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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술로 생생하게 만난 독립운동가!

2023.03.22 정책기자단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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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에 인접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외벽에 ㄴ자형의 대형전광판이 설치되어 있다. 광화문광장으로 진입하면 저 멀리 대형전광판의 영상이 눈에 들어온다.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상이 재생되고 있으니 옥외의 살아있는 박물관인 셈이다. 그렇다면 지금 대형전광판에 어떤 영상이 재생 중일까?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대형전광판은 옥외의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대형전광판은 옥외의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광화문광장을 거닐던 행인들이 잠시 멈춰서서 전광판을 뚫어지게 응시한다. 독립운동가의 사진 옆에 그분의 업적에 이어 어록이 나란히 뜨고 있다. 독립운동가 사진은 그동안 여러 번 봤던 흑백사진이 아니다. 흑백에서 색채로 바뀌면서 재생되고 있었다. 원본은 흑백이었는데 그게 색채로 바뀌니 달리 보인다. 독립운동가의 흑백사진을 색채사진으로 변환하는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이 적용되어 있었다. 일반인에게 생소한 인공지능 얼굴 복원기술(GFP-GAN), 안면 복원을 활용해서 고해상도의 색채로 복원된 것이다. 

독립운동가 14분의 흑백사진이 색채사진으로 변환되면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대형전광판에 나타나고 있다.
독립운동가 14분의 흑백사진이 색채사진으로 변환되면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대형전광판에 송출되고 있다.

인공지능에 의해 색이 입혀진 사진을 대하니 마치 과거의 인물과 마주한 듯한 생생한 느낌이다. 낡고 오래된 흑백사진을 색채사진으로 바꾸는 과정이 궁금했다. 실제 작업에 참여한 두 학생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봤다. 흑백사진을 색채사진으로 복원하는 작업을 담당했던 이강준(소프트웨어학과), 정다혜(인공지능융합학과) 학생은 성균관대 석박사통합과정을 밟고 있다.    

독립운동가 흑백사진의 화질을 높여주는 작업에 인공지능 모델 GFP-GAN이 활용되었다.
독립운동가 흑백사진의 화질을 높여주는 작업에 인공지능 모델 GFP-GAN이 활용되었다.

복원 작업은 크게 2가지 단계로 이루어진다. 먼저 사진의 화질을 높여주는 작업이다. 독립운동가들이 활동했던 일제강점기 때 촬영된 사진은 흑백으로 세월의 흐름에 따라 낡고 변색되어 있다. 심지어 하얗던 바탕이 누렇게 변해 있는 경우도 많았다. 이렇듯 저해상도의 사진을 고해상도의 사진으로 변환해야 한다. 

저화질 상태에 이미지가 깨져 있고 크고 작은 금이 많다. 저화질의 원인이 되는 부분을 없애주고 여백을 자연스럽게 채워줘야 한다. 여기에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된다. 화질을 높여주는 인공지능 모델로 GFP-GAN이 있다. 이미지의 크기나 상태와 관계없이 오래되어 바래고 금이 간 사진을 복원하여 원래의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

고화질로 변경한 사진에 색을 입히는 컬러라이제이션에도 인공지능기술이 활용되었다.
고화질로 변경한 사진에 색을 입히는 컬러라이제이션에도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되었다.

그 다음 작업은 컬러화다. 1단계에서 고화질로 변경한 사진에 색을 입히는 과정이다. 흑백사진에 색을 입히는 작업을 컬러라이제이션(Colorization)이라고 부른다. 이 기술이 나오지 않았을 적엔 사람이 일일이 포토샵으로 사진을 수정해야만 했다. 시간이 오래 걸리자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색을 입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강준 학생은 “공학을 전공해서 우리나라 역사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번 작업을 하면서 14분의 독립운동가에 대해 한 분씩 관심을 두고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그분들의 생애를 알게 되니까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그분들의 뜻을 기리는 작업에 책임감을 느꼈어요”라고 소감을 말한다. 이어서 “독립운동가 사진 복원작업은 경외심이 담긴 거룩한 부담감이었어요. 이번 작업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쓰신 분들이 많고 그분들을 알아가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덧붙인다.

정다혜 학생은 “다양한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국가보훈처에서 독립운동가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한다기에 재능기부 차원에서 참여하게 되었어요. 다만 낡고 오래된 사진이어서 채색이 잘 될지 걱정이 앞섰어요. 작업이 끝난 뒤 주위 분들이 긍정적으로 말씀해주셔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어요”라고 말한다.

독립운동가 흑백사진을 색채사진으로 변환한 뒤 사진을 살펴보고 있다.
독립운동가 흑백사진을 색채사진으로 변환한 뒤 사진을 살펴보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챗GPT가 있다. 이것은 문자에 대한 인공지능 생성모델이지만, 흑백사진 복원기술은 이미지에 대한 인공지능 생성모델이다. 인공지능에게 고화질의 사진과 저화질의 사진을 무수히 보여줌으로써 인공지능이 딥러닝을 통해 고화질의 사진을 인식하게끔 하는 게 핵심이다. 

Q. 사진을 복원하면서 사진에 따라서 작업의 난이도가 어떻게 달라질까요? 
A. (이강준 학생) 정면 사진이면서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흑백 구분이 명확해야만 인공지능이 작업하기 수월합니다. 사진 크기가 클수록 픽셀을 늘려야 하므로 복원작업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정다혜 학생) 얼굴 윤곽선이 뚜렷하고 최신 사진일수록 인공지능이 작업하기 수월합니다.

Q. 독립운동가 흑백사진 복원작업에 참여한 소감은 어떤가요?
A. (이강준) 이 작업은 누가 맡든지 간에 영광스러운 일일 겁니다. 흑백사진으로 남아 있었던 오래된 기억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이니까요. 이번에 제가 맡은 독립운동가의 면면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모두에게 알려진 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도 있었습니다. 그 시대를 살아낸 독립운동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정다혜) 교육적 의미가 컸다고 생각합니다. 역사 교과서에 흑백으로 나와서 과거의 인물이라는 거리감이 있었어요. 그런데 색채로 복원된 사진을 대한다면 학생들에게 더 마음에 와닿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독립운동가 흑백사진을 색채사진으로 복원하는 작업에 참여한 두 학생(좌: 정다혜, 우:이강준)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독립운동가 흑백사진을 색채사진으로 복원하는 작업에 참여한 두 학생(왼쪽 정다혜, 오른쪽 이강준)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Q. 독립운동가를 컬러사진으로 대할 때의 느낌은 어떤가요?
A. (이강준사진에 활력을 불어넣은 듯 실제 저와 마주하는 느낌이 들어요. 독립운동가의 날카로운 눈매, 다부진 입매를 보면서 그분의 신념과 의지가 드러나는 것 같아요.

(정다혜) 저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저는 특히 유관순 열사의 사진을 보면서 어려도 강단이 있어 보였어요.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그분의 삶이 고스란히 다가옵니다.

Q. 우리 사회 전반에 디지털 기술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A. (이강준) 독립운동가 사진을 복원하는 것처럼 디지털 기술의 순기능이 있습니다. 멈춰 있던 시간을 깨우고 시공간을 초월해서 우리의 역사를 되살려내고 있으니까요.

(정다혜)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빨라지고 있어요. 최근에 돌아가신 분을 만나거나 컬러사진을 복원하는 등 지난 추억을 되살려주고 있으니 그런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많은 것 같아요.

두 학생은 이구동성으로 “독립운동가가 계셨기에 지금 우리가 건재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독립운동가를 찾아보면서 우리의 역사를 알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독립운동가 색채사진을 대하니 과거의 인물을 되살려놓은 듯 생생하다.
독립운동가 색채사진을 대하니 과거의 인물을 되살려놓은 듯 생생하다.

독립운동가 복원작업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지금 6.25 전사자 복원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참전 중에 찍은 사진들이 많아서 대부분 정면을 바라보고 있지 않고 여백이 많다. 그래서 독립운동가에 비해 복원작업 과정이 더 어렵단다. 하지만 6.25 전사자도 독립운동가처럼 우리나라를 지키려다 희생되신 분들이다. 그분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작업이기에 작업의 경중을 따질 수 없다고 한다.

제104주년 삼일절을 맞아 4월 10일까지 광화문광장에 인접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대형전광판에 독립운동가 14인의 영상이 전시되고 있다. 흑백사진이 복원된 독립운동가는 김구, 김좌진, 베델, 송진우, 안중근, 안창호, 유관순, 윤동주, 윤봉길, 이승만, 이회영, 조소앙, 최재형, 한용운, 헐버트 등 14분이다. 그분들의 업적과 생전에 남긴 어록도 같이 재생된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대형 전광판을 통해 유관순 열사의 컬러 사진이 나오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대형 전광판을 통해 유관순 열사의 컬러 사진이 나오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광화문광장을 지나가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대형전광판에 전시되는 독립운동가와 어록을 유심히 살펴보길 바란다. 그분들이 남긴 뜻과 어록이 과거의 역사를 일깨워 주고 있다. 




정책기자단 윤혜숙 사진
정책기자단|윤혜숙geowins1@naver.com
시와 에세이를 쓰는 작가의 따듯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저만의 감성으로 다양한 현장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이메일 연락처: geowin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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