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철이 오면 가족이 함께 해외여행을 가면 좋겠다는 말을 슬쩍 했었다.
멀지는 않더라도 가깝게 기분 전환을 하고 올 수 있었으면 했다.
여행지를 골라보다가 문득 여권이 생각났다.
"엄마, 여권 만료되지 않았었나? 새로 발급받아야 할 텐데."
작년 11월에 새로 여권을 발급받았던 나와 달리, 엄마는 만료된 여권을 아직 새로 발급받지 않으셨다.
엄마의 여권을 다시 발급할 생각에, 작년에 여권을 새로 발급받으면서 조금 번거로웠던 일이 떠올랐다.
당시 학사 일정과 개인 일정이 여럿 꼬이는 바람에 여권 발급소에 갈 여유가 없었다.
여권 신청은 다 마무리한 상태였지만, 내가 본가 근처에 있지 않아 새 여권이 나왔다고 해도 찾으러 갈 수가 없었다.
발급 신청 당시 내가 직접 여권을 찾으러 올 거라고 썼던 기억이 나서 발급소에 문의했다.
'개인 사정이 생겨서 그러는데, 여권을 우편으로 수령할 수 있을까요?'라고 문의를 드렸더니 우편으로 수령을 해도 신청자 본인이 직접 받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다는 안내를 받았다.
어차피 내가 직접 받아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기에, 하는 수 없이 우편배송 서비스로 변경하지 않았다.
여권이 나왔다는 안내 메시지를 받고 며칠이 더 지나서야 직접 찾으러 갔었다.
새로 발급받는 여권을 우편배송으로 받겠다고 신청하면 꼭 본인이 아니더라도 지정한 대리인이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있다면 좋을텐데….
아쉬운 마음이 살짝 들었었다.
그런데 이번에 엄마의 여권을 발급 받으려고 절차를 찾아보다가 여권과 관련해서 새롭게 바뀐 정책을 찾았다.
5월 1일부터 여권 우편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때 대리인을 지정하여 편리하게 수령할 수 있게 되었다.
외교부에 따르면 5월 1일부터 신청자 본인이 아니라도 가족 등을 미리 대리인으로 지정해 두면 대리인이 우편으로 여권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사실 여권 우편배송 서비스는 2021년 차세대 전자여권 도입과 함께 시작된 서비스라 비교적 오래된 서비스다.
신청자가 여권 수령을 위해 가까운 여권 발급소가 있는 구청이나 행정복지센터까지 가지 않고 집에서 받아볼 수 있도록 해주는 편리한 서비스이기도 하다.
☞ (정책뉴스 바로가기) 5월부터 '여권 우편배송' 시 대리인 수령도 가능
여권 우편배송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으면 여권 발급소가 있는 구청이나 행정복지센터로 여권을 직접 수령하러 가야 한다.
외교부 보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여권 우편배송 서비스의 이용 건수는 약 122만 8000건이라고 한다.
많은 숫자처럼 보이는데, 이는 국내 여권 발급 건수의 22%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동안은 여권 우편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반드시 본인이 직접 여권을 받아야 했다.
나처럼 개인 일정이나 직장 근무 등 여러 이슈로 인해 여권을 찾을 때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이라면 환영할 소식이 아닐까 싶다.
더욱 많은 사람이 개인 일정에 구애받지 않고 편리하게 여권 우편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 같아서 기대된다.
마침 엄마의 여권을 새로 발급받아야 하니, 이번 기회에 여권 우편배송 서비스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
여권 재발급을 하러 거주지 근처의 구청으로 찾아갔다.
구청 건물에 여권 발급소가 함께 있기 때문에 편리하게 신청할 수 있다.
여권발급신청서를 들고 창구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여권(재)발급신청서를 작성하고, 창구에서 여권발급신청서와 여권용 증명사진, 신분증을 지참하여 제출하면 접수할 수 있다.
여권 발급 시 사용되는 증명사진의 규격 안내가 붙어 있다.
여권발급신청서와 여권용 증명사진, 신분증을 지참하여야 새로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다.
창구에서 본인 확인을 한 다음 발급받을 여권의 매수를 선택한 후, 개인정보 활용 동의 및 서명 과정을 거치면 간단하게 신청할 수 있다.
여권에 들어갈 지문을 입력하는 과정.
신청할 때 여권 수령 방식도 함께 정할 수 있다.
여권 수령 시 방법은 현장 수령, 그리고 우편 수령, 이렇게 두 가지로 가능하다.
우편 수령 시 본인이 아닌 대리인이 받을 수 있게 하려면 창구에 "사전위임장 쓸게요."라고 말한 뒤 대리인신청서를 함께 작성하여 제출하면 된다.
여권 사용 시 안내사항이 적힌 종이를 받았다.
여권을 신청할 때 제공되었던 사전 위임장에 대리인의 정보를 작성하고, 여권을 대신 받을 사람의 신분증만 있으면 대리 수령 신청을 할 수 있다.
우편 수령은 평일 기준 3~4일 정도 소요된다고 안내받았다.
여권 발급 진행 상황 알림도 공식 알림톡을 통해 날아온다.
우체국에서 미리 배송 문자도 오기 때문에 배송 시간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때 대리인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정해져 있다.
신청자 본인의 배우자, 부모와 자녀 등 직계존비속, 형제자매만 대리인으로 지정할 수 있다.
지인이나 친구 등은 대리 수령을 할 수 없다.
신청할 때 대리인을 지정하면 대리인의 이름으로 된 등기우편을 받을 수 있다.
간편하게 여권 발급 신청하고, 가족이 대신 여권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되었기 때문에 평일에 일하느라 바쁜 직장인이나 출장 등 개인 사정으로 부재 중인 경우에도 여권을 편하게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청 단계에서 가족만 대리인 지정이 가능하다는 점을 유의한다면 되겠다.
여름철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들도 꽤 있을 것 같다.
여권 발급 계획이 있다면 변경된 수령 방법을 미리 알아두고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섬세한 시선과 꼼꼼한 서술로 세상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