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콘텐츠 영역

최고의 ‘극장골’ 터진 남자축구 결승, 눈 앞에서 보다

[인천AG 특집 39] 기대 모은 남자축구 남북대결 극적인 승리…문학축구장은 아리랑·태극기 물결

2014.10.06 정책기자 김진흥
글자크기 설정
인쇄하기 목록

[인천]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은 한반도의 전통 민요이자, 대한민국 민족이라면 누구나 알고있는 노래다. 우리 민족의 한과 정서가 잘 담겨있는 민요이기에 언제 어디서 들어도 정겹다. 한반도를 대표하는 노래인 아리랑이 축구장에서도 울려퍼졌다.

애국가 제창할 때 대형 태극기가 관중석에서 아름답게 펄럭였다

2일, 인천아싱안게임 축구 결승 남북 대결이 펼쳐진 인천 문학구장의 관중석을 대형 태극기가 뒤덮고 있다.

 
2일 오후 8시, 남북한 축구 맞대결이 펼쳐진 인천 문학경기장에서다.  한국은 이날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북한을 상대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임창우의 극적인 골로 1대0으로 승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아시안게임 통산 4번째 금메달이자 1986 서울아시안게임 이후 28년 만에 오른 아시아 정상의 자리이다.

남자 축구 결승전이 남한과 북한의 대결로 결정되면서 결승전에 대한 기대는 이미 부풀어오를대로 부픈 상태였다.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남과 북이 만난 것은 1978 방콕 아시안게임 이후 36년 만이기에 더욱 그랬다. 1978년 당시, 차범근, 최순호 등이 이끈 축구대표팀은 북한과의 경기서 연장까지 0대0으로 비겨 공동 금메달을 획득했다. (당시에는 승부차기가 도입되지 않았다.)  

경기 전부터 경기장 주변에는 축구를 보러온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경기 시작 몇 시간 전부터 경기장 주변은 축구팬들로 북적거려, 이날 경기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을 실감케했다.

경기 당일 몇 시간 전부터 문학경기장 주변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인터넷 예매는 이미 매진된 터라 표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장 판매분밖에 없었다. 표를 사려는 사람들과 경기장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뒤엉키면서 혼돈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즐거움으로 가득 찬 사람들의 표정에서 이날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읽을 수 있었다. 축구 결승전은 한 사람당 최소 3만 원 이상, 많게는 10만 원 이상의 가격대를 형성하며, 다른 경기에 비해 다소 비싼 가격대였지만, 높은 가격이 축구팬들의 발길을 막지는 못하는 듯했다.

결승전을 보러온 화곡중학교 학생들

결승전을 보러온 화곡중학교 학생들. 36년 만에 치러진 남북 축구 대결은 이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잊지못할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친구들과 경기를 보러 온 화곡중학교 이동현(14)군은 “남과 북이 결승전에서 만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경기다. 서로 정정당당하게 경기를 치렀으면 좋겠다.”며 “북한보다는 남한이 더 전력이 앞선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좀 더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고 북한은 수비에 더 신경쓸 것 같다. 다득점보다는 한 골 차 승부로 결정날 가능성이 크다.”라며 자못 경기에 대한 관전포인트까지 짚어줬다. 

가방검사를 꼼꼼하게 하는 경찰관들

경기장 입구에서 가방 검사를 꼼꼼히 하고 있다.

이날 문학경기장 안에는 유난히 형광색 유니폼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바로 경찰관들이었는데, 북한 고위층 관계자와 응원단이 오기 때문에 삼엄한 경계를 한다는 전언이었다. 때문에 이날 경기장 입구를 통과하기란 유난히 힘들었다. 경찰관들은 가방 하나하나까지 꼼꼼히 체크하는 한편, 기계와 수작업을 병행하며 출입 금지 품목이 있는지 유심히 살펴보는 모습이었다.  

2002 한일월드컵 포르투갈전이 펼치기도 했던 결승전이 열리는 인천 문학경기장
2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이 인천 문학경기장 전경. 2002년 한일월드컵 포르투갈전이 펼치기도 했던 곳이라서 오랜만에 와보니 더욱 감회가 새로웠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코너킥 찬스서 골을 노리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코너킥 찬스에서 골을 노리고 있다

 
남한과 북한은 전반전부터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전반 22분, 코너킥 상황서 김영욱의 오른발 슈팅과 전반 38분, 이용재, 손준호, 이종호가 연달아 슈팅을 날렸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북한은 전반 33분 리용직이 과감히 슈팅을 했지만 김승규의 선방으로 기회를 놓쳤다.

소나기가 내린 후반전에도 치열한 공방은 계속됐다. 한국이 패싱 게임에 이은 슈팅을 많이 날렸지만 번번히 빗나갔다. 북한은 후반 26분에 나온 박광용의 노마크 헤딩슛이 골대를 맞아 큰 위기를 넘겼다. 한국은 볼 점유율에서 65대 35로 크게 앞선 채 연장에 돌입했다.

한국대표팀 미드필더 손준호가 프리킥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대표팀 미드필더 손준호가 프리킥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이 연장 돌입하기 전에 다시 한 번 결의를 다지고 있다

한국 대표팀이 연장전에 돌입하기 전 다시 한 번 결의를 다지고 있다.

 
전·후반과 마찬가지로 연장전에서도 끊임없이 시소게임을 펼치던 대표팀은 김신욱을 투입,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김신욱의 기용은 적중했다. 김신욱의 큰 키를 이용, 세컨드 플레이로 연결시키는 장면들이 늘어나면서 답답했던 공격이 풀리기 시작했다. 반면, 북한 수비수들은 상당히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한국이 그토록 염원하던 골이 터졌다. 후반 종료 직전, 코너킥서 상대 수비수를 맞고 나온 볼을 임창우가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흔들었다. 정말 최고의 ‘극장골’이었다. 이 골로 인해 대한민국은 1대0으로 북한을 누르고 금메달을 얻었다. 이 경기에서 승리한 축구대표팀은 아시안게임 역사상 최초로 7전 전승과 무실점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최약체라고까지 평가받던 대표팀이 최고의 성적을 거둔 것이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종료 휘슬 후, 서로 부둥켜안고 기뻐하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종료 휘슬 후, 서로 부둥켜안고 기뻐하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승리를 확정지은 후,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김신욱과 김승규가 기뻐하고 있다
승리를 확정지은 후,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김신욱과 김승규가 기뻐하고 있다

 
경기를 관람한 신인섭(52)씨는 “과거 남북대결은 매우 격하면서도 전투적인 성향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서로 응원하면서 페어플레이를 펼치는 걸 많이 볼 수 있다.”라며 “양 팀 모두 우리 선수들이 뛰는 경기이다보니 마음 편하게 지켜봤다. 오늘 경기는 우리 민족의 잔치”라고 경기 관람한 소감을 밝혔다.  

붉은 악마 서포터즈가 대한민국 대표팀을 우렁찬 목소리로 응원하고 있다
붉은악마 서포터즈가 대한민국 대표팀을 우렁찬 목소리로 응원하고 있다.
북한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는 북한 사람들

북한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는 북한 사람들

경기 내내 문학경기장에서의 응원 문화는 최고였다.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양 팀 구분없이 박수치며 격려했다. 아리랑으로 응원가를 부를 때면 4만이 넘는 관중들 모두가 따라부르며 한민족의 축제가 된 느낌이었다. 선수들도 가끔 과격한 동작이 나올 때도 있지만 서로 일으켜주는 등 매너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대표팀은 경기장 한 바퀴를 돌며 응원한 시민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대표팀은 경기장 한 바퀴를 돌며 응원한 시민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대표팀이 금메달 획득하고 나서 기념촬영 진행중이다

대표팀이 금메달 획득하고 나서 기념 촬영을 진행 중이다.

 
축구는 팀 스포츠다. 뛰어난 스타 1명이 팀을 이끌어도 우승을 하지 못하는 게 또한 축구이다. 포르투갈의 호나우두, 아르헨티나의 메시 모두 개개인의 역량은 세계 최고이지만 자국의 우승을 이뤄내지는 못한 이유도 그 문이다.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은 스타 플레이어는 없지만 모두 똘똘 뭉쳐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브라질월드컵에서 큰 실망감을 안겼던 축구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을 통해 감동으로 탈바꿈하며 국민들을 행복을 선사했다 120분 간의 남북 대결이 빚어낸 아름다운 드라마는 끝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김진흥
정책기자단| 김진흥 chamomile509@naver.com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청년입니다.
글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전하며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하단 배너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