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문화다양성 주간'에 만난 '치유도 예술로'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문화 표현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치유도 예술로'는 5월 23일부터 25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거울 못 일원에서 진행했다.
23일은 음악, 무용을, 24일은 미술, 사진, 통합, 음악을, 25일은 영화, 미술, 공예, 웹툰을 통한 치유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필자는 23일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음악-소소하지만 소소하지 않은 것', '무용-나답게 사유하기'다.
국립중앙박물관 정문에서 거울못 방향으로 보니 야외에 행사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다.
박물관의 앞에 커다란 거울못이 있다.
거울못을 사이에 두고 북쪽에 박물관 건물이 있고 남쪽에 광장이 있다.
평소엔 고즈넉해서 산책하기 좋은 그곳이 활기를 띠고 있었다.
문화다양성을 주제로 한 만큼 부스도 다양했다.
이곳에 온 누구든 다양한 문화를 체험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리라.
◆ 음악-소소하지만 소소하지 않은 것
안은선 예술가가 음악을 통해 참여자의 감정을 회복하고 소소한 것에 감사하는 마음과 일상의 소중함을 깨우쳐보는 프로그램이다.
음악프로그램이 열리는 장소는 거울못 가까운 야외였다.
3개의 테이블에 15명 남짓 앉을 수 있는 아담한 공간이다.
안은선 예술가가 직접 키보드를 연주하면서 라이브로 노래했다.
안은선 예술가가 부르는 곡의 가사가 미리 화면에 나타난다.
잔잔한 노랫말에 위안을 받고 가수의 음색에 마음도 편안해진다.
안은선 예술가가 음악 프로그램 '소소하지만 소소하지 않은 것'을 진행했다.
초여름 날씨가 더울 법도 한데 간간이 바람이 불어서 시원하다.
참여자도 악기를 연주하는 시간이 있었다.
탬버린, 에그셰이커, 우드블록을 나눠줬다.
안은선 예술가가 일러주는 대로 각자 받은 악기를 연주했다.
한두 번의 연습으로 완벽한 하모니를 내진 못한다.
그래도 모두가 연주에 참여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모든 참여자에게 핸드벨을 나눠준 뒤 핸드벨을 연주하는 시간도 있었다.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는 프로그램 제목과도 일치하는 '소소하지만 소소하지 않은 것'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안은선 예술가의 자작곡으로 동명의 노래가 있었다. 그 노랫말의 일부를 옮겨봤다.
"내가 살아있는 것을 느끼게 하는 것은 소소하지만 소소하지 않은 그런 것들~~"
참여자가 사진엽서 뒷면에 각자의 소소하지만 소소하지 않은 일상을 적고 있다.
노래를 들은 뒤 참여자가 사진엽서 뒷면에 각자의 소소하지만 소소하지 않은 것을 적어봤다.
어떤 게 있을까?
엽서에 적은 내용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경기 하남에서 온 이진우 씨(33세)가 들려주는 내용에 모든 참여자가 공감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하는 동네 산책, 아침에 마시는 따뜻한 커피, 아내와 함께하는 휴일 오전의 루틴, 일부러 시간 내서 하는 하루 30분의 독서, 운전하면서 듣는 (팟캐스트와 뉴스가 아닌) 음악, 계획에 없던 뿌링클과 맥주"
프로그램이 끝난 뒤 이진우 씨에게 참여 소감을 물었다.
"지인이 뉴스레터에 뜬 프로그램이라면서 추천해 줘서 부부가 같이 신청했어요. 모처럼 시간을 내어 국립중앙박물관도 구경하려고요. 박물관 안에 나무도 많고 연못도 있어요. 그런 자연을 보면서 노래를 들으니 몰입할 수 있었어요. 핸드벨 소리가 청아하게 들렸고 이 소리를 모두가 함께 맞춰가야 하는 점이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옆에 있던 부인은 "안은선 예술가의 자작곡 가사가 계속 맴돌아요. 공개된 장소라서 주변의 소음에 음악 소리가 묻히기도 했어요. 그런 점만 빼면 야외의 프로그램도 좋네요"라고 덧붙여서 말했다.
한 참여자가 쓴 소소하지만 소소하지 않은 일상을 공유하자, 다수의 참여자가 그의 말에 공감했다.
안은선 예술가와 문화다양성에 대해 일문일답을 나눴다.
싱어송라이터 안은선은 2017년에 데뷔한 이후 2024년 첫 번째 정규 앨범 '노래하자'를 발매했다.
음원 발매와 공연 활동 외에도 음악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현재 음악치료 석사 과정 중에 있다.
Q. '치유도 예술로' 음악프로그램의 참여자로 즐겁고 편안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음색이 편안하게 들리고 자작곡 노랫말이 위로가 되었습니다. 진행하신 소감을 알려주세요. A. 15명의 소규모 참여자와 오순도순 함께 앉아 노래하고 연주할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야외에서 진행하면서 불어오는 바람, 길가의 나무, 지나가는 사람들까지도요. 소소한 일상이 프로그램의 일부처럼 느껴져 더 따뜻하고 편안한 시간이었고요.
Q. '치유도 예술로' 프로그램에 선정되신 요인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프로그램 구성할 때 특히 주안점을 두신 부분이 뭘까요? A. '소소하지만 소소하지 않은 것'은 제가 2017년에 발표한 곡입니다. 저를 살아있게 해주는 건 멀리 있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매일 밤 쓰는 일기,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 잔처럼 일상에서 마주하는 소소한 것이고 그것이 소중한 순간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어요.
이 프로그램 역시 그런 소소한 순간을 다시 떠올려보고, 그 안에 담긴 의미와 감정을 되새겨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했어요. 특히 참여자들이 '지금, 이곳'에 온전히 집중하고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경험을 만들고자 개개인에게 악기를 하나씩 나눠드리고 함께 연주하는 참여형 공연 형식으로 진행했어요. 이런 점들이 단순히 공연을 보는 것을 넘어서, 직접 느끼고, 참여하고,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을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Q. 오전, 오후 2회 진행했어요. 오전과 오후 시간대에 따라서 참여자들의 반응에 차이가 있었을 것 같아요. 어땠나요? A. 오전과 오후 모두 참여자들이 악기 연주를 즐기며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셔서 기뻤습니다. 오후 시간에는 폴란드 출신의 외국인 참여자가 한 분 계셨는데요, 노랫말이나 제가 하는 말을 완벽히 이해하지는 못하셨을 텐데도 처음부터 끝까지 앞자리에 앉아 프로그램을 즐기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그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음악의 힘과 문화다양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2025 문화다양성 주간'에 국립중앙박물관 거울못 일원에 문화다양성을 체험하는 부스가 많았다.
Q. '문화다양성 주간'입니다. 예술가로서 바라보는 문화다양성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A. 문화다양성은 세상에 무수히 많은 문화가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것에서 나아가, 각각의 문화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험해 보지 못한 낯선 문화를 마주할 때 그것을 이상하거나 틀린 것으로 여기기보다 '저런 세계도 있구나' 하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문화다양성의 시작일 것 같아요.
Q. 우리 사회가 문화다양성 측면에서 부족하거나 아쉬운 게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A. 우리 사회는 여전히 새로운 문화를 접할 기회가 부족한 것 같아요. 낯선 것도 계속 접해야 익숙해질 수 있는데 아무래도 익숙한 것만을 고수하게 되잖아요. 그러다 보니 비주류 문화나 새로운 시도들이 사회 안에서 자리를 잡기 어렵고, 계속 비주류로 남게 되는 거 같아요. 또 많은 사람들이 문화다양성의 필요성에 대해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아요.
Q. 우리 사회가 문화다양성 인식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정부나 개인에게 필요한 게 무엇일까요? A. 낯선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들이 확대되길 바랍니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자기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문화예술을 만들어가는 예술가들이 곳곳에 많거든요. 그중에는 비주류 예술가들도 많은데, 이들이 참여하고 지원받을 기회가 더 많아진다면 좋겠습니다. 개인은 무엇보다 다양한 문화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열린 태도가 중요할 것 같아요.
안은선 예술가는 마지막으로 "함께 노래하고 연주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소소하지만 소소하지 않은 것'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분들이 바쁜 일상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소소하지만, 소중한 순간을 종종 떠올려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저와 함께했던 시간도요."라고 말했다.
◆ 무용-나답게 사유하기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 전시를 관람하고 몸으로 체화하는 적극적 감성과 나다운 사유의 시간을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원은혜 예술가는 무용 예술 교육가이면서 신체 심리 치료사로 활동하고 있다.
원은혜 예술가가 무용 프로그램 '나답게 사유하기'를 진행했다.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집결해서 국립중앙박물관 2층 '사유의 방'으로 향했다.
'사유의 방'은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을 함께 전시한 공간이다.
입구에 "천천히 걸어 들어가며 현재의 시간과 공간을 벗어나 사유의 여정을 떠나보시기를 바랍니다"라는 안내문이 있다.
어두운 공간 속으로 이끌리듯 들어가니 저 멀리 반가사유상이 있다.
한 손을 턱에 괸 채 깊은 생각에 잠긴 불상을 바라보면서 어떤 생각에 골똘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그 호기심은 점차 불상에서 자신에게로 향하게 하는 공간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에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이 전시되어 있다. 그것을 보면서 사유의 여정을 시작해 본다.
'사유의 방'을 나와서 참여자들은 박물관 1층에 있는 교육관으로 이동했다.
교육장에 원은혜 예술가가 참여자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다.
'나답게 사유하기'라는 주제로 열리는 무용 프로그램이다.
실내는 어둡고 잔잔한 음악 연주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참여자는 둥글게 배치된 방석에 신발을 벗고 앉았다.
원은혜 예술가가 "생각이 많거나 아니면 생각이 없는 시대를 살고 있어요. 지금 당장 생각해 볼 시간이 없는 것 같아요. 오늘 내가 고른 조각품을 가지고 사유를 시작해 볼게요"라면서 잠시 워밍업으로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원은혜 예술가가 나지막하게 주문하는 대로 참여자들이 눈을 감은 채 조금 전에 관람했던 반가사유상을 떠올려보면서 가만히 자기 몸 곳곳에 집중했다.
참여자들이 반가사유상을 떠올리면서 상대의 인체를 조각상으로 표현해 보고 있다.
'나답게 사유하기'는 신체를 이용한 연결과 소통을 다루고 있었다.
두 명이 한 조가 되어서 조각가가 된 참여자가 상대의 신체를 이용해서 조각상을 만들어본다.
공간을 갤러리로 가정해서 나머지 참여자가 조각상을 관찰하고 조각상과 동일한 자세를 취해본다.
이번엔 참여자가 서로 등을 마주 댄 채 두 다리를 쭉 뻗어서 상대의 호흡을 들어보는 시간이다.
몸을 꿈틀꿈틀 움직여도 보고, 상대의 몸에 기대보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서로가 연결되는 것을 느껴본다.
참여자가 각자 고른 엽서에 적힌 문장에서 빈칸을 채워나가는 시간도 있다.
"나는 '직관'을 믿어요"라고 말하는 참여자가 자신이 왜 그런지를 말한다.
잠시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이제 나를 믿어요. 그러니깐 내 직관을 믿어요. 복잡하게 생각해 봐야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요. 그런데 바로 떠오르는 것에 따라 직관적으로 되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참여자가 돌아가면서 엽서에 적힌 문장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
참여자가 두 명이 짝을 이뤄서 서로의 등을 댄 채로 반가사유상이 되어 보고 있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 서울 관악구에서 온 안수진 씨(48세)를 만나서 소감을 들어봤다.
안수진 씨는 본인이 작가이기도 해서 문화예술프로그램에 관심이 많단다.
프로그램 소식을 접했을 때마다 가능하면 참여한다고 했다.
이번엔 시청각이 아닌 몸으로 치유하는 예술에 대한 호기심에서 무용 프로그램에 관심이 생겼다.
"무용이라고 하면 전문가의 몸짓이라고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일상적 움직임이 무용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굳이 특정 주제로 대화하지 않았어도 참여자의 생각을 들어보고 접촉을 통해 편안함을 느꼈어요. 강압적이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참여자들과 연결과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었죠. 이런 경험이 이색적이에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원은혜 예술가와 문화다양성에 대해 일문일답을 나눴다.
한국 무용가이자 신체 심리 치료사로 활동하고 있는 원은혜 예술가는 몸집과 우와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몸집은 예술을 기반으로 하는 심리 치료사들의 모임이고, 우와는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예술 놀이 경험을 만들고 있는 예술 콘텐츠 제작사다.
Q. 무용 '나답게 사유하기' 프로그램을 진행하신 소감이 어땠어요? A. 제가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만날 분들을 기대하면서 이곳에 왔어요. 참여자들이 서로 연결되는 순간을 목격하면서 이 일에 대한 확신이 들었어요. 저는 사람들을 춤추게 하는 사람이고, 나만 춤추지 않고 함께 춤추게 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더 자주 해야겠어요.
Q. 참여자들의 표정이나 몸짓에서 어떤 확신을 느꼈을까요? A. 춤이라고 하면 공연만 생각했던 참여자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춤의 다른 방향성을 보면서 지평이 넓어지는 것을 느꼈다고 했어요. 춤이 치유로 활용될 수도 있는 것을 아시게 된 거죠. 은퇴한 어르신들의 교감이나 몸짓, 특히 자신의 인생에서 새로운 경험을 했고,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고 했어요. 제가 그분들의 새로운 시작을 열어드리는 데 도움이 되어서 확신했어요.
Q. 지금, 이 프로그램이 '치유도 예술로' 프로그램 중에 하나잖아요. 이 프로그램에 선정되신 요인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프로그램 구성할 때 특히 주안점을 두신 부분이 있다면 뭘까요? A. 연결과 소통에 주안점을 두고 있어요. 어떤 작품을 만들거나 공연을 하거나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도 늘 두 가지를 고려하고 있어요.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된 반가사유상이 나와 동떨어져 있지 않고 그게 체화되는 삶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연결할지를 고민해 봤거든요.
Q. 시간대에 따라서 참여자의 반응에 차이가 있었을 것 같아요. 어땠어요? A. 기본적으로 등과 등을 맞대는 움직임을 진행할 때 한쪽은 반가사유상의 몸이고 다른 한쪽은 반가사유상의 뇌가 되는 겁니다. 서로가 상대를 반가사유상으로 여기고 같이 움직여보는 거죠. 그 부분에서 따뜻한 온기를 느끼면서 진솔한 소통, 진솔한 연결이었다는 반응들이 있었어요.
참여 인원수나 참여자들의 관계에 따라서 조금씩 그 역동이 차이가 났어요. 마지막엔 참여자 인원이 10명 넘었어요. 그땐 더 활발하고 참여자들이 더 적극적이었어요. 그런 부분들이 미러링 되다 보니까 좀 더 내용들이 풍부해지고 이야기가 더 많아졌죠.
'문화다양성 주간'에 행사장을 방문한 외국인도 여럿 있었다. 그들이 문화다양성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Q. '문화다양성 주간'입니다. 예술가로서 바라보는 문화다양성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A. 이제 전 세계가 연결되어 있어요. 한 국가 내 국민의 인종, 언어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요. 우리나라의 일도 다른 나라와 연결되어 있어요. 연결과 소통이 필수인 시대가 된 거죠. 이것을 달리 말하면 차별이 없는 세상이거든요.
인종이나 언어가 달라도 서로 손을 잡고 눈을 마주 보고 춤을 추면서 예술로써 하모니를 이룰 수 있죠. 예술이 오히려 비언어적이어서 더 깊이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문화다양성 시대에 연결과 소통이 가능한 게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Q. 우리 사회가 문화다양성 측면에서 부족하거나 아쉬운 게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A. 일단은 인식 개선이 많이 되었다고 해도, 여전히 현장에서는 체감되지 않고 있어요. 예를 들면 한 교실에 여러 인종의 친구들이 있어요. 그런데 다 같이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아요. 부모님의 교육이나 언어의 차이에서 오는 것 같아서 아쉬움이 있긴 하지요. 한 국가를 이루고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뭔가 이질적인 면이 있다고 해도 그냥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는 게 필요한 것 같은데요.
Q. 우리 사회가 문화다양성 인식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정부나 개인에게 필요한 게 무엇일까요? A. 제 경험상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를 많이 돌아다녔던 경험이 큰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여행을 많이 다니면 좋을 것 같아요. 국가적으로는 예술을 예술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 스며들게 하는 방법을 마련해 주시길 바랍니다. 집 근처에 약국, 병원 등이 있듯이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원은혜 예술가는 마지막으로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을 할 때도 서로 눈 마주치고 얼굴, 몸 등 신체를 접촉하는 시간을 꼭 넣습니다. 사람들이 피상적인 소통만 늘어나니까 더욱 고독을 느끼시는 거 같아요. 남녀노소 누구든 외로움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더 많이 춤추고 더 많이 서로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진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이번에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새삼 깨달았습니다"라고 말한다.
'문화다양성 주간' 행사가 열렸던 국립중앙박물관 거울못 풍경이 모든 것을 아우르고 있다.
'치유도 예술로'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다양성을 체험해 보고 생각해 본 시간이었다.
문화다양성을 표현하고 누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무엇보다 열린 태도가 필요하다.
익숙하지 않아서 낯설고 이질적이라도, 그 문화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자세가 문화다양성 인식이 높아질 것이다.
문화다양성 주간을 알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전 국민이 문화다양성을 인식하고 문화마다 표현하는 방식은 달라도 문화 간에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인지하는 기회를 가졌길 바란다.