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수도군단 유해발굴팀 등이 6·25 전사자 유해 발굴을 하고 있다. 2023.10.11(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번 공동발굴은 양국의 전사·실종자 유해를 발굴하는 동시에 과거 유해를 수습했던 미군 조종사의 신원확인에 필요한 결정적 단서를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해당 지역은 6·25전쟁 당시 국군 제6사단이 낙동강 방어선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북한군 제2군단에 맞서 싸운 '영강 부근 전투'(1950년 7월 17일∼22일)가 발생한 곳이다.
지난해에 이어 문경시 마성면을 공동발굴 지역으로 선정한 이유는 과거 6차례에 걸쳐 150여 구의 전사자 유해를 발굴한 지역으로, 추가적인 유해와 유품이 발굴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군 전투기 조종사 신원확인과 관련해 해당 지역은 지난 2022년 한미 유해소재 공동조사 기간에 공동조사팀이 지역주민에게 "과거 전투기 안에 있는 미군의 시신을 발견해 이를 직접 옮겨 매장했다"라는 증언을 입수한 곳이다.
당시 증언을 토대로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투기 잔해 일부를 식별하기도 했는데, 현재는 해당 미군의 유해가 존재하지 않아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유품 발굴이 중요하다.
1950년 12월 미 육군이 문경시 신현리 일대에서 미군 유해 1구를 수습했으나, 당시 유해를 화장하는 바람에 유전자 시료를 채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그 유해가 찾고 있는 조종사임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조종사가 탑승했던 F-51D 전투기 부품을 찾아 고유번호(Serial number)를 확인해야 한다.
팀원들은 각종 장비를 사용해 땅을 파고 흙과 모래를 걸러내 유해나 유품 등을 찾아낼 예정이다.
미측 팀장인 태드 데보인즈(Tad DesVoignes) 육군 중사는 "공동발굴은 양국 동맹의 상징적인 사례이며, 미 DPAA와 국유단은 전쟁에서 희생한 이들을 기억하고 그들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근원 국유단장은 "국유단의 슬로건은 '그들을 조국의 품으로'이며, 미 DPAA 역시 'Until They are Home'을 슬로건으로 삼고 있다"고 밝히고 "앞으로도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들을 찾는 데 한미가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문의: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계획운영처(02-811-6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