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도서관에 들렀다가 재난안전진단이라는 팸플릿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1:1 맞춤형 안전교육 재난안전진단프로젝트'라는 문구 옆에는 정보무늬(QR코드)가 적혀 있었다.
평소 딱히 재난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요즘 산불 등 여러 재난재해로 피해를 입었다는 뉴스를 많이 접하다 보니 재난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 자연스레 관심이 갔다.
특히 4월 14일부터 6월 13일까지는 집중안전점검기간이기도 하다.
해서 스스로도 재난에 대한 생활 속 안전진단을 하고 안전의식을 제고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직접 참여해 봤다.
재난안전진단
이용방법은 매우 간단했다.
팸플릿에 있는 정보무늬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자 곧바로 진단 페이지로 연결되었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이름이나 개인정보 입력, 회원가입이 전혀 필요 없다는 것!
누구나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
재난안전진단 초기화면
진단은 기초진단 → 응용진단 → 심화진단의 순으로 구성돼 있는데, 난 처음이라 가장 기본적인 기초진단부터 시작했다.
문제 형식은 OX 퀴즈.
예를 들어,
"강풍으로 이동이 어려울 때는 가로수 옆에서 대기한다" (정답: X)
"발가락에 동상 증상이 있을 경우, 손으로 비벼 체온을 높여준다" (정답: X)
이런 퀴즈를 풀다 보니 평소 생각했던 안전상식과 헷갈리기 쉬운 문제들도 꽤 있었다.
예를 들어 동상 부위를 손으로 비비면 안 된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비비게 되면 오히려 조직 손상이 더 심해질 수 있어서,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물에 30분 가량 담가야 하며,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체온으로 서서히 녹여야 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단순히 틀렸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왜 틀렸는지, 실제 상황에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자세한 설명이 제공되어 쉽게 숙지할 수 있었다.
기초진단을 마친 뒤 호기심이 생겨 심화진단도 이어서 해보았다.
심화진단은 자연재난, 사회재난, 생활안전 등 세 가지 분야로 나뉘어 있고, 문항은 사지선다형 객관식으로 구성돼 있다.
문제 수는 많지 않지만, 내용은 더 구체적이고 실제 사례 기반의 상황도 제시돼 있어 현실감이 높았다.
예를 들어,
"전기콘센트에 불이 붙었을 경우 대처요령으로 바르지 않은 것은 어느 것입니까?"
1) 소화기를 사용하여 불을 끈다
2) 이불이나 수건을 덮어 불을 끈다
3) 물을 뿌려 불길이 번지지 않도록 한다
4) 전기 차단기를 내려 전기가 흐르지 않도록 한다
재난안전진단 결과
재난안전진단 결과
이런 쉬운 문제부터 꽤 어려운 문제까지 모두 풀고 나면, 진단 결과가 영역별 인식도, 분포도 등으로 매우 구체적으로 제공된다.
나는 주의 수준으로, 전기나 응급처치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다.
어떤 영역에서 내가 취약하고 보완이 필요한지 한눈에 알 수 있게 도와주는 점이 인상 깊었다.
또 틀린 문제는 다시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설명까지 제공되어 진단 결과지가 곧 교육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이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이런 건 그냥 캠페인용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진단을 마치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다.
내가 얼마나 잘못된 상식에 기대어 위험을 무릅쓰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고, 평소 놓치기 쉬운 안전상식을 다시 배우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도 놀라웠던 건, 이 모든 과정을 합쳐도 15분 남짓이면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시간 부담이 거의 없으면서도, 내용은 꽤 체계적이라서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일 것 같았다.
그래서 이 진단은 단지 개인이 혼자 할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직장에서, 혹은 가족 단위로 함께 참여하면 더 의미가 클 것 같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부모가 함께 참여하면서 실제 상황을 상상해 보며 대화 나누는 기회로 삼아도 좋고, 직장에서는 회의 시간 15분만 투자해 구성원 전체가 참여하는 식으로 안전 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서대문구·남양주시·구리시·수성구·원주시 등 전국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다.
'재난안전진단프로젝트'를 통해 나의 안전 감수성을 점검해 보는 건 어떨까?
진단 한 번으로 내가 잘못 알고 있던 재난 상식을 바로잡고, 실제 상황에서 생존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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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세아 new2207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