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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다이아몬드 나올 수 있다

우리나라 석류석도 초고압에서 생겼기때문

200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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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만든 가장 아름답고 진귀한 보석. 단단함과 희소성으로 보석의 왕자로 군림하는 다이아몬드는 매우 값이 비싸기 때문에 수많은 전설을 갖고 있다. 다이아몬드로 다이아몬드를 가공하는 방법을 개발하여 사랑을 구했다는 이야기는 동화책에도 나오며 영국 국왕의 왕관에 박혀 있거나 터키 황제나 무굴 황제가 소유했던 다이아몬드는 수많은 영화나 소설의 소재가 되었다.

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의 성분은 석탄과 같은 탄소이지만 높은 압력에서 결정구조를 바꾸어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인 다이아몬드로 변한다.
소장한 사람마다 불행을 겪는다는 호프(Hope) 다이아몬드는 20여 명이 불의의 사고 등으로 사망했지만 이 보석을 사들여 미국의 스미소니언박물관에 기증한 사람만은 죽음을 면했다는 전설도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 원석은 1905년 쿨리난이 발견했는데 무게가 3,106 캐럿, 0.6킬로그램으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왕홀에 장식되어 있다.

다이아몬드의 생산지는 인도, 브라질, 오스트레일리아 및 아프리카 몇 몇 국가 등 일부 지역에 한정되어 더욱 더 희소성을 높여주는데 이런 다이아몬드가 한국에서도 발견될지도 모른다.

이와 같은 놀라운 추정이 나오게 된 것은 지구과학 분야에서 1960년대부터 정설로 인정되고 있는 판구조론(Plate tectonics) 때문이다.

어떤 방법이든 대륙과 대륙이 충돌하면서 그 사이에 있던 바다가 닫히는 현상을 대륙충돌이라고 부른다. 가장 잘 알려진 대륙충돌은 인도대륙과 아프리카 대륙이 유라시아 대륙과 충돌한 것이다. 히말라야 산맥 및 알프스 산맥이 바로 이들 각각의 대륙충돌에 따라 생긴 것이며 티벳 지방에서 자주 일어나는 대규모 지진은 지금도 충돌 현상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판구조론에 따르면 3억년 전 지구는 초대륙 판게아(그리스어로 ‘모든 지구’라는 뜻)라고 하는 거대한 하나의 대륙이었다. 그런데 약 2억6천만년 전 곤드와나대륙(초대륙 판게아는 남반구의 곤드와나와 북반구의 라우라시아대륙으로 구성된다)의 북쪽 가장자리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땅속 수백 킬로미터의 깊은 맨틀로부터 거대한 열기둥이 대륙지각으로 올라온 것이다. 대륙이 여러 개의 조각으로 갈라지고 그 갈라진 대륙의 틈사이로 깊은 계곡이 형성되고 바닷물이 들어오며 새로운 바다 테티스가 형성됐다. 이때 갈라진 조각 중에서 미래에 한반도를 이룰 조각들이 곤드와나 대륙과 이별을 고하고 북쪽으로 여행을 떠났다.

곤드와나 대륙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 중에서 북중한판과 남중한판이 있는데 이 두 개의 판에 한반도를 구성하는 3개의 작은 조각이 들어 있었다. 북중한판에는 한반도의 남동쪽에 해당하는 영남지괴, 북한에 해당하는 앙림지괴가 있고 이중에 북중국지괴가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남중한판에는 남중국을 포함해 한반도의 가운데 부분인 경기지괴가 있다.

2천만 년이 지난 2억4천만년 전, 먼저 출발한 북중한판은 서쪽 귀퉁이에서 라우라시아대륙과 부딪친다. 이때 북상하던 남중한판이 다가와 둘이 충돌한다.

이 충돌로 북중한판은 북중국지괴(낭림지괴I)와 영남지괴(서남일본지괴II)의 두조각으로 나눠진다. 이때 남중한판이 속해있는 경기지괴가 이들 사이에 끼게 되면서 점차 오늘날과 같은 한반도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그때가 잘 알려진 공룡시대의 쥐라기 중기로 약 1억8천만년 전이다. 이상과 같은 시나리오는 1950년부터 등장한 고지자기 자료를 토대로 계산한 시뮬레이션에 의한 것이다.

한반도의 지질대. 현재 남북한으로 갈려져 있는 비무장지대가 임진강대로 볼 수 있다. 한반도는 1억5000만년 전(쥐라기 말) 북중한판과 남중한판의 충돌이 마무리되면서 완전한 모습을 갖추게 됐는데 중국 산동반도와 임진강대가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지구과학분야의 대혁명 판구조론〉

대륙충돌에 의해 한반도가 생성되었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배경지식으로 판구조론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한다.

대륙이동설이라고도 불리는 복잡한 이론은 어린아이들도 관찰할 수 있는 관찰에서 비롯되었다. 즉 마주보는 대륙들의 끝 부분의 윤곽이 조각 그림을 맞추는 식으로 맞추면 꼭 맞는다는 것이다. 대륙이동설을 주장한 사람은 알프레드 베게너(1880∼1930)이다.

1909년부터 독일의 마르부르크대학에서 천문학과 기상학을 가르친 베게너는 31살인 1911년, 마르부르그대학 도서관에서 우연히 브라질과 아프리카 사이에 옛날에 육교가 있었음이 틀림없다는 스크레터의 논문을 발견했다. 두 대륙이 예전에는 하나로 붙어 있었다는 육교설은 그에게 놀라운 충격을 주었지만 곧바로 육교라는 말에 의문을 품었다.

베게너는 육교가 아니라 대륙이 한 때 붙어있다 떨어졌다면 보다 합리적인 설명이라고 확신한 후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북아메리카 대륙의 애팔래치아산맥과 스코틀랜드 지방의 지층이 일치하고, 남아프리카 고원과 남아메리카 브라질의 지층이 일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더구나 오늘날 기후조건과 다른 곳에서 살았던 엉뚱한 화석들도 나타났다. 양치류나 소철처럼 열대지방에서 사는 식물의 화석이 북극에서 발견되기도 하는 것이다.

1912년 독일 지질협회에 자신이 수집한 자료를 정리하여 대륙이동설을 발표했다. 그러나 그의 논문은 학계의 주목을 받지 못했고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독일군 기상예보장교로 복무하다 팔과 다리에 부상을 입고 제대했다.

1915년에 다시 대륙이동설에 관한 논문을 『대륙과 대양의 기원』이란 책으로 발표했는데 이것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학자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그의 가설에 따르면 3억 년 전 지구는 초대륙 판게아라고 하는 거대한 하나의 대륙이었으나 점차 균열을 일으켜 이동함으로써 오늘날의 대륙들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3억년 전의 판게아. 알프레드 베게너는 지구의 모든 대륙이 하나의 땅덩어리였으며 이 대륙을 판게아라고 명명했다.


베게너의 가설은 곧바로 강력한 비판을 받았다. 1923년 영국왕립지리학회에서는 그의 주장에 냉소를 보냈다. 베게너를 지질학의 ‘지’자도 모르는 맹인으로 매도하는 것은 물론 퍼즐에서 모양을 임의대로 바꾸어 조각들을 맞추는 것은 어린아이도 할 수 있다고 비난했다. 그가 학자들로부터 극심한 비난을 받은 것은 그의 실수에서 기인한다.

베게너는 마치 쇄빙선이 얼음판을 쟁기질하면서 뚫고 움직이듯이 대륙지각이 해양지각을 뚫고 떠다닌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힘은 지구 자전에서 비롯된 지구의 원심력과 달과 태양의 조석력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는데 대륙이 움직이기에는 원심력과 조석력이 너무 작았다. 한마디로 그가 대륙이동의 원동력을 적절하게 제시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의 논문은 신빙성을 잃어버렸고 1930년 그린랜드 탐험대의 탐험대장으로 참가한 후 조난당하자 그의 이론은 완전히 잊혀졌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1950년대에 고지자기학이라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연구 분야의 등장으로 그의 이론은 재검증 받기 시작했다. 프린스턴 대학의 헤스는 동부 태평양에서 남북 방향으로 연속되는 특이한 자장 이상대(고지자기 줄무늬)가 존재하는 사실을 발견하여 해저확장설을 내용으로 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또한 이런 현상이 여러 해양에서도 관측되자 바인과 매튜스는 1963년 자장 이상대는 해저 확장의 결과라고 발표했다. 해양저가 확장하고 지자기의 반전이 일어난다면 현무암질 마그마는 해령축에서 상승하여 암맥으로 변하게 되며 이것이 축으로부터 떨어져 옆으로 확장된다는 것이다.

대륙이동설로부터 출발한 해저확장설은 판구조론이라는 새로운 지구과학을 유도한다. 종래의 관점이라면 지구의 횡단면에 보이는 지구의 중심부는 용융된 납과 완전히 용해되지 않은 암석층에 둘러싸여 있고 그 표면을 얇고 견고한 지각이 감싸고 있다. 현대에도 이런 지각의 형태는 변하지 않았으나 과거의 이론과는 달리 지각 그 자체가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판구조론이다.

판구조론은 지구과학 분야에서 코페르니쿠스의 전환을 가져온 대혁명으로도 불려진다. 판구조론에 의하면 대륙이나 거대한 섬 같은 지각층 윗부분의 지괴(地塊)는 지각층 아랫부분의 플레이트 같은 판상(板床) 위에 위치한 것으로 추정한다. 전 세계적으로 암석권으로 알려진 이런 지각판은 취약권이라 불리는 반 액체 상태의 광대한 맨틀 위에 떠 있다. 그 결과 취약권을 뚫고 나온 용암이 두 개의 지각판을 갈라놓는 틈새로 흘러들어 가면서 이 지각판과 대륙이 분리된다. 이때 지구 상층부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지질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 판구조론의 기본 원리이다.

〈한국에서도 0.1캐럿 짜리 다이아몬드 발견된 적 있다〉

대륙충돌에 의해 한반도의 임진강대가 형성되었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에서 한국민을 설레게 만들기도 한다. 바로 한국에서 다이어몬드 생산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개연성 때문이다.

한반도에서 발견된 다이아몬드. 1935년 2월 1일 박동길 교수가 사금과 석류석 등을 감정하다가 발견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가 소장하고 있다.

두 개의 대륙이 충돌했다면 충돌부가 압축된다. 충돌한 두 대륙의 지각물질은 히말라야와 같은 거대한 산이 형성되며 땅 아래로는 이보다 훨씬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이때 지각물질이 들어가는 깊이는 약 100킬로미터 이상의 맨틀 깊이 수준인데 이곳에서 다이아몬드나 코어사이트(coesite)와 같은 고밀도 광물과 에클로자이트(eclogite)라고 하는 암석 등 초고압 광물이 형성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다이아몬드는 그 성분이 탄소(C)이다. 탄소는 낮은 압력에서 흑연이라는 광물로 존재하지만 아주 높은 압력에선 결정구조를 바꾸어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한 천연 광물이 다이아몬드로 변한다.

한편 코어사이트는 그 성분이 SiO2로 우리가 흔히 보석으로 쓰는 수정과 같은 성분이다. 보석명인 수정의 광물명은 석영인데 흑연이 다이아몬드로 바뀌는 것처럼 아주 높은 압력에서는 그 구조를 바꾸어 코어사이트가 된다.

땅속 깊은 곳에서 형성된 이들 초고압 광물은 오랜 시간에 걸쳐 지표로 올라올 수도 있기 때문에 다이아몬드를 비교적 낮은 지층에서 채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학자들이 한반도에서 다이아몬드가 나올 수 있다고 추정하는 것은 한반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중국대륙과의 연계성 때문이다. 중국의 충돌대는 중국 중앙부에 동서 방향으로 발달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오피올라이트, 에클로자이트, 다이아몬드, 코어사이트 등이 발견되었다. 그런데 중국 대륙에서 확인된 대륙충돌대의 동쪽 연장이 바로 임진강대라는 점이다.

서울대학교의 조문섭 교수는 임진강대에 있는 암석의 변성조건이 중국 충돌대에서 흔히 관찰되는 온도-압력 조건과 유사하며 임진강대 암석이 변성 작용을 받은 시기가 중국 충돌대에서 충돌 시기를 나타내는 변성암의 변성 나이인 삼첩기와 일치한다고 발표했다.

물론 한국에서 대륙충돌의 확실한 증거인 에클로자이트, 다이아몬드, 코어사이트 등의 존재는 확인되지 않았다. 학자들은 이들 초고압 변성광물이 한반도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초고압 변성광물이 지표로 되돌아오는 과정에서 변성작용을 받아 흑연이나 석영으로 완전히 다시 변했을 가능성이다.

둘째는 한반도는 충돌시기 이후인 쥐라기와 백악기 동안에 판의 경계부에 위치하면서 많은 화성활동을 받은 흔적을 갖고 있는데(불국사 화강암 등) 이 화성활동이 공급하는 열로 인해 초고압 변성작용흔적이 없어졌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세 번째 이유는 지질현상과 관련 없는 것으로 아직 인간이 어딘가에 있을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임진강대는 비무장지대를 포함하므로 이 지역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미흡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여하튼 우리나라에서 에클로자이트 등 초고압광물을 찾지는 못했지만 석류석으로 이뤄진 각섬암은 임진강대와 춘천 및 홍성-청양 부근의 서부 경기육괴에서 발견되었다. 석류석 각섬암은 중국의 대륙충돌대에서도 흔히 발견되며 깊은 곳에서 만들어진 에클로자이트가 지표 쪽으로 올라올 때 각섬암으로 바뀌었다고 추정한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석류석 각섬암 역시 초고압 조건을 경험했을 것으로 인식한다.

타 지역의 다이아몬드가 대륙의 충돌대에서 주로 발견되는 것을 감안할 때 한반도 지역에서도 고압광물인 다이아몬드가 생산될지도 모른다는 것은 상상의 일만은 아니다.

국내에서도 다이아몬드가 발견된 예가 있기는 하다. 1935년 2월, 지질학자 박동길 교수가 사금과 석류석을 감정하는 도중에 0.1 캐럿의 다이아몬드를 발견한 것이다. 이 다이아몬드는 현재 서울대학교가 소장하고 있다.

이종호(과학저술가)

<이종호 님>은 1948년생. 프랑스 뻬르삐냥 대학교에서 건물에너지 공학박사학위 및 물리학(열역학 및 에너지) 과학국가박사로 88년부터 91년까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 해외연구소소장(프랑스 소피아앤티폴리스)과 92년부터 이동에너지기술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세계 최고의 우리 문화유산>, <신토불이 우리 문화유산>, <세계를 속인 거짓말>, <영화에서 만난 불가능의 과학>, <로마제국의 정복자 아틸라는 한민족>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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