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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치매안심 가맹점입니다!

2023.02.07 정책기자단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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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내가 휴대폰 둔 곳을 잊는다. 그럼 나는 휴대폰으로 1번을 누른다. 그러자 주방 싱크대 구석에서 아내의 휴대폰 음이 울린다. 아내는 쪼르르 달려가 “아이고~ 여기 두었었네”라며 빙그레 웃는다. 

치매안심 가맹점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 조기검사를 받고 있다.(출처=분당치매안심센터)

나이가 들면 여기저기 아프기 마련이다. 그중 치매는 소리 없이 찾아오는 질병이다. 우리나라 치매 환자가 얼마나 될까?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치매센터에서 보니 2022년 현재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897만여 명이다. 이 중 2022년 기준 치매 병상자 수는 92만4870명이다. 추정 치매 유병률이 10.31%, 그러니까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 환자다.

내 장모님도 치매 환자셨다. 돌아가시기 3년 전부터 아내 얼굴도 몰라봤다. 아내는 그런 장모님을 보며 마음 아파했다. 치매 환자는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데, 장모님은 얌전한 치매였다. 치매 환자 중 소리 없이 밖으로 나가 집을 찾지 못해 가족을 애타게 하기도 한다. 겉으로 볼 때 치매 환자인지 아닌지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치매안심 가맹점
치매안심 가맹점으로 저정된 편의점 현판식 모습.(출처=의정부시청)

치매 환자를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2019년 실제로 일어났던 사례를 보면 방법은 있다. 치매에 걸린 노인이 한 편의점을 방문했다. 근무자는 치매 환자의 이상한 행동을 보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 후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치매 어르신을 보호했고, 눈치 빠른 근무자 덕분에 어르신은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위 미담을 계기로 보건복지부는 치매 환자 실종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해 ‘치매 환자 실종 예방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내가 사는 성남시는 지난해 치매안심 가맹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가맹점 하면 커피, 제빵 등 프렌차이즈 가맹점만 생각했는데, 치매에도 가맹점이 있다니 조금 놀랐다.

치매안심 가맹점
치매안심 가맹점으로 지정된 약국에 현판이 붙어 있다.

분당치매안심센터 김수경 주무관 협조를 받아 성남시 치매안심 가맹점으로 지정된 약국을 가봤다. 약국은 동네에서 친근한 곳이다. 약국 앞에는 치매안심 가맹점 현판이 있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치매파트너, 치매 체크 앱, 치매예방수칙이 담긴 홍보물이 비치돼 있다.

이 약국은 23년째 같은 곳에서 계속 영업하고 있다. 강인영 약사는 처음 약국을 개업할 때 40대 중반이었던 단골손님들이 이제 60대 후반에서 70대가 되었다고 한다. 나이가 드니 초기 치매 증세를 보이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약국에 들어오는 사람을 유심히 살펴보지만, 아직까지 치매 실종 어르신을 보호한 사례는 없다고 한다.

치매안심 가맹점
약을 사러온 손님에게 약사가 치매 검사 등을 권유하고 있다.

강 약사는 젊을 때 교사였던 분이 은퇴 후 치매 환자로 변하는 걸 보고 치매는 멀리 있는 게 아니라고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약국에 오는 손님 중에서 얼굴이 어둡거나 말이 없고, 감정 기복이 심하면 홍보물을 권하며 치매안심센터에 가서 치매 검사를 권유하기도 한다.

치매안심 가맹점
치매안심 가맹점으로 지정된 약국의 강인영 약사는 “가맹점이 많아져 치매 환자로 슬픔을 겪는 가정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강인영 약사는 “치매안심 가맹점이 되면서 약국을 방문하는 손님들을 유심히 보는 습관이 생겼어요. 약국에 들어와서 뭘 살까 한참 망설이거나 멀뚱히 있다면 치매 증세를 보이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르신이 약을 사러 오면 치매와 관련된 정보가 담긴 홍보물을 주며 치매안심센터를 권하기도 합니다. 전국에 치매안심 가맹점이 많아져서 치매 환자로 슬픔을 겪는 가정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치매안심 가맹점
경기도 성남시뿐만 아니라 지자체마다 치매안심 가맹점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성남시는 관내 92개 사업장이 가입해 효과를 봤다. 올해도 치매안심 가맹점을 늘린다고 한다. 가맹점은 원한다고 무조건 지정되는 것은 아니다. 지역 별 보건소 치매안심센터 직원이 사업장 구성원을 대상으로 치매파트너 교육을 진행한다. 치매 환자 특성을 알아야 배회하는 사람이 치매 환자인지 아닌지를 구별할 수 있으니까.

치매안심 가맹점은 개인 사업장 구성원 모두가 치매파트너 교육을 받고 실종 치매 환자 신고, 임시 보호 등의 역할을 한다. 즉 치매 안전망 구축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곳을 말한다. 병원, 편의점, 약국, 미용실, 공인중개사 사무소 등이다. 동네 치매안심 가맹점이 치매 환자를 발견해서 경찰에 신고하면 걱정하는 가족에게 빠르게 인도해주니 참 좋은 제도다. 가맹점으로 지정되면 앞서 예를 든 약국처럼 현판과 치매안심센터 사업 안내 리플릿, 홍보물 등을 제공하며, 지역사회 치매 안전망 구축에 동참하게 된다. 

치매안심 가맹점
분당치매안심센터 직원이 치매안심 가맹점에 홍보물을 전달하고 있다.

아울러 중앙치매안심센터 치매파트너 현황을 보니 2023년 2월 3일 현재 전국에서 143만8068명이 치매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이 숫자는 매일 늘어나고 있다. 치매파트너는 초등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해서 할 수 있다.

치매 환자를 발견해 신고하는 실종경보문자 제도도 있다. 경찰청이 2021년 6월부터 운영하는 제도다. 시민 제보를 통해 실종자를 발견하기 위해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인상착의, 실종 장소, 실종 경위 등 관련 정보를 문자로 발송한다. 치매 환자뿐만 아니라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등이 그 대상이다.

나도 가끔 안전안내문자로 실종경보문자를 받는다. 문자 내용을 보면 그 가족이 생각나 안타깝다. 다행히 실종경보문자를 받고 조기에 발견돼 귀가하는 경우도 많다. 실종문자경보 제도는 국민의 제보가 중요하다. 실종 시간이 길어질수록 해결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내 가족이 실종됐다는 마음으로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치매안심 가맹점
어르신들이 치매예방교육을 받고 있다.(출처=분당치매안심센터)

치매는 국가는 물론 지자체가 힘을 합해 극복해야 할 질병이다. 아내의 건망증 증세를 보니 치매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걸릴 수도 있고, 사랑하는 부모님이 걸릴 수도 있다. 치매파트너, 치매안심 가맹점을 통해 배회하는 치매 환자가 가족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다. 전국에 치매안심 가맹점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중앙치매안심센터 치매파트너 https://partner.nid.or.kr/main/main.aspx
실종차 찾기 경찰청 안전Dream https://www.safe182.go.kr/index.do



정책기자단 이재형 사진
정책기자단|이재형rotc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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